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는 커다란 거울이 있다 그 거울 한가득 바다가 펼쳐진다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등뒤로 창문 너머 펼쳐지는 바다가 고스란히 거울에 비치는 것이다 ]
흐음, 고객이 되어 머리를 맡기고 내내 바다를 보고 싶은 그런 이발소 아닌가.

#오기와라_히로시 여섯 편의 단편소설을 읽고나면 일본에서 꽤나 권위있는 문학상 중의 하나라는데 #나오키상賞에 대한 신뢰가 은근하게 우려낸 깊은 맛의 茶를 대하듯 묵직해진다

#성인식
성인식을 위한 기모노 카탈로그가 배달 되면서 5년전 15살에 불의의 사고로 죽은 외동딸 스즈네에 관한 금기시 된 그러나 지금까지 부부 각자의 삶속에서 여전히 떠나보내지 않은 죽은 딸에 대한 추억들이 공식적으로 송환되고 인정절차를 밟음으로.....

#언젠가_왔던_길
해바라기를 유독 좋아했고 지구가 자기 주위를 돌고 있다고 믿고 있었으며 자기 주변의 모든 것들은 하나하나가 작품이었다 열등감과 자존심으로 똘똘뭉친 엄마에게 ‘싫다‘는 불합격 딱지를 받지 않으려 늘 필사적으로 살았다 그러나 엄마는 내가 얼마나 형편없는지를 끝도 없이 해설했다 화가지망생 남자를 만나 엄마보다 뛰어난 화가로 만들어 복수하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화가 지망생이었지만 어디까지나 지망이었던 사람이었기에.
내가 그렇게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었던 지금까지의 모든 것을 전부 잊어 버린 엄마를 16년만에 만났다

˝미안해, 거기다 내내 그냥 내버려둬서˝

#바다가_보이는_이발소
인생의 전기에 머리를 깎는 건 여자의 전매특허가 아니라 남자도 마찬가지다

15년전 뜻하지 않게 살인을 저지르고 아내와 아들을 떠날 수 밖에 없었던 그는 한적한 해변의 조그만 마을에 차려 놓은 이발소의 이발사, 결혼식을 앞둔 예비신랑이 이발을 하러왔다.....

#멀리서_온_편지
며느리 눈에 ‘좋은 시어머니‘ 따위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남자는 결국 생식이 끝나면 무리를 떠나는 수컷인가?
주역의 자리를 빼앗기고 무대에서 내려온 늙은 여배우의 비애가
쓰나미처럼 덮칠 때
신혼의 단꿈은 깨진지 오래고 육아에 지친 여자 쇼코의 자가치료 분투기

#하늘은_오늘도_스카이
장난 아니에요. 거짓말 아니에요. 아이들은 거짓말하지 않아요. 가끔은 하지만. 어른보다는.

산은 마운틴
태양은 선
바람은 윈드
아카네는 지금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
엄마는 마미
마미는 벗은 운동화는 가지런히 놓아라 방에서 큰 소리로 떠들지 마라 표고버섯도 남기지 말고 다 먹어라 그런 잔소리는 안 할 것이다 호호호, 표고버섯 같은 이상한 건 먹으면 안 되지, 자, 애플파이를 먹으렴.
아빠는 대디
엉망진창 우리 아빠가 대디였다면...아침부터 술을 마시는 것도 그만둘까, 엄마와 이혼도 하지 않았을까.

초등학교3 학년 아카네는 부모의 이혼과 학대로 부터 자기도생 할 수 밖에 없는데.....

#때가_없는_시계
어른이 되면 자기 부모라도 객관적으로 보게 되는 법이다. 절대 특별한 존재가 아니었다. 어느 면에서나 그냥 평범한 보통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기억 속의 아버지 나이를 넘긴 지금은.

사직서를 낸 상태에서 아버지의 죽음을 맞고 유품으로 남겨진 아버지의 멈춘 손목시계가 던지는
앞으로 어떻게?
나는
시계는

장례식 때 어머니는 ˝그렇게 좋은 사람이 또어디 있겠니˝하면서 울었지만 시간이 흘러 마음이 가라앉자 점차 현실적으로 변해 아버지 험담을 늘어놓는가 하면 우리는 몰랐던 일화를 토로하기 시작했다

여섯 편의 이야기에서 여섯 번의 찔림, 따끔거림과 기시감, 익숙함은 타인의 것만은 아니다
[봐서는 안 되는 것을 본 기분으로 냉장고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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