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즈가 울부짖는 밤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32
오사카 고 지음, 김은모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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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즐겨 찾는 블로거의 추천으로 읽게 된 책이다.

 

『모즈가 울부짖는 밤』

1986년도에 쓰여진 일본의 하드보일드 추리소설로, 작가는 이 작품을 시작으로 경찰 내부의 음모를 다룬 시리즈물을 4편이나 연이어 발표했다고 한다. 

 

첫장면부터 죽어버리는 킬러와 킬러를 몰래 뒤쫒던 경찰...

그리고...

도심 한복판에서 극좌파의 폭탄테러로 용의자(가케히 슌조)와 한명의 여인(구라키 다마에)이 사망한다.

 

이야기는 이 두 건의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작가는 이 두개의 사건을 하나로 교합하려고 시도하지만 내가 보기엔 억지로 꿰어 맞춘 기색이 역력하다. 그냥 킬러의 이야기 한가지만으로 스토리를 라인을 짰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그럼,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볼까... 

같은 조직원에게 죽임을 당한 킬러는 운좋게(?) 살아나지만 그만 기억력을 잃고 만다. 그리고 경찰과 킬러가 속해 있던 우익폭력단은 킬러가 갖고 있는 사진파일을 손에 넣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작가와의 두뇌싸움은 어떻게 절벽에서 떨어진 킬러가 살아났느냐?와 사진파일이 갖고 있는 비밀이라 하겠다. 근데, 여기에는 트릭이 있다. 살아난 킬러는 킬러의 여동생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사실은 남자 쌍둥이 동생이었던 것이다. 그가 마치 기억상실증에 걸린 것처럼 꾸민 후 죽은 형의 흉내(?)을 내면서, 형을 죽음에 이르게 한 사람들에게 복수를 한다는 내용이다. 근데, 이 남자가 킬러가 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 설정이 다소 황당하다. 어린 시절 친아버지로부터 여자로 취급당하면서 성적 학대까지 받아서 잔인한 살인자의 길로 들어섰고, 또한 동생을 불쌍하게 여긴 형은 이를 방조했다니...

 

 

한편,

경찰의 음모라는 것 역시 조직 내에서 자신이 모시는 상관을 중심으로 뭉치거나 각자 자신의 이익이나 복수를 위해서 서로 견제하고 이용하는 것에 다름 아니었다.

 

정의의 상징으로 나오는 구라키 나오타케는 폭탄테러로 숨진 아내가 자신의 상사인 무로이겐과 결혼 전부터 불륜관계였다는 걸 알고는 경찰 조직에 저항하며...

공안경찰인 아케보시 미키 그리고 오스기 료타 역시 양심에 따라 움직이는 것 같지만 사실은 일개 '내부고발자'에 불과할 뿐이고...

킬러가 갖고 있던 사진 파일이라는 것 역시 어이없게도(?) 불륜 관계를 확인하는 사진일 따름이었다.

 

여기에 듣도 보도 못한 사르도니아공화국의 에체베리아대통령 암살 계획이 나오는가 하면,

무로이겐 공안부장의 사위가 에체베리아대통령에게 처형되었다는 것과 구라키 부부의 죽은 어린 딸이 실은 무로이겐과의 불륜 관계에서 태어났다는 등등...

 

'막장 드라마'의 단골 소재가 너무 많이 등장해서 진부하다 못해 살짝 짜증이 일었다.  1986년이면 20년도 훨씬 더 전이니, 그 당시에는 이런 소재들이 신선하고 충격적이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역시, 추리소설도 고전명작 아니면 최신걸작 위주로 엄선해서 읽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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