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목적을 지닌 자는 타인과 교류하는 것을 성가셔 한다.

투신할 만한 가치가 있는 목표가 생긴 순간, 시간이 귀중해져 인간관계를 꼭 필요한 범위로 좁힌다.

고독하고 암담한 쪽은 이들이 아니라, 타인과 맺은 끈끈한 관계를 끊지 못하는 목적 없는 인간들이다. 타인과 불필요하게 교제하면서 유난히 밝은 척하거나 오기를 부리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인간들이다.


                              -마루야마 겐지,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中-



우리가 타인과 연결되어 있다는 건, 기쁨이기도 하지만 더불어 슬픔이기도 하다.

나로 하여금 말하게 하고 너로 하여금 듣게 하고... 반대로 너로 하여금 말하게 하고 나로 하여금 듣게 만드는 이 과정은 '소통'이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추구'되지만...


인간은 본질적으로 불가능한 것을 '추구'한다는 점에 비춰 볼때, 타인과의 '소통'은 어쩌면 헛된 욕망일지도 모르겠다.

타인을 받아들이기 위해 열어둔 마음의 집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추위와 더위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인간이라는 존재는...

이처럼, 연약한 실존 속에서 어쩔수 없이 상처입고 길을 잃을 수밖에 없는 건가 보다.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때론, 웃는 얼굴로...

때론, 우는 얼굴로...

때론, 화난 얼굴로...


헤매인다.






이처럼,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다르고 낯선 타인들에게 어쩔 수 없이 빚을 질 수밖에 없는 건가 보다.


그저,

각자 자신의 상처에 초연해지기 위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