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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틴 - Constant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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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2005년에 개봉했던 영화 콘스탄틴(Constantine)을 DVD로 다시 보게 됐다. 개봉 당시 재밌다는 관객들도 많았지만 매트릭스의 아류작이라는 비평도 만만치 않게 받았던 영화다. 
매트릭스 시리즈로 재전성기를 맞은 키아누 리브스를 주연으로 하고 홍보에 매트릭스를 이용해 욕을 먹은 셈인데 영화로 개봉한지 4년 반이 다 된 지금 난 아직도 2편을 기다리고 있다. 왜냐하면 한 마디로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엑소시스트영화다. 신의 편에 선 한 인간이 지옥에서 나오는 사탄을 다시 지옥으로 돌려보내는 간단한 스토리를 가진 영화다. 하지만 이 영화의 특별한 점은 캐릭터의 독특성에 있다. 

영화의 주인공 존 콘스탄틴(키아누 리브스)는 신에 대한 공경이나 경외심으로 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천성적으로 사탄과 혼혈천사를 구별하는 능력을 타고난 그는 이 일을 해야만 원래 지옥으로 가야하는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을거라 믿기 때문이다. 술과 담배에 쩔어 사는 존은 악마와의 싸움이 아닌 폐암으로 죽을 운명에 처하고 만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L.A 강력계 소속의 형사 안젤라가 찾아와 쌍둥이 동생의 죽음에 대한 의문을 풀기 위해 도움을 요청하면서 강력한 사탄과 만나게 되고 혼혈천사와 껄끄러운 존재 대천사 가브리엘이 등장하면서 사건은 점점 어둠 속으로 끌려가게 된다.  
 



영화는 실감나는 CG로 지옥의 모습과 천사들의 큰 날개도 만들어내 화려한 볼거리도 제공해준다. 거기다가 독특한 캐릭터들로 무장해 영화가 어디로 갈지 알 수 없게 만든다. 재미만은 확실하지만 금연영화라는 말을 듣고 있기도 하다.  



영화에는 영화 트랜스포머로 전세계적으로 스타덤에 오른 샤이아 라보프 만날 수 있다. 존 콘스탄틴의 조수 역인데 아직 앳된 모습이다. 몇 년뒤에 스타덤에 오를 거라는 걸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끝에 여운을 남겨 2편이 나올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소문만 있을 뿐 아직 공식적인 소식은 아무것도 없다. 시리즈로 나와줬으면 하는 영화인데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 키아누 리브스!! 요상한 영화만 찍지 말고 콘스탄틴으로 돌아오시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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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이벤트 종료)
터미네이터 : 미래전쟁의 시작 - Terminator Salvation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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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은 정말 기다렸던 영화들의 잔치다. 속편들도 하나 둘씩 나오고 있고 박찬욱 감독과 봉준호 감독의 신작까지 영화 팬으로선 행복한 한 해가 아닐 수 없다.
터미네이터4: 미래전쟁의 시작도 역시 기다렸던 영화 중 하나였다. 2003년에 본 3편이 시나리오나 배우 어느 하나도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속편을 기다린 이유는 워낙 1, 2편을 재밌게 보기도 했거니와 시리즈가 계속될수록 점점 완벽해지는 터미네이터 세계관에 열광했기 때문이다.
영화시작이 아침 8시 20분이라 그런지 극장의 자리는 널찍했고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리고 곧 들려온 익숙한 음악과 함께 영화는 시작됐다.

영화의 주된 내용은 존 코너의 아버지 ‘카일 러스’ 구하기다.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T1에서 사라 코너를 구하기 위해 미래에서 보내진 인간 그 카일 러스가 맞다. 아직은 소년일 뿐인 카일 러스는 ‘스타’ 라고 불리는 어린 여자아이와 둘이서 외로이 기계들에게 맞서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과거로 보내져 존 코너의 아버지가 된다는 이유만으로 스카이넷의 암살순위 1위가 된다. 물론 2위는 존 코너이고. 아버지가 될 카일보다 나이가 더 많은 아들 존 코너는 어머니 사라 코너가 남긴 카세트테이프를 토대로 현재 상황을 알아내고 아버지의 존재와 자신이 행동해야 할 적절한 시기 등 중요한 정보를 얻는다. 그리고 인간 VS 기계답게 미래는 암울하고 희망이 없어 보인다. 너무나 강력한 기계의 힘 앞에 인간의 약한 몸은 속수무책이지만 그럼에도 인간의 저항은 계속 되고 있었다. 



터미네이터에선 편마다 새로운 인물들이 하나씩 등장하는데 T4에선 ‘마커스 라이트’가 그렇다. 존 코너를 훨씬 뛰어넘는 매력적인 인물이라 새로운 협력자이거나 정말 중요한 인물이길 간절히 바랐건만 허무한 결말로 맥이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예상해 보건대 그를 만든 이유나 인물들을 흐릿하게 대충 설명하고 지나간 것으로 보아 다음 편에 그의 존재가 부각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가 다시 나와 주길 바라는 개인적인 바람이기도 하다.

작년에 공개된 터미네이터4: 미래전쟁의 시작 티저 포스터는 무척이나 신선했고 T4에 대한 우리의 기대감을 한껏 키워놓았다. 1984년부터 시작한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10년에 한 번꼴로 속편이 나와 팬들의 속을 끓인 영화지만 지금까지 시리즈에서 영웅‘ 존 코너’의 모습을 확인 할 수 없었기에 이번 T4의 이야기는 듣기만 했던, 미래에 영웅이 된 존 코너의 힘겨운 싸움을 보리라 생각됐다. 하지만 존 코너는 내 예상과는 달리 전형화 된 영웅의 모습이었고 새로이 등장한 기계들도 꼭 어디선가 본 모습을 하고 있었다. 특히 인질을 잡아 가두는 거대한 기계는 영화 우주전쟁에서 본 외계 물체와 닮아 보였다. 요즘같이 너도나도 완벽한 CG를 자랑하고 있는 판국에 재밌는 이야기와 신선한 캐릭터는 명작과 졸작을 구별하는 역할이라 할 수 있는데 이 부분이 좀 아쉬웠다.

또 존 코너와 배트맨 역을 동시에 맡고 있는 크리스찬 베일이 당분간 투잡을 뛸지 궁금해진다. 물론 배트맨의 속편이 나올 때 얘기지만 말이다.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인데 다크나이트에서 히스레저의 광기어린 연기에 묻혔다면 T4에서도 차별화된 연기를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 다양한 영화에서 연기력을 쌓아온 크리스천 베일이었는데 몇 년간 비슷한 영웅 역할만 맡아서인지 평범해지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다음 시리즈에서는 좀 더 보강된 ‘존 코너’로 돌아오길 바란다.  



미래전쟁이야기는 총 3부작이라고 한다. 1부 마지막을 너무 허겁지겁 끝내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들었지만 그럼에도 다음 편을 기대하는 건 터미네이터라는 거대한 이름값 때문이다. 다소 실망해도 팬으로서 시리즈가 천년만년 계속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1부 이야기가 2부에서 어떤 다리역할을 할지는 다음 편을 봐야 알 것 같으니 우선은 마음을 달래야겠다.

영화는 막강한 사운드와 함께 황폐하고 암울한 미래를 볼 수 있고 CG기술로 돌아온 젊은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모습도 만날 수 있다. 진화하는 스카이넷의 기계처럼 2편과 3편이 새로운 모습으로 속편도 뛰어날 수 있다는 걸 입증해줬음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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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이벤트 종료)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 - Before the Devil Knows You're Dead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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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 (Before the Devil Knows You're Dead, 2007)를 알게 된 것은 주말에 영화를 소개하는 TV 방송에서였다. 기억에 남을 매력적인 제목과 함께 노장감독인 시드니 루멧이 지휘하고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과 에단 호크가 열연했다니 안 끌릴 수가 없었다. 거기다 방송에서 보여준 몇몇 장면은 날 감질나게 만들었다. 극장과 집이 꽤 멀었지만 꼭 극장에서 봐야한다는 각오로 다녀왔다.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는 2007년에 나온 영화지만 우리나라에선 2009년에 소개 되고 있다. 시간 차 때문에 볼 사람들은 어떻게든 봤을 지도 모르지만 우리나라에 공식적으로 소개되는 건 처음인데 단관이라 너무 아쉽다. 흥행하면 개봉관이 확대될지도 모르지만 대중들의 입맛엔 맞을지 의문이다.  

우선 말해 둘 것이 이 영화는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이다. 그렇다고 쏘우만큼 잔인한 장면이 나오는가 하면 그건 아니다. 이유는 내용에 있을 것이다. 내용이 참 불편하다. 가족이 나오지만 평범한 가족영화가 아니라 전대미문의 ‘가족잔혹극’이다.  

내용은 이렇다. 이런저런 이유로 돈에 쪼들리는 신세가 된 형제가 있다. 어느 날, 형 앤디가 동생 행크에게 부모님 보석가게를 털지 않겠냐고 제안한다. 행크는 처음에 거절했지만 이혼 후 양육비 문제로 상당히 곤란에 처해있었다. 결국 그 제안을 수락한 행크는 과격하고 전과범인 친구 바비에게 같이 가줄 것을 부탁한다. 그러나 바비가 총을 들고 나오고, 원래 일하는 사람 대신 형제의 어머니가 가게에 나오면서부터 비극은 시작된다. 아무도 피해보지 않을 거라 장담하고 시작한 일이였건만 그 뒤 아버지가 어머니의 강도사건을 파고들면서, 또 앤디가 저지른 분식회계로 회사에 감사가 들어오고 점점 심해져가는 마약중독으로 극도의 곤란에 빠지면서, 사건은 예측 할 수 없게 흘러간다. 



 

영화는 장면 전환이 독특했다. 비트음악이 흐르면서 장면은 비극의 결과와 함께 인물의 3일 전이나 4일전으로 돌아간다. 형제가 이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지만 결코 반복 되는 법이 없다. 대사나 장면이 서술의 중심이 되는 인물 개개인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원인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기보다 관람객이 그 인물 한 명 한 명 관찰하게 되는 식이다. 그 때문에 시간을 옮겨 다니는 영화내용이 혼란을 주기보다 궁금증을 유발한다. 정말 잘 짜인 시나리오라 할 수 있다.

또 흥미로웠던 장면은 장례식에서 장남인 앤디와 아버지의 대화 장면이었다. 어느 나라나 장남의 고통은 있는 모양이다. 아버지는 동생 행크를 어린아이 다루듯 하고 강도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사실을 꿈에도 생각 못하는 것 같지만 앤디에겐 그렇지 않았다. 앤디에게 좋은 아버지가 되어주지 못함을 미안하다 하면서 결코 애정은 보여주지 않는다. 영화의 비극은 여기서부터 시작된게 아닐까. 그리고 아버지는 앤디가 강도사건에 연루되어 있다는 걸 알자마자 바로 믿고 어떤 변명도 들어주지 않은 채 차갑고 냉정한 인물로 변모한다. 마치 아들을 핏줄이 아니라 그저 아내의 살인범이라 여기듯이. 비록 계획한 건 앤디였지만 일을 크게 만든 건 행크였는데도 말이다.  




두 시간의 러닝타임 중 답답하고 잔인한 현실에 눈을 돌리고 싶은 장면은 있었어도 결코 지루해서 눈을 돌리고 싶은 장면은 없었다. 거장의 손길과 누구도 밀리지 않는 팽팽한 연기를 펼친 배우들을 보고 싶다면 어서 영화관으로 달려가라. 기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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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표류기 - Castaway on the Moon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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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8시가 넘은 시간. 30분 째 기다린 친구가 거의 다왔다며 급하게 전화가 왔다.
오후에 갑자기 약속을 잡은 터라 영화를 예매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원래 보기로 한 영화는 너무 늦은 시간에 상영하는 바람에 다음날이 걱정돼 또 다른 친구와 영화상영표를 보며 고민하던 중 『김씨표류기』가 생각났다. 시사회 평점이 꽤 좋았던 걸로 기억해서 보고 싶은 영화 일 순위까지는 아니었어도 극장에서 내리기 전 꼭 보리라 다짐했던 영화이기도 했다. 늦게 표를 끊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사이드 좌석에 앉게 됐지만 영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우리는 즐겁게 영화 관람을 시작했다.

감독 이해준.

처음 영화를 보기 전, 감독에 대해 많이 알아보는 편이다. 감독 스타일을 요리조리 살펴보고 전작들과 비교해 보는 재미가 쏠쏠했던 것이다.『김씨표류기』의 감독이 이해준 씨라는 걸 알고 옳거니! 하고 외친 건 나 뿐 만이 아닐 거다. 전작 『천하장사 마돈나』에서 여자가 되고 싶어 수술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씨름을 하는 남자아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우리나라 성장영화의 자존심을 세워준 감독이 아닌가. 비록 『김씨 표류기』가『박쥐』와 『마더』사이에 개봉이 되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고 있다지만 3년 전에도 『사이보그지만 괜찮아』와 『괴물』사이에 개봉됐다고 한다. 그래도 두 영화와 전혀 다른 스타일로 지금까지 사람들 사이에 화자 되고 있으니 이만하면 큰 성공이 아닐까?
감독 이해준은 전작에서 남다른 소재로 전 세대가 공감 할 수 있는 따뜻한 영화를 만들어 냈다. 이번 작품『김씨 표류기』도 남다른 소재로 판타지지만 사람사이의 연대감을 강조하는 따뜻한 영화다.


그 남자 김씨 이야기

대출 빚은 산더미처럼 늘어가고 여자 친구는 떠나버렸다. 한강 다리 위에 서있던 남자, 미련 없이 한강에 몸을 날렸다. 하지만 그의 자살시도는 그가 밤섬에 흘러가게 되면서 불발로 끝났다. 처음엔 섬에서 나가기 위해 못하는 수영도 해보고 유람선의 관광객에게 도움을 요청해 보지만 모두 실패하고 휴대폰의 배터리도 나간 상황.

 밖에 나가봤자 좋은 일 하나 없고 남자 김씨는 밤섬에서 살기로 결심한다. 식량? 옷? 식량이야 구하면 되고 어차피 여름이니 옷도 신경 안 써도 되고. 남자 김씨는 아무도 자신을 보지 못할 거란 확신 하에 기세등등하게 외친다. 나 여기 있다고!!

  여자 김씨 이야기

3년 째 방에서 나오지 않는 그녀는 은둔형 외톨이이다. 몇 번의 클릭만으로 자신을 바꿀 수 있는 인터넷이 여자 김씨의 세상 전부다. 유일한 취미인 달 사진 찍기를 하던 어느 날 밤, 그녀의 눈에 밤섬에 살고 있는 외계생명체가 포착된다. 그리고 변태이며 더러운 걸 좋아하는 외계생명체를 지켜보는 것이 여자 김씨의 은밀한 즐거움이 되어간다.  열심히 살아가는 그를 보며 그녀는 그와 일촌을 맺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에게 말을 걸기 위해 3년 만에 외출을 감행한 그녀. 과연 그녀의 외출은 성공 할 수 있을까?
  

이 영화는 상영시간 대부분을 주연배우 두 명이 이끌어 간다. 처음에 원맨쇼처럼 오버스럽다고 느껴진 정재영의 연기도 주인공 여배우라기엔 부스스한 머리를 하고 병색이 완연해 보이는, 정려원의 연기도 영화를 보는 사이에 어느 샌가 영화 속으로 녹아내려갔다.

사실 영화를 보기로 한 결심에는 배우 정재영에 대한 믿음도 있었다. 정재영은 감독이 누구든지 간에 그 영화를 자신만의 영화로 만들어 낸다. 그게 나쁘냐 하면 또 그건 아니다. 전에 장진 감독이 TV에 나와 이렇게 말했다. 시나리오를 돌리다가 안 되면 최후의 보루로 정재영에게 보낸다고. 농담처럼 얘기 했지만 장진 감독도 정재영이라면 자기영화의 인물을 독보적인 정재영표 캐릭터로 만들어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 아닐까?

또 정려원은 여배우라면 선택하기 힘든 캐릭터를 잘 소화했다. 영화를 위해 살을 많이 뺐다고 들었는데 어찌나 말랐던지 영화 보는 내내 안쓰러웠다. 하지만 창백한 피부와 깡마른 몸에서 나오는 연기가 이 역에 정려원이 아니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만큼 잘 어울렸다. 지금 사극 자명고에 나오고 있지만 이 여자 김씨역이 훨씬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좋은 감독과 좋은 시나리오, 그리고 연기에 대한 노력만 있다면 계속 성장 할 수 있는 배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씨표류기』엔 외설적인 장면이라든가 심한 욕설이 나오지 않는다. 온가족이 손잡고 관람 할 수 있는, 모든 연령이 보고 공감 할 수 있는 가족영화다. 입소문이 퍼지면 가족단위로 많이 보러 갈 것 같은데 앞서 말했듯이 시기가 어설프다. 워낙 대작들 사이에 끼어있어서 이대로 묻히진 않을까 걱정이 된다. 한달이나 두달 먼저 개봉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도 해보지만 영화를 보고 온 사람들이 괜찮은 평을 인터넷에 올리고 있으니 (나를 포함해서) 앞으로 어떤 선전을 해줄지 기대가 된다. 감독 인터뷰에서 이해준 감독이 박찬욱 감독과 봉준호 감독과 작업시기가 3년 단위로 같은가 보다고 다음엔 작업시기를 바꾸겠다고 우스갯소리로 말하는 걸 듣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도 다음엔 꼭 시기를 잘 선택해 개봉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렇게 잘 만든 영화는 꼭 흥행해줘야 하는 법이니까.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모두 고립된 섬에 표류하는 사람들이다. 희망 없는 세상에서 사는 건 너무 힘들다. 나만의 섬에서 “나는 만족해” 하고 자기위안을 하며 하루하루 살아가지만 누군가 와 이곳에서 꺼내 주기를 바라고 있진 않은가? 영화에 나오는 두 김씨들은 각자의 섬을 표류하는 외로운 사람들이었지만 서로를 알아봤을 때 용기를 내어 다가간다. 그 모습에 행복함을 느낀다는건 우리의 감성이 아직 메마르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건 아닐까.

 남자의 빚은 어떻게 될까. 두 남녀는 연인이 될 수 있을까라는 소소한 궁금증이 남았지만  영화는 참 만족스러웠다. 나도 오랜만에 희망의 냄새를 맡은 것 같았으니까. 웃음으로 무장했지만 그 속에 담겨진 희망의 기운을 숨길 수 없는 영화, 많은 분들이 보고 나와 같은 감동을 느꼈으면 좋겠다.


+) 여담이지만 밥을 안 먹고 영화를 봐서 그런지 짜장면이 나오는 장면에서 배가 많이 고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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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잉 - Know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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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노잉의 예고편을 보고 상반기에 꼭 봐야할 영화로 찜해 놨었다. 올해 쪼르륵 개봉을 기다리는 블록버스터들의 서막을 알릴 것이란 기대도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영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내 기대는 무너져갔고 도무지 알 수 없는 결말에 그 자리에 어벙벙하게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일까.
 

영화는 1959년 한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타임캡슐에 넣을 그림이나 편지 등을 만들면서 시작한다. 그때 어느 소녀가 기이하게도 숫자만 가득 적힌 종이를 집어넣게 되고 그 종이는 50년 뒤, 타임캡슐이 열리면서 세상에 나오게 된다. 그 종이를 갖게 된 아이는 니콜라스 케이지( 극 중 존)의 아들 캘럽이었다. 우연히 손에 넣은 종이를 보고 숫자를 맞춰가던 중 존은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바로 그 숫자가 1959년부터 2009년까지 일어났던 전 세계 사건, 사고들이 일어난 날짜와 사망한 사람 숫자였던 것이다. 예언대로 사고를 두 번이나 직접 목격한 존은 예언했던 소녀의 딸과 함께 진실을 추적하는 사이 무서운 사실을 알게 된다. 

 

영화는 재난영화답게 시종일관 어두운 화면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니콜라스 케이지의 역할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그는 끊임없이 신경질적이고 아들에게 애정은커녕 영화 내내 아들에게 “거기서 기다려.” “저기서 놀고 있어” “꼼짝 말고 있어” 등등의 대사를 하며 모든 의문을 혼자서 풀어나가려는 사람으로 나온다. 그래서 아들은 쉽게 아버지를 버리고 우주선에 올라탄 것일까. 재난 영화에 과학 분야의 교수가 나오는 건 다반사지만 이런 독불장군 형 주인공은 처음이었다. 영화는 그동안 소원했던 존의 가족들이 급화해하면서 끝이 난다. 사실 이 노잉의 모든 것은 마지막에 나오는, 태양의 움직임으로 도시가 한 순간에 파괴되는 대단한 장면을 위해 등장하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너무 영화에 대해 독설만 퍼부은 것 같다. 재밌게 보신 분들껜 할 말이 없다. 그저 내 감상일 뿐.
 

하나 더 남았다. 마지막에 살아남은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가는 저편에 생명의 나무 같은 것이 떡하니 보여서 기분이 아찔했다. 천국 같은 곳은 에덴의 동산이고 아이 둘은 아담과 이브? 외계인들은 신? 아니면 천사를 의미하는 것일까?

또 어째서 ‘노아의 방주’를 연상케 하는 우주선엔 아이 2명과 토끼 두 마리 뿐일까. ‘노아의 방주’에선 그래도 노아의 가족들과 온갖 종류의 동물 암수는 다 데려갔었는데 외계인들의 자비심은 그것 밖에 안 되는 건가.

살아남을 생물로 인간을 선택하는 것도 웃긴다. 토끼 두 마리는 아이들이 데려 간 거고 원래는 아이 둘이었다는 건데 인간이 다른 모든 생물보다 살아남을 가치가 더 있다는 건지. 그것이 영화를 만든 사람의 인간위주 사상이 반영 된건지. 그 생각이 진짜라면 영화에 나오는 재난보다 더 큰 재앙이 머릿속에 있다고 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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