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히스토리쿠스 - 지금 여기를 위한 역사 공부
오항녕 지음 / 개마고원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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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호감이 있던 오항녕 교수님께서 집필한 이 책은 역사 이야기 책이 아니라 '역사'가 무엇인지 그리고 역사를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일종의 철학책이다. 이와 유사한 책으로는 유시민 씨의 최근 저작 중 하나인 '역사의 역사'가 있겠다. 유시민 씨의 책은 읽지 못해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역사학 전공자가 쓴 책이면서 최근 역사계 흐름을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번에 읽은 '호모 히스토리쿠스'가 결코 뒤지지는 않으리라 생각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역사의 구성요소(구조, 의지, 우연)을 설명하고 국사 중심의 역사관을 비판한다. 그의 비판은 우리가 너무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진보사관(정치적 진보를 의미하지 않음)까지 닿아있다.

역사라는 것은 언제나 뜨거운 논쟁거리다. 특히 근현대사의 경우 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프레임을 선점하느냐에 따라 현 정치계 세력 흐름이 달라질 수가 있다. 전임 대통령의 파면과 구속으로 이제는 조금은 정치적 의도로 인한 왜곡이 사라지긴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의 빈틈과 역사는 해석이라는 주장 하에 역사를 왜곡하고 싶어하는 또 순수한 의도로 역사를 왜곡하는 이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사실 이건 좌우,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뿌리내린 병폐다. 우리가 찾는 사실이라는 것이 온전한 사실인지 아니면 사실의 일부인지, 거짓인지는 지속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물론 혹독한 검증에도 살아남은 사실과 추론에는 그에 맞는 대우가 주어져야 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자신의 생각을 바꾸기보다는 자신의 생각에 맞춰 역사와 세계를 바꾸길 원하는 이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에게 또 그러지 않더라도 어떻게 생각해야 좋을지 모르는 이들에게 오항녕 교수의 이 책은 좋은 방향타가 될 것이다. 한 번 읽어서 될 책은 아니다. 여러번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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