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사본사 - Novel Engine POP 오리에란트 시리즈 1
이누이시 토모코 지음, R.알니람 그림, 주원일 옮김 / 영상출판미디어(주)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표지에 담긴 만화 속 주인공같은 모습의 여자보다 예쁜(?) 남자
그윽한 표정과 기이한 형상의 해골을 안고 깃털 펜과 책을 들고 뭔가를 쓰는 듯한 그....

그에게 나도 모르게 이끌리면서 '밤의 사본사'라는 제목과 간단한 책소개가 이 책을 읽고 싶다는 마음을 강하게 만들었다.

소설을 좋아하면서도 사실 판타지 소설에는 손이 잘 가지 않았다.
그냥 너무 현실과 동떨어지는 감도 있고 허무맹랑한 것같기도 하고 머릿 속으로 작가가 표현하는 스케일 등을 따라가지 못해 흥미를 느끼지 못하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긴 장편으로 시리즈물인 경우가 많다보니 시간적 여유가 없는 나에게 부담도 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밤의 사본사」을 읽고 난 뒤 판타지 소설의 매력도 느낄 수 있었으며, 판타지 입문자인 나에게는 재미와 스릴감 그리고 그 속에 나오는 대사와 표현들이 다른 소설 장르에서 느끼지 못한 또 다른 세계로 이끄는 느낌까지 들었다.

판타지소설의 매니아에게 있어서는 어쩜 진부하기도 하고 큰 매력을 못 느낄 수 있었다는 평도 받을 수 있는 내용의 소설이기도 한다는 생각도 들기는 하였다.
판타지 소설의 경우는 호불호가 심한 소설 중의 하나이기에 누군가의 평을 봐서는 사실 작품성을 가늠하기 어려울 때가 많아 나같은 경우에는 간단한 책소개만 참고하는 경우가 많다.

'밤의 사본사'는 그림자의 세계에서 남몰래 숨쉬는 정체 모를 검은 짐승처럼 마법의 영역을 종횡무진으로 돌아다니는 환상이나 마찬가지였다.
- 100p

「밤의 사본사」에는 등장인물도 많다.
그래서 이야기 시작전에 그들에 대한 소개를 하고 있기에 책을 읽는 중에 헷갈리거나 궁금할때면 앞으로 넘겨 인물들에 대해 다시 확인하곤 했다.

우리의 주인공 카류도. 이 책의 표지모델이기도 한 그는 태어날 때 오른손에 월석, 왼손에 흑요석, 입속에 진주. 세 개의 돌을 가지고 태어났기에 부모가 아닌 양어머니인 에일랴에 의해 길러졌다.
그런 양어머니이자 대마도사인 에일랴가 여자를 죽이고 마법의 힘을 빼앗는, 저주받은 대마도사 안지스트에게 자신이 보는 앞에서 참살당하는 모습을 보고는 인생이 돌변하게 된다.
안지스트에 대한 복수를 꿈꾸며 그녀의 말대로 파두키아로 떠나고 그곳에서 가에르크를 만나 생활하던 중 세피야의 죽음과 주법의 실패로 실의에 빠지게 되는 사건이 생기고 라무의 도움으로 사본공방장인 이스루일을 만나 사본사라는 일을 하게 되고 기이한 경험을 한 뒤 자신이 경험한 마법을 쓰기 위해서는 일류 사본사의 역량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그의 제자가 되어 수행을 하며 '밤의 사본사'로 활동하게 된다.

전설의 이야기와 '밤의 사본사'가 된 카류도의 활약상이 담긴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뒷 이야기는 책을 보시길...

지나치게 화려하지도 그렇다고 음산하지도 않으면서 묘한 매력이 담겨 있었던 「밤의 사본사」

머릿 속으로 그리면서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 편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직접 눈으로 그려진 장면 장면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던 작품이다.

작품속 이야기 중 와닿다고 해야할까 뇌리에 깊이 남아있는 대목은 이스루일이 카류도에게 한 말로
"너에게 첫 충고를 하지. 의문스럽게 생각한 걸 솔직하게 묻는 건 좋아. 마음껏 물어도 돼. 하지만 앞으로 생각을 곧바로 표정에 드러내지는 마라, 절대로. 이 세계에서 - 특히 어둠에 관련된 것에서 - 생각이 읽힌다는 건 치명적인 약점이야. 알겠지? 슬플 때는 웃고, 기쁠 때는 굳은 표정을 짓고, 화가 날 때는 들떠서 떠들어대고, 공포에 사로잡혔을 때는 허세를 부리도록 해. 그게 귀찮다면 무표정으로 지내든가. 누구도 자신의 생각을 깨닫지 못하도록 훈련해."
- 79p

어쩌면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들도 그의 충고와 같이 가면을 쓰면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가야하거나 그렇게 살아가는 이들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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