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읽는 손자병법 - 내 인생의 전환점
강상구 지음 / 흐름출판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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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이 잘 넘어간다.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옳소!'이다.

한문으로 이루어진 고문이 적당히 섞여 있고,

친절하게도 단원의 시작과 끝을 해당 단원의 줄거리 요약으로 시작하고 끝맺는다. 

첫눈에도 잘 팔리게끔 만들어진 '책'임을 알 수 있다.

 

손자병법은 춘추전국시대에 쓰여진 병법서로써 종이조차 발명되기 이전이라 나무편(片)에 적어야 했기에 최대한 글을 간략하게 요약하여 최소한의 글자로 쓰여졌다고 한다. 그러기에 손자병법은 읽는 이의 시선과 시대적 배경에 따라 새롭게 재해석될 여지가 충분하다.  

 

시대의 바람을 정면으로 맞아야 하는 신문기자인 저자의 눈에 손자병법은 이기기 위한 방법이 아닌 살아 남기 위한 방법을 역설하는 책으로 다가왔나 보다. 좋은 지적이다. 그 많은 병법 중,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과 '36계 줄행랑'은 모르는 사람이 없지 않은가. 그만큼 손자병법의 핵심은 남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지지 않고 또한 끝까지 살아 남는 것이다. 

 

사람을 움직이는 수단은 마음 아니면 이익, 이 두가지 뿐이다.

돈이든 지위든 명예든 체면이든 이익이 주어지면 사람은 움직인다.

이익이 아니면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마음을 움직이는 것 또한 두 가지다. 하나는 진심, 다른 하나는 속임수이다.

진심이 전해져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효과가 좋지만,

자기 속을 남에게 다 보여주고 산다는 게 쉽지도 않을 뿐더러

진심을 전한답시고 자칫 자기 패만 보여주기 십상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사람들은 속임수를 자주 썼다.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 中-


그러므로 강상구의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이 갖는 가장 큰 미덕은 바로 '살아남는 것'이 '이기는 것'보다 더욱 절박해진 현대인에게 '속임수를 써서라도 마지막까지 살아남으라'는 메세지를 확실하게 전달해주고 있다는 점이리라. 

 

이처럼 고전을 재해석한 책들은 어려운 원문 번역서 대신 쉽게 해석되어 있어 부담없이 읽기에 좋아 보이지만, 바로 이러한 점때문에 혜안을 갖고 있는 독서가라면 멀리해야 하는 책이다.

 

물론 기자출신 글쓴이는 손자병법에 대한 분석으로 해박한 지식을 쌓았을 것이고, 그 결과물이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이라는 한권의 책으로 탄생한 것이니,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둔 것이다.  요즘, 서점가에는 독서평이나 책읽기에 관한 책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유형의 책들은 저자로서는 책도 읽고 책도 냈으니 '님도 보고 뽕도 따고'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 되겠지만, 이런 종류의 책을 읽는 독자에게는 '독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그저 뭔가 읽고 있다. 혹은 읽었다라는 심리적인 만족감만 느낄 따름이다. 시간을 보내거나 정신적 휴식을 위한 목적이 아니라면 이런 독서는 사양하는 것이 마땅하다.

 

나 역시 최근 멋모르고 덥썩 집어들었다가 아니 읽느니만 못했던 책이 바로 정민교수가 쓴 <다산선생의 지식 경영법>이라는 책이었다. 그 책을 통해 내가 얻은 것은 다선 정약용은 정말 훌륭한 독서가이자 필자였다는 사실이다. 이를 제외하면 방대한 그 책속에 언급된 다산 정약용식의 책 만들기 기술은 단 하나도 습득하지 못했다. 물론, 나의 독서력이 빈약하여 아직 그만한 책을 '내것'으로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때문일 터이지만. 

 

무릇, 간접경험의 최고라는 '독서' 역시 자신에게 맞는 책을 고르고 책 속에서 무엇을 택하고 무엇을 버릴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는 능력만큼은 갖추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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