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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숏컷의 기술 - 예민해서 고생해온 정신과의사가 터득한 나를 괴롭히지 않는 생각법
니시와키 슌지 지음, 박재영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4월
평점 :

정신과 의사이자 극도의 예민함으로 고생해온 저자 니시와키 슌지의 책 <고민 숏컷의 기술>은 예민한 사람들이 인생의 너무 많은 시간을 고민에 쏟지 않도록 그 시간을 단축하는 방법을 이야기한 책이다. 이 책은 실제로 효과를 본 실용적 방법과 함께 예민함을 지혜롭게 다루는 법을 따뜻한 시선으로 전한다. 뿐만 아니라 고민 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그 자리에 충실한 시간이 가득 차기를 바란다는 저자의 글이 여운을 남긴다.
이 책은 '1장 손해 보는 고민을 싹둑!, 2장 인간관계의 고민을 싹둑!, 3장 생활을 방해하는 고민을 싹둑!, 4장 이득이 되는 고민은 남겨두기'라는 4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사람에게는 당연히 저마다 다른 사정과 성격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대책을 통해 모든 고민을 100퍼센트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고민을 다루는 방식과 스트레스 정도는 확연히 달라집니다. 실제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이거나 지나치게 비관하지 않고 평상심을 유지하며 효율적으로 마주할 수 있게 됩니다. 즉, 고민하는 시간과 스트레스를 '숏컷'하듯 싹둑 자를 수 있습니다."
저자는 예민한 사람들을 방어해줄 수단은 비관도 낙관도 아닌 무난한 태도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틀림없이 잘 될 거야'나 '결코 잘 될 리 없다'도 아니고 '글쎄, 잘 될까?' 정도의 마음 상태다. 저자는 이런 마음이면 결과 역시도 무난하게 받아들이게 되고,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은 물론 긍정적인 태도가 길러진다고 이야기한다.
"'기대하지 않기'는 자전거 타기와 같다는 것을 기억해줬으면 한다. 백지 상태부터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기까지는 어느 누구든 연습이 필요하고 일정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탈 수 있으며, 이후로 타는 법을 더는 잊어버리지 않는다. 몸과 뇌에 스며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신이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을 철저히 구별하는 것이 고민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한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고 강조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바꿀 수 없는 가장 큰 존재는 바로 '다른 사람'이라고 이야기한다. 그 사람이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는 그 사람의 영역으로 내가 무얼 해도 바꿀 없다는 저자의 글에 깊이 공감한다.
저자는 예민한 사람은 상상력이 풍부하지만 이 훌륭한 자질을 많은 사람들이 손해 보는 쪽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즉, 부정적인 이미지만 부풀리는 경향이 있다. 저자는 풍부한 상상력을 역이용하는 방법으로 어떤 일에 용기를 내서 행동해야 할 때는 '다른 사람'이 돼라고 이야기한다. 예민한 사람들이 가장 잘하는 상상력으로 자기 자신을 도와 커다란 날갯짓으로 날아오르라는 저자의 글이 인상적이다.
"용기를 내야 할 때 동경하는 인물의 멋지다고 생각한 모습을 떠올리며 그대로 다라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이다. 실존하는 인물 중에 감이 잡히지 않는다면 자신만의 가상의 캐릭터를 만들어보자."
이 책에서 저자가 예민한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첫 대면'에 대한 조언을 전하여 눈길을 끈다. 저자는 상대를 첫 대면할 때 평가에 사로잡혀 경계하지 않고 다른 면도 앞으로 다양하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내가 노력해야 한다는 초초한 마음가짐을 버리고, 상대가 지루해할 것이라는 마음 속 읽기를 멈추고, 상대방의 자기중요감을 충족시키며, 말하는 양을 줄이라고 권한다. 특히,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좋은 사람이란 생각이 들면 상대방이 마음을 터놓을 확률은 비약적으로 올라간다는 저자의 글에 공감을 느낀다.
저자는 사람 많고 시끄러운 곳이 거북한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근본 개선이란 스트레스 자체를 줄이는 것이라고 말한다. 기대하지 않기ㅘ 상대방의 자기중요감 충족시키기라는 두 기술을 터득하면 쉽게 긴장하는 경향이 누그러지고 인간관계가 원활해지며 트러블이 생겼을 대는 합리적 해결책으로 시선이 향한다. 이는 스트레스 내성을 높이고 평소의 기본 컨디션을 좋게 하기 위한 기술이라는 저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예민함과 스트레스는 닭과 달걀 같은 관계다. 평소에 스트레스를 많이 느끼면 오감은 한층 더 예민해진다. 반대로 스트레스가 적은 나날을 보내며 마음이 안정적이면 조금 시끄러운 곳에 가도 타격을 덜 받는다."
이처럼 <고민 숏컷의 기술>의 저자 니시와키 슌지는 예민한 때문에 생기는 고민 시간을 줄여서 쾌적하게 살기 위한 방법들로 기대하지 말 것, 완벽주의에 사로잡히지 말 것, 무슨 일을 하더라도 스몰 스텝으로 무리하지 않고 해나갈 것, 그리고 다른 사람의 자기중요감을 충족시킬 것 등을 소개했다. 이러한 방법들의 최종적인 지향점은 자신을 소중한 존재로 여기며 살아가는 일이며, 이 책을 덮고 난 후 독자의 인생이 고민 없이 평화롭고 충만한 최고의 생이 되기를 바란다는 저자의 글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