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에 잊어버린 것 - 마스다 미리 첫 번째 소설집
마스다 미리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마스다 미리 첫 소설집
그림이 없어도 그림이 그려지는 글.
풋, 5년 전에 깜빡 잊어버린 것, 상당히 야한(?) 이야기도 귀엽다.
소설집 말미에 반가운 보너스까지.

손톱깎이로 또깍 자른 듯한 초승달이었다. - P156

라디오에서 빌리 조엘의 <The longest time>이 흘러나왔다. 

 "이런 멋진 노래는 만들어지는게 아냐, 아마 빌리 조엘은 이 멜로디를 뱃속에서부터 안고 태어났을 거야." - P153

망가진 블라인드 틈새로 봄 하늘이 보였다. 여기서는 오로지 그 몇 센티의 하늘만 내 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P162

"도이, 예쁘다."


"응, 드레스 진짜 예쁘다."
나는 도이의 드레스만 칭찬했다.  - P50

성인식 끝나고 어디로 갈 예정이냐고 물어서 몇몇이 어울려 노래방에 갈 거라고 했더니 도이는 우리를 부러워했다.
"좋겠다. 재미있겠네!"
그녀의 ‘좋겠다‘는 언제나 구김살 없이 환하다. "도이, 너는?"이라고 물었더니 친척들이 레스토랑에 모여 축하해주기로 했단다.
서로 기모노가 예쁘다고 칭찬하고 나서 그녀가 저만치간 뒤에,
"쟤는 뭐랄까, 인생에 절대 실패하지 않을 거 같은 느낌."
도이와 얼굴을 아는 정도였던 마코가 불쑥 그렇게 말했던 것이 기억난다. - P53

한겨울의 파란 하늘은 색이 연하다. 지나치게 묽은 그림물감처럼 물빛이 스며서 하늘이 불어터진 것처럼 보인다. - P108

흙냄새에도 계절이 있다. - P123

"우리는 없어."

"뭐가 없어?"
"자격 어물어물하기나 하고. 그런 곳에 들어갈 자격 우리 같은 사람한테는 없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잠시 아무 말도 못했다. 

"그래, 그럴지도 모르겠다. 우리에게는 그런 자격이 없는지도, 로또 당첨되어서 큰돈이 굴러 들어와도 아까 그초밥집 같은 데서 당당하게 비싼 초밥은 못 먹을 거 같아.
근데………."

"그래도 괜찮아. 나, 당당하지 않아도 돼. 인생이란 건분명 당당하지 않은 부분에 있는 거 아니야?"
내가 말했으면서도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당당하지 않은 부분에 있는 인생.
그것은 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 -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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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KUNAMATATA 2023-02-11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illy joel 의 The longest time 듣고 싶어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