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으로 읽는 한국 현대사
김호기.박태균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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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 주요 사항을 주요 쟁점이 되어왔던 주제들을 중심으로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현대사 개설서에서는 자세히 다루지 않는 내용이 나오고, 2000년대부터 2010년대의 내용도 상당히 다루어 흥미로운 책이다. 역사 교사로서 전공 지식을 보충하기 위해 읽기 좋은 책이었다. 현대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읽기에도 좋다. 각 장마다 지나치게 길지 않은 분량으로 서술하여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나는 아래 내용들을 특히 재미있게 읽었다.



신탁통치 논쟁 뒤에 숨은 미국과 소련의 숨겨진 의도 : 미국과 소련은 한반도를 대충 수습하여 던져놓고 발을 빼고 싶어 했다는데.

대한민국 정부의 합법성에 대한 객관적 사실 : 유엔이 인정한 유일한 합법 정부라는 것은 사실은 말이야, 당시 유엔이 결정한대로 총선거를 실제로 실시했던 38선 남쪽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라는 것이지. 이건 차후 북한이 혹시라도 붕괴할 때 문제가 될 수도 있는데, 한국 정부는 오로지 남한 지역에 대한 합법성만 갖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통치권이나 영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사실.

박정희의 민주 공화당의 성격 : 의외의 인물들이 많았다. 익히 알려진 대로 군부와 구 자유당 세력이 대다수였지만, 좌익 출신과 혁신 계열 인사들도 포진해있었다. 뭐 그렇다 한들 공화당 자체의 성격은, 글쎄...

베트남 파병 군인들의 전투 수당 문제 : 전쟁터로 끌고 가놓고 수당을 제대로 안 주고 강제 저축을 시킨 나라라니!

1971년 대선의 정책 대결과 김대중의 대중경제론, 그리고 김대중 정부의 시장 경제와 민주주의의 병행 발전 :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그저 신자유주의 정권인 줄만 알고 살았는데. 그게 아니라 제3의 길에 가까운 그것이었다니. 사실 그것도 신자유주의를 사민주의와 절충한 것이기는 하다만.

87년 체제(민주화의 시간)와 97년 체제(세계화의 시간) : 민주화의 환희의 시간은 짧았고, 세계화가 가져다준 무한 경쟁의 지옥은 길었다.

햇볕정책의 오랜 방향성: 햇볕정책은 사실 70년대 박정희 정부 때부터 지속된 움직임이었다.

NLL을 여태껏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 NLL은 정전 협정에서 얘기된 바 없고, 게다가 정전 협정은 다른 문제도 많았다지. 북한 쪽 말도 전혀 일리가 없는 건 아니라는 거. 게다가 7.7 선언과 남북기본합의서, 10.4 공동선언에서 남과 북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지만, 우리 손으로 그것을 내던져버렸다. 그래서 NLL 문제는 여태 표류 중.

전시작전 통제권 환수 문제의 문제점 : 노무현 정부는 사실 한국에서의 방위 부담을 줄이려던 미국의 의도에 성급하게 걸려들었던 것. 모든 게 실패로 돌아가면서 우리는 방위비 분담금 문제가 나올 때마다 미국에 끌려다니는 신세가 되었다는 슬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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