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두 살의 봄,
광활한 평원을 가로지르며 돌진하는
회오리바람처럼 격렬한 사랑에 빠진
그것도 난생처음, 스미레 이야기.
@.@
성욕이 없는 작가 = 식욕이 없는 요리사 ¿
입안에 든 올리브의 씨를
마치 시인이 구둣점을 정리하듯
우아하게 빼낼 수 있는 여자 뮤.
완벽한 내 상상의 모델이다.
고독, 단절, 고통은 인간과 결코 격리되지 않는 인생의 스푸트니크.
[해파리처럼 허공을 떠도는 영혼처럼]
[그녀의 스커트 자락이 기분 좋은 듯
좌우로 흔들리고 볕에 탄 모양 좋은
종아리가 보름달에 가까운 달빛을
받아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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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가위로 잘라 내 기억의 벽에
핀으로 고정시켜두고 싶을 정도로
인상적인 광경이었다.]
[입가에는 차가운 빙산조차 마음을 터놓을 듯한 온화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이런 미소 밑줄 긋고 외우고 완벽하게 체화시키고 싶다.

스물두 살의 봄, 스미레는 난생처음 사랑에 빠졌다. 광활한 평원을 가로지르며 돌진하는 회오리바람처럼 격렬한 사랑이었다. 그것은 지나가는 땅 위의 형태가 있는 모든 사물들을 남김없이 짓밟고, 모조리 하늘로 휘감아올리며 아무 목적도 없이 산산조각 내고 철저하게 두들겨 부수었다. ㆍ ㆍ 그것은 멋지고 기념비적인 사랑이었다. 사랑에 빠진 상대는 스미레보다 열일곱 살 연상으로, 결혼한 사람이었다. 거기에 덧붙인다면 여성이었다.그것이 모든 것이 시작된 장소이자 (거의) 모든 것이 끝난 장소였다. - P7
"와인이란 건 말이죠, 많이 남기면 남길수록 그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이 맛볼 수 있는 거예요. 소믈리에, 헤드웨이터를 비롯해 가장 아래에서 물을 따르는 사람들까지 말이에요. 그렇게 해서 모두 와인 맛을 알게 되는 거죠. 그러니까 고급 와인을 주문해서 남기는 건 쓸모없는 일이 아니에요." ㆍ ㆍ ㆍ "어떤 것이든 다 그렇지만 결국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자기 몸을 움직여서, 자기 돈을 쓰면서 배우는 거예요. 책에서 얻은 기성품 같은 지식이 아니라." 압이을 주의 - P79
즉 내가 여기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것‘과 ‘알지 못하는 것‘을 그대로 사이좋게 동거시키려 할 때에는 그 나름대로 교묘한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 대응책이란 -그래, 그대로-사고하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자기 자신을 어딘가에 단단히 고정시켜두는 것이다. - P226
"여러 가지 문제가 많았지만 그래도 어쨌든 돌아왔어 호메로스의 《오디세이》를 50자 이내로 줄이면 그렇듯이." - P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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