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있지만 보지 못하고 듣고 있지만 듣지 못하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세상과 소통하지 못하게 막던 벽을 홀연히 깨고 나오는 이야기들. 역자 해설이 없었다면 오롯이 이해 못하고 넘어갈 뻔했던, 저자의 화법이 조금은 어렵게 느껴졌던 단편집이다. 정말 읽히지 않다가도 또 어떤 순간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상태에서 문장과 문장에 흠뻑 빠져드는 신기한 경험을 선사해 주기도 했다.아무튼 좋은 소설들이다. 뭔가 직접 던지는 메시지는 없지만 다 읽고 나면 이유 모를 뜨끈한 기분과 잔잔한 용기가 솟아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