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돈을 써가며 구입하진 않지만 한번쯤 진지(?)하게 눈길이 가는 책들이 있다. <사소한 차이> 도 아마 그런 종류에 속하지 않을까 싶다. 독서 계획표에 담겨 있지는 않지만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면 무심코 손이 가고 책장을 넘기게 된다.
많은 이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성공한 사람들의 이름을 나열하며 그들만이 갖고 있는 비밀스런 습관이나 행동을 서른 세 가지로 요약하여 보여준다. 책을 읽고 있노라면 내가 아직도 성공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는 것이 그들처럼 훌륭한 습관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자괴감을 피할 수 없다.
물론, 작은 차이가 모이고 쌓여 커다란 차이와 변화를 만들어낸다. 그렇지만 이런 사소한 차이가 성공을 부르는 결정적인 요소라고는 할 수 없지 않을까. <사소한 차이>와 같은 '처세술' 용 지침서들은 경쟁에 내몰려 있는 현대인들의 불안하고 조급한 심리를 잘 이용하여 마치 나도 책에서 언급한 좋은 습관만 갖는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2010년 상반기 <사소한 차이>가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자 그 뒤를 이어 <보이지 않는 차이>라는 책이 서점가에 등장했었다. 내용은 위대한 발명이나 아이디어의 탄생에 담겨 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 나열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런 책들은 일단 읽기에 부담이 없다. 간결하고 짧은 문장에 누구나 공감하는 말들을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런 류의 책읽기는 진정한 '독서'라 할 수 없다. 왜냐하면 마지막 장을 덮으면 모든 내용들이 망각의 블랙홀 속으로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무릇, 좋은 책이란 좋은 내용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사색의 실마리를 제공해주는 책이다. 그리고 이처럼 생각에 잠길 수 있는 독서는 책을 읽는 과정에서 혹은 책을 다 읽고 난 후 끝없이 이어지는 진지한 질문과 대면하는 행위이다. 스스로 깨닫고 체득하지 않은 앎은 얄팍한 지식에 불과할 뿐, 진정한 지혜로 승화되지 못한다.
성공적인 삶을 절실히 바란다면 성공한 사람들의 습관이나 처세술을 모은 책을 읽을 것이 아니라 오히려 깊은 사색의 세계로 인도하는 책들을 가까이 해야 한다. 생각의 폭과 넓이가 확장되면 자신과 세계를 이해하고 바라보는 관점 역시 그만큼 커지는 법이다.
그런데 이제 막 책읽는 습관을 갖추기 시작한 독서 초보자도 아니요 처세술 서적을 가급적 멀리하려 노력해 왔고 또 나름대로 독서 목록과 계획을 갖고 있는 내가 냉큼 이 책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끝까지 정독을 했다. 역시, 베스트셀러를 여러 권 만들어낸 저자답다. 도서 구입을 위해 쉽사리 지갑을 열려 하지 않는 사람들을 유혹하는(?) 솜씨가 여간 아니다.
타성에 적은 일상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는 이들은 일독을 해도 무방할 듯...
참고로,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범인과 초인의 사소한 차이는 다음과 같다.
1, 마감시한 이틀 앞당기기
2, 하기 싫은 일 3분 더하기
3, 가족과 함께 아침밥 먹기
4, 맨 앞자리에 앉기
5, 늘 펜을 가지고 다니기
6, 핸드폰 바탕화면에 목표 띄워 놓기
7, 약속 시간 15분 전에 도착하기
8, 노는 계획 먼저 세우기
9, 큰 소리로 먼저 인사하기
10, 처음 만난 사람에게 일주일 안에 이메일 보내기
11, 이름과 직위를 정확하게 부르기
12, 신용카드 잘라 버리기
13, 평생의 동반자, 취미 만들기
14, 3초 기다린 후에 대답하기
15, 만장구치면서 듣기
16, 닫힘 버튼 누르기 않기
17, 한 숟가락 덜어내고 밥 먹기
18, 매일 다른 사람과 점심 먹기
19, 흘리지 않고 밥 먹기
20, 하루 30분 걷거나 뛰기
21, 배웅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하기
22, 모든 대답은 '예'로 시작하기
23, 잠자리에 들기 5분 전, 스스로에게 질문 던지기
24, 5분 안에 꿈 일기 쓰기
25, 종이 신문 꼼꼼하게 읽기
26, 책 한권 가지고 다니기
27, 일주일에 한 번 다른 길로 출퇴근하기
28, 가만히 앉아 사람 구경하기
29, 컴퓨터 끄고 퇴근하기
30, 모르는 척해주기
31, 안 좋은 이야기는 이메일로 보내지 않기
32, 없는 사람 칭찬하기
33, 나에게 고맙다고 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