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보그 가족의 밭농사 - 조기 은퇴 후 부모님과 함께 밭으로 출근하는 오십 살의 인생 소풍 일기, 2023년 국립중앙도서관 사서추천
황승희 지음 / 푸른향기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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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보그 가족의 밭농사>의 저자 황승희는 텃밭농사를 하면서 땅에 기대어 사는 뭇 생명들과의 공존을 생각하고, 흙에 감사하는 마음과 환경을 걱정하는 마음이 생겼다. 하루하루 늙어가는 부모님을 보며 그간 서먹했던 아버지와의 관계를 회복하고자 노력하고, 층층시하 농사꾼 집안으로 시집와 평생 대가족의 밥상을 차려야 했던 엄마를 안쓰러워한다. '엄마와 딸은 서로가 친정'이라며 엄마에게 퍼즐놀이를 가르쳐주고, 다음 생에서는 엄마의 딸로 태어나 갚아 주겠다고 다짐한다. 부모님이 걸어온 삶을 돌아보며 스스로 선택한 1인 가족의 삶은 고독하고 자유롭다. 아파서 누워있는 시간이 많지만, 그에겐 그때마다 꺼내 먹는 어린 시절의 온기 가득한 '4인 가족 알약'의 추억이 있다.

'친구란 내가 선택한 가족'이라며 조심스럽게 새 친구를 만들고, 스스로의 생일을 챙기며, 또 다른 가족인 고양이와 동거한다. 외로우면 외로운 대로 자신을 아끼고 위하면서 살다 보면, 삶이 사랑스러워지는 마법의 순간이 온다고 믿으며 어떻게 사는 것이 지혜로운 삶인지를 고민하고 성찰한다. 작가의 말처럼 '인생은 꽃이 아닌 때가 없다. 또 다른 꽃을 피우자' 하면서. 독거 가정이 늘고 있는 이 시대에 작가의 통찰이 때로 유머러스하고 때로는 진지해서 마음에 쏙쏙 들어온다.

저자는 자신의 가족은 인공물의 도움을 받아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누가 누굴 온전히 케어할 만큼 건강한 사람은 없지만 함께 밭농사를 하면서 흙과 땅의 정직함과 귀중함을 느끼고 있음에 대해 이야기하여 눈길을 끈다.

"우리 가족은 사이보그 인간이다. 생물과 기계 장치의 결합체. '사이보그(cyborg)'는 'cybernetic'과 'organism'의 합성서이다. 인공물의 도움을 받아 일상을 유지하는 인조인간. 엄마는 귀에는 보청기가, 발목에는 철이 박여있다. 신체의 일부가 되어버린 아빠의 틀니. 나는 임플란트를 해서 구강 엑스레이 사진을 보면 꼭 터미네이터처럼 나사가 살벌하게 보인다.

우리 셋은 또 어쩌다 모두 디스크 관련 수술을 했는데, 몸이란 게 생물의 물성 때문인지 각자 고유하게 살아내는 일상이 다른지라 증상과 회복 결과가 자기 방식대로인 것 같다. 풀 뽑기 자세가 다 다른 이유인 게다."

저자는 오빠들과는 다르게 부엌일까지 주어졌던 이중의 노동 때문에 어릴 적부터 농사가 싫어서 자연과는 먼 도시 생활을 언제가 꿈꿨다고 말한다. 하지만 저자는 부모와 텃밭 농사를 하게 되면서 일 시키는 직장 상사도 없고 지긋지긋한 야근도 없어서 마음이 편하다고 이야기한다. 땅은 땀 흘린 만큼의 먹거리를 내어주고 솔직하고 정직하며, 부모님과 함께하는 즐거운 여행과 같은 일상을 자신의 모든 행복으로 삼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

저자는 텃밭 농사를 하며 좋았던 것은 아빠를 전에 없이 자주 보다 보니 아빠와 많은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많은 부분에서 합리적이고 인간적인 남자, 책임감 강한 가장이 되기 위해 무던히 애쓰며 산 남자를 자랑스러워할지도 모르겠다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어디서도 나름 생활력 강한 편에, 타인 의존적이라기 보다는 혼자 해결하는 걸 좋아하는 자신의 독립적인 성향이 아빠한테서 왔음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한다.

저자는 외로울 때도 있지만, 자신을 아끼고 위하면서 밝게 살다 보니 자신의 삶이 무척 사랑스러워지는 마법의 순간이 금방 찾아왔다고 말한다. 저자는 오래된 친구들, 취미 몇 개, 고양이들, 자신을 자랑스러워하는 엄마 아빠와 같이 좋은 것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한다.

"인간이 태어나서 꼭 해봐야 하는 것 중에 제일 중요한 것은 혼자 살아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혼자라는 의미는 독수공방의 의미가 아니라, 자신 인생의 진정한 주인이며 완전한 자유인이 되는 것이다. 일부러라도 혼자 있는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번도 혼자 살아보지 않은 사람이 말하는 자유와 혼자 살아가는 사람의 자유에는, 인간 언어체계의 모순마저 느낄 정도로 굉장한 간극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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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다 - 우린 애초에 고장 난 적이 없기에
알리사 지음 / RISE(떠오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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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가스라이팅에 관한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삶을 찾아낸 이야기가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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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다 - 우린 애초에 고장 난 적이 없기에
알리사 지음 / RISE(떠오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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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다>의 저자 알리사는 직장 상사와의 관계에서, 그리고 연인에게서 극심한 가스라이팅을 경험하며, 그 고통이 얼마나 심각하고 혼란스러울 수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게 되었다. 그로 인해 우울증과 공활발작까지 겪으며 수년이 지난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그 안에서 가스라이팅을 역이용해 진정한 나로서 살아가는 방법을 깨달았다. 그러한 경험을 SNS에 공유해 4만여 명이 넘는 사람들의 공감을 얻으며, 같은 상처를 지닌 사람들에게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가스라이터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건 엄청나게 어렵지만 분명히 가능한 일이다. 저자는 가스라이팅을 극복하고 진정한 자신으로 돌아와 그 경험을 공유하는 인플루언서로서 성공한 긴 여정을 이 책에서 공개한다.

이 책은 '1장 가스라이터는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다, 2장 세상으로부터 빼앗긴 나를 되찾는 방법, 3장 가스라이팅을 역이용해보자, 4장 가스라이팅으로 성공한 사람들, 5장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살아간다는 것'이라는 5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걱정이라는 그럴싸한 포장 안에 폭언과 정신적 폭력을 서슴지 않는 사람들에게 그것이야말로 잘못된 것이고 틀린 거라고 말해주는 확성기 역하을 하는 책이다. 이 책은 오래된 학대 속에서 온전한 나를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나를 되찾는 방법을 알려주고 나답게 살아도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고 증명해보이는 책이다. 또한 용기를 내어 가스라이틍에 대응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그 가스라이팅에 속지 않으면서 나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가스라이팅을 활용할 수 있는 역이용 방법도 알려줄 것이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잘못되었다고 손가락질할 대, 이 책은 여러분에게 위로를 주는 친구가 되어줬으면 좋겠다.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방법을 제시해주는 나침반 역하도 해줬으면 좋겠다. 나를 되찾기에 늦지 않았다는 용기와 희망을 주는 편지가 되어줬으면 좋겠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도 괜찮다."



저자는 가스라이터는 특별한 이유 없이 거짓말을 해서 상대방이 '내가 잘못 생각한 건가?'라고 자신을 의심하게끔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또한 자신의 권력에 상대가 휘둘리는 그 자체를 즐긴다. 저자는 상대방을 속이고 통제권을 뺏으려는 목적도 있다고 이야기한다. 특별한 상황이나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상대방의 인생 자체를 휘두르고 싶어 해서다. 저자는 가스라이터의 인생에 결핍이 많기 때문이며, 다른 부분에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채워지지 않다 보니 직장에서는 권력을 이용해 자신의 결핍을 채우기 위해 상대적으로 자신보다 약한 사람들을 괴롭히며 희열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나를 마음껏 휘두르려는 사람들로부터 나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스스로 확고한 기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가스라이터들의 내면을 실제로 뜯어보면, 자기애는 굉장히 강하지만 자존감은 낮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자신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지만, 실제로 자존감이 낮다 보니 자신보다 약한 사람들로부터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감을 인정받고 싶어 하는 것이다."

"쌍방향 소통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것은 정신력 폭력이 맞다. 그러한 정신적 폭력을 조직문화로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 조직문화 안에서도 수용 가능한 범위가 있고 그렇지 않은 게 있다. 그렇지 않으면 '회사생활이 다 그런 거지, 뭐'라고 합리화를 하며 스스로를 더욱 괴롭히게 된다."

저자는 10년이 회사 생활에서 가스라이팅을 경험하며 공황장애라는 무서운 병을 얻은 후 퇴사를 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회사생활을 하는 동안 회사에서 튀는 직원이 되지 않기 위해 철저하게 자신을 숨기고 조직 문화에 자신을 억지로 맞추어가며 살아왔다고 말한다. 하지만 저자는 가면을 벗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던 계기는 공황장애였고, 회사 밖에서도 자신이 원하던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이야기한다.

"오랜 시간 동안 가스라이터가 머릿속에 세뇌시킨 나의 이미지가 아닌, 정말 내 속에 있었던 본래의 나를 되찾아오는 것이 미션이다. 망가지기 전 내 모습은 어땠는지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기 위한 물건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는 메모 같은 기록의 도움을 받아도 좋다. 밝게 웃고 있는 사진첩 속 나를 보며 예전의 나를 떠올려 보는 것도 좋다."

저자는 가스라이터인 가해자로부터 빼앗긴 나다움과 나의 가치관, 신념 등을 찾기 위해서는 왜곡된 기억부터 올바르게 회복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원래의 나는 어떤 생각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는지, 본래 성격은 어땠는지, 나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었는지에, 일 처리는 어떤 방식으로 하는 게 옳다고 생각했는지, 상대방의 이야기를 어디까지 수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답을 찾자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자신이 어떤 말을 하든 매번 내 의견이 틀렸다고 다그치거나 반대하는 사람은 조심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는 건강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내가 생각하는 의견과 다르더라도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해줄 수 있는 포용성을 가지고 있다는 걸 기억하라고 이야기한다. 상대방의 요구나 주장이 나의 가치관과 맞지 않다면 억지로 죄책감을 가지며 따라 줄 필요가 없다. 자존감 도둑과 멀어지기 위해서는 거절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하고, 나의 감정을 상대방에게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것이라는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

저자는 감사일기를 쓰면서 용기와 힘을 얻어 새로운 꿈을 향해 도전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는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해 회사에서 쫓겨날 때만 해도 회사 밖으로 나가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하고 좌절하기만 했던 1년 전과는 전혀 다른 인생을 살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회사 월급이 아니면 스스로 돈을 벌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새 내 이름으로 된 책도 내고, 내 이름을 내세운 사업체도 있고, 내 이름으로 운영하는 독서 습관 모임과 글쓰기 습관 모임도 있다. 아무 조건 없이 나와 늘 함께해주시는 분들이 있는 나만의 커뮤니티도 생겼다. 첫 책을 출간하지도 않았는데 두 번째 책까지 출간 제의를 받았으며, 유명한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강의 제작 제안도 받았다. 작가가 되겠다는 노력을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80명 앞에 서서 첫 강연을 하게 되었고, 그 뒤로 오프라인 유료 강의도 진행할 수 있었다. 이 모든 일은 감사일기를 쓰고 새로운 꿈을 가진 지 8개월 만에 일어난 일이다."

저자는 자신이 온라인 세상에서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고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사람으로서, 10년 넘게 해온 회사생활과 그만큼 당한 가스라이팅이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고 알려주고 싶다고 말한다. 저자는 그러한 경험을 온라인에 공유하며 자신과 같은 아픔을 겪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었고, 진심으로 소통하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자존감, 자존심, 열정을 모두 가스라이터에게 빼앗겨본 경험 덕분에 가장 본질적인 것부터 생각하는 힘을 갖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는 공황장애, 트라우마를 겪으면서도 두려움에 맞서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10년간의 지독한 직장생활이 결국 자신에게는 더 나아갈 에너지가 되어준 셈이라고 이야기하는 저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직장생활이 힘들수록 나만의 영향력을 더 키워야 한다. 돌파구가 되어줄지도 모르니. 요즘 시대에서는 그것만이 나다운 삶을 살기에 가장 빠르게 갈 수 있는 방법이다. 현재 직장인, 사업가, 자영업자, 취준생 등 어떤 상태든 전혀 상관없다. 소셜미디어의 힘을 여러분도 느껴보길 바란다. 억울한 일이 많을수록, 힘든 일이 많을수록 SNS를 활용해보자. 내가 하는 모든 일이 잘될 일이 없다고 장담하던 사람들, 세상에 나가서 네가 무슨 일을 할 거냐고 무시하던 사람들, 내가 빌빌거리며 우울한 하루하루를 보내길 바라는 사람들에게 보란 듯이 잘살고 잘나가고 멋지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최고의 복수임을 기억하자."

저자는 스스로 내린 결정으로 나의 삶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주변의 가스라이팅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대처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내면을 단단하게 만드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내 안의 것들이 단단해야 외부로부터 덜 흔들리게 되며, 앞으로 달려가는 도중에 옆을 쳐다보며 머뭇거리지 않게 된다. 저자는 내면을 단단하게 만드는 습관 4가지로 '첫째, 나에 대한 확신을 키우기, 둘째, 내가 가진 생각, 계획, 가치관에 대해 상대방에게 표현하는 연습을 하기, 셋째, 가스라이팅 하는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기, 마지막 넷째, 사소한 것이라도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어떤 결과를 얻든 모든 결정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지 않기'이다.


이처럼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다>는 직장 생활 10년 동안 가스라이팅을 당하며 암흑기를 경험한 저자가 퇴사 후 자신을 찾기 위한 방법을 이야기하며 삶을 나아가는 용기를 전하는 책으로 인상적이다.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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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지성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 의식, 실재, 지능, 믿음, 시간, AI, 불멸 그리고 인간에 대한 대화
마르셀루 글레이제르 지음, 김명주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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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석학들의 대담을 만나볼 수 있어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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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지성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 의식, 실재, 지능, 믿음, 시간, AI, 불멸 그리고 인간에 대한 대화
마르셀루 글레이제르 지음, 김명주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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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지성은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지은 마르셀루 글레이제르는 물리학자이자 천문학자, 다트머스 학제 간 참여 연구소 소장으로서 우주론과 정보 이론의 응용은 물론 과학의 역사와 철학, 과학과 문화 간 상호작용의 복잡한 현상을 연구하며 과학 대중화에 헌신해왔으며, 2019년 종교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템플턴상을 수상하며 과학과 정신성을 융합해온 노력을 인정받았다. 마르셀루 글레이제르는 다트머스 학제 간 참여 연구소 연구 활동의 일환으로 우리 시대 가장 도전적인 질문들에 대해 토론하고 논쟁하기 위해 ‘건설적 협업’이라 부르는 자리에 과학자와 인문학자를 불러 모은다. 2016년 가을 신경과학자 안토니오 다마지오와 철학자 데이비드 차머스와의 대화를 시작으로, 미국 전역의 극장과 대학을 돌며 5년간 대담을 여덟 차례 진행한 내용을 묶어 이 책을 펴냈다. 주제는 ‘실재의 본질은 무엇인가’부터 ‘기술은 우리가 누구인지를 바꿀 수 있을까’ ‘AI와 유전공학은 우리가 새로운 경지에 도달하도록 도울까’ ‘기후 위기 속 지구와 우리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등까지 다양하다. 우리 시대에 던져진 질문이 다양한 만큼 그 질문에 답하는 데 진전을 이루려면 여러 학문 차원에서 다원적으로 접근해 서로 다른 앎의 방식을 결합해야 한다.

이 책에서는 과학이나 인문학 어느 한쪽이 다루기에는 복잡한 질문들을 주제로, 시대를 선도하는 지성 마르셀루 글레이제르의 진행, 논평과 함께 안토니오 다마지오, 데이비드 차머스를 필두로 이론물리학자 션 캐럴, 철학자 퍼트리샤 처칠랜드, 물리학자이자 소설가 앨런 라이트먼, 템플턴상 수상 물리학자 폴 데이비스, 신경과학자 에드 보이든, 인문학자 마크 오코널, 퓰리처상 수상 작가 엘리자베스 콜버트와 싯다르타 무케르지, 우주생물학자 데이비드 그린스푼 등 오늘날 가장 흥미로운 사상가들이 참여해 실재의 본질, 과학과 종교, 의식과 유물론, 시간의 신비 등 인류 문명이 직면한 과학적, 문화적, 윤리적 문제에 대해 독자적인 분석과 전망을 제시한다. 이들은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핵심 문제에 관해 다양한 관점을 드러내고 여러 아이디어를 생산적으로 소통하며, 편협함과 뿌리 깊은 편 가르기로 시민 담론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이 시대에 이견이 있을 때조차도 건설적인 대화를 이루는 본보기를 보여준다. 인류로서 나아가는 데 필수적인 문제들을 석학들과 상호 보완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며 통시적이고 공시적인 아이디어를 얻게 될 것이다.



글레이제르는 데이비드 차머스, 안토니오 다마지오와 '의식의 신비'라는 대담에서 신경과학자와 철학자의 대화를 나눈다. 차머스는 석양이 경이로운 현상인 건 대체로 의식의 작용이며, 그것은 주관적 경험이라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차머스는 의식이야말로 우리 삶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저는 당신이 마지막에 말씀하신, 의식이 존재하는 이유는 의식이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그것이 본질입니다. 의식이 없다면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을 겁니다. 중요함조차 중요하지 않을 거예요. 의식이 없다면 중요한 건 아무것도 없어요."

글레이제르는 션 캐럴, B. 앨런 월리스와 '실재의 본질'이라는 대담에서 불교학자와 이론물리학자의 대화를 나눈다. 글레이제르는 우리는 모든 도구를 가지고 있지 않고, 가질 수도 없으며, 우리는 모른다는 것, 그것이 과학의 본질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글레이제르는 무지를 부끄러워하지 말고,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것에 호기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월리스는 현대 과학 전반에 도사리고 있는 두 종류의 맹목을 수반하고 있다고 말한다. 첫 번째 맹목은 지난 5,000년에 걸친 아시아의 위대한 문명들에서 실재의 근본적 성질에 대한 심오한 통찰을 발견할 가능성을 보지 못하는 것이고, 두 번째 맹점은 마음(정신)이다.

"석가모니는 나의 견해가 다른 모든 이의 견해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하기보다는 "너희가 잘 모른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훌륭한 근거들이 있을 때는 의심하고 잘 모른다고 하는 것이 적절하다"라고 말함으로써 마을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그것이 통념이라는 이유로, 혹은 오랫동안 사실로 여겨져왔다는 이유로 그 견해를 받아들이지 말라. 너희는 단순히 소문을 듣고, 또는 경전에 적혀 있다는 이유로 그 견해를 받아들이지 말라. 순수한 추측, 조사받지 않은 가정, 확정적이지 않은 추론, 본인의 개인적 편견, 타인들의 웅변 또는 그것이 네 스승의 의견이라는 이유로 그 견해를 받아들이지 말라.""

글레이제르는 리베카 골드스타인, 라이트먼와 '영성의 본질'이라는 대담에서 과학과 종교의 대화를 나눈다. 글레이제르는 과학과 종교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다면 둘 모두에 주관적 요소가 있다는 점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글레이제르는 둘 다 나름의 방식으로 세계를 알고, 만물의 큰 체례 속에서 우리의 자리는 어디인지 이해하고, 우리는 누구이며 우리 삶의 목적은 무엇인지 이해하고자 하는 실존적 욕구를 다룬다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라이트먼은 영성은 전능한 창조주와 관련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으며, 자신에게 영성은 초월적 경험과 밀접하다고 말한다. 라이트먼은 영성은 자신보다 큰 존재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며, 영원한 가치가 존재한다는 느낌, 우리가 믿을 대상이 존재한다는 느낌이라고 이야기한다. 라이트먼에게 아름다움은 영적 세계의 일부이며, 영성이라는 개념과 과학의 일 사이에는 어떤 모순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글레이제르는 에드 보이든, 마크 오코널과 함께 '사이보그, 미래주의자, 트랜스휴머니즘'이라는 신경과학자와 작가의 대화를 나눈다. 오코널은 특히 기술, 지난 150~20년 동안 우리 삶 구석구석에 침투한 종류의 기술에 관한 한 미래 또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는 대규모 민주적 대화의 산물이 아니라고 말한다. 오코널은 실제로는 매우 의욕적이고 지적이며 대부분 매우 부유한 소수의 사람이 만들어낸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제가 지금 말하는 건 소비자 기술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에 대해 말하자면 우리 중 누구도 그것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렇게 말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 미시적인 차원에서 선택했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페이스북에 로그인하거나 어떤 사이트에 가입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기술적 현재를 설계하는 데는 어떤 역할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훨씬 더 급직적인 기술과 관련해 이 사실로부터 우리가 배울 게 있지 않을까요? 저는 그러길 바랍니다."

글레이제르는 제레미 드실바, 데이비드 그린스푼, 타스님 제흐라 후세인과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대담에서 문학적 관점과 과학적 관점의 대화를 나눈다. 글레이제르는 인문학자들은 소설과 예술적 창의성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내며, 무엇이 선인지, 무엇이 정의인지, 왜 인간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완전히 다른 차원에서 이야기한다고 말한다. 글레이제르는 이러한 내러티브를 창조하려면 과학과 인문학을 모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글레이제르는 과학뿐 아니라 과학하는 사람들의 인간 본성이 필요하고, 그 내러티브에 왜 인류 전체가 이런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지가 포함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그린스푼은 우리가 지구와 맞서기보다 협력하는 법을 배워야 하며, 그 열쇠는 지역과 세대를 초월하는 세계관을 퍼뜨리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게 뭘까요? 우리는 어떤 존재일까요?" 행성의 역사라는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종, 자신이 무얼 하고 있는지 깨달을 수 있는 종입니다. 그러면 이렇게 질문할 수 있습니다. 그 지식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그 지식을 의식적으로 통합해 지구와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관계를 맺는 쪽으로 우리의 행동을 바꿀 수 있을까? 저는 행성의 역사에서 우리가 맡은 역할을 고려할 때 지금 우리가 처한 도전을 이렇게 규정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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