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홀로 몰두할 수 있는모든 일을 잘했다. 몰두하면 시간이 가고, 시간이 가면 그곳으로부터 더 빨리 벗어날 수 있으리라는 걸 알았으니까‘ - P18

비에 먼지가 씻기는 냄새를 맡을 때, 빗방울이 세차게 내리쳐 콘크리트바닥을, 주차된 차를, 가로수를 두드리는 소리를 들을 때, 건물의 홈통에서 빗물이 쏟아져나오는 모습을 볼 때, 빗방울이 시야를 가려버릴 정도로 내리칠 때 그녀는 책방을 가득 채운 오래된 책 냄새를 맡으며 홀린 듯이 거리를 바라보았다.  - P20

 ‘나는 그곳을 언제나 떠나고 싶었지만, 내가 떠나기도 전에 내가 깃들었던 모든 곳이 먼저 나를 떠났다. 나는 그렇게, 타의로 용산을 떠난 셈이 되었다‘ - P20

‘나의 삶에는 특별할 것이 없다. 특별한 것이 있다면 이런 자기소개서 같은 건 쓰지 않았을 것이다.‘ - P22

태어날 때 가난한 건 죄가 아니지만, 죽을 때 가난한 건 자기 죄야. - P27

그가 잔인함을 잔인함이라고 말하고, 저항을 저항이라고 소리 내어 말할 때 내 마음도 떨리고 있었다. 누군가가 내가 느꼈던 감정과 생각을 날것 그대로 말하는 모습을 보며 한편으로는 덜 외로워졌지만,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그럴 수 없었던, 그러지 않았던 내 비겁함을 동시에 응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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