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맨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7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노르웨이 작가의 작품은 처음이다.

스칸디나비아 반도 사람들은 혹독하고 긴 겨울을 나기 위한 방편으로 책읽기가 생활화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언젠가 TV교양프로그램에서 본 것 같다.


끝없이 펼쳐진 설원...

신비로운 오로라...

그리고 백야...


북극의 나라들은 이런 것들만으로도 사람을 한껏 달뜨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갖고 있는 것같다. 여기에 끝없이 펼쳐진 설원 속 깊숙히 파묻혀 있는 수많은 전설과 신화 그리고 숱한 이야기들이 더해져 신비로움은 더한층 극화된다. 


<소노우맨>은 이와 같은 북극의 나라 노르웨이를 배경으로한 추리소설로, 밴드 '디 데레(DiDerre)'의 보컬이자 작곡가이기도 한 요 네스뵈의 해리 홀레 시리즈 제7편이다. 전작과의 연관성이 적어 요 네스뵈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게도 무난한 작품이라고 한다. 


기둥줄거리는 연쇄살인마를 쫒는 강력반 형사의 활약상으로 헐리우드식 범죄수사극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정신적 상처를 안고 있는 어린 아이가 성장하여 연쇄살인마가 된다는 설정은 신선함이 다소 떨어지지만 현실 속 연쇄살인마의 탄생(?)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또 다른 서늘함을 느끼게 한다.


'세상에 태어나는 아이들의 15퍼센트에서 20퍼센트는 자신이 생각하는 아버지가 친부가 아니다'라는 스웨덴의 연구 결과가 바로 사건의 발단이 된다.


첫눈이 내리는 날.

마당에 눈사람이 나타나면 사람이 없어진다. 

피해자는 독특한 유전병을 앓고 있는 아이를 둔 유부녀들이다. 


이제 '누가? 어째서?'라는 범인과 동기를 찾아나서는 두뇌 게임이 펼쳐된다. 

작가는 해리 홀레라는 매력적인 인물을 창조해냈다. 일중독, 알콜중독에 신경질적이고 고독한 사나이로 형사가 안 되었다면 범죄자가 되었을지도 모를 캐릭터다.


에거사크리스티의 포와로나 형사 콜롬보 등이 날카로운 추리와 질문으로 범죄를 해결한다면 해리 홀레는 영화 <다이하드>의 브루스 윌리스과(科)에 속한다. 합동작전으로 범인을 체포하기보다는 1인 플레이에 의존한다는 점 등도 다분히 헐리우드적이다.  


처음부터 드라마나 영화 제작을 염두해 둔 작품인 것처럼 비주얼적인 면이 강하다. 하드코어적인 색깔도 갖추고 있어 재미를 위한 독서로는 제격일 듯. 책을 다 읽고 나서의 느낌은 영미식 범죄영화 한편을 봤을 때의 그 느낌 그대로다. 통쾌하고 재미있고... 투자한 영화표값과 시간이 아깝지 않을 정도의 '값어치'는 충분히 하지만 뭔가 허탈하다.

'뭐랄까...?'

겨울 하늘을 가르고 날아가는 겨울새의 날개짓처럼 마음 한켠을 스산하게 가르고 지나가는 '여운'이 없다고나 할까.


<스노우맨>의 가장 큰 단점은 지나치게 영화스럽다는 점이다. 잘 짜여진 각본에 의해 만들어진 헐리우드 공식이 철저하게 적용되는 영화말이다. 

활자로 읽는 추리소설만이 전해줄 수 있는 독특한 즐거움이 부족하다. 범인이 붙잡히고 대단원의 막이 내려진 후, 거친 숨결 뒤에 찾아오는 여운이 없다.

영웅(해리 홀레)에 집중하다보니 정작 주인공인 스노우맨(마티아스)은 사라지고 없었다. 


자신의 신체적 결함이 유전에 의한 것이라는 점...

더구나 그 유전자는 지금까지 아빠라고 여겨왔던 사람이 아닌 얼굴 한번 본 적도 없는 낯선 남자로부터 왔다는 점....

결국 자기 자신의 탄생은 엄마의 외도와 거짓된 행동의 결과라는 점 등을 알아버린 어린 꼬마아이의 시선으로 이 책을 다시 바라보고 싶다. 


어린 동심을 상징하는 눈사람이 어떻게 살인의 전주곡으로 변했을까?

나는 그 과정이 궁금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