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옆 인문학 책상 위 교양 21
박홍순 지음 / 서해문집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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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통한 글쓴이의 사유가 돋보인다. 

학창시절 미술책에서나 접하던 명화들과 유명 화가들에 얽힌 이야기를 따라 가다보면 어느새 밤이 깊어졌다.


그림 이야기라고 지레짐작 겁을 집어 먹을 필요는 없다.

이 책은 명화 감상에 필요한 소위 미적 감수성을 발동시킬 필요가 전혀 없다. 그림 자체의 감상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그림을 통해 역사와 문학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림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역사책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다.

문자가 만들어지지 훨씬 이전부터 인류는 그림을 그려왔다.

유 희적 차원일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전달과 기록이라는 문자의 역할을 '그림'으로써 대신했기 때문이다. 그후, 문자가 발명되고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그림은 정보 전달과 기록이라는 역할에서 벗어나 보고 즐기는 심미, 예술적인 역할이 강조되었다. 특히, 사진과 영상 기술이 발달된 근현대 사회 에 들어와 소위 '추상화'가 새롭게 탄생하게 된 것도 어쩌면 위와 같은 배경과 무관하지 않으리라. 


그림과 함께 인문 교양 서적을 연결시켜 놓은 소제목을 읽는 재미도 솔솔하다.

목차만 훑어도 몸과 마음이 '무언'가로 꽉찬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그 '무언'가를 제대로 이해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저자의 깊이 있는 성찰과 사유에 공감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수준의 철학적 교양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현상과 사물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과 생각하는 연습이 부족한 현대인들이 읽기에는 다소 어렵게 느껴진다.

그런데 이상한 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겹지가 않다는 점이다.

아마도 비록 크기는 작지만 최대한 원화(原畵)에 가깝게 실어놓은 그림 덕분이 아닐까 싶다.


1 권에 머물지 않고 최근 2권까지 출판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일독(一讀)할 만한 책이다. 아니 '이독(二讀)' '삼독(三讀)'은 해야 제대로 읽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참고로, 2권부터 읽은 나로서는 1권이 훨씬 더 재밌고 쉽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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