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저 인간은 왜 저러는 거야?
노주선 지음 / 길벗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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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해결되지 않는 문제는 바로 인간관계일 것이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죽기 직전까지 끊임없는 인간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그래서 그 인간관계 속에서 한 번도 고통받지 않는 사람은 없다. 정말 꼴도 보기 싫지만 직장 상사여서, 친구여서, 사랑하는 사람이여서 힘들어도 참고 지내는 것 뿐이다. 인간관계가 너무 힘들고 지친다면 그 이유는 바로 '성격' 때문이다.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대체 저 사람은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면,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면 성격을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만 인간관계가 평화로워지고 인생이 행복해진다.

책 <대체 저 인간은 왜 저러는 거야?>는 인생을 살면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성격 유형을 이해하고, 성격진단표를 통해 각각의 성격 유형을 진단하여 이런 성격의 사람에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내가 만약 이런 성격이라면 어떻게 바꾸면 좋을지 실천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 책은 제10회 브런치 출판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으로, 30년 경력의 심리전문가 노주선이 전하는 이해 안 가는 사람들과 잘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만나볼 수 있어 인상적이다.

"이 책은 사람들의 행동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해 쓴 것입니다. 내가 왜 이러는지 나도 모르겠다면, 도무지 알 수 없는 사람이 있다면, 죽도록 싫은 사람이 있다면, 한두 명의 대화와 경험 안에서 답을 찾기보다 수많은 사람을 연구한 심리학 이론과 상담 경험을 공유받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사람이라는 복잡한 동물의 더 복잡한 마음과 성격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사람과 어울리고 함께 행복과 즐거움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먼저 나를 이해하고 다른 사람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해서 함께 조화를 이루어 살아가는 데 이 책이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 책은 '1장 왜 이렇게 그 사람이 힘든 걸까요?, 2장 전쟁터 같은 직장에서 살아남는 성격심리학, 3장 이성의 마음을 이해하는 성격심리학, 4장 평화로운 친구 사이를 위한 성격심리학, 5장 행복한 인간관계를 위하여'라는 5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이는 가장 기본적이며 중요한 원인은 바로 성격이 다를 때라고 이야기한다. 성격은 한 사람을 특징짓는 인지, 정서, 행동적 특징들을 말한다. 성격은 일을 하거나 인간관계에서 보이는 전형적인 패턴으로 일관적이고 안정된 방식으로 드러난다. 어느 정도는 타고나며 성장 과정의 경험들이 쌓여서 나타나는 심리적 결과이다. 저자는 이렇게 사람의 성격은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는데 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이상해 보이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이는 또 다른 원인은 역할이라고 말한다. 자신에게 요구되는 역할에 따라 자신의 성격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 그 역할을 수행하지만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이 요구되거나 역할에 맞는 행동을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이상한 행동을 보이게 된다. 여기에 더해 저자는 이상하게 보이는 마지막 원인은 나의 잘못된 판단이라고 이야기한다. 다른 사람의 행동이 실제로는 이상한 행동이 아닐 수 있으나 나의 경험이나 지식이 부족해서 이상하다고 잘못 판단하는 경우이다. 지금까지 나의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납득이 되지 않고 나에게 불편함이나 스트레스를 준다면 이상하다고 판단해 버린다. 이처럼 저자는 우리는 서로의 다름과 차이를 이상하다고 판단해 버리는 오류를 자주 범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돌보는 것도 돌봄 받는 것도 모두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이라고 말한다. 다만 성격이나 역할에 따라서 그 비율과 비중이 달라질 뿐이며 한쪽에 대한 본능이 전혀 없지 않다. 저자는 두 가지 모두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이며, 모두 만족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내적 신념이나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역할에 따라서 한쪽만을 너무 충족하는 것도 문제이고, 나머지 욕구가 지나치게 결핍되는 것도 문제이기 때문에, 이 기본적인 본능을 모두 건강하게 충족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하는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

"사람은 누군가를 돌보고 리드하면서 만족감과 성취감을 느끼는 부분이 있으며, 반대로 누군가에게 돌봄 받으며 소속감과 안정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 두 가지는 모든 사람들에게 내재된 부분이며, 두 가지 모두 어느 정도는 충족되어야만 합니다. 다만 나의 성격을 정확히 알아서 한쪽으로 너무 치우치거나 한쪽이 너무 결핍되지 않도록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성격을 잘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자는 지나치게 자기존중감이 높은 경우는 두 가지라고 말한다. 첫 번째는 충분한 근거나 성과 없이 빈껍데기 같은 자기존중감을 가지는 경우고, 두 번째는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본인 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수준의 자기존중감을 가지고 있는 경우이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자기애적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누군가와 깊이 있는 관계가 되면서 문제가 생긴다고 이야기한다. 실제 객관적 수준이나 성과보다 잘난 척을 하는 것은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깊은 관계에 있는 사람이 좋은 마음으로 조언을 해주어도 받아들이지 않거나 오히려 적대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더욱 불편하고 어색한 관계가 될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보통 부모들이 무조건적으로 자녀에게 긍정적인 경우 자기애적 성격이 되기 쉽다고 말한다. 부모로서 자기애적 성격이 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은 노력하고 열심히 한 것에 대해서는 아낌없이 칭찬과 인정을 해주고, 대신에 잘못이나 문제에 대해서는 명확히 지적하고 개선하도록 양육하는 것이라는 저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저자는 나에게 자기애적 성격 성향이 있다면 스스로를 직면하기, 목표 정하기, 성과 쌓아가기를 통해 긴 여행을 한다는 마음으로 멀리 보고 장기적으로 이루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건강한 자기존중감을 가지기 위해서는 객관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성과를 만들지 못하는 첫 번째 이유는 목표가 분명하지 못해서입니다. 그래서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 너무 많은 목표를 세우는 것은 모든 목표를 대충 달성하겠다는 말과 같습니다. 또한 목표가 모호하고 애매하기보다는 구체적이고 분명한 것이 필요합니다."

저자는 편집적인 성격의 사람들은 의심 자체가 습관이 되어 있다고 말한다. 의심이 습과이 되는 것은 첫째, 별거 아닌 사소한 일에 과한 해석이나 의미 부여를 하고, 둘째, 과한 해석이나 의미 부여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치우치며, 셋째, 이를 서로 엮어서 관련성이 높은 하나의 프레임으로 만들어버리는 과정을 거친다. 저자는 이 세 가지 단계를 거치면서 상당히 체계적이고 정교하고 완고한 부정적인 의심 프레임이 만들어진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편집적 성격은 우선 스스로가 긴장과 의심을 풀고 편안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마음의 에너지를 쓰는 데 '균형적인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사소하거나 크게 중요하지 않은 문제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투자할 필요가 없다. 중요한 일에만 집중해서 에너지를 쏟는 것이 좋으며, 사소한 일에는 작은 에너지만 쓰는 것이 낫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생각의 균형을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부정적인 측면에만 집중해서 해석하지 말고, 긍적적인 측면을 고려한 균형 잡힌 관점에서 상황이나 사람을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내가 편집적인 사람이라면 내 생각을 통제하기, 사건과 생각의 중요도 따져보기, 다양한 해석 적용하기를 실천해 보라고 말한다.

"편집적 성격의 사람들의 경우 생각이 깊고 진지한 것과 더불어 생각의 방향이 나쁜 쪽으로 치우치는 데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상대방과의 사건에 대해서 중립적인 해석이나 긍정적인 해석을 함께 하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이런 연습이 충분이 되면, 생각이 부정적으로만 흐르는 것을 예방하면서 동시에 균형 잡힌 생각을 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습니다."

저자는 마치 다중인격 같이 다채롭고 다양한 행동 특성들을 번갈아가며 보이는 성격이 바로 경계선적 성격이라고 말한다. 일정한 한 범주가 아닌 다양한 행동 범주의 경계선에 있어서 양쪽 또는 다양한 행동들을 보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는 이런 다채로운 모습은 이들이 가지는 강력한 매력의 원천이기도 하지만 내적인 혼란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저자는 경계선적 성격의 특성으로 극단적인 감정 변화, 낮은 자기존중감과 불안정안 자아상, 이상화의 실망이 반복되기 등을 소개한다.

"긍적적인 정서 상태일 때는 자신과 상대방, 그리고 세상 모두에 대해서 한없이 긍정적이고 행복하게 느껴집니다. 열정적이고 자신감을 보이며, 상대방에 대해서도 긍정적이고 우호적입니다. 특히 관계 초반에 이런 긍정적인 생각과 행동을 많이 보입니다. 반면에 부정적인 정서 상태일 때는 본인과 상대방, 주변의 환경에 대해서 부정적이고 적대적으로 대하는 모습이 뚜렷해집니다.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고 자책과 자기 비난에 빠지며, 열정과 적극성은 사라져 버립니다. 연인관의 관계에서는 이런 패턴이 더욱 뚜렷해지는데 의심과 분노, 폭발적인 감정 표출 등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같은 부정적 감정의 화신이 되어서 나타납니다."

저자는 경계선적 성격의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 두 가지는 상대의 일관성과 신뢰라고 말한다. 배우자나 연인이 일관되고 지속적인 긍정적 피드백과 조건 없는 인정을 해줘서 장기적으로 건강한 자기존중감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저자는 동시에 그들도 상대에게 비현실적인 기대를 하는 대신 현실적인 기대와 요구를 함으로써 이후에 나타나는 좌절과 실망, 그로 인한 분노와 적대감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경계선적 성격인 것 같다면 진지하게 장기적인 관점으로 상담과 심리 치료를 받으라고 권한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내가 경계선적 성격이라면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감정관리를 배우는 것이 필요하며, 그중에서도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는 과정이 먼저라고 이야기한다.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는 것은 감정의 수준을 평가하고, 감정을 확인하고, 함께 나타나는 생각이나 이미지를 정리해 보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저자는 내가 경계선적 성격이라면 감정을 관리하는 법을 배우라고 말한다.

저자는 분열성 성격의 분열은 '나누어짐' 또는 '분리됨' 정도의 의미라고 말한다. 분열적 성격은 세상에 대한 '선 긋기' 정도의 분열을 보인다. 저자는 이들이 보이는 '분열'과 '선 긋기'의 영영은 분명하다고 이야기한다. 바로 인간관계와 감정이다. 인간관계에 관심 자체가 없으니, 관계를 맺어야 할 동기나 필요성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인간관계의 스킬이나 노하우에서도 미숙하다. 그리고 사람 사이에서 느끼는 감정인 희로애락에 대해서 관심이 없고 이를 인식하거나 관리하는 능력도 부족하다. 그래서 가족이나 연인과 같은 깊은 상호작용을 해야 하는 사이에서는 관계나 정서적 교류가 약해서 서운하거나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저자는 '로빈슨 크루소의 모험'이라는 소설의 주인공 '로빈슨'의 모습은 인간관계가 버겁고, 그 안에서 온갖 상처와 스트레스를 받는 현대인들에게 막연한 동경과 탈출구를 보여준다고 말한다. 사람들 속에서 지치고 상처받은 사람에게는 혼자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이상적인 메시지를 전달해 주기도 한다. 저자는 우리나라에도 TV 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가 자연 속에서 유유자적 혼자만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일상을 소개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는 우리의 삶이 그만큼 지치고 힘들기 때문이다. 꼭 산속에서 살지 않더라도 도심의 빌딩 속에서도 나만의 공간 몇 평만 있다면 모든 생활의 문제들을 해결함녀서도 인간관계와 불필요한 감정싸움과 신경전에서 벗어날 수 있고, 그래서 생기는 '디지털 자연인'이 바로 분열형 성격의 사람들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저자는 내가 분열성 성격의 사람이라면 기본만 하면서 살기, 모든 관계에는 의무와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알기, 감정을 설명하고 표현하는 연습을 하기를 실천해 보라고 말한다.

"인간관계나 사회생활에 대한 부담감이 클 때는 기본만 하고 산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회생활에서 가장 필수적이고 기본적인 몇 가지만 하면서 살면 됩니다. 그 기본 중에는 정중한 거절도 포함됩니다. 내가 하기 싫거나 거절해야 하는 경우를 대비한 멘트를 미리 준비해 정중히 거절한다면 충분합니다. 꼭 그렇게 적극적으로 사람들과 관계나 교류를 하면서 살아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자는 회피적 성격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특징은 '거절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거절이란 비난이나 반감 같은 강하고 뚜렷한 거절뿐 아니라 다른 사람이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와 행동까지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거절에 대한 두려움'과 그로 인한 '인간 관계 회피'는 낮은 자기 존중감이 원인이라고 이야기한다. 근본적으로 이들은 객관적인 자신의 수준에 비하여 스스로를 낮게 평가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 때문에 사람들과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하지 못한다. 저자는 내가 회피적 성격이라면 자신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장단점의 양을 비교하기,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함께 고려하는 것을 실천해 보라고 말한다.

저자는 '수동 공격'이라는 것은 겉으로는 공격적으로 보이지 않으나 그 안에 내포된 의미나 태도는 공격적인 것을 말하는 표현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수동공격적인 행동방식의 습관은 자신의 좌절이나 화를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생긴다고 말한다. 상사나 친구들이 불편하거나 그들에게 불만이 있는 경우 업무를 지연시키거나 친구들과의 약속에 늦게 나타남으로써 그들을 화나게 할 수 있다.

저자는 사람은 끝도 없이 변한다고 말한다. 상화이 변하고 마음속 요구가 변하면 그에 따라서 끊임없이 변한다. 저자는 상황마다의 감정의 변화까지 고려한다며느 사람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는 분명히 비합리적인 신념이라고 이야기한다. 학창시절 둘도 없을 것 같던 친구도 성인이 되면 이전과는 다른 관계가 된다. 이제는 순수한 마음으로만 관계하는 학창시절을 벗어나 사회인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결국은 실망과 분노만 남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변하는 모습을 보일 때마다 마음의 상처들이 쌓여갑니다. 사람은 변합니다. 순간순간의 상황과 감정, 그에 따른 마음의 요구들로 인하여 다르게 행동하는 게 당연하고 그게 사람이 행동하는 기본 원리입니다. 사랑도 변하고, 약속도 바뀌며, 원칙과 신념도 달라집니다."

저자는 근본적이고 핵심적인 성격은 크게 변하기 어렵지만, 행동 습관이나 태도 등은 비교적 쉽게 변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변화가 쉬운 것은 아니며, 상당히 많은 노력과 에너지를 들여야 변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본인 스스로의 진지한 반성과 문제의식, 그리고 새롭게 변화하려는 동기와 강한 의지, 그리고 피나는 노력과 실행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글에 깊이 공감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나의 성격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성격을 바꾸는 것은 더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며, '저 사람은 왜 저렇게 행동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그 사람의 성격을 이해해야 하며, 이해한 내용을 바탕으로 최적화된 맞춤형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성격은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저자의 글에서 나에게 닥친 고난과 좌절을 변화의 밑거름으로 삼아 발전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실제로는 적절한 수준의 좌절이란 없습니다. 나에게 닥친 좌절과 고통을 극복하고 이겨냄으로써 '나를 무너뜨리는 좌절'이 아니라 '나를 성장시키는 적적한 수준의 좌절'로 만드는 것은 바로 나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같은 문제를 반복해서 겪으면서도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입니다. 만약 이전에 비슷한 문제를 겪었음에도 아무런 문제의식이 없었거나 변할 필요를 못 느꼈다면 결국 나에게 아무 변화도 없습니다.

성격이란 이미 습관이 되고 안정된 나의 행동 패턴입니다. 이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강력한 노력이 필요하며, 비슷한 상황일지라도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 보고 그중에서도 제일 좋은 결과를 선택하여 반복적으로 실행하고 노력하는 게 필요합니다. 문제의식과 변화의 필요성에 기초하여 이를 개선하려는 '엄청난 노력과 실행'이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게다가 이런 새로운 행동 패턴이 새로운 습관으로 안정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충분히 연습하고 습관으로 만들어 안정적인 행동으로 자리 잡지 않으면 이는 반쪽의 성공일 뿐입니다."

<대체 저 인간은 왜 저러는 거야?>의 저자 노주선은 성격은 쉽게 바뀌지 않으며, 열심히 노력해서 문제가 되는 몇 가지만 겨우 바꾸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성격의 이 작은 변화는 노력한 것의 몇 배, 몇 십 배 이상의 효과를 가져오고, 오랜 고통과 힘들었던 마음을 줄일 수 있으며 지금보다 훨씬 더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다는 저자의 글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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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엔틴 타란티노 지음, 조동섭 옮김 / 세계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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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엔틴 타란티노의 시선으로 바라본 지나온 할리우드의 모습을 그려내어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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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엔틴 타란티노 지음, 조동섭 옮김 / 세계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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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쿠엔틴 타란티노의 첫 소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제2차 세계대전 후, 할리우드에서 가장 화려했던 이름들이 몰락하고, 히피, 반문화, 로큰롤과 함께 샛별들이 떠오르는 시기, 황금기 할리우드의 그 찬란한 빛바램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답게, 맛있고, 재미있고, 잔인하게 담아냈다.



1969년 할리우드에는 꿈을 찾아 텍사스에서 히치하이크로 LA에 온 금발 미녀, 할리우드 영화를 '작품으로 끌어올린 키 작은 폴란드인 영화감독, 밤새 술을 마시고도 다음날 멀쩡히 촬영하던 '프로 술꾼' 배우들, 그리고 변한 시대에 적응하지 못해 도태된 배우와 스턴트맨이 함께 있었다. 소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한물간 왕년의 스타 릭 달튼과 그의 스턴트맨 클리프 부스가 히피들과 로큰롤이 지배하는, 빠르게 변해버린 할리우드에서 커리어의 몰락과 새로운 길 사이에서 헤매는 가운데, 캘리포니아를 충격에 빠뜨린 살인사건의 배후, 히피들의 교주 찰스 맨슨과 그의 패밀리, 섹시 아이콘 샤론 테이트, 서부극의 대스타 스티브 맥퀸과 이소룡 같은 실존 인물들과 주인공을 절묘하게 교차시키며 독자를 몰입의 세계로 데려간다.

이 책의 첫 부분에서 한물간 스타 릭 달튼이 시그니처인 올백 스타일의 번덜거리는 머리를 하고 걸어 들어와 할리우드 원로 매니저 마빈을 만나는 장면이 눈길을 끈다. 마빈은 릭에게 텔레비전 시리즈로 와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젊은 배우는 릭이 처음도 아니며, 그에게 겸손하게 변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마빈이 자신의 배우 경력에 사망 선고를 내리는 동안 릭의 눈 안쪽에서 눈물이 차오른다. 그 욱신거리고 따가운 자극이 느껴진다."

릭의 스턴트맨 클리프는 릭의 좋은 친구이자, 좋은 스턴트맨이자 제2차 세계대전 최고의 전쟁 영웅이었다. 전쟁에서 인간을 죽인 경험을 한 클리프에게 릭이 어떤 느낌인가에 대한 질문하자, 클리프가 답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이제 돼지는 미친 듯이 비명을 지르고 피를 쏟아내. 그리고 너한테 덤벼들어. 그래도 너는 한 손으로는 돼지를 꽉 껴안고, 한 손으로는 계속 칼을 꽂고 있어야 해. 그 상태가 영원히 계속될 거 같아도 어느 순간 네 품에서 돼지가 죽은 게 느껴져. 바로 그 순간이야. 죽음을 진짜로 느끼는 순간. 네 품에서 피 흘리고 비명을 지르고 격하게 몸부림치는 돼지가 삶이야. 그리고 네가 안고 있는, 움직이지 않는 무거운 고깃덩어리가 죽음이야."

이 책에서 데브라 조가 클리프에게 "스턴트맨들은 달라요. 빌딩에서 뛰어내리잖아요. 몸에 불을 지르고, 두려움을 껴안아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눈길을 끈다. 데브라 조는 베트남에서 매일 사람이 죽어가던 비극적 역사가 존재하는 것을 이야기하며, 두려움을 껴안아서 자기 자신을 이긴다면 무엇에도 정복되지 않는 사람이 된다고 말하는 장면이 흥미롭다.

이 책의 후반부에서 릭이 제임스에게 "자네는 정말 확실히 주인공을 맡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야. 내 말은 그냥. 나도 자네 같았다는 거야."라고 말하는 장면에 공감을 느꼈다. 릭은 제임스에게 지금이 바로 자신을 위한 시간이며, 이 순간을 고맙게 여기는 것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 이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과거를 되돌아보며 릭이 배우로서 자신에게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웨스턴 TV쇼 스타 '릭 달튼'과 그의 친구이자 오랜 대역 배우인 '클리프 부스'가 할리우드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아내어 흥미롭다. 뿐만 아니라 이 소설에서 자니로 분한 트루디가 릭에게 전하는 말은 배우란 무엇인가를 질문하는 내용으로 깊은 여운을 남긴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이 소설에 등장하는 배우 릭 달튼 캐릭터를 통해 영화계에 공헌한 배우들을 위한 헌사를 바친다. 이처럼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1969년 할리우드의 모습을 쿠엔틴 타란티노의 시선으로 그려낸 소설로 인상적이다.

"두 배우 사이에 침묵이 잠시 흐른다. 그리고 더 젊은 배우가 말한다. "와, 배우라는 직업은 굉장하지 않아요? 우리는 정말 운이 좋아요. 그렇죠?"

10년 만에 처음으로 릭은 자신이 얼마나 운이 좋은지, 얼마나 운이 좋았는지 깨닫는다."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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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의 기술 - 세상을 움직이는 거짓말쟁이들의 비밀
마셀 다네시 지음, 김재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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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을 선동하는 거짓말의 기술을 제대로 파악하여 맞설 수 있는 지혜를 일깨워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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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의 기술 - 세상을 움직이는 거짓말쟁이들의 비밀
마셀 다네시 지음, 김재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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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의 기술>의 저자 마셀 다네시는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오이디푸스 왕으로부터 시작해 거짓말과 권력이 결합하는 모습을 최초로 제시한 마키아멜리의 '군주론', 대중을 통제하는 기술과 빅 브라더의 시대를 통찰한 조지 오웰의 '1984' 등의 다양한 문헌과 히틀러, 무솔리니, 트럼프 등 역사 속 거짓말쟁이 군주들을 분석함으로써 현대 사회를 지배하는 거짓말의 기술을 전격 해부한다. "대안 사실"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은 허풍, 날조와 조작으로 역사를 호도하는 '작화', 오늘날 온라인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가짜 뉴스', 타인의 정신을 지배하고 인식을 왜곡하는 '가스라이팅' 등 저자가 손꼽는 거짓말의 기술들은 그 자체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유혹의 기술이자 설득의 기술이며,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지독한 현혹의 기술이기도 하다. 거짓말이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역사를 바꾸는가를 들여다보는 과정은 결국 사람을 깊이 이해하는 과정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는 자기 통찰의 시간을 만나볼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의 첫 장을 오디세우스의 거짓말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저자는 오디세우스 이야기에서 확인할 수 있듯 거짓말을 일탈적인 습성보다는 타고난 본성에 가깝지만 오디세우스가 거짓말을 하는 방식은 평범함의 범주를 넘어선다고 이야기한다. 오디세우스는 특별한 종유의 기술을 사용해 언어와 대화를 조작하는 거짓말의 기술을 사용한다.

"옛 신화에 등장하는 영웅 중 기발한 거짓말과 속임수와 계략으로 명성을 얻은 인물이 있다. 바로 이타카의 왕이자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의 주인공 오디세우스다. 수 세기 후에 로마 시인 베르길리우스가 기록한 바에 따르면 속이 빈 목마에 그리스군을 숨겨 트로이에 잠입시키는 트로이 목마 작전을 떠올린 인물 역시 오디세우스다. 10년 간의 여정 끝에 왕국으로 귀환한 뒤에도 오디세우스는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일삼는다. 마치 참을 수 없는 충동에 휘둘리기라도 하듯 주위 사람들을, 심지어 아내 페넬로페까지도 속인다. 오디세우스의 입장에서 '말하는 것'은 곧 '속이는 것'과 같다."

저자는 이 책의 핵심 관심사는 어두운 거짓말의 기술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는 거짓말은 언어가 현실과 맺고 있는 "지시적 연결 고리"를 왜곡하면서도 해당 언어 표현이 여전히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고 이야기한다. 거짓말은 특정 언어 표현이 실제 현실을 가리킨다고 인지하게 하는 환영과고 같으며, 능숙한 거짓말쟁이는 언어적 마술로 상대의 정신을 현혹하는 환영술사나 다름없다는 저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저자는 정치이론학자 한나 아렌트는 나치즘과 스탈린주의가 동일한 사회 심리학적 뿌리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악의적인 음모론이나 거짓말이 사람들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이유가 "당신이 거짓말을 믿기 때문이 아니라, 더 이상 누구도 무엇도 믿지 않기 때문"이라고 역설한다고 말한다. 거짓말쟁이 군주는 거짓말에 진심을 담은 척하여 거짓말을 믿을 만하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기존 사회질서를 전복하려 한다.

저자는 '마키아벨리적'이라는 표현은 영어를 비롯한 여러 언어에서 거짓말쟁이, 사기꾼, 협잡꾼 등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쓰이지만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의 정치인이자 정치철학자인 니콜로 마키아벨리는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기를 원하는 지도자라면 오히려 거짓말과 속임수를 정치적 무기로서 사용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마키아벨리의 성명서아 다름없는 <군주론>의 18장에서는 거짓말이 어떻게 물리적인 힘이나 군사력보다 더 효과적인 무기가 될 수 있는지 심리적, 정치적 이유를 들어 설명한다고 이야기한다. 그 이유는 결국 거짓말이 사람들의 정신을 조종하기 때문이다.

"군주의 거짓말을 다른 무엇보다도 현 상황을 향한 분노나 반감에 불을 지필 수 있어야 한다. 이는 현실에 환멸을 느낀 사람들로 하여금 들고 일어나 군주를 옹호하게 만든다. 그들은 군주를 적들의 공격으로부터 지키고, 군주가 권력을 쥘 수 있게 돕는다. 거짓말은 사람들이 실질적인 명분이든 상상 속의 명분이든 하나의 명분 아래 결속되어 있다고 느끼게 만든다."

저자는 말재간이 뛰어난 거짓말쟁이 군주는 기만적인 언어를 사용해 사람들의 머릿속에 현실을 가리는 안개를 드리우고, 그 대신 환상의 세계를 보여주어 정치 사회에 도덕적 혼란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한다. 주된 방법은 동일한 슬로건이나 캐치프레이즈를 끊임없이 반복하여 사람들의 정신을 마비시키는 것이다. 저자는 트럼프는 자신의 담론을 정치적 올바름, 즉 PC(political correctness)에 물든 "엘리트(학작, 진보 정치인, 민주당원 등)"의 담론에 대항하는 해독제로서 제시한다고 이야기한다. 말하자면 "혁명"의 언어인 셈이며, 바로 자신들을 위한 이야기라고 느끼는 트럼프 진영 사람들은 이에 감정적 공명을 느낀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트럼프는 선거 기간 내내 일자리, 무역, 이민, 건강보험 문제를 끊임없이 언급함으로써 지지자들에게 '오직' 자신만이 "그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거짓 확신을 시켰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거짓말의 기술에 관한 논의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사람들이 거짓말쟁이 군주의 속임수에 마음과 정신을 내주는 까닭이라고 말한다. 한 가지 이유는 사람들이 때때로 사회로부터 소외되거나 배제되었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저자는 마키아벨리는 일부 사람들이 주류 사회로부터 멀어질 수 있으며, 군주의 역할은 바로 그런 사람들의 마음속에 윤리적인 수단으로든 비윤리적인 수단으로든 소속감을 회복시키는 일임을 이미 르네상스 시대부터 알고 있었던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오늘날에는 사이버 공간이 사람들의 정신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장악하고 있다고 말한다. 화면에 나타나는 내용이라면 고민과 비판을 거치지 않고 액면가 그대로 받아들여진다. 저자는 그 덕분에 트럼프의 끊임없는 말 뒤집기나 시치미 떼기를 외면하기도, 트럼프의 허풍을 수사적 전술로 받아들이기도 훨씬 쉬워졌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정치적 활동은 말뿐인 구호로 나타나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합리적인 추론을 거쳐 심사숙고한 끝에 나오는 현실 세계 속 행동으로 나타나야만 한다. 저자는 명확한 행동 없이는 거짓말쟁이 군주의 권모술수를 당해내지 못한 채 분노와 좌절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에 따르면 수사법의 부정적인 영향을 막는 방법에는 크게 진실과 논리라는 두 가지가 있고, 진실과 논리만이 거짓말의 기술을 파훼할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저자의 글에 깊이 공감한다.

저자는 조지 오웰이 1949년에 출간한 소설 <1984>에 등장하는 용어인 신어는 암울한 전체주의 사회 "오세아니아"에서 의심과 불안을 유발하기 위해 사용하는 우회적인 언어를 가리킨다고 말한다. 신어의 핵심 특징은 단어나 문장의 의미를 정확히 짚어낼 수 없는 모호성이다. 신어의 언어 표현은 현실 세계와는 연결을 끊은 채 "대안 현실"을 불러내는 것이다. 저자는 결과적으로 특정한 언어 표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최악의 경우에는 사람들이 말하는 객관적인 현실이 존재하기는 하는지 전혀 알 수 없어진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오웰의 정의에 따르면 신어는 애매모호함을 전략 삼아 기존 어웨와 문법을 재구성한 언어라고 말한다. 권력을 쥔 자들은 신어를 사용해 사람들의 정신 속에 뿌연 안개를 드리우며, 그 결과 사람들은 명료하게 사고하지 못하고 국가에 저항한다는 생각조차 갖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진실"은 언어라는 집을 빼앗긴 채 진실부 통제 아래 놓이게 된다는 저자의 글이 인상적이다.

"오웰의 소설에서는 빅 브라더라고 불리는 관리 집단이 각각의 단어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어떤 메시지를 구성할 수 있는지를 통제한다. 빅 브라더는 시민들의 말 하나하나를 감시하면서 신어의 규칙을 위반하지는 않았는지, 그리하여 소요나 반항의 조짐이 보이지는 않는지 확인한다."

저자는 1900년대 초반에 러시아의 공산혁명을 이끈 블라디미르 레닌은 프로파간다가 성과를 거두는 이유가 복잡한 사상을 이해할 능력이 없는 대중에게 교묘한 거짓말과 슬로건이 잘 먹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대중을 바라보는 레닌의 시선은 히틀러와 유사하고, 1922년 무솔리니 역시 동일한 기술을 사용해 "정말 그런 것처럼 말"함으로써 이탈리아에 파시스트 독재 정권을 확립했다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1920년대 후반에 소련을 이끈 스탈린은 프로파간다를 이용해 모든 반대를 묵살했고, 1933년 히틀러는 연성을 통해 인종차별적인 프로파간다를 퍼뜨림으로써 사람들의 편견에 불을 지폈고, 결국 독일에 나치 독재 정권을 세웠다고 말한다.

저자는 작화는 개인적 차원에서만 나타나지 않고, 특정 사회나 문화가 공유하는 인식 속에서도 쉽게 나타난다고 말한다. 이 경우 과거에 관한 이야기는 완전히 날조된 허구이거나, 거짓말쟁이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진실을 조각조각 짜집기한 모습이다. 저자는 교활한 거짓말쟁이 군주는 이와 같은 작화를 통해 사람들이 과거를 인식하는 방법을 조작하고, 그들이 자신의 목적에 따라 움직이도록 만든다고 이야기한다.

"거짓 역사는 사람들을 선동해 허울뿐인 이상을 좇도록 만들거나 거짓말쟁이 군주를 지지하게 만든다. 바로 이 거짓 이야기를 가리키기 위해 이 장에서는 '작화'라는 표현을 사용하 것이다. 요컨대 거짓말쟁이 군주는 단어의 마술사일 뿐만 아니라 숙련된 이야기꾼이기도 하다. 그는 스스로를 "슬기로운 원로" 자리를 차지할 사람으로 내세우면서 사람들이 자신을 신뢰하게 만들고, 자신이 이야기하는 역사만이 진실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작화는 특정 집단 구성원의 정신을 통제하는 강력한 수단이며, 오래 묵은 증오나 뒤틀린 신념을 정당화하는 경우 그 위력은 한층 강해진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히틀러가 퍼뜨린 아리아인 신화는 작화가 특정 집단의 사고를 얼마나 손쉽게 주무를 수 있는지 보여주는 끔찍한 사례라고 이야기한다.

"작화에 통제당한 사람들은 아리아인 신화에 들어맞지 않는 사람들과 아리아 민족이 오래전부터 품어온 역사적 숙명을 방해하는 사람들을 향해 강력한 증오를 품었다. 수단과 방법을 불문하고 "저들"을 박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치 사이에서 힘을 얻었고, 결국 인종 대학살이라는 끔찍한 참상을 낳고 말았다. 출처도 근거도 불분명한 이야기일지라도 일단 본인을 서사 속에 집어넣고 나면, 사람들은 스스로를 계속 전개되는 이야기 속의 용맹한 주인공으로 인식하기 시작한다. 이야기에 강렬한 감정적 애착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 시점부터는 이야기의 타당성에 의혹을 제기하는 일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일단 작화에 빠지고 나면 자신이 작화에 속아 넘어갔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단순한 이유 때문에 작화에서 빠져나오지를 못하기 때문이다. 사기꾼에게 어마어마한 돈을 뜯긴 사람들이 딱 이런 반응을 보인다. 그들은 사기꾼을 믿다가 모든 것을 잃었다는 진실을 마주하는 대신 애써 현실을 부정한다. 진실이 매일의 의식 속에 자리 잡지 못하도록 방어기제를 발동시키는 것이다."

저자는 프랑스의 사회철학자 미셸 푸코는 특정 사회가 패권 구도를 유지하는 주된 전략 중 하나가 "타자성"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보았다고 말한다. 즉 사회의 인종적, 민족적 특성에 들어맞지 않기 때문에 사회의 동질성이나 주류 집단의 패권에 위협이 된다고 여겨지는 존재를 공격하는 것이다. 저자는 독일의 아리아인 신화부터 시작해 오늘날 특정 인종이 미국을 파괴하고 있다는 소셜미디어의 음모론에 이르기까지, 정치적 작화의 목표는 늘 타자성을 공격하는 것이었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작화가 수많은 거짓말의 기술 중에서도 유독 효과적인 기술임을 강조한다. 작화는 사람들의 분노를 부추기며, 복잡한 사회문제에 단순한 해결책을 약속한다. 트럼프는 이민자와 소수자를 희생양 삼아 위험하면서도 매혹적인 구원 서사를 꾸며냄으로써, 진보 정권과 지식인에게 밀려났다고 느끼는 미국인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저자는 이렇듯 작화된 역사는 감정적으로 억눌린 신념을 건드리도록 설계되었다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작화는 거짓말쟁이 군주의 정체를 꼭꼭 숨겨주는 장치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사실이 왜곡되고 진실이 공격받을 때 감정적 불안이 야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짜 뉴스 증후군이 우리의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는 과언이 아니라고 말한다. 수많은 소셜미디어에서 가짜 뉴스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사실상 매순간 가짜 뉴스 증후군이 초래하는 악영향 아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저자는 진실부뿐만 아니라 누구든 언제 어디서나 허위 정보를 퍼뜨릴 수 있는 시대가 오고 만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알고리즘 하나만 건너면 누구나 거짓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사이버 공간에서는 진짜와 가짜, 사실과 대안 사실,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있다."

저자는 "가짜 뉴스"란 주류 언론 매체나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전파되는, 고의로 지어낸 허위 정보를 가리킨다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는 "고의"라는 표현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사실을 해석하거나 제시하는 과정에서 실수는 발생할 수 있으며, 그러한 실수에서 나온 허위 정보는 고의적으로 계획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저자는 허위 정보를 계획적으로 꾸며내는 언론은 황색 언론이라고 이야기한다. 설령 잘못된 정보라는 사실이 드러나거나 그로 인해 문제 제기를 받아도 황색 언론은 결코 정보를 바로 잡지 않으며, 오히려 거짓을 "합리화"하기 시작한다. 저자는 설령 비판적인 사고 능력을 갖춘 사람일지라도 가짜 뉴스의 양 자체가 폭발적인 수준이기 때문에 부정적인 영향을 피하기가 어렵고, 정보량 자체가 포화 상태에 이르러 눈앞에 있는 정보에 어떤 함의가 담겨 있는지 판단할 여력이 없다고 말한다.

저자는 르네상스 시대의 철학자 에라스뮈스는 "인간의 정신은 진실보다는 거짓에 훨씬 취약"하다고 말했다고 이야기한다. 우리 모두가 거짓말쟁이 군주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 그는 우리의 인식에 혼란, 착각, 의심을 불러일으키고 마음에 공포, 증오, 분노를 일깨우는 언어를 사용해 정신을 통제하여 신뢰, 지원, 옹호를 얻어낼 줄 아는 능수능란한 거짓말쟁이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가 사용하는 언어의 의미적 성분이 우리 무의식에 닿으면 마치 화학반응이 일어나듯 명료한 사고 능력과 비판적 판단 능력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는 교활하고 기만적인 거짓말쟁이가 초래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영향 중 하나는 현실을 의심하거나 거짓을 진실인 양 무분별하게 받아들이는 정신 상태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흔히 "가스라이팅"이라고 부르는 기술로 은유적인 언어나 위선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거짓말쟁이의 목표는 독창적인 언어적 술책으로 사람들의 현실 인식을 통제하여 자신이 보도록 허락하는 것만 보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가스라이팅 가해자는 누가 거짓말에 문제를 제기하면 부인과 비난의 수위를 한껏 높이고 거짓말을 보강하여 반대 증거를 무마시켜 결과적으로 의심과 혼란은 가중된다고 이야기한다. 결국 가스라이팅이란 의도를 영악하게 돌리거나 교활하게 비꼬아 말함으로써 사람들이 거짓을 진실로 믿게 만드는 이중 언어 술책이라는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

"직접적으로 지칭하는 대신 도그휘슬(개 호루라기 소리는 개만 알아듣는 것처럼, 자기 집단만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해 극단적인 입장을 숨기는 정치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가스라이팅의 핵심 전략이다. 거짓말쟁이가 사용하는 기술이 대부분 그렇지만 도그휘슬 역시 V에 대해 말함으로써 A를 떠올리게 만드는 일종의 이중 언어에 해당한다. 예커대 트럼프의 장벽 비유는 피상적인 차원에서는 국경 치안(B)을 염두에 둔 표현 같지만, 심층적인 차원에서는 외국인 혐오(A)를 부추기는 표현이다. 이와 같은 이중적인 표현 때문에 트럼프는 터무니없는 말을 지껄이고도 책임을 회피할 수 잇다. 습관적으로 A 이야기를 하다가도 나중에 누가 문제를 삼으면 도리어 화를 내면서 자신은 B 이야기를 한 것뿐이라고 발뺌하면 그만이다."

"가스라이팅의 주된 전략은 문제의 소지가 있는 대상이나 주제를 직접 지칭하는 대신 돌려서 말하거나 빈정거리듯 말하는 것이다. 거짓말쟁이는 이와 같은 이중 언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해 가리키는 대상을 서로 구별할 수 없을 만큼 뒤섞어 사람들의 현실 인식을 통제한다. 사람들은 그가 하는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짐작밖에 못 하기 때문에 진짜 의미가 무엇인지 알고 싶으면 그에게 온전히 의존할 수밖에 없다."

저자는 마키아벨리가 강조하듯 거짓말쟁이 군주가 사용하는 핵심 술책은 자신의 "정체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거의 없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거짓말쟁이 군주는 겉으로는 늘 사자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늘 여우처럼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을 꿰뚫어 보는 사람이 있더라도 잘못을 부인하거나 책임을 전가하는 전략을 통해 무력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과장의 시대에는 자신이 이룬 업적을 전부 "부풀려" 말하는 트럼프가 영웅적인 인물로 떠오른다고 말한다. 따라서 팬들은 트럼프의 허풍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고, 미국의 정수를 담은 화법으로 인식한다.

"마키아벨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인보다는 결과만 바라본다고 주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역시 자신이 미국 사회를 바로잡고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약속을 지켰음을 계속 강조하는 것이다."

저자는 "저스트 두 잇"이라는 나이키 슬로건에 관한 마티 노이마이어의 고백은 바넘식 화법이 그처럼 효과적인지 명확이 드러낸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노이바이어의 고백에서 드러나듯, 진실된 과장법이 효과적인 이유는 일종의 약속을 제기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추상적인 정보를 전시하는 대신 잠재적 구매자에게 직접 다가가 말을 건넨다는 느낌을 준다. 이와 같은 화법을 일상 대화에서 접하면 우리는 스스로가 중요한 존재이며 "거창한 계획"의 일부라는 느낌을 갖게 된다. 저자는 트럼프를 비롯한 거짓말쟁이 군주들이 흔히 사용하는 과장된 수식 어구에는 "너무 많이", "위대한", "매우", "어마어마한" 등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주말에만 겨우 운동하는 나오서는 내가 선천적으로 게으른 건 아닐까 하는 의심과 나에게 실천력이 거의 없는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은 가졌어도, 딱히 내 신발 때문에 고민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나이티케어 "그냥 해봐(Just do it)"이라고 말하는 순간 무언가가 내 영혼을 들여다보는 것만 같았다. 만약 저들이 나를 그렇게 잘 이해한다면 신발도 잘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자 기꺼이 나이키에 합류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

저자는 인간이라면 거의 누구나 살짝 이득을 얻기 위해서, 또는 원치 않는 결과를 피하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지만 거짓말 장인은 흔치 않다고 말한다. 거짓말 장인은 다른 사람의 정신을 파고들어 그 정신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조종할 줄 안다. 저자는 거짓말 장인은 언어가 인간의 정신에 미치는 영향을 예리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거짓말의 "기술자"라고 부를만 하다고 이야기한다.

<거짓말의 기술>의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는 진실만이 거짓과 혐오 발언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해독제라고 말한다. 진실만이 우리의 정신을 플라톤의 동굴에서 데리고 나와 자유롭게 만들어준다는 저자의 글이 인상적이다. 우리가 거짓말쟁이에게 반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진실이 아무리 우리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더라도, 그가 악랄한 거짓말쟁이라고 당당히 외치는 것이라는 저자의 글에 깊이 공감한다.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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