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함의 힘 - 회복탄력성에 대한 오해 그리고 강인함의 비밀
스티브 매그니스 지음, 이주만 옮김 / 상상스퀘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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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자기 계발서도 하나씩 읽어두는 게 좋다. 그렇게 골라 든 자기 계발서가 괜찮은 책이라면 더 좋다. 이것저것 현실적인 도움을 받을 수도 있으니. 내 생각은 그렇다.


이 책은 자기 계발서의 탈을 썼지만 ‘어깨 뽕‘이 안 들어갔다. 성공한 인간으로서의 정답 유형을 정해두고 거기에 모든 논의를 수렴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래서 이것저것 도움이 될만한 내용을 책에서 길어올릴 수 있었다.

강인한 인간이 되려고 스스로를 몰아붙이지 말고, 그럴 시간에 자기의 솔직한 모습을 알아보라고 한다. 그냥 덮어놓고 알아보라고만 하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방법을 알려준다. 나는 그중에서 자기 자신과 하는 대화, 즉 ˝혼잣말˝이 가장 눈에 띄었다.
˝이봐. 이게 그렇게까지 그럴 일이야?˝


강인한 사람이 되려면 자기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게 이 책의 핵심이고, 이 책이 강인함 사람이 되기 위한 방법으로 내세우는 과학적 방법이다. 그렇다고 우격다짐으로 마음에서 올라오는 소리를 억누르고 외면하고 다그치라는 말이 아니다. 자기감정이 실제로 어떤지 알아차리고, 자기감정이 어디로 향하는지 알아차려야 한다. 자기를 잘 알아차려야 감정을 과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래야 감정에 매몰되지 않고 시야를 넓혀볼 수도 있고, 반대로 한 군데로 집중할 수도 있으니. 모든 것은 거기에서 시작할 수 있다. 그렇다. 이 책이 내세우는, 과학적으로 감정을 다루는 방법은 불교 수행을 닮았다. 이 부분이 이 책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자기 계발과 불교라는, 어떻게 보면 서로 대척점에 서있는 두 개의 영역을 이렇게 잘 엮어놓은 책은 처음 본다. 생각해 보면 진정한 자기 계발은 불교를 통해 이룰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염불 말고 수행 말이다. 설득력 있게 불교적인 마음 수행을 권하는 내용을 읽으며, 구체적인 것들을 몇 가지 따라 해보기로 했다. 그에 대한 후기는 나중에... 나무 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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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도 가까운 - 읽기, 쓰기, 고독, 연대에 관하여
리베카 솔닛 지음, 김현우 옮김 / 반비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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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그러니까, 감정이입의 이야기다.


저자와 치매 걸린 어머니의 이야기이자, 위기에 빠졌다가 생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약한 사람들이 서로 돕고 일으켜주는 이야기이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친절함과 이해에 대한 이야기이며, 자아의 감옥에 갇히지 않고 다른 사람과 기꺼이 연결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 모든 것은 결국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삶과 세계를 상상하고 그 안으로 뛰어드는 자세를 가진 사람에게 허락된 이야기이며, 결국 이 모든 건 감정이입에 대한 이야기다. 이는 저자의 이야기이면서, 저자가 쓴 책을 읽고 생각-‘나는 타인의 상황과 삶을 어디까지 이해할 수 있고, 내 사랑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에 대한 고민-에 빠져든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저자의 고백대로 이 책의 이야기는 일목요연하게 정리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이야기의 맥락이 이리 가지치고 저리 도랑을 친다. 하지만 결국 감정이입과 친절, 사랑, 나만의 완결된 세계를 내려놓을 수 있는 용기와 모험에 대한 이야기로 귀결되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참 좋았다. 왜 좋았는지 한 마디로 설명하기는 힘들다. 다만 이 책을 읽는 시간 내내 좀 더 따뜻한 사람이 되어봐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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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당 (무선) - 개정판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9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연수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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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있지만 보지 못하고 듣고 있지만 듣지 못하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세상과 소통하지 못하게 막던 벽을 홀연히 깨고 나오는 이야기들.


역자 해설이 없었다면 오롯이 이해 못하고 넘어갈 뻔했던, 저자의 화법이 조금은 어렵게 느껴졌던 단편집이다. 정말 읽히지 않다가도 또 어떤 순간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상태에서 문장과 문장에 흠뻑 빠져드는 신기한 경험을 선사해 주기도 했다.


아무튼 좋은 소설들이다. 뭔가 직접 던지는 메시지는 없지만 다 읽고 나면 이유 모를 뜨끈한 기분과 잔잔한 용기가 솟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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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1Q84 1~3 세트 - 전3권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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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이야기였다. 이로써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을 거의 다 읽었다.

발간 당시 크게 화제가 되었던 책이었다. 나는 또 고집스럽게 남들이 다 읽는 책이라는 이유로 안 읽었더랬다. 이런 이상한 고집은 어디에서 왔나 모르겠다. 이제서야 읽고 난 감상은, 음, ˝그거 참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네요˝.

뭐랄까, 만날 사람은 만나게 되어 있다는 줄거리인 것 같다. 20년의 세월을 서로 그리워하던 남녀가 해후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우주적 환상 활극이랄까.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함께 한다는 건 사소하지만 사소한 일이 아니다. 각자 자기가 익숙하게 젖어들어 살던 세계를 과감하게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함께 새로운 세계를 빚어가야 할 일이다. 세계를 바꿔 타는 과정은 쉽지 않다. 셀 수 없이 많은 혼돈을 견뎌내야 하고 내적인 위기와 의문을 거쳐야만 한다.

하나이던 달이 두 개가 되었다. 논리와 기존의 상식이 통하지 않는 그 세계로 모험을 떠났다가 주인공들은 드디어 만난다. 그리고 원래 세계로 돌아온다. 달은 다시 하나가 되었고 모든 게 제 자리로 돌아온 듯하지만, 예전의 그 세상과는 뭔가 미묘하게 다르다. 그렇다. 둘이 함께 살아가야 할 세계는 예전과는 다른 새로운 어딘가인 것이다.

어쩌면 사랑이라는 건 자기만의 고집스러운 세계관을 선뜻 포기하고 새로움을 받아들이는 행위가 아닐까? 맞다. 그 과정에서 절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 하나 있다.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내고, 그 결과물을 긍정하고 믿어야 한다는 것. 그래야만 제대로 된 사랑을 할 수 있고, 진짜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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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기사단장 죽이기 - 전2권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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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살다가 한두 번쯤 삐끗한다. 삐끗해서 한참을 엇나가다가 다시 제 궤도로 느지막이 돌아오기도 한다. 소설의 주인공도 그렇다.



그냥저냥 살아가던 일상에 위기가 찾아오고 더 이상 지금까지 살던 대로 살아갈 수가 없게 된 주인공. 이리저리 헤매 다니다 이런저런 비일상적인 일에 엮인다. ‘에라 모르겠다‘라는 심정으로 흐름에 몸을 맡기던 주인공은 옆길로 샌 나날들 가운데 사람들을 만나고 사건들을 만난다. 그리고 그는 예전과는 다른 사람이 된다. 그것은 일종의 변신이기도 하고, 성장이기도 하다.



우리는 살다가 언젠가 삐끗해서 넘어지거나 옆길로 새게 된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그것 또한 삶이다. 일상적이지 않은 그 길을 걷는 시간도 나를 크게 할 것이니. 괜찮다. 괜찮다. 그러니까 용기를 내고, ‘믿는 힘‘을 가지라.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들이 다 그렇듯 소설을 읽는 동안에 줄거리도 줄거리지만 정교하기 이를 데 없는 묘사와 찰진 감정 표현 때문에 즐겁다. 이 소설에서는 유난히 이 표현이 특히 뭔가... 좀 이색적이었다.

˝가슴도 거의 부풀지 않았다. 꼭 실패한 팬케이크처럼.˝



어이 소설가 양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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