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의 여덟 가지 빼어난 경치 중에 옥녀봉의 명월이 들어 있었다 목욕하러 내려왔다가 다시 하늘로 가지 못한 옥황상제 딸 옥녀의 전설이 깃든 곳
옥녀봉 북동쪽 맨 위에 그 집이 자리 잡고 있었다

˝아, 달고 시고 쓰고 짠 눈물이여
어디에서 와 어디로 흐르는가
당신이 떠나고 나는 혼자 걸었네
먼 강의 흰 물소리 가슴에 사무치고
나는 깨닫네 사는 건 먼 눈물이 오가는 길
그리움을 눈물로 씻어 하얗게 될 때까지
눈물을 그리움으로 씻어 푸르게 될 때까지
사는 건 저문 강 나직나직 흘러가는 일
아, 달고 시고 쓰고 짠 눈물이여˝

사는 건 정말 먼 눈물이 오가는 것일까

옥녀봉에 있는 선명우의 소금집에서 내려다 보는 금강은 정말 비단을 깔아놓은 듯 매끄럽고 유장했다. 계룡산의 허리짬을 파고 돌다가 공주 부여의 옛꿈을 쓰다듬고 내려오는 강물이었다.

흐르고 머무는 것이 자연이려니와, 흐르고 머무는 것이 곧 사람이었다]

박범신 장편소설《소금》 中




강경을 다녀와서-
젓갈정식을 먹고 강경 옥녀봉에 올랐다
그곳에 박범신이 있었다
《소금》의 배경이 된 그집,
소설 속 세희가 세상을 떠나기 전 6개월을 살았던 옥녀봉 아래 그집, 세희가 떠난 뒤 선명우가 살고 있는 그집,
그집이 그곳에 있었다.
집에 돌아와 책장에 거꾸로 꽂혀있던《소금》을 읽었다.
눈으로 방금 보고 온 풍경이 소설에서 살아움직이는 생생현장감으로 소금에 푹 절은 배추처럼 나도 소금에 푹 절었다.

[난 젓갈 냄새 좋아 드럼통 속에서 발효되고 있는 새우들이 켜켜로 주저앉는 소리가 들릴 때도 있단다]

가을엔 강경젓갈축제가 열린다 그땐 인산인해를 이룬다. 나머지 날들은 ...?
여름 해수욕장이 한철 벌어 일년을 먹고 산다고 하더니 강경도 그렇지 싶다
토요일이었는데 우리외에 손님이 안보인다
젓갈전시관도 우리뿐,등대전망대도 우리뿐, 물론 소매상인들과 인터넷판매가 있겠으나 젓갈상점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은 소금의 소금기 보다 더 짠~ 했다.


P9 [그날 아침 한 염부가 죽은 채 발견 되었다.



그냥 염부1 이라 불러도 좋을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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