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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문명과 자본주의 읽기 - 자본주의라는 이름의 히드라 이야기
페르낭 브로델 지음, 김홍식 옮김 / 갈라파고스 / 2012년 3월
평점 :
우선 이 책은 페르낭 브로텔의 [물질문명과 자본주의]를 주제로 한 미국 대학에서의 강연을 정리하여 출판한 것이라고 한다
총 6권으로 구성된 대작 [물질문명과 자본주의]를 읽지 못했기 때문에 뭐라 말할 입장은 아니지만 역자에 의하면 역사학자 브로델의 방대한 역자석 자료에 묻혀 오히며 작가의 주장을 정확히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 독자들에게 이 책은 좋은 해설서가 될 수 있다고 한다.
내가 감히 이 책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우선 이 책은 15~18세기 산업 혁명 이전 유럽의 물질문명, 시장경게, 자본주의를 분석하고 있다. 그러므로 당현히 브로델의 이론은 산업혁명 이후의 마르크스의 생산자와 노동자 관계중심의 자본주의와는 다르다. 브로델의 이론은 시대적 상황과 산물로서 생산자와 소비자의 중간역할을 담당했던 상인들, 특히 원거리 무역으로 부를 독점하면서 자본을 축적한 거대 상인들을 자본주의의 중심부, 곧 상층구조로 파악하고 있다.
둘째, 브로델의 '삼층집 모델'은 계층적 경제 모델로 최하층에 물질생활을, 중간부에 시장경제 (아마도 경제생활과 같은 의미를 가진다)를, 최상위층에 자본주의를 위치하고 있다. 이는 자본주의가 15~18세기 유렵 경제 전체와 사회적 관게 전체를 포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리적 공간 단위를 기초로 하는 경제계에서도 자본주의는 거상/상인 중심의 중심부, 노동과 자원을 제공했던 주변부, 그리고 중심부와 주변부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던 중간부의 불평등의 근본적 원인이 되는 경제 구조인 것이다. 그러므로 시장경제가 경쟁에 기반한 경제 구조 및 쳬계인 반면 자본주의는 불평등의 결과이자 동시에 변화의 원인이라는 점에서 반시장적이라고 할수 있다. 하지만 브로델이 제시하는 개념들은 사실 정의가 모호할 뿐만 아니라 그들간의 경계 자체가 중복적으로 보인다. 물론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경제적, 철학적 논리에 의거한 정교한 이론으로, 브두델의 책 - 물론 6권짜리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 을 방대한 역자적 실증적 자료에 기댄 역사서로 본다면 이런 단점은 충분히 예견된 것으로 학문적 흠이랄 것도 없다.
결론은 이 책은 나의 뜬끔없는 선택이었고 내용 역시 뭐 그닥 인상적이거나 기억에 남을 정도는 아니었다.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만약 [물질문명과 자본주의]를 읽었다면 뭔가 신선한 지적 충만감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요약본 같은 이 책을 읽고 나서 전체 총서를 읽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걸 보면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