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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 편의 소설이 되었다 - 위대한 문학작품에 영감을 준 숨은 뒷이야기
실리어 블루 존슨 지음, 신선해 옮김 / 지식채널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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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문학작품들을 읽고 작가들은 어떻게 이러한 작품을 쓸 수 있었을까를 생각한 적이 많다. 책 <그렇게 한 편의 소설이 되었다>는 50인의 위대한 작가들이 문학적 영감을 떠올린 바로 그 순간을 찾아간다.

 

"이 책은 작가들에게 영감을 제공한 사건이나 계기를 다루지만, 작가들 자신이 이미 훌류한 이야기꾼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들은 단순한 이야깃거리 하나를 두고도 어떻게 비틀고 흥미로운 작품으로 재탄생될 수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어쩌면 이 이야기들도 문학적 허상에 불과할지 모른다. 하지만 여기에 작가들의 창조정신이 담겨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뿐만 아니라, 이 이야기들은 도처에 영감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워주기도 한다."

 

저자는 먼저 한 번의 반짝임이 활활 타오르는 창작욕으로 이어져 불후의 명작을 탄생시킨 작품들을 소개한다.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보물섬>, J.R.R.톨킨의 <호빗>, 쥘 베른의 <80일간의 세계 일주>, 윌리엄 포크너의 <소음과 격정>,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C.S.루이스의 <사자,마녀,그리고 옷장>,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 년 동안의 고독>, E.B.화이트의 <샬롯의 거미줄>을 소개한다.

 

"참으로 신기하게도, 문학사에서 보물 같은 작품들 상당수가 평범한 일상에서 갑작스럽게 태어났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차를 운전하다가, J.R.R. 톨킨은 학생들의 시험지를 채점하다가, E.B. 화이트는 돼지 먹이가 가득한 양동이를 나르다가 작품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때로 작가들은 말하기라는 행위에서 영감을 얻어 훌륭한 작품들을 창조했다. 이것은 말에서 글로 이어지는 문학작품의 탄생과정이다. 이야기는 글로 기록되기 전에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종종 세대를 거치며 변형되기도 한다.일단 종이에 적힌 이야기는 글이라는 틀에 갇혀버리기 쉬운데,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화자가 얼마든지 변화를 줄 수 있다. 이렇듯 자유로운 말하기의 매력을 느끼고, 거기에서 작품의 영감을 얻은 작가들이 많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 것 같다.

 

"옜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택했건 스스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냈건 간에, 다음에 소개할 작가들은 이야기를 말로 풀어내는 와중에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루이스 캐럴은 어린 소녀 세 명과 함께 템즈 강을 노 저어 올라가며 '이상한 나라'를 발견했고, L.프랭크 바움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한창 말하는 가운데 엉뚱하게도 '오즈'라는 세계에 닿았다. A.A.밀른은 밤마다 아들이 누운 침대 맡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곰돌이 푸우'가 사는 집을 찾아냈다."

 

저자는 현실 속 그와 그녀의 이야기로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에드거 앨런 포의 <갈가마귀>, 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 J.M.배리의 <피터팬>, F.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를 소개한다.

 

"우리에겐 상상으로만 가능한 엉뚱한 사건들, 하지만 몇몇 작가들에게 이러한 일탈은 문학적 영감을 던져준 사람들만큼이나 생생한 현실이었다. 작품 속 인물들은 여러 명의 실존인물들을 조합하여 탄생하기도 한다. 다양한 성격과 외형적 특징의 단편들이 작가의 상상력이라는 용광로 안에서 한데 녹아 어우러지는 것이다. 하지만 가끔은 유독 한 인물이 도드라질 때가 있다. 지금부터 소개할 아홉 명의 유명한 작가들은 현실의 인물을 끈질기에 추적하여 소설 속 세계로 유인했다. 그들의 무기인 종이와 펜만으로 보기 좋게 잡아낸 것이다."

 

저자는 본인의 법을 어겼거나 타인의 범죄를 깊이 파고들었다는 공통점을 지닌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그들의 '뮤즈'는 그리스 신화의 신비로운 여신들처럼 숭고한 존재가 아니었다. 마약과 환각, 주먹다짐, 살인사건 현장....... 스스로 의도했건 아니건 간에, 작가들은 우리 같은 일반인이라면 결코 눈길조차 주고 싶지 않을 법한 어둡고 위험한 세계에 과감히 몸을 던졌다. 그리고 그 비열한 거리에서, 그들은 무한한 창조적 영감을 얻었다. 저자는 키겔 데 세르반레스의 <돈키호테>, 알렉상드로 뒤마의 <몽테 크리스토 백작>, 표도르 도스토에프스키의 <죄와 벌>, 윌리엄 S.버로스의 <네이키드 런치>,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 S.E.한튼의 <아웃사이더>, 커트 보네거르의 <제5도살장>, 트루먼 카포티의 <인 콜드 블러드>를 소개한다.

 

"문학의 영광으로 향하는 길이 늘 화려할 수만은 없는 법이다. 미겔 데세르반테스와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는 이렇듯 누추한 감방 안에서 위대한 문학작품의 기반을 마련했다. 둘 다 지독한 빈털털이 상태로 다시 자유의 몸이 되었을 테지만, 세르반테스는 스페인의 감옥에서 <돈키호테>의 씨앙을 들고 나왔고, 도스토예프스키는 <죄와 벌>의 탄생으로 이어질 작은 아이디어를 머릿속에 품은 채 좁은 감방 문을 나섰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는 별이 총총한 밤하늘을 날았다. 잭 케루악은 자동차 가속페달을 지르밟으며 미국을 횡단했다. 잭 런던은 눈 덮인 산길을 힘겹게 돌아다녔고, 허먼 멜빌은 바하마의 바다를 항해하다 고래떼를 발견했다. 가만히 앉아 잉크와 펜이 허구의 세계로 데려다주길 기다리는 대신, 이들 작가는 분연히 짐을 챙겨 스스로 위대한 여정에 나섰다. 저자는 영감을 찾아 떠난 위대한 여정의 문학작품으로 허먼 멜빌의 <모비딕>,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잭 런던의 <야성의 부름>, 조지프 콘래드의 <어둠의 속>, 샬롯 브론테의 <제인 에어>, 토마스 만의 <마의 산>, 잭 케루악의 <길 위에서>를 소개한다.

 

"짜릿한 모험을 찾아나섰건 그저 느긋한 휴가를 즐기고자 했건간에, 지금부터 소개할 작가들은 모두 익숙한 집을 떠나 낯선 곳을 여행하면서 훌륭한 문학작품을 위한 아이디어를 찾아냈다. 몇몇 작가는 새로운 환경의 낯선 매력, 혹은 어떤 장소에 얽힌 매혹적인 역사에서 문학적 자극을 얻었다. 또 다른 이들은 위험천만한 모험을 감행하다 죽음의 문턱까지 가기도 했다. 작가들의 생생한 경험은 전 세계의 선물가게를 몽땅 뒤져도 찾아낼 수 없는 귀중한 보물이었다. 그들은 세계 문학사에 길이 남을 소설작품의 재료, 즉 문학의 황금을 캐낸 것이다."

 

사립탐정이었던 대실 해밋은 자동차 추격전과 칼싸움을 벌이는 와중에 뮤즈를 만났다. 존 스타인벡은 캘리포니아의 들판에서 목장 일을 거들다가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켄 키지는 환각제 실험에 참여하면서 작품의 영감을 얻었다. 평범한 직업은 아닐지 몰라도, 생계를 위해 일했다는 점에서 이들 작가도 우리들 대부분과 같았다. 저자는 내 삶의 현장이 곧 이야기라는 작가의 작품으로 L.M.몽고메리의 <빨강머리 앤>, 가스통 르루의 <오페라의 유령>, 데실 해밋의 <붉은 수확>, 마거릿 미첼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켄 키지의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존 스타인벡의 <생쥐와 인간>, 이언 플레밍의 <카지노 로얄>, 실비아 플라스의 <벨 자>를 소개한다.

 

"생업과 집필 작업을 동시에 수행한 작가들이 있는가 하면, 일터를 떠나고 한참이 지난 후에야 펜을 들 수 있었던 작가들도 있다. 과로로 심신이 피곤해지는 일도 다반사였지만, 그런 노고가 아깝지 않을 만큼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지금부터 소개할 작가들에게 직업이 없었다면, 문학계의 전설로 남을 그들의 작품도 존재할 수 없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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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도 선택이다 - 내 인생을 바꾸는 긍정의 심리학
이민규 지음 / 더난출판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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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행복도 선택이다>는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 <실행이 답이다> 등의 저자 이민규가 제안하는 행복한 삶의 비결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저자는 책 속에서 행복한 삶을 가로막는 부정적 사고, 실패와 시련을 극복하는 긍정적 사고, 행복과 성공을 부르는 적극적 태도라는 3가지의 주제를 이야기한다. 그는 이 책은 한 번에 죽 읽기보다는 시간이 날 때마다 한 주제씩 읽고 난 다음 잠시 멈추고 생각할 시간을 갖는 것이 더 좋다고 말한다. 책을 그냥 눈으로만 보지 말고 반드시 필기도구를 손에 들고 읽기를 권한다. 읽으면서 느끼는 바를 그때그때 책의 여백에 적어두자. 저자는 불행이 선택이라면 행복도 선택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행복하기를 선택하건 불행하기를 선택하건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우리 자신에게 있는 것이라고...

 

저자 이민규는 심리학 박사답게, 책 1장에서 행복한 삶을 가로막는 부정적 사고에 대하여 심리학적 용어를 빗대어 설명한다. 내면의 대화가 운명을 조종한다는 내면적 소통, 세상이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피해의식, 누가 나 같은 사람을 좋아하겠어라고 생각하는 부정적 인지 왜곡,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는 비교의 함정,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동조 현상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내면적 소통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이를 다른 말로는 자아 커뮤니케이션 또는 내면의 대화라고 한다. 다시 말해 내면의 대화란 인간 내부에 존재하는 자아와 자아끼리 주고받는 대화를 말한다. 우리 자신이 우리 자신과 주고 받는 내면의 대화가 우리의 태도와 행동을 결정한다. 내면의 대화를 관찰하고 바꿔보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안에는 항상 서로 대립되는 두 개의 자아가 대화를 주고받는다. 부지런한 자아와 게으른 자아, 선한 자아와 악한 자아, 적극적인 자아와 소극적인 자아, 하나의 자아는 다른 자아의 생각을 강화시키기도 하고 약화시키기도 한다. 지금짜기 사용해왔던 부정적인 어휘들과 부정적인 대화들을 중단하고 긍정적인 단어들을 주고받고 긍정적인 대화를 주고받도록 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말을 많이 해주면서도 자기 자신에게는 습관적으로 부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가 분명히 알아두어야 할 게 있다. 다른 사람보다 자기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말을 들려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부정적인 성격을 바꾸려면 자기 자신에게 다음과 같이 어휘를 살짝 바꿔 말하면 된다. "소심하고, 신경질적이고, 산만하다."고 말하고 싶을 때 "신중하고, 감수성이 남다르고, 호기심이 많다."고 말해주자. 말에는 경인력이 있다. 우리가 마음속에서 주고받는 내면의 대화는 생각을 만들어내고 생각은 행위를 유발한다."

 

작가인 버니 S.시겔은 이렇게 말했다. "신의 책상의에는 이런 글이 씌어 있다. '네가 만일 불행하다는 말을 하고 다닌다면 불행이 정말 어떤 것인지 보여주겠다. 또한 네가 만일 행복하다고 말하고 다닌다면 행복이 정말 어떤 것인지 보여주겠다."

 

1장에서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바로 세상이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생각하는 피해의식의 내용이었다. 

 

의심이 많은 사람들은 세상이 항상 자신을 향해 나쁜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피해의식'이 강한데, 이런 성격특성을 갖고 있는 사람을 편집성 성격장애자라고 하며 이들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피해 의식이 강하다 : 편집성 성격장애자들은 사람들이 자기를 부당하게 착취하고 해를 끼칠 것이라고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따라서 근거 없이 주변 사람들을 의심하기 때문에 선의를 베푼 경우조차도 자기를 해치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증거를 찾아내려 애쓴다.

불신감이 강하다 : 이들은 사람들을 믿지 못한다. 상대방의 행동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숨어 있는 동기를 찾으려 애쓰며, 사람들이 자신을 무시하고 경멸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을 열어놓지 못한다 : 이들은 자신의 비밀이나 속마음을 털어놓는 것을 지극히 꺼려한다. 왜냐하면 남들이 그것을 빌미로 자신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농담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 이들은 타인이 별 생각 없이 한 말이나 가벼운 농담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농담 속에 비난하거나 경멸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해석하며 칭찬에도 비웃는 것이 아닌지 그 저의를 의심한다.

원한을 쉽게 풀지 못한다 : 이들은 모욕이나 경멸을 당했다고 판단되면 상대방을 용서하지 못하고, 한 번 원한을 품음녀 어떤 식으로든 보복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각적으로 반격한다. : 이들은 갈등상황에서 융통성 있게 대처하지 못하고 쉽게 긴장하고 표정이 굳어진다. 사소한 일로 기분이 나빠질 때도 강한 적개심을 느끼기 때문에 과도하게 분노한다.

시기심과 질투심이 강하다 : 이들은 타인의 소유에 지나친 관심과 시기심을 느낀다. 충분한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도 배우자나 연인의 부정을 의심하고 병적인 질투심을 느낀다."

 

불행한 사람은 자신이 잘못해서 일을 그르친 상황에서조차 세상이 자신을 해치기 위해 음모를 꾸미고 있기 때문이라는 피해의식을 갖고 세상을 살아간다. 이에 반해 행복한 사람들은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한 상황에서조차 애써 좋은 점을 찾아낸다. 덧붙여 세상이 자기에게 좋은 일을 만들어주기 위해 일을 꾸미고 있기 때문이라고 믿으려는 경향도 있다. 이처럼 세상이 자기를 해치려 한다는 피해의식과 정반대로, 고통을 겪을 때조차도 그것은 세상이 자기에게 좋은 일을 만들어주기 위해 일을 꾸미고 있기 때문이라고 믿는 사고방식을 '역피해의식'이라고 한다. 역피해의식이 강한 사람들은 고난에 처하더라도 그 상황이 자신에게 가르쳐주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내 전화위복의 계기를 만들어낸다.

 

저자는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질문의 3단계를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1) 이 일에서 불행 중 다행인 점은?

2) 그래도 여전히 나쁜 점은?

3)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려면?

 

책에서는 행복한 삶을 가로막는 부정적 사고 중에서 누가 나 같은 사람을 좋아하겠어? 라고 생가하는 부정적 인지 왜곡을 설명한다. "실연을 당하고 난 뒤 어떤 사람은 폐인이 되고, 어떤 사람은 시인이 된다."는 말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다고 해서, 시험이나 사업에 실패했다고 해서, 또 실직자라고 해서 모두 절망하는 것은 아니다. 누가 봐도 좌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반면에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환경에서도 절망에 빠져 괴로워하는 사람도 있다. 자주 다니다 보면 길이 생기고 길이 생기면 더 많은 사람들이 그 길로 다니듯이 우리의 마음도 자꾸 생각하는 쪽으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를 '자동적 사고'라고 한다. 그래서 부정적인 사람들은 어딜 가나 투덜거리고, 긍정적인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하던 좋은 점을 찾아낸다. 특히 우울한 사람들은 자동적으로 자신과 타인 및 세상에 대해 부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부정적 인지 왜곡'이라고 한다. 우울한 사람들은 우선 자신을 결점이 많고, 부적절하며, 무가치하게 평가한다. 불쾌한 경험을 하면 그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며 자신을 평가절하하고 스스로를 비난한다.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이나 세상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강하다. 시련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자기가 처한 여건들은 자기를 괴롭히기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생각한다. 또한 자신이 처한 어려움이나 고통이 현재로 그치지 않고, 먼훗날까지 지속될 것으로 믿는다. 실수를 하면 다른 사람들이 두고두고 기억할 것 같고, 거절을 당한 다음에는 앞으로도 계속 실패할 것 같아 다시 도전하는 것을 포기한다. 이는 다음과 같은 인지적 왜곡에 의해 만들어진다. 첫째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없거나 상반된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임의적 추론', 둘째, 한 가지 실패경험을 인생 전반으로 확대 적용하는 '과잉 일반화'. 셋째 자신의 단점은 극대화하면서도 장점은 오히려 극소화하는 '과잉 극대화', 넷째 스스로 엄한 규칙에 사로잡혀 있는 '당위적 사고'이다.

 

 

저자는 부정적 인지 왜곡을 이야기하면서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6가지 대책을 소개한다.

1) 삶이 언제나 공정하지 않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2) 불가피한 일은 받아들인다.

3) 운동을 한다.

4)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고 경쾌한 음악을 듣는다.

5) 즐겁고 희망찬 사람들과 어울린다.

6) 당연한 일 속에서도 감사한 일을 찾아본다.

 

저자는 남의 떡이 더 커보이는 비교의 함정을 이야기한다. 많ㅇ느 사람들이 사회적 비교과정에서 자신보다 타인이 갖고 있는 것을 더 높게 평가하면서 시기심과 열등감을 느낀다. 이는 우울증 같은 심리적 문제로 이어지곤 한다. 이를 '비교의 함정'이라고 한다. 법정 스님은 이렇게 말했다. "행복의 비결은 필요한 것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불필요한 것에서 얼마나 자유로워져 있는가에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위에 견주면 모자라고 아래에 견주면 남는다.' 일체유심조라는 말이 있듯이 행복을 찾는 오묘한 방법은 언제나 내 안에 있다." 행복은 이미 갖고 있는 것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저자는 비교중독의 후유증 세 가지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1) 감사 결핍증 : 항상 더 나은 사람을 의식하기 때문에 불만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타인이나 세상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고 자기 자신에게도 감사할 줄 모른다.

2) 대인관계 갈등 : 자기보다 낫다고 생각되는 사람에게는 시기와 질투를 느끼고, 더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무시하기 때문에 진실한 관계를 형성하기가 어렵다.

3) 자존감의 결여 : 항상 자기보다 더 많이 갖고 있는 사람들과 비교하기 때문에 자존감을 느끼지 못하고 짜증이 가득한 삶을 살게된다.

 

2장에서는 실패와 시련을 극복하는 긍정적 사고를 이야기한다. 다르게 설명하면 다른 일이 일어나는 설명약식, 통제감이 높아지면 수명도 길어지는 통제감의 효과, 최악을 상상하면 최선의 방법이 생기는 대비효과, 질문을 바꾸면 답이 달라지는 긍정탐구 기법, 뿌린 대로 거두게 되는 상호성의 원리를 소개한다.

 

자기 스스로 통제할 수 있을 때는 스트레스가 감소되는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통제감의 효과'라고 한다.  이 세상의 어떤 사람도 자기 주변의 소소하면서도 자질구레한 모든 환경을 통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환경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얼마든지 통제할 수 있다. 통제감을 높이려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를 고려하면서 통제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통제가 가능한 것을 통제하려고 해야 한다.

1) 자신의 태도나 행동부터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예를 들어 배우자의 성격을 바꾸기는 어렵다. 그러나 배우자에 대한 자신의 태도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따라서 관계를 개선하려면 먼저 바꿀 수 있는 자신의 태도부터 바꿔보라.

2) 좋아하는 일부터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아이들에게 계획대로 실천하게 하려면 하기 싫어하는 공부보다 노는 계획을 세우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하기 싫은 일보다는 자기가 좋아하는 일부터 통제를 시도해야 한다.

3) 타인의 평가에 너무 연연하지 않아야 한다.

 

책임이라는 말은 반응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속뜻을 가지고 있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 완전히 책임을 진다는 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어나는 일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는 얼마든지 우리의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저자는 최악을 상상하면 최선의 방법이 생기는 대비효과를 이야기한다. 처음에 가벼운 물건을 들고 나중에 무거운 물건을 을면 처음에 더 무거운 물건을 들었을 때보다 훨씬 더 무겁게 느껴진다. 이처럼 우리가 사물의 크기가 무게를 인식하는 과정에서 다른 것과 비교해 판단하고 느끼는 현상을 정신물리학에서는 대비효과라고 한다. 책에서는 역설적 의도라는 심리치료를 소개하는데, 역설적 의도란 원치 않은 어떤 상태를 회피하려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의도적으로 더 과장해서 직면하게 한 후 그 문제에서 벗어나게 하는 심리치료 방법이다. 이 방법은 불명증, 말더듬, 대인공포증, 무대공포증, 강박장애, 성기능장애 등을 치료하는 데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비극적인 주제를 다룬 영화가 관객에게 인기 있는 이유가 있다.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내내 슬픔에 젖어 눈물을 흘렸으나 극장을 나서면 괴롭고 고통스럽기보다는 왠지 후련해지고 바깥세상이 아름답게 보인다. 그것은 영화를 보는 동안 주인공이 겪는 역경이나 불행을 자신과 동일시하기 때문에 함께 울고 웃으면서 자연스레 자신의 감정을 정화시킬 수 있어서다. 아울러 주인공의 처지와 자신의 처지를 비교하면서 스스로 위안을 삼고 스스로 구원을 얻은 것 같은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갖고 있지 못한 것에 눈을 돌리면 내가 갖고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생각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것들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책 3장에서는 행복과 성공을 부르는 적극적 태도를 소개한다. 불행이란 잘못 보낸 시간의 보복이라는 빼기에 의한 더하기 원리, 미소를 지으면 좋은 일이 일어난다는 안면피드백 이론, 공감과 배려로 지지를 끌어내는 공감적 소통, 비난을 극복해야 비상이 가능하다는 전환전략, 좋아하면 판단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 뒤집기 기법을 말한다.

 

저자는 불행이란 잘못 보낸 시간의 보복이라는 빼기에 의한 더하기 원리를 이야기한다. 시간은 한정된 벽돌과 같다. 어떤 일에 다 써버리면 다른 일에는 쓸 수가 없다. 하루 24시간으로 한정된 시간을 더 많이 만들어내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중요하지 않은 일에 쓰고 있는 시간을 빼내 중요한 일에 투자하는 것인데 이를 '빼기에 의한 더하기 원리'라고 한다. 돈이란 들어오는 만큼 쓸 일이 생기고 시간 역시 남는 만큼 하고 싶은 일이 만들어지기 마련이다. 돈과 시간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미리 빼두지 않으면 중요한 데 쓸 수가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미소를 지으면 좋은 일이 일어난다는 안면피드백 이론을 이야기한다. 미소는 사람을 대할 때는 말할 것도 없고 일을 할 때도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한다. 미소 속에는 세 가지의 메시지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첫째, 만나서 반갑습니다. 둘째, 나는 당신이 좋습니다. 셋째, 우리는 한편입니다. 그래서 무슨 일을 하던 미소를 짓고 일을 하는 사람이 짜증을 내거나 이를 악물고 일하는 사람보다 성과가 더 좋을 수밖에 없다. 미소와 웃음은 저절로 느껴지는 감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미소와 감정은 의도적으로 선택하고 연습해야 하는 기술이며, 감정은 창조하는 것이다. 긍정적 감정을 원한다면 미소를 선택하면 된다.

 

3장에 소개된 실패와 시련을 극복하는 긍정적 사고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공감과 배려로 지지를 끌어내는 공감적 소통이었다. 사람들은 같은 현상을 두고도, 저마다 다르게 듣고 다른 눈으로 바라보며 다른 필터로 걸러서 생각한다. 공감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유일무이한 존재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들의 관점을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신뢰관계를 형성하고 상태방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상대방의 내적 준거체계를 가지고 그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면서 소통을 해야 하는데 이를 심리학에서는 공감적 소통이라고 한다.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하고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적절하게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자기의 행동을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는 것을 심리학에서는 자기감찰 능력이라고 한다. 자기감찰 능력이 우수한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특성을 갖고 있다.

1) 상대방의 욕구뿐만 아니라 자신의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때문에 상황에 맞게 행동을 조절할 수 있다.

2) 자신의 주관적인 감정이나 태도에 집착하기보다는 상황이 기대하는 바에 따라서 행동한다.

3) 직설적이고 노골적인 감정표현을 자제할 수 있다.

4)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의 파악능력과 전달능력이 우수하다.

5) 상대방의 감정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입장을 바꿔 생각할 수 있는 공감능력이 뛰어나다.

 

공감이란 다른 사람의 감정,신념,태도를 정확하게 포착하고,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부모에게 용돈을 언제 요구할 것인지, 친구의 부탁을 어떻게 거절할 것인지, 사랑을 어디서 고백할 것인지, 무엇을 선물해야 할지를 결정하는 것 등등, 이 모든 것이 제대로 되려면 상대방의 감정을 정확히 헤아릴 수 있는 공감능력이 필요하다. 원만한 대인관계와 개인적 잠재력의 발휘에 무엇보다 중요한 타인과의 공감능력을 증진시키려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요소를 갖추어야 한다.

1) 사람들의 감정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2) 상대방의 입장에서 감정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3)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누군가와 친하게 지내고 싶다면 그가 좋아하는 일을 해주어야 한다. 그러나 인간관계에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상대방이 싫어하는 것을 하지 말아야 한다.

 

저자는 비난을 극복해야 비상이 가능하다는 전환전략을 이야기한다. 사람들이 긍정적인 정보보다 부정적인 정보를 훨씬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은 부정적인 정보다 긍정적인 정보보다 생존에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진화과정을 통해 습득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의 비난이나 비판을 터닝 포인트로 전환시키는 것을 전환전략이라고 한다. 비난을 가장 효과적으로 잠재우는 방법은 상대방의 말을 얼른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비난에 정면으로 맞서지 않고 상대방의 의견을 진지하게 수용하는 것은 일종의 '김빼기 작전'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 싶어 남을 비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상대방의 의견을 진지하게 수용하기만 하면 대개 비난을 중지한다. 이미 욕구가 충족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계속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뭔가를 제대로 배우려면 가장 먼저 다른 사람의 비난이나 비판을 받아들이고 바보가 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목표에서 눈을 떼지 않고 가고자 하는 일에 집중하면 주변의 유혹과 비난은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는다. 대신 그 상황이 가르치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볼 수 있다. 비난이나 비판을 터닝 포인트로 활용하자. 우리를 무시하는 사람들을 대하는 가장 우아한 태도는 그들로부터 감사할 일을 찾아내는 것이고, 우리에게 상처를 입힌 사람들에 대한 최고의 복수는 그들이 틀렸음을 증명하고 그들보다 더 즐겁게 사는 것이다. 그래서 더 이상 복수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 상태에 이르는 것이다.

 

저자는 좋아하면 판단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 뒤집기 기법을 이야기한다. 어떤 사람이 좋아지면 그 사람이 하는 말과 행동은 말할 것도 없고, 관련된 사물까지도 좋아지게 되는 데 이걸 심리학에서는 '감정전이' 현상이라고 말한다. 사람은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며, 좋아하면 상대방을 판단할 필요가 없다. 좋아하는 사람이 하는 말은 무조건 따르고 싶어지는 게 사람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누군가를 설득하려면 그 무엇보다 그를 먼저 좋아해야 한다. 상대방에 대한 인상을 바꾸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어떤 사람의 성격을 묘사하는 단어들을 생각해본 다음에 부정적인 내용이 있으면 그 성격을 긍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단어로 대치해보는 '생각 뒤집지 기법'을 소개한다. 상대방을 좋아한다는 우리의 진심이 제대로 전달 대었을 때, 인간관계든 비즈니스든 도저히 풀릴 것 같지 않던 문제가 풀린다.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다. 사람은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고, 좋아하면 판단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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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에 빠졌을 때
정호승.안도현.장석남.하응백 지음 / 공감의기쁨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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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우리가 사랑에 빠졌을 때>는 정호승, 안도현, 장석남 시인 세사람과 하응백 문화평론가 한 사람이 오래도록 연모해온 시에 대한 사랑의 고백이자 연애편지다. 그들은 이 책의 연애편지들은 시를 읽는 수많은 방법 중 하나이며 각각의 개성으로 시를 바라보는 눈이기도 하다라고 말한다. 

 

"자유롭게 시를 읽고 자유롭게 시를 하고해야 한다. 방향을 정해놓고 시를 읽을 필요는 없다. 인생과 사랑에 정답이 없듯 시를 읽는 것에도 정답이 없다. 시를 읽는다는 것은 가장 자유롭게 상상 속으로 빠져드는 것이다."

 

첫번째로 정호승이 사랑하는 시와 그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최승호 시인의 <자동차에 치인 눈사람>을 읽었을 때 나는 충격을 받았다. 내가 어릴 때 만든 눈사람은 햇볕이 나면 햇살에 녹아서 죽었지, 이렇게 자동차게 치여 죽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어릴 때 눈사람의 죽음에서 인간 삶의 자연스러움과 당연함을 배운 것 같다. 눈사람은 햇살이 나면 자연스럽게 녹는데, 그것은 눈사람으로서는 피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운명인 것이다. 그러나 오늘을 사는 눈사람은 차에 치여 죽는다. 이 얼마나 슬프고 당혹스러운 일인가. 눈사람마저 차에 치여 죽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 슬프다.

눈사람이 태어나지 않는 21세기. 인간을 복제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눈사람은 만들려고 하지 않는 21세기. 설혹 눈사람이 태어난다 해도 자동차에 치여 죽어버리는 그런 세기의 삶은 불행하다."

 

정호승 시인은 신경림 시인의 <봄날>에 나오는 아흔의 어머니와 일흔의 딸은 꼭 자신의 외할머니와 어머니를 보는 듯하다고 말한다. 그는 사랑한다는 백 마디 말보다 말없이 새벽에 일어나 손자가 자는 방에 군불을 지피는 것이 바로 사랑의 원형이 아닐까라고 이야기한다. 사랑은 그리 호들갑스러운 것이 아니다. 사랑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 이러한 은근한 희생을 수반한다.  

 

"나는 사랑의 가장 중요한 본질을 희생이라고 생각한다. 희생 없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희생이 바탕이 되지 않은 사랑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자기의 몸을 온통 자식들에게 먹이로 제공한 뒤 일생을 마치는 거미도 있다고 한다. 사랑에서 희생의 본질은 그런 높이까지 다다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책 <우리가 사랑에 빠졌을 때>에서 두 번째로 소개되는 시인의 이야기는 안도현이 사랑하는 시이다.

안도현 시인은 황동규 시인의 <방파제 끝>이라는 시를 이야기한다. 그는 황동규를 읽으면 시가 묘사의 양식이라는 것을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지독할 정도로 들여다보고, 냉정할 정도로 묘사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는 황동규 시인의 시를 많이 읽어보고 싶다.

 

"시를 공부하는 문학청년들이 황동규라는 이름을 통과해야 하는 이유는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시 <즐거운 편지> 때문이 아니다. 그 아릿아릿한 연가풍의 시를 읽는 일도 즐거운 일이기는 하지만, 무엇보다 황동규 시인의 매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언어의 절제력을 잃지 않는다는 점일 것이다.

문학공부한 무엇인가. 그것은 말과 감정을 절제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시를 청므 쓰기 시작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시를 고백의 양식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가슴속에 묻어 놓았던 감정의 응어리들을 백지 위로 토해 놓으면 다 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는 자아도취의 산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자기 자신한테 빠져들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냉정하게 검증해서 거기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뒤따를 때, 비로소 시는 제대로 된 꼴을 갖추기 시작한다. 무한정 고백만 늘어놓을 일이 아니라, 세상과 사물을 묘사하는 법을 연마하는 게 중요하다."

 

안도현 시인은 1997년에 나온 미당의 <80소년 떠돌이의 시>를 이야기한다. 그는 이 시의 감동은 시집의 제목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여든을 훨씬 넘긴 노시인이 놀랍게도 소년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데고 온다고 말한다.

 

"미당의 오감은 날이 갈수록 소년을 닮아간다. 어른은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세상사에 대해 이것저것 따지고 분석하는 사람이다. 소년은 단순하게 세상을 읽으려고 한다. 삶의 갈등과 고뇌에 물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근래 미당의 시에 나타나는 단순성은 이 세상을 한 바퀴 휘휘 돌아본 뒤에 마침내 다다른 시선의 경지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문학과 인생의 산전수전 끝에 미당은 천진함이라는 새로운 문학적 눈을 갖게 된 것이다." 

 

책 <우리가 사랑에 빠졌을 때>에서 세번째로 소개되는 시인의 이야기는 바로 장석남이 사랑하는 시이다. 책을 읽으면서 장석남이라는 시인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그의 글에서 느껴지는 감성과 스타일이 매력적이다. 어딘가 모르게 나와 닮아있는 감성을 발견한다.

 

"누구에게나 있는 것인지 모른다. 나는 숨어살기를 꿈꾼 적이 여러 번이다. 그것이 이 세상을 버린다는 것을 뜻하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아무튼 숨어사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가장 아름다운 삶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터다.

그렇다면 나는 어디에 나서보았단 말인가. 물론 그렇지는 않다. 그러나 가족을 포함해 사회적인 위상이라는 것은 작든 크든 있게 마련이어서 그 안에 한 개인의 일은 늘 얽혀 있게 마련이다. 내가 숨어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러한 위상에서도 좀 작게, 조그맣게 되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저 도잠의 귀거래를 운운할 만한 것은 못 된다. 그러나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요 어쩌면 그렇게 한다는,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더 큰 사회적인 의미망 속으로 깊이 얽혀드는 사회가 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내게는 아주 먼 이야기처럼 생각되었던 사랑이라는 것이 어느 순간 내게 와서 끊임없이 말을 걸고 있습니다(말을 거는 것이 누구인지 나인지 당신인지 사랑이라는 건지 알 수 없습니다) 내게는 그런 운명이 평생 없을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도둑처럼 내 안에 들어와 나가지 않고 벌써 몇 달째 살림을 살고 있습니다. 듣던 음악도 그전에 듣던 음악이 아니고 바라보는 책상 모서리도 예전의 책상 모서리가 아닙니다. 생전 처음 보는 나 자신의 모습을 볼 때가 많습니다.

이즈음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합니다. 당신이 걸어오는 말소리가 귓속에서 바람에 시달리는 전선줄처럼 웅웅거리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자세히 들어보면 엄밀하게는 당신이 걸어오는 말은 아니지요. '내 속에 들어온 당신'의 말이지요. 그 말에 나는 아무런 응답도 할 수 없습니다. 우선 무슨 뜻인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저 한참을 멍하게 앉아 있곤 합니다.

순리에 대한 발견의 서글픔이요, 순명에 대한 발견이 설움인지도 모릅니다. 사랑의 문제도 그런 건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왠지 나는 당신과의 만남을 그저 순명으로만 돌리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가 사랑에 빠졌을 때 그저 우리는 강가에 가서 안ㅇㅈ아 있는 수밖에 다른 도리란 없는 건인가요. 정말 그런가요. "언덕에 서서 내가 짐승처럼 서러움에 울고 있는 그 까닭은 강물이 모두 바다로만 흐르는 그 까닭만은 아니"겠습니다."

 

장석남 시인은 김수영의 시 <거미>를 이야기한다. 김수영이 말하는 고뇌가 인간의 보편적이고 내밀한 공간으로 동시에 육박해 들어간다.

 

"김수영이 사랑에 대해 직접적으로 이야기한 시는 발견되지 않는다. <거미>는 아마도 김수영의 시들 중에서 가장 개인적인 시에 속하게 될지 모른다. 그러나 그 개인적이라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김수영에게 가장 깊고 내밀한 세계라고 말할 수도 있지 않을까. 사랑에 관한 한 김수영의 이 관찰과 경지는 더 이상 찾을 수 없을 만큼 간절한 경지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사람의 생에서는 누구나 몇 번쯤 사랑에서는 다른 무엇에서든 거미가 된다는 것을 안다는 것은 또한 얼마나 비극인가. 나도 거미다!"

 

장석남 시인은 오규원 시인의 <분식집에서>라는 시를 이야기한다. 틈이 생긴 사랑 때문에 낙태를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그 사랑이라는 것의 뒷맛이란 더할 수 없이 을씨년스럽다. 그것은 마치 폐허의 공토에 모여 수런대는 찢어진 비닐 봉지들의 집회 현장을 바라보는 느낌과도 흡사한 무엇일 것만 같다. 장석남 시인은 이 시를 매우 슬프다고 말한다. 이 시의 제목은 소박하기가 이를 데 없어서 눈물 겨울 지경이라고 말한다.

 

"창백한 여자의 얼굴을 두 손으로 받쳐들고 무중력 상태의 공중을 가듯 아무 말이 없이 걸어가는 거리. 결론도 없는 회의의 침묵. 이 세상 전분에 대한 죄책감. 절망이란 이 세상 전부에 대한 죄책감의 다른 이름인지도 모른다. 그것을 일러 '꽃피는 절망'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오규원 시인의 <분식집에서>에는 맨 끝에만 마침표가 찍혀있다. 이상한 것은 그렇다면 왜 다른 마침 부분에는 그 점을 찍지 않고 맨 끝에만 찍은 것인가. 나는 절망이라는 단어에 혐의를 둔다. 그것은 내 착각일 수 있지만 미안하게도 즐겁다. 왜 미안한가. 절망에게 즐겁다고 해서다.

'나'는 계단 위에 오래 앉아 있는 사람이다. 그는 내려가는 것이 희망인데 무엇이 내려가지 못하게 하는 것일까. 그것은 내가 보기에 계단 그 자체다. 그 위태로움. 계단은 상징적이든 지시적이든 오르내리는 인간의 편리의 산물인데 한 번 오르기 시작하면 목적한 바까지 끝까지 올라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지금 끝까지 올라가지 못하고, 아니 끝까지 올라가는 것을 포기하고 차라리 내려가는 것이 희망이다. '나'의 삶은 계단 위에(이 계단은 급경사의 계단이다!) 오래 앉아 머물고 있는 위태로운 삶이다. 삶이 힘에 겨우면 가벼워져야 한다.

나무는 그 성장을 위한 자본인 나뭇잎이 무겁다. 당연히 그 나무는 바람이 불어 나뭇잎이 떨어지는 것이 희망이다. 반대로 바닥에게는 낮은 창문도 희망이다. 여러 희망이 서로 상승과 하강의 이미지로 섞여 있다.

그렇다면 이 도시의 분식집에서 만나는 희망들이란 어떤 것들인가. 그것은 떼어버리는 것이 희망이다. 낙태를 하고 분식집에 와서 라면을 먹는 아이는 불량하고 몸 생각을 안해서 라면을 먹는 것이 아니다. 돈이 없어서 먹는 라면일 수 있다. 어제까지만 해도 몰랐던 여자와 아침까지 잔 남자아이는 진짜로 모르던 여자가 아니고, 한 진지한 여자로서, 말하자면 한 여자를 발견한 그래서 새롭게 보이는 여자와 아침까지 잔 남자이다. 그들이 낙태를 한 것은, 그들이 그 지경에까지 이른 것은 그 둘 사이의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 둘에게 닿는 사랑이 너무나 척박해 생긴 그런 지경인 것이다. 그들은 낙태를 할 정도로 애정에 굶주린 영혼들인 것이다. 그들의 희망은 꽃피는 절망이다. 그들에게 이 도시의 라일락꽃은 절망일 수밖에 없다. 웃는 꽃이 아닌 우는 꽃, 시든 꽃은 빨리 떨어져야 하는데 바람이 불지 않으니 그걸 보는 것도 난감하다."

 

책 <우리가 사랑에 빠졌을 때>에서 네번째로 문학평론가 하응백이 사랑하는 시를 이야기한다.

 

문학평론가 하응백은 이성복 시인의 <편지,1>에 대해 말한다.

 

"첫째 의미 문장 '처음 당신을 사랑할 때는 내가 무진무진 깊은 광맥 같은 것이었나 생각해 봅니다'부터 생각해보자. 대개 사랑에 빠진 연인은 상대에게 무엇이든 주고 싶다. 친구 사이라면, 대개 주고받기의 관계다. 오늘 내가 짬뽕을 사주었다면, 내일 너는 나에게 짜장면을 사주어야 한다. 오늘도 짬뽕을, 내일도 짜장면을, 모레도 볶음밥을 내가 너에게 사주어야 한다면, 나흘 후에는 나는 너를 만나지 않겠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이라면 그렇지 않다.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또 그다음 이어지는 수많은 날도, 아무리 주어도 아깝지 않다. 그래서 시인은 '무진무진 깊은 광맥'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세상일이 다 그렇다 영원히 변치 않는 것은 없다. 사랑도 그렇다. 사랑도 변한다. 여러 가지 이유로 사랑은 어려워진다. 내가, 혹은 당신이 변할 수도 있고, 궁합이 맞지 않다고 헤어짐을 강요당하는 수도 있고.... 그래서 시인은 '당신 사랑이 어려워지고'라고 표현한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이 혹은 당신이 나를 사랑하는 것이 다 어렵다. 시인은 괴롭다. 기껐 내 사랑이 이 정도라니. 시인은 훌쩍 여행을 떠나본다. 이때 여행이란 당신에게서 벗어나기지만 한편으로는 현실에서 벗어나 당신에게 가까이 가기다.

옆에서 보면 사랑은 다 그렇다. 측은하고 유치하고. 그러나 자신이 해보면 또 다 그렇다. 위대하고 결정적이고 운명적이고... 사랑은 불연속적인 두 개체가 하나로 합치는 것이다. 이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지만 혼자 있는 것도 불가능하다. 심심하고, 외롭고, 허전하기 때문에. 그래서 하나에서 둘로, 둘에서 하나로, 오락가락하다가, 그 힘든 시소놀이를 하다가 사람은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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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탈적 금융 사회 - 누가 우리를 빚지게 하는가
제윤경.이헌욱 지음 / 부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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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약탈적 금융 사회>의 저자는 빚 때문에 좌절하는 수많은 사람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빚을 진 자신을 책망하고 좌절하는 것이 아니다. 빚을 지고 연체에 허덕이는 사람들을 향하는 비난 대신, 못 갚는 것을 안 갚는 것으로 간주하는, 못 갚을 만큼 빌려 준 자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는 지금의 잘못된 사회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과도한 빚을 권하는 것은 그 자체로 약탈적이라고 명시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돌려받겠다는, 약탈이 허용된 사회에서나 볼 법한 채권자의 탐욕이라는 것이다.

 

"빚을 내서 투자하지 않으면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시킬 수도 없고 노후는 비참해질 것이라 믿게 만들었다. 이자율이 낮아 저축하면 손해지만 빚을 내서 투자하면 그것이 지렛대가 되어 부자가 될 것이란 달콤한 거짓말도 끊임없이 들었다. 현금을 쓰면 손해, 신용카드를 이용하면 혜택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월급날마다 카드 결제액으로 뭉칫돈이 빠져나가 허탈해졌다. 빚을 갚느라 생활비가 부족해도 위험 신호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저 빚을 내서 충당하면 된다고 여겼다. 이자가 점점 생활을 조여 오면서 빚이 폭탄으로 변해 가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조금씩 공포에 길들여져 갔다. 오로지 빚을 갚기 위한 노동과 시간에 갇혀 자존감과 이타심을 버리기 시작했고 시민 의식은 실종되었다. 내가 아파트 한 채로 벌어들이는 돈이 사실은 다른 사람들이 지불하는 비용이라는 것쯤은 굳이 신경 쓸 일이 아니라고 여기게 되었다. 서로를 착취하더라도 그저 돈 벌어 나만 부자가 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책 <약탈적 금융 사회>는 1부 대한민국은 채무 노예사회, 2부 약탈적 금융과 그 공조자들, 3부 99퍼센트의 채무 해방을 위해라는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책 1부에서는 채무자의 진짜 이름은 노예, 빚은 자기 책임이라는 가혹한 이데올로기라는 주제를 이야기한다.

 

가계 부채 1000조 시대를 '하우스 푸어', '전세 푸어'. '학자금 푸어', '워킹 푸어' 등 온갖 푸어 시리즈가 채우고 있다.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하려면 빚에 의존해야 하고 그 빚에 따라붙는 이자를 감당하느라 돈을 벌어도 생계에 허덕이는 푸어족이 거의 모든 계층에 있다. 원금은 상환하지도 못하고 이자만 납입하며, 심지어 기존 대출 이자를 내고 나면 생활비가 부족해 다시 돈을 빌리는 '생계형 대출' 가구가 늘고 있다.

 

"빚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상식은 '반드시 갚아야 할 것'이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채무 상환을 못하는 것은 딱하지만 애초에 상환 능력을 초과해 돈을 빌린 것이 아니냐는 따가운 눈총을 거두지 않는다. 그런 상식이 바탕에 깔려 있어 채권 추심이 기본적인 인권을 침해하는 것조차 모른 척한다. 채무자는 상환 능력이 있을 때는 금융 회사의 고객이지만 상환 능력을 상실하자마자 노예나 다름없는 처지로 전략한다."

 

채무자를 노예 의식에 가둬 버리는 이데올로기는 가혹하고 부당한 빚 독촉을 받거나 채무불이행에 따른 사회적 제재를 당하는 당사자들조차 부당하다고 여기지 못하게 만든다. 채무자들은 과도한 빚으로 신음하게 된 상황을 부끄럽게 여기거나 죄의식까지 느껴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구제 제도를 이용하는 것마저 망설인다. 상대적으로 채권자는 언제나 당당한 강자이다. 분명 능력 이상의 빚을 공급한 채권자에게도 문제가 있는데, 자기 능력만큼만 빌렸어야 한다며 채무자에게만 가혹하게 책임을 묻고 있는 상황이다.

 

"폭풍이 칠 때 입산 금지 조치를 취하는 것과 반대로 금융시장은 위험에 대한 판단을 개인에게 전적으로 내맡기면서 책임 또한 철저히 개인에게만 따져 묻는 구조이다. 그에 따라 '자신의 신용도를 스스로 평가해 갚을 수 있을 만큼만 돈을 빌려야 한다'는 생각이 상식처럼 굳어져 있다. 만약 상환 능력을 뛰어넘는 돈을 빌려서 갚지 못할 경우 그 책임은 순전히 채무자의 몫이다. 지나치게 가혹한 빚 상환 강요조차 당연하거나 어쩔 수 없는 사회적 처벌 정도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것은 옳고 그름을 떠나 일종의 이데올로기로서 사회적 프레임 안에 확실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죄의식과 부끄러움, 패배감처럼 모든 문제를 내 탓으로 여기게 만드는 자유 시장 이데올로기가 바로 그것이다."

 

저자는 약탈적 금융이 만든 '내 탓' 의식을 이야기한다. 경제적 결과에 과도한 자기 책임 의식을 부여한 탓에 의도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채무자의 패배감과 자기 책임 의식은 금융 앞에서 극에 달한다. 저축은행 사태는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 수준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 온갖 부정부패와 부조리, 권력과의 결탁 문제가 결합된 결과물이다. 그런데도 금융권에서는 모든 책임을 투자자 개인에게 돌리고 있다. 이 같은 '내 탓' 논리는 그간 금융회사들이 언론을 통해 끊임없이 사람들을 학습시킨 결과이다. 금융권이 불완전 판매 책임에서 자유로워지려고 사람들에게 '내 탓' 이데올로기를 주입시켜 온 것이다.투자 실패, 채무 상환 등 모든 책임을 금융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금융회사에만 철저히 유리한 지금의 시스템은 결코 공정하다고 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을 바꾸려면 무엇보다 금융 소비자의 의식이 깨어야 한다. 자신도 언제든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자각하고 연대 의식을 가져야 한다. 금융회사가 망하면 큰일이라는 학습된 의식을 버리고 '소비자가 먼저'라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금융 소비자를 보호하는 길은 길게 보면 금융회사의 건전성에도 이바지한다. 소비자의 과도한 자기 책임 의식이 금융회사의 도덕적 해이를 불러왔기 때문이다. 당장 멀쩡해보이는 자신의 금융 상품부터 살펴보자. 제대로 알고 가입한 것이 몇 개나 되는가? 내가 선택한 금융회사는 파산하지 말라는 법이 있는가? 금융의 맨 얼굴을 가리고 있는 것은 우리 안에 잠재되어 있는 과도한 자기 책임 의식이다. 진짜 도둑에게 날아가야 할 화살이 자신을 향하도록 방치한 사이 약탈적 금융은 최소한의 양심마저 저버리고 소비자 책임 뒤에 숨어 있는 상황이다.

 

"신경경제학 분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에게는 계획하는 자아와 행동하는 자아, 두 가지의 자아가 있다. 계획하는 자아는 이성적, 분석적이며 자신의 장기적인 번영을 위해 노력한다. 이에 비해 행동하는 자아는 감정적, 즉각적이며 유혹에 쉽게 노출된다. 사람은 이 두 가지의 형태의 자아가 내리는 명령에 의해 주어진 정보를 처리하고 의사 결정을 내려 행동한다. 예를 들어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겠다고 생각할 때 알람을 맞추는 것은 계획하는 자아, 끄고 다시 자는 것은 행동하는 자아의 영향이라고 한다.

빚이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진 현실을 부끄러워하고 파산이나 워크아웃 같은 구제 제도를 이용하는 데 죄의식을 느끼는 것은 바로 감성적이고 연상적인 자동 시스템, 즉 행동하는 자아의 명령에 따른 것이다. 빚을 지고 제때 갚지 못하면 금융권에서는 이미 연체료라는 징벌적 요금을 부과한다. 이처럼 금전적 불이익을 당하면서도 죄의식이나 부끄러움까지 느끼는 것은 이중부담이다."

 

저자는 금융기관의 탐욕과 약탈 해위에 대응하기 위해서 금융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금융기관은 그 이름에 걸맞게 공적 통제를 받아야 한다. 공적 통제의 첫걸음은 배당 제한이다. 장사가 잘된다고 이익을 대부분 주주에게 배당하는 행태를 제한해야 한다. 수익은 주주 주머니로 다 들어가고, 통제되지 않는 위험으로 망할 정도가 되었을 때는 국민이 손실을 부담한다. 저자는 주주 유한책임의 원칙을 관철시킬 수 없는 금융기관은 금융 소비자가 주인이 되는, 공적 통제를 받는 조직체로 거듭나는 게 맞다고 이야기한다. 자본주의 본산인 미국에서 월가 점령 시위대가 자발적으로 만들어져 금융기관에 책임을 묻고자 요구하는 세상이다. 그 변화는 채무자에게만 과하게 도덕적 책임을 묻는 주입된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금융은 경제의 혈맥이다. 현대사회에서 금융이 없는 경제는 상상할 수 없다. 금융에 문제가 생기면 경제 위기가 발생하고 삶이 파괴된다. 따라서 금융회사는 주식회사이기는 하지만 자본주의 원칙인 자기 책임의 원칙과 주식회사 제도의 기본 원칙인 주주 유한책임의 원칙만을 적용할 수 없는 조직체이다."

 

책 2부에서는 약탁적 금융과 그 공조자들이라는 주제로 우리는 언제부터 빚의 노예가 되었나, 채무 노예를 만드는 약탈자들, 서민 두 번 죽이는 파산,회생,워크아웃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약탈적 금융 행위는 칼든 강도보다 훨씬 더 무서운 존재이다. 채무자의 상환 능력을 고려하지 않는 대출은 가계 파산은 물론 국가 경제 전체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점은 약탈 행위가 전혀 약탈인 줄 눈치채지 못하게 교묘한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광고와 언론, 대형 마트와 백화점, 인터넷 쇼핑몰과 블로그 마케터, 우리 주위를 에워싸고 있는 '숨어 있는 설득자'들은 기어코 엄마들의 주머니를 터는 데 성공한다. 그 주머니가 넉넉하다면 엄마들의 과시적 모성을 탓할 필요는 없다. 우리 아이들은 태어나자마자 엄마의 과시적 모성을 충족시켜 주려고 생애 첫 이동 수단부터 '빚'으로 소유한다. 문제는 어린 시절의 소비 형태가 성인이 되었을 때까지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의 경험은 단지 브랜드 소비에만 국한되지 않고 소비 결제 및 금융 이용 방식에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어린 시절 부모가 카드 결제와 빚에 의존하는 모습을 간접 경험했기 때문에 소비 욕구를 충족시키는 신용카드 결제가 고정관념이 되어 버릴 위험이 크다. 대학생이 되면 빚에 의한 소비를 별 부담 없이 받아들이던 데서 벗어나 빚 갚기와 밥벌이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미래를 구체적으로 실감하게 된다. 당장 대학 문을 나서면 청년 실업이라는 매서운 칼바람을 맞으며 뚜벅뚜벅 걸어가야 하는데 등에는 빚짐까지 짊어졌다. 요람에서 일어나 혼자 앉을 만큼 자라면 수입 유모차를 타고, 학교에 들어가서는 노스페이스 점퍼를 교복처럼 입다가, 이제 교통카드 기능이 포함된 체크카드를 지갑에 넣게 된 20대들은 빚을 내지 않으면 숨만 쉬고 살아야 한다는 개그 소재 같은 혈실만 일찌감치 확인할 뿐이다. 그러나 학자금 대출은 서막에 불과하다. 결혼과 동시에 집을 구하고 자녀 출산 및 양육, 교육 비용을 감당하려면 다시 빚의 사이클에 올라타야 한다. 부모가 물려준 빚이 자녀의 빚으로 이어지는 야만적인 빚의 대물림 구조에 갇혀 버리는 것이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이웃을 안타깝게 여겨 아무 대가를 바라지 않고 돕는 일을 우리는 자선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갚을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을 분명히 알면서 굳이 돈을 빌려 준 뒤 그로부터 이익을 얻으려 하는 행위는 뭐라고 불러야 할까? 바로 약탈적 대출이라고 한다."

 

요즈음 평범한 가정의 일상은 할부와 대출, 마이너스 통장과 보험료 등 기본 생활비와 상당 부분이 금융으로 이어져 있다. 이렇게 빚이 일상화되면서 이제는 평범한 가정조차 금융 없는 생활을 상상도 할 수 없다.

 

"정수기 비데, 공지 청정기, 연수기 등 이른바 렌털 4종 세트를 사용하고 유모차를 할부로 구입한다. 유아 동화 전집과 가족 캠핑 장비를 할부로 구입한다. 매월 집에 딸린 대출금 이자로 소득의 30퍼센트 이상을 지출한다. 매주 대형 마트에 장보러 가서 20여 만원을 3개우러 무이자 할부로 결제한다. 자동차 할부금도 매달 빠져나간다. 종합보험은 기본이고 운전자 보험과 상해보험을 추가로 가입했다. 가장의 사망에 대비한 종신보험과 아이 출산에 맞춰 가입한 어린이 보험도 유지하고 있다. 휴대전화를 2년 약정 할부로 구입했고 마이너스 통장을 사용하고 있다. 아이가 자라면서 할부금과 주택 할부금은 줄지 않는데 사교육비에서 대학 등록금까지 대출금이 추가될 예정이다."

 

저자는 채무 노예를 만드는 약탈자들을 꼬집어 이야기한다. 저자는 서민을 노예로 만들고, 약탈적 대출로 집을 빼앗고, 이익은 기업에게 손해는 소비자에게 돌아가게 만드는 금융과 빚도 자산프레임이다라고 말하고 머니게임을 부추기고 빚을 내서 신용 등급을 관리하게 만드는 꼼수를 쓰는 언론과 전세금 상승을 부추기는 전세자금 대출, 대출 확대가 서민 금융 대책이라는 정부, 월급날의 보람을 빼앗고 카드론 뒤에 숨은 카드사의 탐욕, 사채와의 공생, 카드값을 갚기 위해 직장을 그만둘 수 없는 현실, 대형 마트엔 약하고 영세 상인에게 강한 신용카드의 행태를 비판한다. 

 

"약탈적 금융이란 소득 수준을 뛰어넘는 신용을 제공하는 것이다. 갚을 수 없는 줄 알면서도 돈을 빌려주는 것은 만약 갚지 못할 경우 담보로 제공한 자산을 채권 대신 회수하면 되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담보자산을 회수할 가능성이 큰 줄 알면서도 소득 수준 이상의 돈을 빌려 주는 것은 약탈적 대출이라고 부르기에 조금도 지나치지 않다."

 

저자는 책 <가난뱅이의 역습>에 등장하는 마쓰모토 하지메처럼 스스로 유쾌한 가난뱅이가 되어 보는 것도 좋다는 글귀가 인상적이다.

"격차 사회의 승자 반인 우등반을 향하느라 평생 시시껄렁한 일을 해야 하는 노예가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면서 공짜로 살아갈 수 있는 기술을 몸에 익히는 데 도움을 줄 거야."

 

책 3부에서는 99퍼센트의 채무 해방을 위해라는 주제로 빚을 갚고 싶은 사람들, 자유인으로 살기 위하여라는 내용을 이야기한다.

 

저자가 일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과 몇몇 시민 단체에서 일명 '빚을 갚고 싶을 사람들'(빚갚사)이란 이름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채무자 단체 결성을 준비하고 있다는 내용이 소개된다. 또한 참여연대, 민생연대, 금융소비자협회, 희망살림, 에듀머니, 전국유통상인연합회 등도 이전부터 '서민금융보호전국네트워크'를 결성하고 고리 사채와의 전쟁, 금융 감독 부실 지적, 금융 소비자 및 채무자 보호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왔다. 금융권의 약탈적 대출, 약탈적 금융 정보 독점 및 금리 담합 의혹 등을 비판하며 금융위원회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물론 서민 가계 안정과 보호를 위한 다양한 입법을 국회의원들에게 제안하고 있다. 

 

"개인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기는 어렵다. 그러나 사회적 약자라도 서로 연대해 힘을 모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금융회사가 유포하는 '내 탓' 이데올로기에 맞설 수 있고, 사금융업체의 비윤리적이고 비인간적인 대출 장사와 채권 추심을 막는 보호막을 만들 수 있다."

 

저자는 파산제도를 현실적으로 개선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파산 후 면책을 받더라고 불이익이 없어야 한다. 채무자에게 최소한의 자산은 남겨 주고 파산시켜야 한다. 빚을 탕감받고 새 출발하려는 과다 채무자에게 파산 제도가 진정한 전환점이 되려면 면책 결정이 신속히 내려져야 한다. 또한 개인회생으로 하우스푸어에게 희망을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채무자의 경제 여건에 맞춰 빚을 조절하는 개인 회생 제도도 좀 더 현실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우선 채무 변제 기간을 5년에서 3년 정도로 줄여야 한다. 최소한의 생계비만 남겨둔 채 모든 수입을 빚 갚는데 올인하는 채무자에게 5년은 너무 긴 시간이다. 담보대출도 구제해줘야 한다. 현재 개인 회생 제도에서는 집에 딸린 빚은 조정 대상이 아니다. 최저생계비를 뺀 나머지 소득을 모두 신용 대출 원금을 갚는 데 쏟아부어야 하는 회생 제도의 특성상 신용 대출액의 2배가 넘는 담보대출을 갚는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담보대출도 회생 대상 채권 목록에 포함시켜야 한다. 담보대출은 제외하는 지금의 개인 회생 제도가 개선되지 않으면 하우스 푸어는 실질적으로 사후 구제를 받을 길이 없다고 봐야 한다. 더불어 고질적인 빚보증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현재 과다 채무자가 채무 상환이 불가능해서 파산이나 개인 회생을 통해 면책 판정을 받더라도 보증인은 보호받지 못한다. 보증인도 파산이나 개인 회생 절차를 함께 밟지 않는 한 주 채무자가 면책되더라도 보증인은 보증 채무를 애초 계약대로 상환해야 한다. 이는 국가 경제 차원에서도 낭비이다. 보증인까지 파산으로 내몰리거나 재정 상황이 악화돼 주 채무자의 회생에 큰 악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에 주 채무자는 보증인에게 피해가 갈 것을 우려해 파산이나 개인 회생 절차를 회피하게 된다. 결국 보증인을 인질로 내세워 채무자가 채무 노예에서 벗어날 수 없게 협박하는 것과 다름없다. 따라서 주 채무자가 개인 회생을 신청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변제 계획으로 변제하지 못하는 부분만 보증인에게 청구하게 해야 한다. 이밖에도 고리 사채를 뿌리 뽑기 위해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이자제한법을 개정해 연 30퍼센트인 제한 금리를 선진국 수준인 연 20퍼센트 정도로 낮추는 것이다. 대부업체와 여신 금융기관도 이자제한법의 적용을 받게 해야 한다. 그리고 제한 이율을 넘는 고리대의 경우에는 이자 약정을 무효로 하여 이자를 전혀 받을 수 없게 해야 한다. 더 나아가 제한 이율의 2배를 넘는 고리 대출의 경우에는 채무자를 약탈하려는 의도가 명백하기 때문에 의자뿐 아니라 원금에 대한 약정도 무효화해야 한다. 불법 고리대를 추구하는 약탈자는 원금마저 고스란히 날릴 수 있다는 사회적 경고를 분명히 전달하는 것이다.

 

가계 빚 1000조원 시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재무 상태를 객관적으로 진단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가계가 1000조 원이라는 빚더미에 앉게 된 데에는 금융권의 책임이 크다. 따라서 금융권에서도 합리적인 방향으로 가계 채무가 조정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 바로 이런 중재자 역할을 하기 위해 금융복지상담센터가 필요하다. 복지가 필요한 사람에게 금융을 주는 우를 범하지 않고, 이자율만 조정해도 될 채무자를 사채 시장에서 내몰리지 않게 하고, 일부만 줄여 줘도 빚을 갚을 수 있는 사람을 파산하지 않게 하는 역할을 누군가 해야 한다. 돈에 대한 스트레스와 빚에 대한 강박 때문에 대부분의 가정이 이성적으로 재무관리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금융권 인사가 아니라 채무자와 소비자 입장에 선 전문가의 객관적인 진단에 따라 적절한 처방이 이뤄져야 한다. 물론 그와 더불어 제도 전반의 수정이 불가피하다. 파산과 회생 제도가 개정되어야 하고 공정채권추심법도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해야 한다. 우리가 비판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금융 시스템이다. 정책을 결정하는 상위의 결정권자와 부를 독점하고 있는 자본의 이데올로기 말이다. 약탈적 금융조차 시장 논리로 합리화시켜 대중을 무력하게 만드는 언론, 금융 감독 당국, 금융권 주주들과 경영 문화가 바로 우리를 빚더미에 앉힌 장본인이다. 이들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날카로워져야 할 때이다. 다른 사람들의 삶을 빚에 저당 잡히게 만듦으로써 자신들의 부를 더욱 늘려 온 그들을 향해 우리도 미국의 월가 시위대처럼 목소리를 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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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려면 함께 가라 - 피자헛, KFC, 타코벨을 성공으로 이끈 얌브랜드의 혁신 전략
데이비드 노박 지음, 고영태 옮김 / 흐름출판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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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기려면 함께가라>는 외식브랜드인 피자헛,KFC,타코벨의 모기업인 얌브랜드의 CEO인 데이비드 노박이 쓴 저서이다. 그는 혼자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강한 신념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교육 프로그램인 '함께 나아가기'를 개발했다. 이 책은 바로 '함께 나아가기'의 정수를 담은 책이다.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이기는 팀을 만드는 기본기부터, 강력한 열정과 신뢰를 심어 주고, 참여와 소통을 이끌어내며, 잠재력과 충성심을 극대화하는 활용법을 소개한다. 

 

책 Part1에서는 리더의 마음가짐으로 자기 자신이 되라, 열정적인 학생이 되라, 신뢰의 힘은 강력하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주제를 이야기한다.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은 사람들을 이끌어 가기 위해 필요한 진정성을 보여 주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자기 자신이 된다는 것은 자신에게 진실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다른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점에서 훨씬 더 복잡한 문제다. 본래의 자신을 보여 주는 것이 어려운 이유 가운데 하나는 자신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모른다는 것이다. 자신의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자신감과 지식이 필요하다. 저자는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 자신이 누구인지, 그동안 어떤 일을 해왔는지 아는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자신의 본래 모습과 타인에게 투사하고 싶은 이미지를 고민한다.

자기 자신이 되라는 말이 주변 사람이나 상황을 무시하고 무조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 주라는 의미는 아니다. 자신이 처한 환경과 상황, 주변 사람들에 대해 이해하고, 적절한 방법과 시기를 찾아야 한다. 때로는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솔직히 말하는 것이 힘이 된다. 자신을 꾸미지 않고 정직하고 개방적으로 사람들에게 다가서면 해방감을 맛볼 수 있다. 또한 리더의 솔직함은 구성원들에게 신뢰감을 준다. 그리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공개하는 리더를 위해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기여할 것이며, 그들이 곧 지지자가 될 것이다.

 

"나는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기 자신이 되는 능력을 "특별한 진정성"이라고 칭한다. 리더는 언제나 자신 있게 행동해야 하지만, 동시에 약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줄 필요도 있다."

 

열정적으로 배우는 사람은 자기 자신보다 지식과 아이디어를 우선한다. 당신이 다른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고 개방적인 태도를 보여주면, 팀원들은 더 좋은 아이디어를 당신에게 제공할 것이다. 왜 배움이 중요할까? 더 많은 것을 알수록 더 좋은 결정을 내릴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세상에 새로운 것은 거의 없다고 말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려고 굳이 애쓸 이유가 없다.리더는 직원들이 두려움 없이 의견을 말하고 공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훌륭한 아이디어들을 인정하고 축하해 주는 문화는 곧 보상과 연결된다. 또한 리더는 높은 자리에 오를수록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칭찬해 주는 기술을 가져야 한다. 칭찬은 직원들에게 자신감을 주고, 솔직하고 개방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모르는 사람을 믿을 수 없다. 신뢰를 쌓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야 하고,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어야 한다. 즉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사람들과 유대감이 돈독할수록, 그가 당신을 지지하고 도와줄 가능성도 커진다.

 

책의 Part2에서는 훌륭한 리더가 되기위한 실행의 단계를 이야기한다. Part2에서는 있는 그대로 말하라, 비전을 제시하라, 협력을 얻어내라, 이기는 조직을 만들어라, 함께 성공해야 한다는 주제를 이야기한다.

 

목표를 달성한 미래의 모습이 어떨지 상상해 보라. 설득력 있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면 더 좋은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사람들이 당신의 비전을 자신들의 목표로 체계화하면 더 많은 노력과 아이디어를 제공할 것이다. 참여 없는 헌신은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비전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목표를 달성했을 떄 얻게 되는 혜택이나 결과, 원하는 미래의 못브이다. 만일 당신이 성취하고 싶은 비전을 만들고, 함께 일할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는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목표를 달성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모든 사람들이 성공하는 문화는 만드는 것이다. 진정으로 동기를 부여하고 싶다면 모든 구성원들이 자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저자는 숫자가 아니라 사람이 기업을 움직인다고 말한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훌륭한 문화가 필요하다. 직원들이 즐거우면 고객도 행복해지고, 그 결과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게 될 것이다. 문화가 성공적인 기업이나 팀의 토대가 된다. 눈에 보이는 유형의 성과를 이끄는 것은 바로 눈에 보이지 않는 기업문화다.

 

책의 Part3에서는 리더로서 활력을 유지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Part3에서는 변화를 홍보하라, 장애를 극복하라, 인정하고 보상하라, 변화에는 끝이 없다는 주제로 이야기한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말하는가'다. 고객들에게 새로운 상품을 팔듯이 직원들에게 당신의 목표를 인식시키고 변화의 필요성을 설명해야 한다. 성공을 향하는 길에는 장애물이 있기 마련이다. 다른 사람들이 당신이 보지 못한 걸림돌을 발견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일을 올바르게 추진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측정이 필요하다.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성과에 대해 보상하는 것이 동기를 부여해 준다. 언제나 배울 점이 많고 해야 할 일이 넘친다. 변화에는 결코 끝이 없다. 끊임없는 변화가 자신을 개발하고 회사를 성장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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