엄마의 품에서는 익숙한 냄새, 정갈하게 마른 행주의 냄새 뒤주 가득한 생활의 냄새, 늦가을 사과 껍질의 냄새가 났다. 그녀는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 술래가 잊어버린 숨바꼭질 멤버처럼 거기 꼭 숨겨지기를 바라면서. - P376

아무래도 좋다는 듯 툭 내뱉을 수밖에 없었던 그녀의 마음 그 마음결에 지그재그로 팼을 상처 자국 때문에 밍의 가슴은 찢어질 것처럼 아팠다. - P380

뒤죽박죽으로 흩어진 파편적인 조각들이 머릿속에서 마구 흔들리며 뒤섞였다. 우연의 일치는 이런 방식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 P385

일요일, 오후가 구멍 난 자루 속의 설탕가루들처럼 솔솔 새나갔다. - P398

동생은 마치, 옆집 고양이가 죽었다는 전보를 전하는 우체부처럼 그 말을 했다. 일말의 감동이나 후회 없이, 조그맣고 몸이 건조하게. - P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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