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스, 숫자가 당신을 지배한다 - 모르면 당하는 확률과 통계의 놀라운 실체
카이저 펑 지음, 황덕창 옮김 / 타임북스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사서 추천 코너에서 고른 책이다.

'넘버스, 숫자가 당신을 지배한다'

직절적이고 자극적인 제목에 끌려 집어들었지만 페이지를 몇 장 넘기다가 복잡다단한 통계적 설명에 금방 질려버리고 말았다. 스스로 끝까지 다 읽지 못할 거라고 지레짐작했었는데 일요일저녁시간에 인내심을 갖고 한장 두장 읽다 보니 마지막까지 완독(完讀)을 하게 되었다.


이 세상에는 세 가지 거짓말이 있다고 한다.

하나는 일명 '새빨간 거짓말'로 상대방을 해치는 일반적인 나쁜 거짓말이고, 또 다른 하나는 '새하얀 거짓말'로 상대방을 배려하기 위해 하는 선한 거짓말이라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 한가지가 바로 '통계'란다.

숫자에 쉽게 속아넘어가는 사람의 심리를 정확하게 꼬집은 말이라 하겠다.


카이저 펑 역시 자신의 책에서 통계의 함정 혹은 오류를 지적하고 있다.

디 즈니가 장시간 대기행렬에 대한 타계책으로 채택한 '패스트패스'제도가 실제로는 대기 시간이 줄기는 커녕 더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고객의 만족도를 끌어 올렸다는 사실과 '녹색불이 들어오면 한대씩'이라는 램프 미터링이 운전자들의 격렬한 불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고속도로의 차량 소통을 원활하게 만들었다는 점 등은 매우 놀라웠다.


이 밖에도 각종 서비스센터는 실제 대기시간보다 다소 길게 고객과 약속을 잡음으로써 약속했던 시간보다 일처리를 빨리 해주는 것처럼 '의도적'으로 꾸며 왔다는 저자의 지적 역시 행동심리학 혹은 행동경제학 분야에서도 이미 검증된 사실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나를 포함하여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숫자와 통계에 속고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어이가 없다.


도핑테스트와 거짓말탐지기의 불편한 진실이라든지 비행기추락사고에 대한 대중의 과도한 불안과 복권당첨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 모두 우리가 얼마나 손쉽게 숫자에 조정당하고 있는지를 말해준다.


검사관은 겁을 먹게 된다. 두 가지 오류가 각각 치러야 할 대가가 다르기 때문이다. 거짓 양성 반응은(미국반도핑기구 CEO트레비스 티가트가 말했듯이 사실은 모든 양성 반응이 다 해당된다) 호된 법정 공방으로 이어진다. 그 결과 양성 판정이 뒤집힌다면 반도핑 기구는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하게 되고 검사 프로그램에 대한 믿음도 추락할 것이다. 그와는 반대로 음성 반응은 리즈처럼 선수 당사자가 실포해야만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따라서 거짓 음성 반응은 대부분 들어나지 않은채 그냥 묻히고 만다. 선수나 검사관이나 결국은 거짓 음성 반응이라는 편리한 커튼 뒤로 숨어버릴수 있는 것이다. 


-카이저 펑, <넘버스, 숫자가 당신을 지배한다> 中 p189~190-


도핑테스트의 정확도가 99%라고 한다면 1%의 오류 또한 존재하리라. 이 1%의 오류로 인해 불명예의 나락으로 떨어진 스포츠 스타도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저자는 거짓 양성반응에 대한 '불운'보다는 거짓 음성 반응의 '혜택'을 더 많이 누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자면 이렇다.


어떻게 스테로이드 검사는 한 명 잡을 때마다 열 명을 놓치는가?

(1000명의 선수 중 약물 부정을 저지르는 선수가 10%라면...)



선수 (1000명)

                   약물부정(100)                                   약물부정 아님(900)

                                                                                                                                             

         진짜양성반응(9)    거짓음성반응(91)      거짓양성반응(1)       진짜음성반응(899)

                                                              

                             놓친 약물 부정 선수            〓   91   〓    10

                           잡아낸 약물 부정 선수                  9           1


진짜 양성과 거짓 양성은 합쳐서 1%(검사 대상 1,000명에서 10명의 양성 반응에 해당하는 비율)가 되어야 한다. 거짓 양성 반응이 더 많이 나오면 진짜 양성 반응은 줄어들고, 이는 거짓 음성 반응이 더 많이 나오는 결과를 낳는다.



-카이저 펑, <넘버스, 숫자가 당신을 지배한다> 中 p184 도표-



이와 같은 결과는 스파이 한 명을 잡기 위해 111명이 누명을 쓰는 상황(거짓말탐지기)을 야기시키기도 한다.


특히, 일보예보에서 자주 접하는 "100년만의 한파" 혹은 "10년만의 무더위"등과 같은 표현은 전형적인 인식의 함정을 불러온다고 한다. 100년만의 한파란 일어날 확률이 1/100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그 빈도를 따져 볼때 최근 10년 동안 일어날 가능성은 무려 10%라고 한다. 이는 인류가 자연 재해의 발생 가능성을 지나치게 낮게 생각하도록 만들며, 재해보험회사까지 파산으로 내모는 주범(?)이라 하겠다. 한편, 비행기 추락 사고를 당할 확률과 복권에 당첨될 확률이 약 천만분의 일로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비행기 추락 사고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두려워하는 한편, 복권에 당첨될 가능성은 높게 보는 것 역시 대다수 사람들이 통계 수치를 얼마나 왜곡시켜 받아들이는 지를 설명해준다.


통계 수치를 분석하고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는 사실은 놀라움 그 자체다. 우리가 그 동안 얼마나 많이 통계 수치에 놀아났는지 통계를 낸다면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까? 가늠조차 되지 않지만 아마도 상당히 놀라운 결과임에는 틀림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통계 수치는 모두 거짓일까?

아니다!

통계는 절대로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 다만, 통계를 다루고 바라보는 사람들이 선의 혹은 악의적 착오를 불러 일으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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