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에어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10
샬럿 브론테 지음, 유종호 옮김 / 민음사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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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에서 끼부리는 자뻑남이었던 로체스터는 제인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둘은 결혼을 약속한다.

˝내 눈에는 당신이 미인이오. 거기에다 내 마음속 깊이바라고 있던 우아하고 속됨이 없는 미인이란 말이오.˝

˝반반한 얼굴만으로 내 비위를 맞추려는 여자한테는, 그들이 혼도 없고 마음도 없다는 걸 알게 되는 날엔 진짜 악당이지. 그들이 무미하고 쓸모없고 또 우둔하고 거칠고 성미가 고약한 모습으로 보이게 되면 말이야. 그러나 총명한눈과 능한 말솜씨, 불같은 정열을 가진 사람이나 구부러지지만 부러지지 않는 성격, 가냘프면서도 든든하고 순하면서도 견실한 성격 앞에서는 나는 항시 부드럽고 진실하오.

이때까지만해도 그의 고백은 달콤하고 그는 정신이 제대로 박힌, 못생긴 얼굴과 많은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제인이 사랑할 만한 남자였다. 제인은 하느님이 창조하신 그를 우상처럼 받들고 있어 하느님의 모습을 볼수 없는 지경이었다.

내가 에드워드 로체스터의 신부가 되지 못했다는 것은 내 슬픔 가운데 가장 작은 거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꿈에서 깨어나고 그 꿈이 모두 덧없고 헛된 꿈이었다는 것을 알았다는 것도 견디어 이겨낼수 있는 거야. 그러나 지금 당장 아주 영원히 그의 곁을떠나다는 건 참을 수 없는 일이야. 난 그럴 수가 없어.˝

그러나 로체스터에게는 집에 가둔 정신병자 부인이 있는것으로 드러나 결국 결혼은 무산되고 제인은 집을 나가 무일푼으로 헤매다니다 세인트 존 리버스 목사집에 안착하게된다.
그리고 소설답게 그들은 외사촌으로 제인은 많은 유산을 받게되어 부자가 되고 종교에 귀의하여 선교사 부인으로 살자는 그의 제안을 거부하고 로체스터를 수소문한 끝에 화재로 인해 불구에 장님이된 로체스터를 찾아 결국 결혼해서 나름 행복하게 사는 것으로 끝난다.

정말 고구마 먹는 줄거리가 아닐수없다. 어린 처녀를 혼인을 빙자하여 유부남이 농락하다 들켜버리고 다행히 도망친 처녀는 충분히 더 자신과 어울리는 남자를 만날수 있는데도 최악의 상태에 빠진 남자에게 돌아가 헌신하다니;;;

물론 표면상은 그렇지만 그나마 선택의 주체가 제인이었음에 그나마 위로를 받았다.
자신은 부자일뿐아니라 독립해있고 자신의 주인은 자신이라고 제인은 로체스터에게 분명히 말한다.
당신이 날 안받아들인다면 내돈으로 옆집 지어살거라며 당신의 눈과 손이 되겠다고.

긴 소설임에도 저자의 필치와 감수성이 긴장감과 속도감있게 소설을 이끌어 어렵지않게 읽을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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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2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안장혁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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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체험하지 않은것은 한줄도 쓰지않았다.
그러나 단 한줄의 문장도 체험한것 그대로 쓰지는 않았다.]는 괴테의 고백처럼 이 작품은 괴테가 25세의 젊은 나이에 친구의 약혼녀를 사랑했던 경험에 상관 부인을 사랑하여 권총 자살을 한 친구의 이야기를 혼재하여 쓴 서간체 형식의 작품이다.
발간 당시 ‘베르테르 효과‘라는 자살 신드롬을 몰고왔으며 행복의 이유이자 불행의 원인인 사랑의 이율배반성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확실히 세월의 간극인가 사망 1년전까지 60 년간 집필했던 파우스트와는 결이 다르다.
파우스트는 행동하는 지식인으로써 인간 구원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었다면 베르테르는 정말 자기 집중적 자기애로 똘똘뭉친 인간형이다.

혼자 로테도 자기를 사랑한다 단정하고 사랑한다면서 상대방을 배려하지않고 극단적이며 (너무 자주 찾아오니 좀 자중을 부탁하면 다신 안온겠다고 억지부리고) 죽어가면서까지 남겨진 이들을 불편하게한다.
알베르트의 권총을 빌려 자살하고 유서에는 로테의 손길이 닿았던 옷 그대로 주머니에 로테의 리본을 넣은채로 묻어달라는 등 구구절절 사연을 남긴다.

오래전 읽었을때 어떤 감정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지금의 나는 사랑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한 남자를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없음엔 동의하지만 베르테르의 감정 상태 표출은 아름답다기 보다는 지극히 이기적이고 불편하게 느껴진다.



.

10월 27일
인간관계라는 게 고작 이 정도밖에 안 되는가 싶을 때는, 가끔 내가슴을 찢고 뇌수를 칼로 찌르고 싶어지네. 사랑도, 기쁨도, 온정도,즐거움도 내가 남에게 베풀지 않는 한 남도 내게 베풀지 않는다네. 그리고 내 마음이 행복으로 가득 차 있다 해도 내 앞에 서 있는 사람이냉정하고 의기소침하다면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수 없다네.

10월 27일 저녁
내가 가진 것이 이렇게 많으나 그녀를 향한 그리움이 모든 것을 빼앗아가네. 아무리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 해도 그녀가 없으면 아무것도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네.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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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2-28 23: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내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이전에 읽었던 책의 다른 면이 보이는 것도 책읽기의 즐거움인 것 같아요. 그래서 가끔은 아주 예전에 좋았던 책을 다시 읽고싶어지기도 합니다. ^^

bluebluesky 2021-03-01 00:31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간단히 메모라도 해놓았다면 그때 느꼈던 감정이랑 교차해 볼수도 있었을텐데 아쉽네요;;;

scott 2021-03-01 0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베르테르 요즘 세상에 있다면 신고 당하지 않을까요 ^.^

bluebluesky 2021-03-01 00:55   좋아요 1 | URL
그니까요.
여기 주인마님 성추행하다 쫓겨나고는 그 담에 온 하인 살인까지한 하인나오는데 베르테르가 감정이입해서 막 옹호하는거보고 헐;;;
 
로마의 일인자 2 - 1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1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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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은 마리우스가 전성기를 향해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아프리카에서의 공적을 인정받아 3년만에 다시 집정관이 되고 자신의 무구를 갖출수없는 하층민도 군인이 될수 있도록 하고 제대후 토지에서 정착할있도록 점차적인 군개혁을 이뤄나간다.
기원전이지만 귀족들의 짝짓기, 부동산 투자 등등 인간사는 현세와 다를바 없는거 같다.
공정하다는 착각 읽는 중이었어서 마리우스와 술라의 대화중 능력이 있어도 운을 중요시하고 신을 경외시하고 겸양을 잃지않는 부분이 인상깊었다.

아마도 우리의 카이사르의 엄마, 아빠 일듯한 초절정 인기녀 아우렐리아가 삼촌 루푸스의 소개로 만나게된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와 결혼하게되자 닭쫓던 개가 된 마르쿠스 리비우스 드루수스는 친구 카이피오 2세 집안과 겹사돈을 도모하게 되는데.
다행히 카이피오의 동생 세르빌리아는 원래부터 드루수스를 흠모하고 있었으나 카이피오와 결혼해야하는 드루수스의 동생 리비아가 핫한 인물이었으니.
다독의 폐해?가 그녀에게도 미쳐 다리긴 남자를 좋아하다보니 뚱땅한 카이피오가 눈에 안차 오빠한테 반항하다 갖혀 학대받으면서도 읽었던 문학을 상기하는 부분은 상상을 초월한다.

[오디세우스는 붉은 머리에 왼손잡이였다 (하지만 그녀가 좀더 책을자세히 읽고 오디세우스의 다리가 몸에 비해 퍽 짧았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에게 흥미를 잃었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짧은 다리를 특히 싫어했다). 아헤노바르부스의 로지아에 있던 낯선 청년도 마찬가지였다. 청년은 키가 매우 컸으며 어깨가 넓었고, 토가 아래의 몸은 건장하고 날씬한 것 같았다. 붉은 머리카락은 햇빛에 반짝거렸고 긴 목 위의 머리는오디세우스의 머리처럼 당당했다. 그녀는 멀리서도 그의 멋진 매부리코를 볼 수 있었지만, 나머지 이목구비는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녀는 그의 눈이 이타카의 오디세우스 왕처럼 크고 빛나며 잿빛일 거라고 확신했다.
그리하여 멜레아그로스의 불타는 연애시들을 읽을 때면 그녀는 시인이 덮치는 소녀나 소년에 자신을 대입했다. 그리고 시인은 언제나 아히노바르부스의 발코니에 있던 청년이었다. 그녀가 카이피오 2세를 잠라도 떠올렸다면 혐오감에 얼굴을 찡그렸을 것이다.]

결국 포기하고 결혼은 했는데 뭔가 나중에 일칠거 같아서 주목하는 인물이다.^^
점점더 흥미진진하고 인생을 무대로 비참하고 역겨운 지난 시절을 뒤로 또다른 모습의 배우역할을 멋지게 해낸 술라의 부상과 연기가 재미를 더할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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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부격차없이 적어도 부정없는 시험을 통해 자신의 능력에 의해 시험을 통과하고 직업을 가지며 성공하는 것은 공정하다고 생각해왔다. 공부안하면 성공할수없고 부자도 될수없어라는 말은 공공연하게 어릴때부터 우리 머리에 각인되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 마이클 샐던은 이러한 능력주의의 폐해로 부의 양극화와 고학력 세습화,승자의 오만과 패자의 굴욕 등을 지적하며 우리에게 뭔가 빠진걸 찾아보라고 한다.

‘스카이캐슬‘이라는 드라마는 극단적인 면을 너무 부각했지만 최근 서울대 입학생 통계만 보더라도 부유한 집 아이가 성적이 더 좋은것으로 나타나며 암암리에 성행하던 입시부정이 공직자 자녀를 통해 수면에 드러나기도 했다.

그는 대학입학을 일정 수준의 지원자를 걸러 뽑기를 하자는 제안을 하기도 한다 (그럼 그 일정수준은 또다른 능력의 잣대가 되는거 아닌감?).

능력주의적 오만에서 벗어나 운의 개입을 인정하고 겸손해져야 하며 직업의 귀천이 없어져야하고 공공선을 실현해야 한다고 역설하지만 과연 가능한 일인가 자문해본다.

최근 차이나는 클라스에 출연한 강연영상도 찾아봐야 겠다.

 능력주의 이상의 어두운 면은 가장 매혹적인 약속, 즉 ‘누구나자기 운명의 주인이 될 수 있고 자수성가할 수 있다‘는 말 안에 숨어 있다. 이 약속은 견디기 힘든 부담을 준다. 능력주의의 이상은 개인의 책임에 큰 무게를 싣는다 - P67

 운의 윤리는 인간의 이해와 통제력을 벗어나는 삶의 차원을 중시한다. 세상이 반드시각자의 능력에 맞는 보상을 주지는 않기 때문에, 인생에는 신비, 비극,
겸손함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다음과 같은 〈전도서〉의 내용은 이런 윤리의식을 잘 표현한다. "내가 돌이켜 해 아래서 보았다. 빠른 경주자라고 먼저 도착하는 것이 아니다. 강한 자라고 싸움에 승리하는 것이 아니다. 지혜로운 자라고 음식을 얻는 것이 아니다. 명철한 자라고 재물을 얻는 것이 아니다. 기능을 갖춘 자라고 은총을 입는 것이 아니다. 이는 때와 우연이 이 모든 자에게 임함이로다.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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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오 영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8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박영근 옮김 / 민음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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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프랑스사회의 모든것을 소설을 통해 완벽하게 재현하려는 발자크의 인간희극 시리즈 중 2번째로 택한 고리오영감은 2013년 이후 재독이다. 그때는 발자크의 큰 그림에 대해 전혀 몰랐는데 이번에는 뭔가 작가의 의도를 따라 읽어가니 좀더 흥미진진하고 ‘곱세크 ‘에 등장했던 인물들이 여럿 등장해서 퍼즐을 맞추는 재미도 쏠쏠하다. 곱세크는 이 책에서도 냉혈 고리대금업자로 등장인물의 대화 속에 등장한다.

이 작품에서는 보케르부인의 하숙집의 인물들과 파리 사교계가 얽힌 잡다한 인간군상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더구나 하숙인들 중의 누구도, 한 사람이 떠들어대는 불행이진짜인지 가짜인지를 검증하려고 애쓰지 않았다. 그들 모두는각자의 처지에서 비롯한 불신 섞인 무관심을 서로에게 품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의 고통을 덜어주기에는 자신들이 무능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들은 서로 괴로움을 얘기하며 이미 애도의술잔을 비웠다. 마치 늙은 부부들처럼, 그들은 서로 이야기를나눌 게 없었다. 그들 사이에 남은 것이라고는 기계적 생활에관한 보고와 기름 치지 않은 톱니바퀴의 움직임뿐이었다. 그들은 길에 있는 맹인 앞을 곧장 지나쳤고 불쌍한 사람의 얘기를아무런 감정의 동요 없이 들었다. 그들은 가난에 쪼들린 나머지가장 끔찍한 고통 앞에서도 냉정할 수 있었다. 그들은 이런 가난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죽음뿐이라고 생각했다.]

고리오영감과 함께 작품의 큰 축이되는 법률을 공부하는 가난한 학생 라스티냐크는 소개받은 친척 보세앙부인과 음험한 보트렝 등을 통해 진실한 마음은 숨기고 출세를 위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겠다는 결심을 한다.

 「자! 라스티냐크 씨, 세상이란 이런 거예요. 세상을 알맞게다루세요. 당신은 출세하고 싶지요? 내가 돕겠어요. 여성들이얼마나 깊이 타락했으며, 남자들이 얼마나 볼썽사나운 허영심에 빠져 있는지를 헤아리게 될 거예요. 세상이라는 책은 열심히읽어보아도 알쏭달쏭한 페이지들이 있어요. 이제 나는 다 알고있어요. 당신이 냉철하게 계산하면 할수록, 당신은 앞으로 전진하는 법이지요. 사정없이 때리세요. 그러면 모두가 당신을 두려워할 거예요. 역에서마다 바꿔타고 내버리는 역마처럼, 남자와 여자를 그렇게 대하세요. 그러면 당신은 욕망의 꼭대기에 도달하게 될 거예요. 아실 테지만, 당신에게 관심 가진 여인이 아무도 없다면, 당신은 사교계에서 아무것도 아니지요. 당신에게는 젊고, 돈 많고, 우아한 여성이 필요해요.

 그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았다. 부자들에게는 법이나도덕이 무력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출세만이 이 세상에서 최후수단 임을 발견했다.
「보트랭 말이 옳구나, 출세만이 미덕이야!!
그가 혼자서 중얼거렸다.
뇌브 생트 주느비에브에 도착한 그는, 마부에게 십 프랑을추려고 재빨리 자기 방으로 올라갔다가 내려왔다. 이어서 그는메스꺼운 식당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열여덟 명이 마치 외양간의 골 시렁 앞에 있는 짐승들처럼 한창 식사하고 있었다. 그는 이 비참한 광경과 식당 모습에 치가 떨렸다. 그는 이 너무도급격한 변화와 너무나 완벽한 대조를 보면서 지나친 야망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
한편의 세상에서는 가장 우아한 사교계의 신선하고 매력적인인상과 경탄할 기교와 사치에 에워싸인, 젊고 발랄한 모습과시정이 넘쳐흐르는 정열적 얼굴들을 볼 수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가장자리에 진흙이 묻은 흉칙한 그림과 정열이 뼈와살만 남겨놓은 얼굴만을 볼 수 있다. 남자에게 버림받은 여자의분노가 어떤 것인가를 보세앙 부인한테서 배웠고, 그 배움이걸려들기 쉬운 제안들을 그는 자신의 기억에서 되살려냈다. 결국 그는 그 가르침 때문에 이 비참한 광경을 설명할 수 있었다.

레스토 백작부인의 아버지이자 뉘싱겐 자작부인의 아버지인 제분업자 고리오영감은 엄청난 부성애의 소유자이다.

그럴 수밖에 없을 거야. 나는 영감 머리를 만져보았지. 부성을 가리키는 두개골이 하나밖에 없는데도 영원한 부친을 가리키고 있어」비앙송이 라스티냐크에게 말했다.

라스티냐크는 어머니의 걱정어린 편지와함께 최소한의 품위 유지를 위해 가난한 본가에서 돈을 받고
[착한 으젠아, 어미 마음을 믿어다오. 부정한 방법으로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는 법이란다. 인내와 체념은 너 같은 처지의 청년들에게 미덕인 거야. 너를 꾸짖는 게 아니란다. 이 보조금을부치면서 우리의 어려움을 너에게 알릴 생각도 전혀 없단다. 아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선견지명 있는 어미의 얘기란 말이다. ]

 [인생이란 지금까지 얘기한그대로야. 인생이란 부엌보다 더 아름답지 않으면서도 썩은 냄새는 더 나는 거라네. 인생의 맛있는 음식을 훔쳐 먹으려면 손을 더럽혀야 하네. 다만 손 씻을 줄만 알면 되지. 우리 세대의모든 윤리가 거기에 있네. 내가 이처럼 자네에게 세상 얘기 하는 것은 세상이 나에게 그럴 권리를 주었기 때문이야. 나는 세상을 알고 있네.]

보셍앙 부인이 완곡한 표현으로 설명한 것을 보트렝은 노골적으로 말한다

결국 보트랭은 탈옥범 불사신으로 드러나 파멸을 맞고 딸들이 준 충격을 죽어가는 고리오영감!

돈이 바로인생이라는 영감
애인 막심을 위해 고리대금업자 곱세크에게 집안의 가보인 다이아몬드목걸이를 저당잡힘으로써 파멸하는 첫째딸 레스토 백작부인 아나스타지와 으젠의 작업에 넘어가 사랑에빠진 둘째딸 뉘싱겐 자작부인 델핀.

 나에게는 당신만이 전부죠. 내가 부유해서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은 당신을 더욱 기쁘게 해줄 수 있기 때문이에요. 부끄러운 얘기지만 나는 아버지보다도 당신을 더 사랑해요. 딸보다연인으로 남는 게 더 좋아요. 왜 그러느냐구요?
나도 모르겠어요. 나의 모든 생명은 당신에게 있어요. 아버지는 나에게 심장을 주셨지만 당신은 내 심장을 뛰게 했지요.
세상 전부가 나를 비난하더라도 그게 무슨 상관이죠! 어쩔 수없는 이 사랑 때문에 내가 죄를 저지를 때 당신은 나를 받아주시기만 하면 돼요. 나를 원망해서는 안 돼요. 당신은 나를 불효자식으로 생각하시겠지요? 오, 아니에요. 우리 아버지처럼 훌륭한 아버지를 사랑하지 않을 순 없는 노릇이지요.

마지막까지 딸에게 털털 털리는 아버지

내가 앓는 것을 알게 되면 딸들은 무도회에도 안 가고 나를간호하려고 할 테니 말이야. 내일 나지는 나를 제 자식처럼 키스할 거야. 그애가 애무해 주면 내 병이 나을 거야. 그러니 뭣땜에 병을 고치려고 약국에 천 프랑씩이나 주겠나? 차라리 내가앓고 있는 모든 병을 고쳐주는 내 나지에게 그 돈을 주어야지.적어도 나는 돈이 떨어진 딸애를 위로해 줘야 하네. 그래야만영속 연금을 팔아먹은 내 죄를 갚을 수 있지. 

딸들은 돈만 필요했을뿐 무도회나 애인보다 아버지는 뒤전으로하고 임종까지도 아버지에게 오지않고 그들의 처사를 보며 으젠은 세상이 진흙탕의 바다라 생각하
영감은 지나치게 사랑하여 원하는 모든걸 해주며 버릇을 망친 자신을 탓한다. 우리 현대인들에게도 재산을 마지막까지 거머쥐고 자식에게 주지말라는 교훈까지 남기고

「부부싸움하고, 잠자고 있어서 못 올 거야. 나는 알고 있었어. 자식들이 어떠하다는 것을 알려면 죽어야겠군. 아! 여보게, 자네는 결혼하지 말게. 결코 자식을 낳지 말게! 자넨 자식들에게 생명을 주지만, 그애들은 자네에게 죽음을 줄 거야.
자네는 자식들을 사교계에 드나들게 하는데, 자식들은 자네를 그곳에서 몰아낼 거야. 그래, 안 올 거야. 그애들은 안 올거야! 나는 이 사실을 십 년 전부터 알고 있었지. 때때로 이러리라고 생각은 했지만, 감히 믿을 수가 없었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장례를 치를 라스티냐크는 성공을 향해 파리와 나의 대결이라는 말을 남기며 뉘싱겐 부인에게로 향한다.

예나지금이나 부모는 자식을 짝사랑하고 돈을 최고로 생각하는 사회 풍토가 변함이 없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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