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잉 - Knowing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처음 노잉의 예고편을 보고 상반기에 꼭 봐야할 영화로 찜해 놨었다. 올해 쪼르륵 개봉을 기다리는 블록버스터들의 서막을 알릴 것이란 기대도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영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내 기대는 무너져갔고 도무지 알 수 없는 결말에 그 자리에 어벙벙하게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일까.
 

영화는 1959년 한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타임캡슐에 넣을 그림이나 편지 등을 만들면서 시작한다. 그때 어느 소녀가 기이하게도 숫자만 가득 적힌 종이를 집어넣게 되고 그 종이는 50년 뒤, 타임캡슐이 열리면서 세상에 나오게 된다. 그 종이를 갖게 된 아이는 니콜라스 케이지( 극 중 존)의 아들 캘럽이었다. 우연히 손에 넣은 종이를 보고 숫자를 맞춰가던 중 존은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바로 그 숫자가 1959년부터 2009년까지 일어났던 전 세계 사건, 사고들이 일어난 날짜와 사망한 사람 숫자였던 것이다. 예언대로 사고를 두 번이나 직접 목격한 존은 예언했던 소녀의 딸과 함께 진실을 추적하는 사이 무서운 사실을 알게 된다. 

 

영화는 재난영화답게 시종일관 어두운 화면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니콜라스 케이지의 역할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그는 끊임없이 신경질적이고 아들에게 애정은커녕 영화 내내 아들에게 “거기서 기다려.” “저기서 놀고 있어” “꼼짝 말고 있어” 등등의 대사를 하며 모든 의문을 혼자서 풀어나가려는 사람으로 나온다. 그래서 아들은 쉽게 아버지를 버리고 우주선에 올라탄 것일까. 재난 영화에 과학 분야의 교수가 나오는 건 다반사지만 이런 독불장군 형 주인공은 처음이었다. 영화는 그동안 소원했던 존의 가족들이 급화해하면서 끝이 난다. 사실 이 노잉의 모든 것은 마지막에 나오는, 태양의 움직임으로 도시가 한 순간에 파괴되는 대단한 장면을 위해 등장하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너무 영화에 대해 독설만 퍼부은 것 같다. 재밌게 보신 분들껜 할 말이 없다. 그저 내 감상일 뿐.
 

하나 더 남았다. 마지막에 살아남은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가는 저편에 생명의 나무 같은 것이 떡하니 보여서 기분이 아찔했다. 천국 같은 곳은 에덴의 동산이고 아이 둘은 아담과 이브? 외계인들은 신? 아니면 천사를 의미하는 것일까?

또 어째서 ‘노아의 방주’를 연상케 하는 우주선엔 아이 2명과 토끼 두 마리 뿐일까. ‘노아의 방주’에선 그래도 노아의 가족들과 온갖 종류의 동물 암수는 다 데려갔었는데 외계인들의 자비심은 그것 밖에 안 되는 건가.

살아남을 생물로 인간을 선택하는 것도 웃긴다. 토끼 두 마리는 아이들이 데려 간 거고 원래는 아이 둘이었다는 건데 인간이 다른 모든 생물보다 살아남을 가치가 더 있다는 건지. 그것이 영화를 만든 사람의 인간위주 사상이 반영 된건지. 그 생각이 진짜라면 영화에 나오는 재난보다 더 큰 재앙이 머릿속에 있다고 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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