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꾸뻬 씨의 행복 여행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오유란 옮김, 베아트리체 리 그림 / 오래된미래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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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전부터 우리 사회에 거세게 불고있는 '힐링' 열풍을 타고 한국에서도 한창 인기몰이 중인 책이다. 

원래 베스트셀러목록에 오르내리는 책들은 잘 읽지 않는 편인데, 이 책은 우연히 선물로 받으면서 반은 의무감에 반은 호기심에 읽게 되었다. 물론, 다른 책들을 제쳐두고 이 책을 선뜻 집어든데에는 200페이지 내외로 읽기에 전혀 부담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꾸베씨의 행복여행>은 정신과 의사인 주인공 꾸베씨가 일상의 권태에서 벗어나 행복을 찾기 위해 중국(홍콩)과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 그리고 미국을 차례로 여행하며 겪은 이야기다.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과 겪은 사건들을 통해 주인공 꾸베씨는 진정한 행복이란 목표가 아니며 또한 미래에 있는 것이 아닌, 현재의 선택임을 깨닫게 된다. 


주인공 꾸베씨는 실제로 프랑스 파리에서 정신과 의사로 16년 동안 일해 온 저자 자신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저자 서문에서 밝혔듯이 평균 이상의 삶의 조건을 갖춘 남부러울 것 없지만 불행한 사람들을 직업적으로 자주 만나면서 저자는 진정한 행복에 대해 깊이 생각했을 터. 그리고 그 사색의 결과가 바로 꾸베씨가 행복여행 중 깨닫게 되는 배움 23가지로 요약되어 우리 앞에 펼쳐진다.  

 

배움1_ 행복의 첫번째 비밀은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은 것이다.

배움2_ 행복은 때때로 뜻밖에 찾아온다.

배움3_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행복이 오직 미래에만 있다고 생각한다.

배움4_ 많은 사람들은 더 큰 부자가 되고 더 중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배움5_ 행복은 알려지지 않은 아름다운 산속을 걷는 것이다.

배움6_ 행복을 목표로 여기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배움7_ 행복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다.

배움8_ 불행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이다.

배움9_ 행복은 자기 가족에게 아무것도 부족한 것이 없음을 아는 것이다.

배움10_ 행복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거시다.

배움11_ 행복은 집과 채소밭을 갖는 것이다.

배움12_ 좋지 않은 사람에 의해 통치되는 나라에서는 행복한 삶을 살기가 더욱 어렵다.

배움13_ 행복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쓸모가 있다가 느끼는 것이다.

배움14_ 행복이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랑받는 것이다.


주목할점, 우리는 웃고 있는 아이들에게 더 친절하다.


배움15_ 행복은 살아 있음을 느끼는 것이다.

배움16_ 행복은 살아 있음을 축하하는 파티를 여는 것이다.

배움17_ 행복은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생각하는 것이다.

배움18_ 태양과 바다, 이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을 가져다 준다.

배움19_ 행복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너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배움20_ 행복은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에 달려 있다.

배움21_ 행복의 가장 큰 적은 경쟁심이다.

배움22_ 여성은 남성보다 다른 사람의 행복에 대해 더 배려할 줄 안다.

배움23_ 행복은 다른 사람의 행보게 관심을 갖는 것이다.

 

머나먼 타국의 여행지에서 현지 여인과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치안이 불안정한 검은 대륙에서는 자동차와 함께 통째로 납치되었다가 풀려나는가 하면, 미국의 저명한 행복 전문가와 난상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오고가는 비행기안에서도 주인공의 배움은 멈추지 않는다. 특히, 인건비가 저렴한 나라에 공장을 세워 수익을 거두는 사업가와의 만남을 통해 '세계화'를 실감나게 전달하는가하면, 기업 인수합병으로 거액의 연봉을 받는 컨설턴트(뱅쌍)와 마약 재배와 판매로 부자가 된 자칭 사업가(알프레도) 그리고 휴일 도심 한복판에 천을 펼쳐놓고 무리지어 쉬고 있는 가난한 나라 출신 가정부들과의 만남 등등...


21세기 세계를 무대로 살아가는 지구촌 사람들의 모습이 양감있게 그려진다. 그러나 세계화가 국가와 국가간의 격차는 좁혔지만 국가 내부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시킨 결과는 애써 외면하면서, '갖은 것이 없어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케케묵은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역시 서구 선진국 지식층 출신인 저자는 자신의 계급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채, 서구 선진사회의 패러다임 속에서 행복한 여행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주인공 꾸베씨처럼 직장을 쉬고 세계 각 지역을 비행기로 자유롭게 여행하면서 행복을 논할 수 있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생 존을 보장받지 못한 상태에 처한 사람들에게는 행복에 대한 고민과 추구 자체가 사치일지도 모른다. 그렇다. 시시각각 생존을 위협받는 사람들이 행복한 미소를 보일 수 있는 건 진짜 행복해서라기보다는 그것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생존 자체를 어른들에게 의지해야만 하는 어린 아기들이 사랑과 관심을 얻기 위해 습관적으로 웃는 것처럼 생존 자체를 선진국에 의존해야만 하는 제3세계 국민들이 백인들에게 습관적으로 미소를 지으며 행복을 가장하는 건 아닐까.



진정한 행복은 멋 훗날 달성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존재하는 것이다. 인간의 마음은 행복을 찾아 늘 과거나 미래로 달려간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자신을 불행하게 여긴다.행복은 미래의 목표가 아니라 오히려 현재의 선택이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이)행복하기로 선택한다면 (당신은) 얼마든지 행보할 수 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행복을 목표로 삼으면서 지금 이 순간 행복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는다.



주인공 꾸베씨가 첫 여행지에서 만난 老스님을 마지막으로 다시 찾아갔을 때 듣게되는 '행복론'이다.

어딘지 '안분자족(安 分自足)'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동양 철학을 닮아 있다. 어딘지 자신들과는 달라보이는 동양적 사고에 매료되는 서구 사회의 오래된 습관을 다시 보는 것 같지 않은가. 이제야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의 여러나라에서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를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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