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 - 제6회 채만식문학상, 제10회 무영문학상 수상작
전성태 지음 / 창비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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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다! 깊은 사고의 끝에 나온 투명한 결정 같은 단편이다. 문체가 대단히 아름답고 독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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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스틱 두뇌 탐험 - 아키라 군과 카오루 박사의
다케우치 카오루.후지이 카오리 지음, 이경덕 옮김, 이부영 그림, 한국뇌과학연구원 감수 / 브레인월드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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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형식으로 두뇌를 설명하는 방식이 재미있다. 두뇌와 마음의 관계, 나라는 정체성의 문제까지 다루고 있어서 단순히 정보 위주의 책보다 더 깊은 여운을 남기는 책이다. 자세한 두뇌 그림을 글과 곁들였더라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을 훨씬 정확히 이해했을 것 같은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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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 천재 심리학자가 발견한 11가지 삶의 비밀
제임스 힐먼 지음, 주민아 옮김 / 토네이도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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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 책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읽어야 할 책이다.

 

저자 제임스 힐먼에 따르면, 우리 아이들은 한 번에 두 가지 삶을 살려고 애를 쓰고 있는데, 하나는 타고난 원래의 삶 즉 자기 고유의 운명적 삶이고, 다른 하나는 아이를 둘러싼 주변 환경과 사람들과의 삶이다.  힐먼은 이 세상에 아이가 태어나 자라는 모습을 유태 신화에 나오는 생명의 카발라 나무에 비유한다. 이 나무는 뿌리를 하늘로, 줄기와 잎은 세상 쪽으로 향한 채 거꾸로 자란다. 우리 아이들이야말로 바로 이렇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운명적인 존재이며 이 특정한 세상에, 특정한 부모에게 적응해야하는 힘겨운 과제를 안고 태어난 존재들이다.

 

우리 모두는 이 세상에 수동적으로 태어나지 않았다. 우리의 영혼 내지는 (다이몬이라고 힐먼이 명명하는) 수호신의 인도로 이 세상으로, 특정한 부모와 환경을 선택하여(!) 들어왔다. 다만, 우리가 그 사실을 잊었을 뿐.

 

우리 안에 들어있는 이 운명은 우리가 이 세상에 살아있는 to be alive -살아가는 to live 가 아닌-

이유이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이 운명의 부름으로 인해 우리 아이들은 갑자기 화를 내거나, 고집을 부리거나, 수줍어하거나, 앞에 잘 나서지 않는 모습을 보이거나 하는 등의 기이한 행동을 한다. 이러한 행동은 아이가 이 세상에 잘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나 실은 자신이 타고난 세상, 혹은 자신의 운명을 보호하려는 기제일 가능성이 높다.

 

아이의 기이한 행동을 질병의 징후(symptom)가 아니라 운명의 부름에 충실하고자 하는 현상(phenomenon)으로 볼 것을 힐먼은 권한다. 이 얼마나 긍정적인 시각인가! 아이의 손을 잡고 소아정신과를 찾으려고 생각했다면 잠깐만 생각을 다시 해보자. 이런 긍정적인 시각은 '아이들은 수백번 변하니 기다려주라'던 옛어른들의 말에서도 느껴지는 싱싱한 건강성을 담고 있다.

 

아이들과 젊은이들이 보이는 일탈, 변칙적이고 과도한 행동이나 생각을 문제적인 것으로 몰아버린다면 그것은 개인적인 불행이기도 하지만 사회적인 불행이기도 하다. 젊은 세대들의 상상력은 사회문화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바꾸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거대한 떡갈나무가 될 가능성을 담고 있는 도토리를 내면에 품고 있다고 힐먼은 말한다. 사람에 따라서는 그의 관점이 너무 낙관적이라거나 너무 비과학적이라고 비판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다르게 생각해볼 수도 있다. 우리는 현실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비루하다고 보는가, 아니면 충만하고 예측불가능한 가능태로 보는가? 현실은 우리의 관념이 만들지 현실이 우리의 관념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내 인생은, 내 아이는, 우리 현실은 ~하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우리가 접하는 구체적인 현실 하나하나는 모두 우리 '각자'가 보고 있는 광경이다. 나는 어떤 관념으로 세상을 바라볼 것인가. 이 지점에서 핵심은 우리의 선택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마침 원서가 있는 참에 번역이 걸리는 부분 세 곳을 언급해볼까 한다:

 

1) 비범함이란 그것의 확장되고 심화된 이미지 안에서 평범함을 드러낸다. (번역서 p.63)

   The extraordinary reveals the ordinary in an enlarged and intensified image. (원서 p.31)

 

번역문은 원문을 그대로 직역한 것으로 보이는데 일단 의미가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것의'로 해석해야 될 단어가 원문에는 없다. 원문에서 부정관사 'an'으로 표현한 것을 번역 과정에서 '그것의'로 옮긴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번역문에서 '그것의'가 가리키는 것은 비범함이나 평범함일텐데, 비범함이든 평범함이든 번역에는 오류가 있다. 확장되고 심화된 이미지는 평범함(혹은 비범함)에 딸린/에 내재된 이미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비범함은 평범함을 확장되고 심화된 이미지로 드러내 보여준다'가 좀 더 근접한 번역이 아닐까 싶다.

 

2) 설령 우리가 그 신화에 설득당한다고 해도, 그것은 우리를 보존해줄 것이다.(번역서 p.91)

   It may preserve us, if we are persuaded by it. (원서 p.47)

 

여기서 말하는 신화란 플라톤이 <국가론>에서 언급한 에르 신화로, 우리 영혼은 자신의 운명을 선택해서 이 세상에 태어나며 우리는 태어나는 과정에서 이 사실을 잊지만 다이몬은 우리의 운명을 기억하고 있어서 이 세상에서 우리를 인도해준다는 것이다. 

저자가 우리에게 고유한 운명이 있음을 주장하는 수단으로 에르 신화를 언급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번역문을 '설령~해도 ~것이다'처럼 양보절로 옮기는 것은 문맥상 맞지 않는다.  

'우리가 그 신화를 타당한 것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면 (아마도) 그것은 우리를 지켜줄 수 있을 것이다.' 정도로 옮기는 것이 적절하지 싶다.

 

3) 그녀(주디 갈런트)는 미국이 가장 가치 있게 여기면서 집착하는 항우울제를 계속 복용하면서 미국이 참전한 전쟁 조직에 기여했다. 그것 없이 미국은 전쟁에 대항할 수도, 산업 생산을 할 수도, 하물며 멋진 하루를 보낼 수도 없다. 바로 순수의 신화이자 거부의 심리학이다. (번역서 p.96)

She contributed to the American war machine by maintaining America's most valued and tenacios antidepressant drug, without whiich it cannot fight a war, prouce, or have a nice day: the myth of innocence, the psychology of denial. (원서. p.50)

 

번역문은 그녀가 항우울제를 복용하면서 미국의 전쟁 도발적 분위기에 기여했다는 말로 이해된다. 하지만 여기서 'America's~ antidepressant drug'은 콜론으로 연결된 'the myth of innocence, the psychology of denial'을 가리킨다. 이 문장에서 사용된 '항우울제'라는 말은 진짜 약물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은유적인 표현이다. 따라서 이 문장은 주디 갈란트가 미국인들에게 일종의 항우울제 다시 말해서 순수에 대한 신화를 유지시켜줌으로써 미국의 전쟁 도발적 분위기를 고취시키는 데 한 몫을 했다는 것으로 이해해야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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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살의 철학 - 십대를 위한 철학 길라잡이
이케다 아키고 지음, 김경옥 옮김, 현놀 그림 / 민들레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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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말이나 철학적 개념을 가르치는 것이 아닌 `사유하는 방법` 자체를 보여주는 책입니다. 어렵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철학은 원래 쉽지 않은 것이 아닐까요. 청소년만 아니라 어른에게도 많은 깨우침을 주는 책입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문득 옷깃을 여미며 자세를 바로 잡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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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스틱 걸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50
김혜정 지음 / 비룡소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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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상큼발랄하다. 열일곱 살 주인공 예슬이의 활기넘치는 모습이 보기 좋다. 경쾌한 이야기의 외피 아래 세상과 사람에 대한 연민과 사랑과 이해가 깊이 스며있는 게 느껴진다. 재미로만 읽히는 가벼운 소설로 치부되지 않기를... 이야기 속에 담긴 진정성이 오래 여운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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