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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말씀만 하소서 - 자식 잃은 참척의 고통과 슬픔, 그 절절한 내면일기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0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신은 시퍼렇게 살아계신다
천지를 창조하시고 인간을 지으신 그 신.
왜? 나에게 이런 고통을....
왜? 나라고 이런 고통에서 제외 되어야 하나.....
인간이 규정해 놓은 틀은 인간의 범위 일 뿐이다
얇팍한 schaden freude에 의한 안도의 한숨은 경고이다.
이 온전한 전라全裸에서 큰 깨달음을 얻었다.
천하고 박할 수록 공감의 온도가 뜨겁다.
자식을 앞세우고도 살겠다고 꾸역꾸역 음식을 처넣는 에미를 생각하니 징그러워서 토할 것 같았다. 격렬한토악질이 치밀어 아침에 먹은 걸 깨끗이 토해냈다. 그러면 그렇지 안심이 되면서 마음이 평온해졌다. - P42
이 세상에 진리의 말씀이 사람 수효보다 많다고 해도 내마음의 껍질을 뚫고 들어와 속마음을 울리는 한마디 외에는 다 부질없는 빈말일 뿐인 것을. - P51
모르고 잘못한 적은 있을지도 모르지만 의식하고 남에게 악을 행한 적이 없다는 자신감이 내가 신에게도 겁먹지 않고 당당하게 대들수 있는 유일한 도덕적 근거였다. - P142
‘하필 왜 내가 이런 일을 당해야 하나‘ 하는 원망으로 똘똘 뭉친 내 마음에 ‘왜 당신이라고 그런 일을 당하면 안되는가?‘ 라는 당돌한 반문을 불러일으킨 수녀였다. 그는 알까. 그가 무심히 던진 한 마디가 내 딱딱한 마음에 일으킨 최초의 균열에 대해. -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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