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0분 혼자 읽기의 힘 -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습관
낸시 앳웰 지음, 최지현 옮김 / 북라인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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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린 학생들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은 무엇인가? 나는 그들이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나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인생을 개척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여러 가지가 있다. 자신의 삶을 가꾸기 위해서 일기를 쓸 수도 있을 것이고 다양한 지식을 습득할 수도 있다. 그 중에서도 누구나 강조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책을 읽는 것, 즉 독서다.

물론 독서는 간접경험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가급적 직접 부딪혀보고 좋은 스승을 만나서 가르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런 직접경험은 제약이 많다. 직접 경험하기에는 시간과 자금이 부족할 수도 있고 원하는 사람을 바로 만날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독서를 하지 않고 지식과 경험을 쌓는 사람은 그 생각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결국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쌓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바로 독서다. 때문에 교사는 물론이려니와 학부모, 일반 시민들도 학생들이 훌륭한 독서인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그러니 계속해서 독서지도를 하는 것이고 이를 권장하는 것 아니겠는가? 국가에서도 독서이력을 모아 포트폴리오로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니 아이들이 열심히 책을 읽기를 얼마나 사람들이 바라는지 알 수가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난립하고 있는 다양한 독서방법론들은 아이들을 독서인으로 만들기보다는 책을 기피하도록 만들고 있다. 출판되는 책의 양은 세계 순위권이라지만 가만 보면 대다수가 수험서이고 교양을 위한 서적들은 잘 팔리지 않는다. 게다가 요즘은 자기계발이라는 장르가 대세로 정말 이야기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책은 인기가 없다.

왜 국가와 어른들이 이렇게 정성을 쏟는데 아이들은 책을 싫어할까? 스마트폰 때문일까? 아니면 TV? EBS에서 방영된 읽기혁명에서는 본래 인간의 뇌는 책을 읽는 것을 싫어한다고 주장한다. 확실히 책 그 자체가 좋아서 읽기 보다는 출세 또는 성공을 위해 책을 읽는 경우가 많은 대한민국을 보면 맞는 것 같다. 그렇다면 운에 맞기고 그냥 포기해야만 하는가?

하루 30분 혼자 읽기의 힘의 저자 낸시 앳웰은 아이들을 훌륭한 독서인으로 기를 수 있는 방법을 자신의 경험을 가지고 이야기한다. 낸시 앳웰의 주장을 간단히 요약하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을 스스로 골라서 읽게 하라는 것이다. 이러한 그녀의 주장은 도날린 밀러의 훌륭한 책 수업 중 15분 행복한 책읽기에서 주장하는 바와 일치한다. 교사가 아이들에게 독서를 하기 위하여 해야 할 것은 한 아이 당 20권 이상의 책을 준비하고 그들이 책을 읽는 것을 격려하는 것뿐이다. 그 외 특별한 전략을 아이들에게 전수하고 그에 맞추어 책을 읽게 하는 것은 도리어 아이들의 독서를 방해한다.

이러한 사례가 책에 등장하는데 자신의 독서지도방법을 체계적으로 만들기 위한 욕망에서 그녀가 저지른 실수였다. 그녀가 적용했던 이해전략이라 불리는 독서 방법은 아이들을 포스트잇 붙이는 작업에 집중하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아이들이 리딩존에 들어갈 수 없게 만들었다.

마치 노자의 무위를 독서로 풀이한 것과 같은 그녀의 독서지도는 확실히 느슨해 보이지만 그만큼 효과가 있다. 아이들이 100권 이상의 책을 읽고 책을 읽는 것을 사랑하는 모습이 이를 증명한다.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것은 평생 독서인을 만드는 것 아닌가? 문제 풀이는 어디까지나 그 과정에 불과하다. 비록 평가가 가지는 사회적 힘 때문에 그 관계가 역으로 바뀌긴 했지만 교사인 우리는 그 본질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녀는 이야기와 글의 힘이 강한 책을 아이들에게 읽혀야 한다고 말한다. 개인적으로 논픽션을 선호하는 지라 그동안 사 모았던 책들도 그런 종류가 많았는데 조금 후회가 된다. 이야기의 힘에 대해서 그동안 눈여겨보지 않았기 때문에 실수를 저지른 셈이다. 요즘 스토리텔링이 각광을 받는데 이야기의 힘을 나 먼저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홀리데이, 챌린지, 저스트라잇이라 불리는 도서 수준 분류법도 인상적이었다. 그동안 학교에서는 학년별 권장목록이 있어 책을 학년 수준에 맞추어 분류하였다. 이 방법은 학생이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러야 하는지 알려주는 지침으로 가치가 있긴 하지만 아이들 입장을 전혀 고려한 것이 아니어서 실용성이 떨어졌다. 반면 낸시 앳웰의 학교 CTL에서 사용하는 이 분류법은 아이들의 읽기 수준에 따라 분류한 아이들 시선에서 바라본 기준이기 때문에 독서지도에 더 유용하다.

그 외에도 교환일기 방식을 적용한 것과 독서편지, 북토크 같은 독서지도법이 소개가 되어 있다. 하나하나 읽어보면 그녀가 얼마나 노력하는 교사인지 알 수가 있다. 또한 독서지도에 필요한 지식 3가지가 제시되어 있는데 이 부분도 잘 볼 필요가 있다. 독서지도에 대한 의욕만 있을 뿐 여전히 그에 필요한 지식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읽고 뭐가 필요한지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하루 15분 책읽어주기다음으로 나온 책이다. 개인적으로 하루 15분 책읽어주기도 좋았지만 이 책은 부모가 주 독서대상인 만큼 이번에 읽은 책을 1학기에 읽어야 되지 않나 싶다. 독서지도에 대해 어렴풋이나마 길을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교사가 직접 실천해보고 얻은 결과를 실은 책인 만큼 그 의미가 더 크다. 독서지도에 대한 근본적인 철학부터 다시 되짚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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