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에 선 사람들 - 서럽고 눈물 나는 우리 시대 가장 작은 사람들의 삶의 기록 대한민국을 생각한다 5
제정임.단비뉴스취재팀 지음 / 오월의봄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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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가슴이 답답했다. 

그리고 맴도는 몇 가지 질문들...

 

도대체 우리 사회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과연, 대한민국은 발전하고 있는가?

미래는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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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에 선 사람들>은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재학생들이 만드는 온라인 신문 <단비뉴스>에 실렸던 특집 기사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노 동, 주거, 보육, 의료, 금융 등 우리 사회가 직면한  다섯가지 핵심 문제에 대해 젊은 예비 기자들이 현장을 발로 뛰며 취재하여 사실성을 높였다. 그리고 각 주제의 후반부에 취재 과정에서 느꼈던 점이나 향후 대책 등을 전문적이고 구체적으로 제시함으로써 '르포문학'의 한계인 대안 부재를 극복하고자 했다.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노동시장이 유연화되었고 그 결과 많은 비정규직들이 탄생하게 되었다. 기업은 정년보장과 4대 보험 등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인력파견업체를 통해 단기간 비정규직 위주로 직원을 고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청소나 관리 등등 기업 운영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조차 비정규직으로 채운 점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마 이는 노조의 우산 아래에 있는 정규직 보호를 위해 힘없는 사람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가 아닐까 싶다. 다큐멘터리 <밥, 꽃, 양>을 보면 사내식당 아줌마나 청소원 및 경비원들이 어떻게 제일 먼저 비정규직으로 내몰리게 되었는지 알 수 있다.


하기야 정부도 비용절감과 경쟁력 향상이라는 미명하에 도로 청소 등 공공 분야를 과거의 직접 고용 형식에서 외주청소업체와의 계약으로 대체하고 있는 실정이니 무한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은 말할 것도 없겠다. 중간에서 용역업체가 떼어가는 '몫'만이라도 현장 노동자들에게 제대로 지급된다면, 통상 비정규직 임금이 현재와 같은 100만원대 초반의 저임금은 아닐텐데... 정말 안타깝고 아쉽다.

 

이 밖에도 청년실업 해소의 대안으로 자주 거론되고 있는 '서비스직'은 거의 대부분 감정노동으로 고용 상태가 불안정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낮은 임금으로 청춘의 열정을 빨아먹고 있음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었다. 특히, 기자가 직접 체험한 TM(텔레마케터)의 세계를 다룬 부분은 사실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평소 텔레마케터를 자주 대하면서 느꼈던 짜증이 미안함과 안타까운 연민으로 바뀌는 계기가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공공주거 분야가 매우 취약함을 다시 한번 절감할 수 잇었다. 주거 분야뿐만 아니라 대학 교육과 의료 분야에서도 미국보다 더 '시장화'되어 있었다. 특히, 건강보험 적용률이 60%밖에 되지 않다보니 나머지 비급여 부분은 전적으로 환자 본인이 책임지는 현 의료체제는 하루 빨리 개선되어야 할 것같다. 결국 이와같은 이중구조가 민간 보험 가입을 부축여 민간 보험 회사와 병원의 뱃속만 채우고 있지 않은가.

 

교육과 의료야말로 공익성이 가장 필요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은 본연의 임무와 역할을 망각한 채, 시장경제 논리로만 접근하여 민영화시키려고만 하는데 그 대표적예가 바로 영리병원 도입이라고 한다. 특히, 대학교육은 국공립대학 비율이 매우 낮은 실정임에도 불구하고 국민소득대비(전세계 30위) 대학등록금은 미국에 이어 전세계2위라는 지적에는 정말 이 나라 정부가 과연 누구의 정부인지 묻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보육 역시 공익 사업을 위주로 하되 민간은 보조적인 역할을 담당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영유아 보육의 80%를 민간에 내맡기고 있으니,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게 아닐까 싶다. 이미 어린이 보육 시설은 정부의 예산을 따먹는 '돈벌이' 사업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보육 시설에서 보육자-어린이집 선생님-들은 또 다시 저임금에 혹사당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금융 파트에서는 '빚 권하는 한국 사회'의 단면을 고스란히 그려내고 있다.

흔히, 빚지는 사람들은 과소비를 하거나 무분별한 낭비벽이 있는 것으로 비춰지기도 하는데, 사채 등을 빌리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주택 보증금이나 갑작스런 병으로 병원비가 필요하거나 고액 등록금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러므로 다섯 가지 사회 병폐는 별개의 문제가 결코 아니며 그 해결책 역시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하겠다.

일단,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구분되는 노동시장을 '동일노동-동일임금' 하에 안정적인 고용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한마디로 우리나라의 노동자는 보호가 필요하지 않은 노동자는 지나치게 보호하고, 보호가 필요한 노동자는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는 잘못된 구조에 빠져 있는 것이다.

파견직의 선두 주자인 일본 역시 비정규직이 사회 전체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라는 인식하에 다시 과거와 같은 노동 구조로 되돌아가는 추세라고 한다. 

 

복지란 성장의 결과가 아니라 성장의 필수 요건이다.

스웨덴 독일 등과 같은 복지 선진국들은 우리보다 국민소득이 훨씬 더 낮았던 60여 년 전부터 현재와 같은 복지 제도의 틀을 마련했다. 즉, 그들 나라가 잘 살기 때문에 탄탄한 복지 제도를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라, 훌륭한 복지 제도를 구축했기 때문에 잘 살게 되었다'는 지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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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는 왜 자본주의가 극도로 발전한 나라보다 더 자본가를 편애하는가?

우리 나라는 왜 세계화를 부르짖는 서구보다 더 세계화의 단점인 양극화에 시달리고 있는가?

우리 나라는 왜 노동 시장의 유연화가 빈곤 등 모든 문제의 시작임을 알면서도 개선하려 하지 않는가?

우리 나라는 왜 보육, 의료, 교육 등등 공공부문을 어째서 민영화 시키려고만 하는가?

우리 나라는 왜 건강보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영 의료 실비 시장이 발달되어 있는가?

우리 나라는 왜 국공립 어린이집이 그리도 적은 걸까?

우리 나라는 왜 대학 졸업해도 취직도 잘 안되는데 대학 등록금은 비싼걸까?

 

이처럼, <벼랑에 선 사람들>은 우리 사회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단비'와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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