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크
마츠오 유미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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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책읽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내가 경험할 수 없고 알지못했던 사실들을 책을 통해 경험하고 지식을 하나 하나 알아나가는 재미때문이다.

이번 아프로스 미디어에서 출간된 「스파이크」라는 작품을 통해서는 '평행세계'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다.

'평행 세계 속의 그가 내 마음에 들어왔다.'

이색적인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 마츠오 유미 작가
사실 작가도 이 작품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설정 자체가 독특하면서도 이야기를 전개해나감에 있어서는 미스터리함도 담겨 있다.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미도리, 그런 그녀의 삶이 평범함에서 특별함으로 바뀐 것은 친구로 부터 입양한 '스파이크'라는 개와 함께 산책을 나가서는 그녀의 개와 생김새와 이름까지 똑같은 '스파이크'라는 개를 데리고 나온 미키오라는 남자를 만나면서 였다.

둘은 만남부터 서로 호감을 느껴 이야기를 나눈 뒤 1주일 뒤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헤어지고 약속한 날짜가 되어 약속한 장소에 나간 미도리
하지만 왠일인지 미키오는 나오지 않아 퇴짜를 맞고 집에 돌아와선 투덜거리는 그녀 옆에서 스파이크가 말을 한다.
더 황당한 건 '자신은 그녀의 스파이크가 아니다.'라니....

도대체가 무슨 상황이고 스파이크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는 없으나 뭔가 대단한 의미가 담겨 있을 거라는 생각에 계속해서 스파이크의 설명을 듣는 미도리

이러한 일이 일어난 건 '평행세계'라는 현상때문이라는데....
투명한 막, 그것이 두 세계의 경계로 그 막을 뚫고 나와서 서로의 주인이 바뀐 '스파이크'

"아까 말했던 '이쪽과 반대쪽', 처음에는 미키오와 내가 있었던 쪽과 너와 나의 개가 있었던 쪽은 서로 이웃해 있던 다른 세계야. 서로 이웃하고 있다기보다는 겹쳐서 존재한다고 말하는 편이 맞을지 모르겠네."
- 55p

이승과 저승과 같은 전혀 다른 세계가 아니다. 그렇다고 예전 영화에서 봤던 어떤 벽을 통과하니 다른 세계로 이동하는 공간이동도 아니고 평행세계라는게 사실 잘 이해되지는 않았지만 '이쪽이 아닌 다른쪽'에 또 다른 내가 있을 수 있으며 거울에 비친 모습처럼 좌우대칭의 형태로 존재하는 세계....

이런 '평행세계'로 인연을 맺은 미키오와 미도리 그리고 미도리와 미키오의 스파이크

미도리는 잠깐의 인연이었지만 자신의 마음 속에 조금씩 자리잡은 미키오를 다시 만나기 위해, 미키오의 스파이크는 자신의 원주인의 곁으로 가기 위해
이 둘은 각자의 목적을 위해 '탐정단'을 결성해서 미키오를 찾기에 나서는데...
그를 찾아나서는 과정에서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게 되고 다시 제자리로 되돌리기 위한 노력을 하는데....

SF연애미스터리 소설이라는 점을 염두해두고 읽어간다면 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도플갱어라든지 지박령 등을 소재로 한 이야기는 읽어보았으나 '평행세계'라는 다소 독특한 설정의 소설은 이번이 처음인지라 처음에는 더디게 진행되다 점차 속도가 붙어나가면서 어떠한 결말을 맺을지 궁금함에 책을 끝까지 읽어나갈 수 있었다.

만약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소설과 같이 뜻하지 않은 상황인 '평행세계'속의 누군가와 잠깐 만나게 되고 그런 그 사람과 닿을 듯 닿지 못하는 인연을 맺게 된다면 어떨까하는 상상을 해보게 되는 것도 책이 주는 재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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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착교실 - 관계 중심 학급 경영의 첫걸음
루이스 코졸리노 지음, 서영조 옮김, 최성애 감수 / 해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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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한 민국 교실에 필요한 책
'관계가 바뀌면 교실이 달라진다.'

올해 첫 아이가 학교에 입학했다.
입학 전 아이가 잘할 거라는 믿음도 있지만 그래도 걱정되는 부분들이 있었다.
아이의 학교 적응 문제, 선생님은 어떤 분일지, 친구들과의 관계 문제 등

그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선생님을 어떤 분을 만날지에 대한 것이였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도 했지만 교사의 역량에 따라 아이들의 잠재가능성의 발견이나 교실분위기가 달라지며 그로인해 아이가 학교에 대한 이미지도 달라지기에....
다행히 딸아이가 다니게 된 학교는 학급 수가 두 학급에 한 반에 학생 수는 15명으로 근처의 다른 초등학교에 비해 소규모이고 선생님도 좋으신 분이라 아이가 학교에 가는 걸 즐거워하였다.

이번에 읽게 된 관계 중심 학급 경영의 첫걸음 「애착교실」은 학교경영자 뿐 아니라 교사들이 읽어야 할 필독서로 부모교육에도 도움이 되는 책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애착이라는 것을 처음 접하게 되는 것이 부모이고 커가면서는 두 번째로 시간을 많이 보내게 되는 것이 교사이기 때문이다.

임상심리학자이자 심리학 교수인 루이스 코졸리노, 그는 사회신경과학은 물론 철학, 인류학, 심리학 등의 최신 이론을 교육에 효과적으로 접목해 아이들의 몸과 마음, 두뇌를 건강하게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특히 교실 속 안정적인 애착관계 형성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크게 4부로 구성하고 총 12장에 걸쳐 교실 속에서의 애착 형성을 통한 관계변화와 그에 따른 아이들의 학습능력향상이나 정서적인 안정에 관한 이야기와 교사의 역할의 중요성과 교사어 학생이 함께 성장하는 애착 교실 만들기에 대한 사례를 통한 방법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인류 최초의 교실은 '부족'으로 21세기 교실에서의 부족 교육법 실천 방법으로 몇 가지를 제시하고 있는데 학교와 학급의 규모는 가능한 한 적게 하고 작은 규모의 학교를 만들 수 없다면, 학교를 몇 개의 작은 부족으로 나눠보는 보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학생들과의 유대를 맺을 시간을 충분히 갖기, 봉사활동에 참여시키기, 가치있는 도전과 의미있는 일을 하게 하기, 학부모를 얼굴만 비추게 하지 말고 학습과정에 참여시키기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아이가 다니고 있는 학교와 학급의 경우를 생각하게 되었는데 저자가 제시하는 '부족 교육법'이 잘 이행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학교의 교장선생님의 경우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교통지도 때 늘 나오셔서 아이들의 이름을 거의 외우고 계시기에 한명 한명 만나면 이름을 불러주면서 환하게 웃어주시고 교육과정 설명회에 참석해서 보아도 교사들과의 관계도 원만하고 분위기도 좋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교사의 경우도 전반적으로 아이들과의 상호작용이 잘 이루어지고 있기에 아이들의 분위기도 대체로 밝음을 느낄 수 있었다.

저자는 말한다.
엄마가 아이에게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 아이의 두려움과 불안감을 약화시키고 주의력, 호기심, 탐구심을 증가시키는 다양한 호르몬의 작용과 신경작용이 일어나지만 그런 관계를 맺지 못한 아이의 경우도 다행히 긍정적 사회적 물리적 환경이 어려서 받은 스트레스와 애정 결핍의 영향을 뒤집을 수 있음을 말하며 그 역할을 교사가 해 줄 수도 있다고.....

그리고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의 중요성에 대한 강조한 함께 교사의 집단괴롭힘이나 번아웃에 대한 언급을 하고 있으며, 교사도 스스로를 돌볼 수 있어야 하고 교사에게도 지지해주는 '부족'과 현명한 '족장'이 필요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다음으로 놀이는 학습이며, 놀이를 통해 학습력과 문제해결능력을 높일 수 있음을 강조하며 눈을 가리고 교실 탐험하기, 깜깜한 교실에 앉아서 감각에 주의를 기울여보기 등 교실에서 일상을 새롭게 경험하는 방식 등도 알려주고 있다.

「애착 교실」속에는 애착 관계 형성에 따른 안정적인 교실 환경 조성과 교사의 애정,지지, 신뢰, 공감 등을 통해 교실을 다시 세울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번 이 책을 읽어보았다면 필요시 연습 방법이나 사례 등을 찾아서 부분적으로 읽어봐도 좋을 것같다.

공교육의 붕괴, 교권의 위기, 왕따, 학교폭력 등이 사회문제로 번져 이슈화된지 오래이다.
저자의 '애착 교실' 형성을 통한 문제해결 방안에 대해 교육전문가 뿐 아니라 부모들도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

"아이들을 꾸짖어야 할 때는 애정을 가지고 꾸짖어라. 절대로 아이를 비하하거나 모욕감을 주어서는 안된다. 아이의 자존심은 지켜줘야 하는 소중한 것이다."
- 콜린스의 전략 중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교사와 교실이라는 단어를 부모와 가정으로 바꿔 읽으면서 가정의 연장선상에 학교를 두고 가정에서도 아이에게 지지와 관심을 통한 애착 관계 형성을 통한 안정적인 환경 제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함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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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키 문구점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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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산한 가을 바람소리와 풀벌레소리만이 함께 하는 지금 이 시간, 「츠바키 문구점」을 읽었다.
이 소설은 나의 감성을 자극하였으며, 마음이 따뜻해지고 행복감까지 느끼게 해 주었다.
책장을 덮었음에도 여운이 가시지 않는 소설 중 하나였다.

「나미야의 잡화점의 기적」, 「무지개곶의 찻집」, 「니시우라 사진관의 비밀」 등의 소설같이 종류를 좋아하는데 이번에 만난 「츠바키 문구점」의 경우는 역시 나의 기억속에 오래도록 남을 소설 중의 하나가 되었다.

가마쿠라를 배경으로 편지라는 소재를 가지고 아메미아 히토코라는 엄연한 이름이 있음에도 '포포'라 불리는 주인공을 통해 디지털시대에는 느낄 수 없는 아날로그의 감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츠바키문구점'은 그 이름이 가리키는대로 문구를 파는 작은 가게 즉 표면상으로는 마을문구점에 지나지 않으며, 대필 간판이 없음에도 이웃이나 단골손님들이 이따금 대필일을 의뢰하러오는 곳이다.
이 곳의 주인은 '포포'

포포는 '선대'라고 부르는 할머니와 둘이서 살다가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할머니가 하던 대필업을 이어받아서 생활한다.
할머니와의 관계는 원만하지 않았으며, 이 곳 생활이 싫어서 외국에 나가 방황의 시간을 보내고 돌아와서는 어릴 적부터 자신이 좋아했던 동백나무를 지키기위해 돌아가신 할머니의 대필 일을 이어서 '츠바키 문구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녀가 다양한 사연을 지닌 사람들의 편지를 대필해주는 일을 하면서 자신에게 엄했던 할머니에 대한 사랑을 조금씩 느끼면서 비록 살아생전엔 하지 못한 화해를 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는 뭉클함마저 들었다.

사실 '대리', '대필' 등의 단어를 들었을 때 부정적 이미지가 먼저 떠올랐으나 이 소설을 읽으면서 주인공인 포포가 의뢰받은 편지를 상황이나 받는 이를 고려하여 종이, 펜을 고르는 모습이며, 편지의 서식이라든지 우표를 다루는 '선대'의 마음 등을 통해 '대필'이라는 것이 결코 부정적인 것도 쉬운 작업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주소는 편지의 얼굴이다.

아무리 달필이라 해도 말이야, 아무도 읽지 못하는 글씨는 너무 멋을 부려서 되레 촌스러워지는 것과 마찬가지야.
- 26p

대필을 부탁하러 온 손님의 얼굴은 빤히 쳐다보지 말라고, 언젠가 선대가 가르쳐 주었다. 분명 제각기 사정을 안고 있을 것이다.
- 32p

그랬다. 포포를 찾아와서 대필을 의뢰하는 이들의 사정은 각기 달랐으며, 그들 하나 하나의 사정이야기를 들으면서 사연에 맞게 대필을 해주는 그녀의 모습에서 진정한 대필가의 모습이 느껴졌다.

평범한 편지를 써달라는 소노다씨, 거절편지를 대필해달라고 의뢰하러 온 남작, 사별한 남편의 편지를 기다리는 어머니를 위해 대필을 의뢰하러 온 아들, 외모와 달리 글씨가 악필인 국제선 승무원인 카렌이 시어머니에게 메세지카드를 대필해달라는 사연 등 가슴절절한 사연이 담긴 대필의뢰 이야기와 절연장의 대필해달라는 익명씨 의 터무니 없는 의뢰로 누군가의 행복을 돕는 것이 대필업의 긍지라 여기며 살아온 그녀가 고민하는 모습을 그린 이야기, 큐피라는 꼬마아이와의 펜팔이야기 등 다양한 사람만큼이나 다양한 이야기들을 읽는 재미가 있었다.

소설 속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들 중 가슴에 와 닿은 문구는
모리카레씨가 포포에게 한 말로

"그러니까 후회하지 않는다는 건 있을 수 없어요. 이랬으면 좋았을텐데, 그때 그런말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고 말이죠. 나도 줄곧 그렇게 생각했으니까요. 그렇지만 어느 날 깨달았습니다. 깨달았다고 할까. 딸이 가르쳐주었어요. 잃어버린 것을 찾으려 하기보다 지금 손에 남은 것을 소중히 하는게 좋다는 걸요."
- 305p

옮긴이도 밝히고 있지만 소설에는 가마쿠라의 신사나 절, 맛집과 카페가 많이 등장하는데 이 모든 이름들은 실명 그대로라니 읽고 난 뒤 독자들의 마음에는 가마쿠라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거라고 했는데 정말 소설을 읽는 동안 내 머릿 속에 그려본 가마쿠라의 풍경이 그 곳으로 가서 보는 모습과 얼마나 차이가 날 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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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사본사 - Novel Engine POP 오리에란트 시리즈 1
이누이시 토모코 지음, R.알니람 그림, 주원일 옮김 / 영상출판미디어(주)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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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담긴 만화 속 주인공같은 모습의 여자보다 예쁜(?) 남자
그윽한 표정과 기이한 형상의 해골을 안고 깃털 펜과 책을 들고 뭔가를 쓰는 듯한 그....

그에게 나도 모르게 이끌리면서 '밤의 사본사'라는 제목과 간단한 책소개가 이 책을 읽고 싶다는 마음을 강하게 만들었다.

소설을 좋아하면서도 사실 판타지 소설에는 손이 잘 가지 않았다.
그냥 너무 현실과 동떨어지는 감도 있고 허무맹랑한 것같기도 하고 머릿 속으로 작가가 표현하는 스케일 등을 따라가지 못해 흥미를 느끼지 못하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긴 장편으로 시리즈물인 경우가 많다보니 시간적 여유가 없는 나에게 부담도 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밤의 사본사」을 읽고 난 뒤 판타지 소설의 매력도 느낄 수 있었으며, 판타지 입문자인 나에게는 재미와 스릴감 그리고 그 속에 나오는 대사와 표현들이 다른 소설 장르에서 느끼지 못한 또 다른 세계로 이끄는 느낌까지 들었다.

판타지소설의 매니아에게 있어서는 어쩜 진부하기도 하고 큰 매력을 못 느낄 수 있었다는 평도 받을 수 있는 내용의 소설이기도 한다는 생각도 들기는 하였다.
판타지 소설의 경우는 호불호가 심한 소설 중의 하나이기에 누군가의 평을 봐서는 사실 작품성을 가늠하기 어려울 때가 많아 나같은 경우에는 간단한 책소개만 참고하는 경우가 많다.

'밤의 사본사'는 그림자의 세계에서 남몰래 숨쉬는 정체 모를 검은 짐승처럼 마법의 영역을 종횡무진으로 돌아다니는 환상이나 마찬가지였다.
- 100p

「밤의 사본사」에는 등장인물도 많다.
그래서 이야기 시작전에 그들에 대한 소개를 하고 있기에 책을 읽는 중에 헷갈리거나 궁금할때면 앞으로 넘겨 인물들에 대해 다시 확인하곤 했다.

우리의 주인공 카류도. 이 책의 표지모델이기도 한 그는 태어날 때 오른손에 월석, 왼손에 흑요석, 입속에 진주. 세 개의 돌을 가지고 태어났기에 부모가 아닌 양어머니인 에일랴에 의해 길러졌다.
그런 양어머니이자 대마도사인 에일랴가 여자를 죽이고 마법의 힘을 빼앗는, 저주받은 대마도사 안지스트에게 자신이 보는 앞에서 참살당하는 모습을 보고는 인생이 돌변하게 된다.
안지스트에 대한 복수를 꿈꾸며 그녀의 말대로 파두키아로 떠나고 그곳에서 가에르크를 만나 생활하던 중 세피야의 죽음과 주법의 실패로 실의에 빠지게 되는 사건이 생기고 라무의 도움으로 사본공방장인 이스루일을 만나 사본사라는 일을 하게 되고 기이한 경험을 한 뒤 자신이 경험한 마법을 쓰기 위해서는 일류 사본사의 역량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그의 제자가 되어 수행을 하며 '밤의 사본사'로 활동하게 된다.

전설의 이야기와 '밤의 사본사'가 된 카류도의 활약상이 담긴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뒷 이야기는 책을 보시길...

지나치게 화려하지도 그렇다고 음산하지도 않으면서 묘한 매력이 담겨 있었던 「밤의 사본사」

머릿 속으로 그리면서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 편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직접 눈으로 그려진 장면 장면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던 작품이다.

작품속 이야기 중 와닿다고 해야할까 뇌리에 깊이 남아있는 대목은 이스루일이 카류도에게 한 말로
"너에게 첫 충고를 하지. 의문스럽게 생각한 걸 솔직하게 묻는 건 좋아. 마음껏 물어도 돼. 하지만 앞으로 생각을 곧바로 표정에 드러내지는 마라, 절대로. 이 세계에서 - 특히 어둠에 관련된 것에서 - 생각이 읽힌다는 건 치명적인 약점이야. 알겠지? 슬플 때는 웃고, 기쁠 때는 굳은 표정을 짓고, 화가 날 때는 들떠서 떠들어대고, 공포에 사로잡혔을 때는 허세를 부리도록 해. 그게 귀찮다면 무표정으로 지내든가. 누구도 자신의 생각을 깨닫지 못하도록 훈련해."
- 79p

어쩌면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들도 그의 충고와 같이 가면을 쓰면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가야하거나 그렇게 살아가는 이들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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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진짜 인생은
오시마 마스미 지음, 김난주 옮김 / 무소의뿔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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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묘한 소설에서 나는 나의 새로운 풍경을 보았습니다.
이 소설을 쓰면서 무언가가 신비롭게 달라진 듯합니다.
- 오시마 마스다

우리는 가끔 누군가의 갑작스런 죽음을 보거나 생각지 않은 일을 당했을 때
"인생 참 덧없다. 별거 없는 인생 뭘 그리도 바둥거리면서 살았나?"
라고 말할 때가 있다.

'인생'이라는 단어 속에는 다양한 사연과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가끔은 힘든 순간에 직면할 때면 나 역시도 나 자신에게 되물어본다.
"내가 제대로 인생 살고 있건가??
이게 진짜 나의 인생인건가??"

여기 우리 모두에게 자신의 인생을 한 번쯤 뒤돌아보면서 점검해보게끔 하는 질문을 던지는 이가 있다.

당신의 진짜 인생은?

베스트셀러 '비단 배' 시리즈의 작가이자 이 소설의 중심축을 이루는 인물인 모리와키 홀리. 그녀는 특이한 캐릭터로 점쟁이도 아니면서 뭔가 영적 느낌을 가지고 말하는 것 같으면서 가끔은 봇물터진 듯이 말이 많아지면서 스스로 통제못할 정도로 주절주절 계속 말을 하고는 끝이고 말한 내용을 한 동안 기억하는 듯하지만 이내 잊어버린다.
최근 뇌경색으로 쓰러져서 한 동안 작품을 쓰지 못하고 있으나 포스나 그녀가 툭툭 던지는 말에서는 그녀의 프로작가적인 면모가 느껴진다.

요즘, 이 인생이 타인의 것이라면 좀 더 충분히 음미할 수 있을텐데, 하고 아쉬울 때가 있다. 자신의 인생이니 음미하기가 어렵다. 객관적으로 볼 수 없다. 매번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당신의 진짜 인생은
- 23p

그녀와 얽히는 이들에게 홀리씨가 잘하는 질문이자 말이며 이 소설을 읽는 동안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말이
"당신의 진짜 인생은?"

우시로게이코, 그녀는 소설 속의 또 다른 인물로 홀리씨를 만나서는 뭔가에 홀린 듯 멀쩡히 잘 다니던 시민회관을 그만두고는 홀리씨의 비서로 들어가 그녀곁에서 오랜 시간 같이 하는 인물이다.
그녀의 도움이 없이는 홀리씨는 힘든 시간을 이겨낼 수 없었을 것이며, 그녀의 명성이 계속해서 이어지지 못했을 정도로 그녀의 공이 컸고 홀리씨 저택에서의 대들보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그런 그녀는 쓰러진 홀리씨를 대신해서 의뢰가 들어오는 작품 중 에세이나 콩트류와 같은 짧은 글을 대필해주는 홀리씨의 '대필작가'이기도 했다.

우시로게이코
아, 내 이름이 이랬구나. 하고 새삼스럽게 생각한다. 인식하고 있지만 의미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는 현상을 게슈탈트 붕괴라고 했던가. 그 일종일까
자기이름이 자기이름으로 얼른 인식되지 않는다.
우시코게이고, 그런 이름의 인간이 있다는 건 그럭저럭 알 수 있는데, 그게 자신이라는 점은 확신이 잘 안간다.
- 19p

구미사키 마미, 이 소설에서 분위기전환이 제일 많이 된 캐릭터이며, 생동감이 없었던 홀리씨 저택의 분위기를 마법처럼 바꿔놓은 인물이 아닌가 싶다.
그녀는 글을 쓰지만 출판사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신인작가였는데 가가미라는 편집자의 소개로 자신이 동경하는 작가인 홀리씨의 저택에 들어가게 되고 그런 그녀를 처음 보자마자 홀리씨는 자신의 소설인 '비단 배'시리즈에 등장하는 고양이인 '처칠'을 닮았다고 해서 '처칠'이라 불리우게 된다.

사람보다 고양이를 닮았다니... 그것도 첫 만남에서... 하지만 자신이 동경하는 작가이기에 그녀의 작품 속 캐릭터이기에 대꾸하지 못하는 마미를 보면서 황당하지만 나라도 그런 자리에 있었다면 멍한 상태로 아무말을 못했을 것같다.

마미는 우시로부터 충격적인 사실을 듣게 되는데 그건 바로 홀리씨라고 알고 읽었던 잡지의 내용이 우시로가 대필해서 작성했다는 사실이다. 그러면서 마미 역시도 이 집에서 생활하다보면 '비단 배'의 속편을 쓸 수 있게 될지 어떻게 알겠냐는 황당하고도 소름끼치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혼란을 겪으며 홀리씨의 저택에서 짐을 싸서 나오게 되지만 결국은 다시 우시로와 가가미에 의해 연행되어 들어가게 된다.
그러다 우연하게 듣게 되는 이야기로 인해 소설을 쓰는 일이 아닌 자신이 잘하는 '고로케튀기기'의 재능을 살려 홀리씨의 저택의 죽은 듯한 분위기도 살리고 고로케를 먹은 모든 이들이 옛추억에 잠기거나 행복하게 만드는 '마법의 고로케'를 만들면서 그녀의 내면의 분위기와 인생의 판도가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모두가 극찬하는 '마법의 고로케'
야심한 시간임에도 출출한 배를 부여잡고 "아~ 먹고 싶다. 어떤 맛일까"
혼자 상상하며 소설을 읽어나가는 내내 고로케를 표현하는 부분들이 나올 때면 군침을 삼키기도 했다.

각기 다른 캐릭터의 세 사람, 하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글을 쓴다는 것.
하지만 글 쓰기에 있어서는

홀리씨에게는 처음에는 답답한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무기이자 마법이였던 것이 결국은 집필을 활동을 하지 않음에도 자유로움을 느낄 수 없게 하는 끔찍한 마법으로 변하게 되었다.

우시로에게는 평범했던 직장인이였던 그녀를 홀리씨의 대필작가 활동을 하면서 글을 쓰는 이로 만들어 준 것이였다.

마미에게는 소설 쓰는 것이 다 인줄 알았으나 홀리씨를 만나서는 자신의 인생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고 결국은 글쓰기가 아닌 다른 인생을 선택하게 하는 것이 되었다.

「당신의 진짜 인생은」은 '인생'이라는 단어때문일까?
소설에 나오는 말들 중에 와닿는 부분도 많았으며, 진정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이고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소설을 읽어가는 내내 머릿 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누군가를 만나 인생이 달라졌다면....
나의 진짜 인생은 무엇일까.
당신을 만나기 전? 아니면 지금의 내 인생?'

세 사람의 이야기와 생각들이 번갈아가며 진행되지만 읽고 나서는 한편의 인생에 관한 에세이를 읽은 듯한 감동과 여운을 주는 소설이였다.

가을밤 뭔가 감동과 사색에 빠지고 싶다면 사람을 홀리는 매력을 지닌 모리와키 홀리로 인해 뭉친 세 사람의 삶을 담은 「당신의 진짜 인생은」을 읽으며 이 후의 그들의 삶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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