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
등등...
언제부턴가 '죽기 전에.......'로 시작하는 문장이 유행하고 있다.
그만큼 절박함과 절실함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리라.
우
리는 죽음을 피할 순 없지만 평소 죽음에 대해 관조할 기회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우리는 점점 '죽음'으로부터 멀어진 듯 하다. 20세기 초만 하더라도 인간의 평균 수명은 채 50을 넘지 못했다고
한다.
질병과 굶주림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와 전쟁 등으로 그 당시 사람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죽음을 의식하며 살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도 그중 하나였다.
언
제라도 죽음을 맞이할 수 있었기에 삶은 훨씬 더 진지하고 생동감 넘쳤다. 굳이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이라고 강조하지
않아도 발딛고 서있는 모든 곳을 진심으로 사랑했으며, 자신이 하고 있는 모든 일들이야말로 죽기 전에 꼭 해야 하는 일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의 대표작 <노인과 바다>는 그의 나이 52세(헤밍웨이는 61세에 엽총
자살했다)때 쓰여진 작품으로 흔히 거장이 남긴 마지막 '스완 송'으로 불리는 명작이다. 주인공 산티아고 노인에게는 평생 동안
모험과 도전으로 일관된 삶을 추구했던 헤밍웨이의 잔영이 깊게 투영되어 있다.
멕시코 만의 늙은 어부 산티아고는 84일째 단 한마리도 낚지 못한다. 이틀 동안 망망대해에 떠 있던 산티아고의 낚시바늘을 큼지막한 청새치가 덥썩 물었다.
노인이 탄 조각배보다도 훨씬 더 큰 5.5미터짜리 청새치는 마치 노인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리 저리 배와 배위의 노인을 끌고 바다를 누빈다.
'도대체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낚싯줄을 잡은 노인의 손에서 붉은 피가 흘러 내리고 마침내 청새치는 움직임을 멈춘다.
일생 일대의 대어를 낚은 노인은 청새치를 뱃전에 묶고 항구로 돌아가는 도중 피냄새를 맡은 상어떼의 공격을 받는다. 노인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포획물을 상어떼로부터 지키기 위해 사활을 건다.
"인간은 패배하도록 창조된 게 아니야. 인간은 파멸당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패배할수는 없어."
상어떼의 공격으로부터 간신히 벗어나 육지에 도달한 노인에게는 살점 하나 남지 않은 청새치 뼈다귀뿐이었다. 노인은 비록 자신의 노획물을 지켜내진 못했지만 결코 실패하지 않았다. 포기하기 전까진 실패도 패배도 없는 법이니까...
이
작품으로 헤밍웨이는 1953년에 퓰리처상을, 1954년에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노벨문학상선정위원회는 <노인과
바다>를 '폭력과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현실에서 선한 싸움을 벌이는 모든 개인에 대한 존경심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을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노인과 바다> 를 꼽을 것이다.
죽
기 전에 꼭 만나보고 싶은 사람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산티아고'를 선택하리라.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어두운 현실
속에서도 삶에 대한 의지와 희망을 저버리지 않은 이 땅의 모든 산티아고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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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헤밍웨이를 다시 떠올리게 만든 계기가 된 사진입니다. 인터넷에 올라와 화제가 된 모양입니다.
생전 헤밍웨이에게 어떤 사람이 내기를 걸었답니다.
'가장 짧은 소설로 사람을 울리게 만들 수 있다면 당신이 이긴 거요.'
결과는 헤밍웨이가 이겼지요.
내기를 수락한 헤밍웨이는 단 여섯 단어로 가장 짧은, 그러나 가장 슬픈 소설을 지어냈습니다.
For sale : Baby shoes, Never worn.
- E. Hemingway
- 팝니다. 아기 신발, 한번도 신어본적 없음.
-어니스트 헤밍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