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밀레니엄 (문학동네) 1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드디어 총 10권으로 기획된 '밀레니엄 시리즈'를 3권으로 탈고한 것 중에 첫 번째 권인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의 긴 서사의 읽기를 마쳤다.
틈새독서로 인해 긴 시간동안 책을 읽을 수 없었기에 뒷 이야기들을 궁금해하면서 몇 일에 걸쳐서 읽었기 때문이다.

사실 처음부터 몰입이 잘 된것은 아니었다.
미카엘의 재판판결이 날 때까지는 그저 단조로운 작품이라 여기며 읽어나가다 미카엘과 헨리크의 만남, 두 사람사이의 거래가 성사되면서부터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절정은 그 유명한 리스베트와의 첫 만남을 통해 두 사람이 공조하여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으로 그 부분에서는 한장 한장 넘기면서 숨 조차 쉴 수 없을 정도로 그들에게 몰입되어 함께 사건을 파헤쳐 나가고 있는 내 자신을 볼 수 있었다.

한 남자에게 해마다 어김없이 배달되어오는 의문의 커다란 우편 봉투 그 속에는 압화된 꽃이 들어 있었으며, 해마다 그 종류도 달랐다.
그 꽃들의 수수께끼로부터 사건이 시작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건 하나의 복선에 불과했다.

시작은 미카엘이 벤네르스트룀이라는 유명 경제인의 비리를 밝히려다 도리어 명예훼손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기자로써의 신뢰성에 오점을 남기고 자신이 몸담고 있는 잡지사인 「밀레니엄」에 타격을 입는 게 되는 것이다.
그런 그에게 헨리크라는 방에르그룹의 총수가 거액의 조건으로 접근해오고 대신 자신의 손녀인 하리에트 방에르의 실종사건을 파헤쳐달라고 제안한다.

미카엘은 단순한 실종사건으로 너무도 오래된 일이라 파헤쳐도 뭐 나올 게 없을 거라는 생각에 가볍게 생각했던 그 사건이 파헤치면 파헤칠 수록 양파껍질 까듯 새롭고도 놀라운 사실들이 밝혀지게 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한 소녀의 실종사건에서 시작된 그의 탐사가 생각지도 않은 여성들의 연쇄살인이라는 범죄사건으로 변모하면서 미카엘은 자신의 능력으로는 역부족임을 느끼고 보조조사원을 고용하게 되는데 그녀는 바로 악마도 부러워할 실력의 해커인 리스베트 살란데르

두 사람의 명콤비로써의 탐사로 인해 엄청난 사실들이 밝혀지며, 그 중심에 '여자를 증오하는 남자들'이 있었으니 그들에 의해 자행되는 극악무도한 행각은 과연 세상에 공개될 수 있을 것인지....

생명의 위협까지 받는 미카엘과 리스베트
그들은 과연 끝까지 사실을 밝힐 수 있을 것이며 실종된 소녀의 행방도 찾을 수 있을지 갈 수록 흥미진진해지는 전개로 한 순간도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게 하는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시리즈' 1권 「여자를 증오하는 남자들」

소설 속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나오며 그들에 대한 간단한 소개는 책 앞부분에 친절하게 제공되고 있다.
그들 중 단연 돋보이는 인물은 소설의 중심축을 이루는 두 사람인 미카엘 블롬크비스트와 리스베트 살란데르

미카엘은 예리하면서도 순진한 면모도 있으나 기자로써의 직업의식도 투철하여 정의를 위해 끝까지 싸워나가며 진실을 밝히는 노력하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이번 작품에서는 기자로써의 진실표명이냐 개인적인 친분에 따른 사건은폐냐 라는 기로에 서서 고민하는 모습은 또 다른 볼 거리이기도 했다.

리스베트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면모를 보이며, 세상과 담을 쌓고 자신만을 믿는 미스터리한 인물이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만큼은 완벽하게 해내며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능력 또한 지니고 있어 미카엘을 놀래키는 모습들을 보이고 있다.
그런 그녀가 미카엘에게만큼은 다른 면모를 보이며 조금씩 변화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이기도 했다.

리스베트는 그에게 모호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무슨 일이든 다 뒤져보려 하는데다 급기야는 자기의 사생활까지 알고 싶어하는 그가 짜증스러운 건 사실이었지만... 함께 일한 시간은 나쁘다고 할 수 없었다. 누군가와 같이 일한다는 것, 예전에는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치는 일이었다. 하지만 기이하게도 그와는 조금도 힘들지 않게 해나갈수 있었다. 그는 잔소리도 늘어놓지도 않았으며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려 들지도 않았다.
- 590p

미카엘은 절망스러운 심정이었다.
기자생활 수십 년간 자신이 해온 일이 무엇이었던가. 다른 사람들이 감추려는 사실을 고발하는 일이 아니었던가? 더구나 마르틴의 지하실에서 자행된 끔찍한 범죄를 은폐한다는 건 자신의 직업윤리가 도저히 허락하지 않았다.
그에게 이 직업의 기능은 바로 자신이 아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밝히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금까지 진심을 전부 밝히지 않는 동료기자들을 비난해왔었다.
그런데 지금 자신이 전대미문의 음울한 음폐사건의 한가운데 서게 된 것이다.
- 601p

소설 속에는 사회상도 반영되는데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스웨덴의 복지국가로서의 이면에 숨어있는 여성에 대한 폄허와 여성범죄의 심각성, 기업비리 및 스웨덴 경제에 대한 비판 등 다양한 작가의 고발의식을 담겨내는 듯했다.

스웨덴의 사회 고발 전문 기자인 스타그 라르손 작가의 필력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판에 박힌 틀에서 벗어나 미스터리한 면모를 담아내면서 리스베트와 같은 개성강한 캐릭터의 창조로 독자들을 매료시킨 그의 '밀레니엄 시리즈'는 중독성이 강한 작품임에 틀림이 없었다.
갑작스런 작가의 죽음이 안타까울 뿐이며, 나머지 시리즈에서의 미카엘과 리스베트 콤비의 활약상도 기대되면서 방대한 양의 책이였음에도 지루함없이 숨가쁜 전개로 읽는 내내 즐거웠다.
다음시리즈가 기대되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목의 느낌과는 달리 감동이 있는 소설이라 감성이 풍부해지는 가을에 어울리는 책인 것같아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주식회사 히어로즈
기타가와 에미, 추지나 / 놀 / 201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살다보면 누군가를 나의 히어로 삼기도 하고 내가 누군가의 히어로가 되기도 한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일어난 사건 사고에서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거나 자신이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고 그냥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하는 이들을 방송을 통해 보게 된다.
그들은 자신들을 '히어로'라 생각하지 않지만 우리는 그들을 '히어로'라 말한다.

'히어로' - 영웅(처럼 존경받는 사람)
나는 '히어로'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릴 적 보았던 슈퍼맨이 생각난다.
위기의 순간에는 어김이 나타나는 빨간 망토의 사나이...
차가 막히거나 건물이 붕괴되거나 위기에 빠졌을 때 슈퍼맨이 와서 이 모든 상황을 정리해주거라는 지금 떠올려보면 웃음이 나오는 엉뚱한 상상을 많이 했다.

기타가와 에미가 쓴 「주식회사 히어로즈」
이 책이 처음 소개되었을 때 "도대체 이 회사는 무슨 일을 하는 곳일까?"라는 생각하며 이런 제목을 쓴 데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하는 궁금증에 꼭 한 번 읽어 보고 싶었다.

이 소설은 간단하고 가벼우며 쉽게 읽을 수 있는 라이트노벨이라는 장르로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단숨에 읽혀 나가면서 재미와 감동이 함께 있는 가독성이 최고인 소설이였다.

저에게 라이트노벨이란 '아무튼 재미있는 것' 입니다.
엔터테인먼트 소설은 당연히 어느 작품이고 재미있지만, 라이트노벨은 특히 '재미'에 특화된 것이 아닐까 합니다. 맞아요, 그야말로 만화를 글자로 만든 것처럼요. 뭐든 가능하고 다소 비현실적이고, 하지만 왠지 즐거워! 그런 것을 제 안의 '라이트노벨'이라 설정했습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311p )

다양한 장르를 선택해서 책을 읽고자 하나 사실 한쪽으로 편중되어 읽을 때가 많다. 소설의 경우 미스터리나 스릴러를 좋아하여 라이트노벨쪽은 거의 읽지 않았는데 이 작품을 읽고 난 뒤 생각이 달라지면서 라이트노벨의 다른 작품들을 찾기 시작했다.

어느 날 출근길 버스안에서 치한으로 오인받아서 다니던 회사도 그만두고 편의점아르바이트를 하며 근근히 생계를 이어가는 성실한 청년 다나카 슈즈, 그에게 함께 일하는 다쿠가 다른 아르바이트를 소개시켜 주는데 '히어로즈(주)'라는 곳으로 홈페이지를 조사하니 상세 설명란에는 '히어로 제작을 돕는 간단한 일입니다.'라고 적혀있고, 방문객용 설명에는 '히어로가 되고 싶은 분 도와드립니다.'라고만 되어있는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전혀 감조차 잡히지 않는 수상쩍은 곳이다.

히어로즈에 찾아가 처음으로 맡은 아르바이트는 유명만화가 도조 하야토를 '히어로로 만드는 일'
근데 그 일이 좀 이상하다. 괴상한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발산하는 그를 옆에서 다치지 않게 지켜보는 일이라는데...

"저.... 이 회사는 그러니까, 만화나 히어로물 같은 걸 취급하는 회사....인 건가요?"

"만화 뿐 아니라 뭐든 다룹니다. 저희 회사가 취급하는 기준은 단 한가지 '인간'이라는 점 뿐입니다."
- 58p

그렇다. '주식회사 히어로즈'에서 인간이면 뭐든 그가 요구하는대로 히어로를 만들어주는 일을 한다.

슈즈는 이곳에서 일하면서 다양한 캐릭터의 사람들을 만나고 이상한 업무를 하며 '대체 히어로 제작을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미야비에게 묻자 그는 '다들 업무의 내용이 제각각으로 각자 특기 분야를 살려 세상에 히어로를 만드는 거'라 말한다.

"그러니까, 슈즈 씨가 생각하는 진짜 히어로를 만들면 돼요..."
- 97p

슈즈는 히어로즈에 일하면서 그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 몇몇의 입사하게 된 사연을 듣게 되는데 그들 하나 하나의 사연들도 소설의 감동을 배가 시키는 역할을 하였다.

의뢰인들의 히어로가 되고 싶은 이유, 자신은 까맣게 잊고 지낸 어린 시절의 할아버지와의 추억을 회상하는 부분 등 소설은 단순히 재미만을 추구하지 않고 그 속에서 감동을 주고 어떠한 인생이 '정말로 행복한 인생인지' 생각해보게 하였다.

누구의 인생이든, 평생에 히어로 한 명쯤은 존재한다.

한 번도 '나에게 있어 히어로는 누굴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나에게 히어로는 우리 가족을 위해 묵묵히 열심히 생활해 준 '아빠'가 아닐까 싶다.
힘들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도 '아빠'를 떠올리며 이겨내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해올 수 있었던 것같다.

나의 히어로인 '아빠'
아버지라는 말보다 '아빠'라는 단어가 더 좋은 당신이 오늘 더 보고싶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육아살롱 in 영화, 부모 3.0 - 속 시원한 ‘사이다 육아’를 영화에서 만나다!
김혜준.윤기혁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1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육아에는 정답이 없다. 하지만 참고할 곳들은 많다. 육아선배들의 조언, 블로그, 전문가들이나 파워블로거들에 의한 육아서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우리는 육아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이번에 알게된 건 영화 속에서도 다양한 육아의 방식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늘 새롭고 다양한 미션을 주는 우리 아이들과 하루종일 씨름을 하다보면
"아이고야~~"라는 말이 절로 나오고 하루에도 몇번이고 오르락내리락하는 감정들로 인해 지칠때 쯤 등장하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 사람은 바로 '아빠'이다.

요즘은 아빠들의 육아참여도가 예전보다는 높아졌으며, 간간히 육아휴직을 하여 아이를 보는 아빠들도 보이기도 한다.
내 주변에도 육아휴직을 해서 첫아이를 키우는 아빠가 있는데 처음의 활기찬 모습과는 달리 2달정도가 지난 지금은 거의 웃음끼가 사라지고 있었다.

나도 가끔은 신랑이 온전히 혼자서 아이들을 봐주면 좋겠다 생각할 때가 있다.
하지만 이번에 읽게 된 「육아살롱 in 영화, 부모 3.0」을 읽으면서 아빠들의 고충과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은 하루하루 애 키우느라 진땀 뻘뻘 흘렸고, 지금도 흘리고 있다는 30대 아빠와 40대 아빠, 두 명이 뭉쳐서 낸 책이다.

속 시원한 '사이다 육아'를 영화에서 만나다.

30편의 영화 속에 담긴 육아와 관련한 이야기들과 함께 자신들의 솔직한 육아방식과 일상의 모습 그리고 육아휴직을 통해 전담하면서 느끼는 육아의 힘겨움과 동시에 아이들에게서 느끼는 기쁨들을 솔직담백하게 풀어내고 있다.
그리고 어린 자녀를 둔 30대아빠와 어느정도 큰 아이를 키우는 40대아빠의 아이들에 대한 고민과 관계에 있어서의 차이도 볼 수 있었다.

자녀의 '생리적 욕구를 채워주는 역할'을 부모 1.0 이라고 보았고, 바람직한 모습으로 자녀를 '빚어내고자 애쓰는 역할'을 부모 2.0으로 정의했다. 그리고 최고 사양의 버전인 부모3.0은 '늘 웃으며 자녀와 함께하는 역할'로 규정했다.
- 7p

부모 3.0이 뭘까 궁금했었는데 저자는 컴퓨터 운영체제가 업그레이드되듯 부모의 역할의 버전을 생각하며 이렇게 규정했다고 말했다. 그럼 난 어느 버전의 부모일까?

책에 소개되는 영화는 내가 익히 알고 있는 영화들도 많고 생소했던 영화들도 있었다. 영화를 볼 때도 어디에 관점을 두느냐에 따라 영화를 보고 느끼는 바가 다른데 저자와 같이 육아전후에 따라 나 역시도 영화에서 얻는 감동이 달랐다.

저자의 영화소개를 통해 새로운 관점으로 영화를 다시 찾아봐야겠다고 느끼는 부분들이 많았으며, 육아를 하며 점점 변하는 저자들의 모습에서 공감되는 부분과 내가 몰랐던 남편이 가지고 있을 책임감과 고민 , 부성애, 아빠로써의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 등에 대해 알게 된 점도 많았다.

부성은 그 출발부터가 모성과 다르다.
아버지라는 존재에게는 아이가 내 자식임을 인정하고 책임을 지겠다는 매우 이상적인 프로세스를 거쳐야만 부성애가 비로서 발아될 수 있기 때문이다.
- 69p

자연발생적이고 감성적인 모성과 달리 부성은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배워서 습득되어지는 것이란다.
그리고 실험을 통해서 밝혀진 바로는 엄마와 아빠의 아이를 인식하는 개념 자체에도 차이가 있다는데 엄마는 다른 아이를 볼 때보다 자신의 아이를 볼 때 좀 더 주관적인 반면 아빠들은 다른 아이의 사진을 볼 때나 자기 아이의 사진을 볼 때 별 차이가 없었다.
육아에 있어 이런 모성과 부성의 차이를 이해하고 있다면 조금은 갈등이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독주가 아닌 협주'라는 말이 너무 와 닿았다.
독박육아라는 말이 엄마들 사이에서 많이 오가는데 육아를 홀로 전담하다보니 힘들기도 하지만 엄마와 아빠가 주는 영양분이 다른데 그것을 고루 받지 못함으로써 오는 결핍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독주가 아닌 협주로 부모가 함께 공동육아를 해나가는 것이 필요함을 느끼게 해 주었다.

등돌리고 잠들어 버리고 싶은 순간에서도 기를 쓰고 이렇게 무언가를 적고 있는 나는, 회사에서 사라지는 나의 자리와 가족의 생활에 묻히는 나라는 존재의 경계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 124p

저자의 푸념같은 이 글을 보면서 남편의 마음과 육아만을 전담하는 아내의 마음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 뭉클하였다.
육아휴직을 하지 않아도 늘 회사에서 자신의 자리가 없어질까 걱정하는 남편의 마음과 육아로 인해 자신의 존재는 사라진 것같은 마음이 드는 아내의 마음...

영화 <4등>이라는 것을 통해 아이들에게 체벌, 정말 필요악인가에 대해 생각하는 부분에서 저자는 자신의 경우에 대해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다.

훈육을 하면서도 '진정 아이를 위한 것일까'하는 의문이 들지만 그렇다고 '보통이하'라는 자녀의 성적을 보면서 기쁜 마음으로 다른 재능을 찾아보려는 능력은 아쉽게도 없다고....

특별한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은 부모라면 저자의 이런 마음에 공감이 갈 것이다. 나 역시도 아이가 '건강하기만 하면 되지'라고 생각하면서도 불쑥 불쑥 튀어나오는 부모가 아닌 학부모의 모습이 있기에...

「육아살롱 in 영화, 부모 3.0」은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며, 육아와 영화의 만남이면서 육아휴직을 낸 아빠들의 육아고충이 담긴 이야기라 남편이 먼저 읽고 아내에게 권하면서 '고생한다'라는 말을 하면 사랑받을 수 있는 책일 것이다.
정답이 없는 육아이기에 해결책 또한 각자의 아이의 성향에 따라 다르니 해결책을 원함이 아닌 쉬어감을 원하는 부모라면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그니처 나비사냥 2
박영광 지음 / 매드픽션 / 201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이 되기를 포기한 희대의 살인마와 그의 시그니처를 따라하는 또 다른 연쇄살인범 엑스
두 명의 사이코패스가 벌이는 살인경쟁
그들을 막아야 한다.'

박영광 그는 현직 형사로 다수의 작품을 집필한 작가이기도 하다.
「시그니처」의 전작인 「나비사냥」을 통해 언론과 독자의 주목을 받았으며, 전작에 등장하는 인물인 고독하고 우직한 캐릭터의 '하태석'형사를 이번 작품에도 등장시키면서 극의 중심에 그를 배치하고 있다.

현직 형사에 의해 씌여진 실화를 바탕으로 한 한국형 범죄스릴러
실화이기에 더 끔찍하고 몰입도가 높았던 작품이 아닌가 싶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과 그와 경쟁이라도 할 듯 살인을 저지른 또 다른 살인마인 '정남규'
이들을 모티브로 하여 써내려간 「시그니처」는 인간이 어느정도까지 잔인할 수 있으며, 자라온 환경의 중요성과 그들로 인해 평범했던 일상이 이제는 더 이상 평범하지도 살아있어도 산 것같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피해자들의 아픔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였다.

이들은 자신들을 인간이 아닌 짐승이라 했다.

"짐승이 잔인한 건 당연한 거 아닌가? 사람이 아닌데 나 같은 부류를 반사회성인격장애라고 오늘 면회를 해 준 범죄 심리학 전문가라는 분이 말을 하던데, 말이 좋아서 인격장애지 사실은 그게 짐승이라는 거 아닌가? 사람이 아닌거지. 짐승은 같은 종속들도 잡아서 질근 질근 씹어서 먹으니까. 흐흐흐"
- 368p

인간이라면 이러한 행동을 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주경철과 엑스 중 엑스에 포인트를 두고 글을 읽었다.
어린시절 매번 바뀌는 아버지로부터의 폭행과 그런 그를 보고도 외면하는 엄마, 자신의 유일한 친구였던 개가 몽둥이로 맞아 흘린 피가 웅덩이를 이루며 비릿한 피냄새를 맡고서는 이상한 쾌락을 느끼게 된 엑스
엑스의 정체는 작품이 절정에 치닫게 되면서 서서히 드러나게 되는데....

주경철은 엑스의 범죄현장의 또 다른 목격자였고 그런 엑스는 주경철에 자극받아 범죄의 수법이 조금씩 변화되고 점차 잔인해지고 있었다.

주경철의 체포로 그에게 모든 범죄를 덮어씌우려 하나 하태석형사의 감으로는 또 다른 살인마가 있을 거라는 것
그의 정체유무를 가지고 하태석형사와 일선 경찰들은 서로 다투고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피해자는 계속해서 늘고 있었다.

소설속에는 두 살인마의 범죄행각과 사이코패스적 성향과 잔인성이 적나라하게 묘사되어 있다.
읽는 내내 몸이 움찔움찔하고 상상도 할 수 없는 고통이 느껴지는 등 다른 스릴러와 달리 힘겨운 감정으로 읽어나갔다.

"연쇄살인자에게는 자기만의 패턴 즉 연쇄살인자의 서명이라 불리는 시그니처가 존재합니다. 그것은 놈만이 남기는 독특한 흔적으로 거의 바뀌지 않죠. "
- 241p

거의 변하지 않는다는 연쇄살인마의 시그니처가 변하고 있었다.
엑스의 경우는 이전에 저지른 범죄의 수법에서 조금씩 변화를 주어 경찰들의 수사에 혼란을 주고 누군가와 경쟁이라도 하는 듯 더 잔인한 형태로 진화되어갔다.

소설 속에는 하태석과 최지선의 애끊는 사연과 주경철과 엑스의 범죄행위, 경찰들간의 알력다툼, 범죄피해자들의 외상후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소들이 담겨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아쉬었던 점은 관할지역에만 국한되지 않고 서로 공조수사를 하여 연쇄살인을 막을 수는 없었을까하는 부분과 글의 마무리부분이 아쉽게 느껴졌다.

하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한 한국형 범죄스릴러라 그런지 생동감이 더 느껴지고 범죄의 잔혹성과 검거과정의 긴박함 등 스릴러로써의 면모를 잘 담아내고 있어 페이지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술술 읽혀나갔다.

"이 소설은 '왜'로부터 시작했다. 서로의 목적이 같았던 두사람, 사람을 죽이기 위해 어두운 밤거리에서 사냥감을 찾았던 두 사람 ... 그리고 서로를 침범하지 않을 불가침의 영역을 만들어 살인을 계속 이어갔던 것이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작가의 전작이 궁금해졌다.
「시그니처」를 읽고 한동안 머리가 멍했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두 살인마의 범죄행각과 언론에 비췄던 그들의 모습이 다시금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인간이길 포기하고 짐승이라 여기며 사람들의 목숨을 노리는 이들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 소름이 끼쳤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