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을 쫓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랫동안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책이다.

읽는 내내 여러번 눈시울이 붉어졌다.

퇴근길 전철안에서 솟구쳐 올라오는 뜨거운 눈물을 달래기 위해 책에서 시선을 떼고 고개를 들어올리기를 여러차례 반복해야만 했다.


읽고 싶은 책이라고 해서 모두 다 재미와 감동을 가져다 주는 건 아니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나로서는 읽고 싶은 책이 있더라도 묵혀두는 편이다.

책소개 기사나 리뷰글 등은 종종 '상업성'과 결탁되어 하나같이 작품의 장점만을 부각시키기 때문에 독자들로부터 나오는 순수한 평가를 듣기 위해서는 '기다림'이라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때론 예상보다 훨씬 더 긴 기다림이 되어버리곤 하지만....



할레드 호세이니의 <연을 쫓는 아이>는 바로 이처럼 기나긴 기다림 끝에 만나 작품이다.

공교롭게도, 한국어 발음으로 '연(kite)'과 인연의 '연(緣)'이 똑같다.

하여, 작품의 중심 모티브로 등장하는 '연(kite)'이 바바, 아미르, 알리, 하산 그리고 소랍으로 이어지는 등장 인물들 간의 '연(緣)'을 이어주는 장치로 작용하고 있다. 


이 또한 인연(人緣)이라면 인연(人緣)이 아닐까 싶다.

<연을 쫓는 아이>는 한 소년의 성장소설이자 인연(人緣)에 관한 이야기다. 그럼므로 또한 운명에 관한 이야기라고도 하겠다.

개인이 어쩔 수 없는 운명...

그러고 보면,  운명과 인연은 개인이 어찌할 수 없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것같다.  


우리는 운명을 좌지우지할 순 없지만 운명에 대해 자신이 취한 행동에 대해서는 스스로 책임을 져야한다. 


아프카니스탄에서 시아파 소수 회교도인 하자라인으로 태어난 하산과 다수파인 수니파 파쉬툰인으로 태어난 아미르...

둘은 각기 다른 운명을 타고 났지만,  운명을 대하는 자신의 태도에 마지막까지 책임을 다한다. 


책임을 다한 자의 뒷모습은 숭고하다고 했던가.

도련님이 위기에 빠진 자신을 외면하고 누명까지 씌워 쫒아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연을 쫓는 하산...

하산과 자신이 이복형제라는 사실을 알고는 탈레반에게 목숨을 잃은 하산의 아들 소랍을 입양하는 아미르...

이 둘의 모습을 통해 점점 사라져가는 인간의 숭고미를 엿보게 된다. 

감히 따라하겠다는 흉내조차 내볼 수 없는 그런 숭고함에 깊은 존경을 표하며...



그나저나 인간으로서의 숭고함보단 비열함과 나약함을 더 많이 갖고 있는 내가 최선을 다해 쫓고 있는 '연'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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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이어지는 열대야와 한두번씩 쏟아지는 스콜성 소낙비가 지나는 여름의 한가운데에서 책이 주는 감동에 오랫동안 젖어 본다.  

올해 읽은 책들 중 아니 지금까지 읽었던 책들 중 '좋은 책 10권'으로 꼽을만큼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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