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의 아이
장용민 지음 / 엘릭시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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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다.

한국 작가가 쓴 SF추리소설은...

 

일단 이 작품은 영화시나리오를 방불케 한다. 그만큼 작품 구상부터 영화화를 감안하고 쓰여졌다는 걸 알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배경과 등장인물들 그리고 사건 등을 모두 해외로 설정하다보니 마치 외국 작품을 한국어로 옮긴 번역서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한국소설의 세계화(?)라고 해야할지...? 아니면, 허리우드식 모방이라고 해야할지... .? 판단은 유보하기로 한다. 작품의 '옳고/그름'과 '좋고/나쁨'을 따지는 건 내 몫이 아니므로...

 

소위, '궁극의 아이'란 미래를 '기억'해내는 아이를 말한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한다는 건, 미래에 살던 인물이 과거에 태어나 머리 속에 남아 있던 '기억'을 되살린다는 뜻이리라. 어딘지 모르게 불교의 '환생론'과 맞닿아 있다. 그래서 일까? 작품의 주요 스토리 라인인 '악마 개구리'일당의 이야기와 함께 곁가지(?)격으로 달라이 라마 으뜬 가쵸가 등장한다. 

  

2001년도에 있었던 9.11테러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를 미리 알고 있는 주인공이자 궁극의 아이인 신가야는 사람들에게 테러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역부족이다. 다만, 이때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서 신가야의 외침에 귀 기울여 살아남은 생존자 두명은 나중에 신가야를 위해 봉사하게 된다. 그러니까 신가야는 죽으면서 10년 뒤 미래에 일어날 일들에 맞춰 계획을 세워놓는다. 

 

끙...

과거인 중세로 건너간다는 코니윌리스의 <둠즈데이 북>에서는 인간은 설령 과거-현재-미래로 시간여행을 할 순 있지만 사실 자체를 바꿀 힘은 없다는 것으로 나오는데...

어쩌면 이게 더 과학적이지 않나 싶다. 그러니까... 만약 이미 예정되어 있던 미래를 예측하고 그 미래를 바꾸기 위해서 어떤 행동을 취한다면, 미래는 더 이상 일어났던 그대로 되풀이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즉, 신가야의 계획이 미래에 영향을 미쳤고 미래가 바뀌었으므로 더 이상 신가야가 살았던 그 미래 그대로 똑같이 미래가 펼쳐질 수는 없는 것!  

 

암튼, 각설하고...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면, 2001년 9.11테러가 일어난 직후 주인공 신가야는 앨리스라는 한 여성을 만나 닷새간의 사랑을 나누고 더 이상 악의 세력에 봉사(?)하지 않기 위해서 자살을 택한다. 홀로 남겨진 앨리스는 딸 미셀을 낳아 키우고... 미셀이 열살이 되자 신가야가 십년 전에 계획해 놓은 일들이 차례로 일어난다. 

 

그의 딸 미셀은 일곱번째 궁극의 아이였다. 그리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악마개구리 일당의 마지막 생존자 벨몽은 또 다시 미래를 엿보기 위해서 미셀을 납치한다....

 

여기에 여성 저널리스트가 등장하고.... 악의 비밀에 접근한 댓가로 9.11테러의 희생자가 되며.... 그녀의 남편이자 FBI 요원인 사이먼이 신가야의 편지를 받으면서 십년 전에 죽은 아내의 죽음에 쌓여 있던 베일을 벗겨낸다....

 

 

전체적으로 굵직한 이야기 구조는 이렇다.

스놉시스만으로도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으며 2011년 대한민국 스토리 공고전에서 최우수상을 탔다는데...

글쎄, 뭐가 특별한지 나는 잘 모르겠다. 

TV만 켜면 나오는 미드와 잊을만 하면 개봉하는 허리우드 영화와 무슨 차이가 있는 건지, 원.... 

물론, '한국 작가도 이 정도는 쓸 수 있다'라는 의미에서라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작품이 나온지 3년이나 지나서 읽었기 때문일까?

그렇다면 3년이라는 시간차가 식상함을 불러왔다는 얘기인데.... 전혀 근거없다 할 순 없겠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작이란 시공간을 초월하는 것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역시나 실망스럽다.

 

아, 호불호를 언급하지 않기로 했건만....

결국, 이렇게 마음을 또 다시 드러내고 말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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