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의 배는 군대의 보호를 받은 과학탐사대였을까, 아니면 소수의 과학자가 따라붙은 군사원정대였을까? 이것은 연료통이 반쯤 찼는지 반쯤 비었는지를 묻는 것이나 다름없다. 둘 다에 해당한다. 과학혁명과 현대 제국주의는 서로 뗄 수 없는 관계였다. 제임스 쿡 선장과 식물학자 조지프 뱅크스 같은 사람들은 과학과 제국을 거의 구분하지 못했다. 불운한 트루가니니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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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0년 프랜시스 베이컨은 《신기관The New Instrument》 이라는 과학 선언문을 출간했다. 이 책에서 그는 ‘아는 것이 힘’이라고 주장했다. ‘지식’의 진정한 시금석은 그것이 진리인가 아닌가가 아니라, 그것이 우리에게 힘을 주느냐의 여부다. 일반적으로 과학자들은 1백 퍼센트 정확한 이론은 없다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그 결과, 진리인가의 여부는 지식인가 아닌가를 판별하는 검사법으로서는 부족한 것이 되었다. 진정한 시금석은 유용성이다. 우리에게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주는 이론이 지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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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놀랄 것은 없다. 과학 자체도 스스로의 연구를 정당화하고 자금을 공급받으려면 종교적이고 이데올로기적인 신념에 의지해야 하는 마당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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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는 초인적 질서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한 인간의 규범과 가치의 체계다. 상대성이론이 종교가 아닌 것은(적어도 아직까지는) 이것을 기초로 한 인간의 가치와 규범이 없기 때문이다. 축구가 종교가 아닌 것은 그 규칙이 초인적인 칙령을 반영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이슬람교, 불교, 공산주의는 모두 종교다. 모두가 초인적 신성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한 인간의 규범과 가치의 체계이기 때문이다 (초인적인 것과 초자연적인 것 사이의 차이에 주목하라. 불교의 자연법칙과 마르크시즘의 역사법칙은 초인적이다. 인간에 의해 제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자연적인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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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일신론은 역사에서 나타났듯이 일신론과 이신론, 다신론, 애니미즘 유산이 하나의 신성한 우산 밑에 뒤섞여 있는 만화경이다. 보통 기독교인은 일신론의 하느님만이 아니라 이신론적 악마, 다신론적 성자, 애니미즘적 유령을 모두 믿는다. 종교학자들은 이처럼 서로 다르고 심지어 상충하는 사상을 동시에 인정하는 행위와 각기 다른 원천에서 가져온 의례와 관례를 혼합하는 행위에 대한 명칭으로, ‘제설諸說 혼합주의’를 썼다. 실제로 제설혼합주의야말로 단 하나의 위대한 세계 종교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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