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한국의 부자들 - 부자학 교수가 제안하는
한동철 지음 / 북오션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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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철 교수는 현직 경영학교수로 한국에서 부자학이라는 분야를 처음으로 체계화 시킨 인물이다. 2년 전 그가 쓴 <부자도 모르는 부자학 개론>을 흥미롭게 읽은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부자학교수가 제안하는 新한국의 부자들>은 최근에 나온 신간으로 전작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아니 오히려 전작에 비해 뭔가 부족하고 신선함이나 체계성도 다소 떨어지는 느낌마저 들었다. 2000년대 초반 인터넷에 '톈엔톈'등의 재테크 카페가 등장하면서 한때 크게 유행했던 '부자되는 방법 소개' 정도에 머물러 있는 듯하여 기대에는 다소 못 미쳤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한동철 교수의 '부자학 이론'에 어느 정도 통달(?)한 사람들의 관점에서 특별한 점이 없다는 것일 뿐,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특히 부자가 되고자 하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내가 이 책을 통해 새로 알게 된 점이 있다면 저자인 '한동철교수 역시 부자일 것이다'라는 점이다. 일단, 교수라는 그의 신분과 80년대에 미국에 유학하여 학위를 받았다는 점 등으로 미루어 짐작컨데, 그는 부자가 되는데에 필요한 생활 태도 즉 인내심, 열정, 목표에 대한 집념 등을 고루 갖추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난 20년 동안 가까이에서 부자들을 만나고 연구했다는 것 자체가 부자에 대한 그의 관심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말해준다.

 

 

사람이란 무릇 관심 있는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과 경험을 쌓게 되면서 부와 명예를 얻게 되는 법이지 않는가.

저자가 지금까지 낸 책 목록을 살펴보면 전공쪽으로 5권 부자학 방면으로 11권의 책을 냈음을 알 수 있다. 대학 교수이니 전공 서적이든 부자학 관련 서적이든 일단 교재나 참고서적 등의 명목으로 책을 사는 고정 고객이 있으니 책 집필에 따른 인세 수입도 상당할 것이다. 그리고 본문에서 건물을 관리해 본 경험을 언급한 점 역시 저자가 부자일 거라는 추측을 가능케 하는 부분이다.

 

 

예전에 읽은 저자의 저서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부자란 더 이상 돈을 벌려고 하는 사람이 아니라 갖고 있는 부를 유지하고 지키려는 사람"이라는 말이었다. 그런데 이번 신간에선 "부자란 정신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물질적으로 그 일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여유가 있고, 사회적으로 자신이 하는 일을 통해 인정을 받는 사람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둘 다 무릎을 '탁'치게 만드는 정의가 아닐 수 없다.

 

 

금융기관에서는 30억 현금자산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 전체 1700만가구 중 50만 가구 이하가 부잣집에 해당된다고 정의하고 있단다. 전체 인구로는 고작 3% 미만만이 부자라고 한다.

이들 부자들은 선행부자 즉 재산을 물려받아 부자가 된 사람과 후행부자 즉 자신의 노력으로 부를 이룬 사람으로 구분되는데, 우리가 모델로 삼아야 하는 건 TV드라마 속 주인공으로 잘 나오는 선행부자들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 속에 티 하나 안내고 숨어(?)있는 후행부자들이다.

 

후행부자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지구를 탈출할 정도의 노력과 인내 그리고 좋은 습관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가 부자들로부터 배워야 할 첫번째 습관은 바로 남탓을 하지 않는 것이다.

빈자는 실패의 이유를 자신이 아닌 남탓으로 돌린다. 일명, '귀인이론(Attribution Theoyt)'으로 성공한 사람은 실패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는 반면 실패한 사람들은 주로 외부 환경탓으로 돌린단다.

 

 

둘째,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 잘 할 수 있는 일에 매진한다.

돈을 잘 벌고 근사해 보이는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우습게 여기는 직업일지라도 그 속에 혼을 남아 낸다면 그 분야에서 일인자가 되고 결국 부와 명예까지 얻게 된다는 걸 우린 주위에서 혹은 매스컴을 통해 익히 잘 알고 있다. 문제는 실천을 못 할 뿐.

 

 

셋째,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쓴다'는 속담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개처럼'이란 그만큼 어렵고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는 걸 의미하는 한편, 체면을 중시여기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주변에서 '수전노' '피도 눈물도 없는 나쁜 사람'이라고 수근거리며 손가락질을 당하는 사람이 있다면 손가락질 하는 사람을 멀리하고 손가락질을 당하는 그 사람을 눈여겨 봐야 한다. 한동철 교수의 지적처럼 부자는 '처음에는 악하나 후에 착해지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부의 길에 들어서는 길은 자기자신 뿐만 아니라 주위사람들에게도 불편한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주위 사람들에게 인기 있고 좋은 평판을 얻는 사람이 있다면 둘 중 하나일 것이다. 부자 흉내를 내는 빈자이거나 아니면 이미 빈자에서 부자의 반열에 올라 덕을 행하고 있는 부자이거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자를 손가락질 하면서 겉으로 부자 흉내만 내다가 죽는다.

 

 

저자는 부자가 되려면 일단 부자의 행동과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자의 행동과 습관을 배우려면 우선 부자를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행동과 삶의 자세를 배워야 한다. 그렇다면 부자를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생각하고 또 생각하라. 그럼, 분명 주위에 부자가 한 두명 쯤은 반드시 있다. 친척들로부터 욕을 얻어 먹는 친척일수도 있고, 매일 걸어다니는 동네 어귀나 회사 앞 대로변에서도 부자를 만날 수 있다.

 

 

내 경험을 예로 들자면, 일단 우리 회사 오너와 이사님은 부자가 틀림없다. 수수하고 소박하지만 분명 엄청난 현금매출로 돈을 갈퀴로 긁어 모으고 있다. 물론, 나 역시 그 갈퀴 중 하나로 오너와 지분을 갖고 있는 이들을 위해 열심히 온몸을 땅에 던져가며 돈을 벌어주고 있다.

 

 

그리고 또 내 주위에 누가 부자일까?

아 맞다!

내가 종종 잘가는 노점상 도너츠집 주인아줌마도 부자임에 틀림없다.

새벽 5시반에 나와 밀가루 반죽을 하고 7시경부터 도너츠를 만들어 튀겨낸단다. 무려 10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도너츠를 만들어 팔아서 지금은 흑석동에 재개발된 중형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단다. 이처럼 부자는 성실하고 절약하고 소박하다.

 

 

소박하지만 초라하지 않은 것.

이것이 바로 부자의 삶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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