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목표는 종교에서 위안을 얻지 않아도 충분히 괜찮은 세상을 만드는 데에 있지 종교적 소망을 실현시키는 데에 둬서는 안된다. '병들고 가난한 자'들은 마땅히 보호받아야 한다. 그러나 그들이 사회의 주인공이 될 수는 없다. 그런 사회는 당연히 발전할 수 없고 오래 존속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민주-자본주의사회는 능력에 따른 개인차를 존중하되 그 과정과 결과가 공정해야 한다.
과거 신분사회에서 신분이 세습되었듯이 현대 자본주의사회에서는 자본의 세습을 당연시 하고 있는데, 이것이 불평등의 또다른 기원이 되고 있다. 왕의 아들로 태어나 왕이 되는 것이 부당하다고 여겼다면 부자의 아들로 태어나 부자가 되는 것 또한 부당한 것이어야 한다. 모든 불평등을 없애고 완전 평등 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일련의 노력들이 전부 실패로 판명난 지금, 인류 사회에서 불평등 자체는 영원히 소거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며, 그 불평등이란 세습이 아닌 개인의 능력과 노력의 차이에서 발생해야함을 분명히 해야 한다.
지난 두 세기가 수 천 년 인류사회를 지배해온 신분의 세습을 철폐하는 과정이었다면, 앞으로의 세기는 자본의 세습을 막는 시대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천년왕국을 부르짓는 사이비 종교가 그렇듯이 공산주의는 언제든지 되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