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묻다
송은일 지음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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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언젠가부터 고향마을에 낯선 얼굴들이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농어촌문제가 현실화되면서 장가들지 못한 실한 농촌의 일꾼들이 그들의 짝을 조선족,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여인들에게서 찾은 것이다,

2년 전부터 고향집 바로 이웃에 19살 먹은 캄보디아 소녀가 마흔줄의 총각에게 시집을 왔다.

처음에는 적응을 못하고 울기만 한다고 그 집 어르신이랑 이런 소식을 전해주는 고향사람들의 걱정이 컸다. 지난 여름에 들른 고향집에서는 비록 까만 얼굴의 이국적인 모습이지만,

밝은 얽굴로 옥수수를 수확하는 ‘앵미’를 만날 수 있었다. 앵미가 적응하기까지, 우리 사회에 속하기까지 한마을이 공동으로 앵미를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같이 했다.

송은일의 [사랑을 묻다]는 위와 같은 나의 간접적 경험에서 선택하게 된 책이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이중적인 의미의 묻다라는 글자는 한권을 다 읽는 동안 사랑이 과연 무엇인지를 묻는 것인지, 아니면 가슴 한켠에 묻어두는 의미인지 계속 생각하게 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조선족 처녀 부용은 꽃다운 나이 스무 살에 희망이라곤 없는 현재 자신의 삶에서 벗어나고자 돈 삼천만원에 지적장애인인 남 겸의 우렁이각시가 된다. 7~10월에 길가변이나 울타리주변에 피는 분홍색의 꽃인 부용, 이 부용꽃는 비록 무궁화과에 속하기는 하나, 무궁화는 아니다. 조선족 최부용이 뿌리는 한국인이나 지금은 중국인이듯이 말이다. 무궁화꽃처럼 기개있는 의미의 꽃도 아니고, 그렇다고 모란이나 작약처럼 농염하지도 않은 부용꽃, 남겸의 동생인 남면이 부용을 바보형의 부인으로서 선택하게 된 이유가 아닐까 싶다. 너무 자아가 강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예뻐서 그 어여쁨이 위험이 되지도 않는, 그래서 모든 것이 허울뿐이지만 남씨 상암공파 종가의 큰며느리자리이자 삼백여 년을 이어온 하백당의 안주인으로서 조용히 살아줄 여자 말이다.

이 소설에는 세가지 모습의 사랑의 이야기가 있다.

첫째는 최부용과 그의 남편 남겸, 그리고 어린시절부터의 친구인 고영라. 이들 셋이서 만들어내는 사랑이라는 감정은 결국은 사랑이 아닌 ‘동화’라고 나는 말하고 싶다.그 동화라는 감정은 불안정한 이 시대에 어딘가에 강력히 소속되고 싶은 열망인 것이다.

같이 어울리다, 라는 사전적 의미의 동화. 부용은 아마도 남겸의 아내가 되어 유서깊은 하백당의 안주인으로서 자부심을 지키고, 진짜 한국인으로서 살아가고 싶었던 것이다. 고영라는 행랑채 어린시절부터 봐왔던 하백당의 모습, 그 일원이 되고 싶었던 마음이 남겸에게 사랑이라는 형태로 드러난 것은 아닐까. 아무리 돈이 많아도 채워지지 않는 기품, 문화적 자부심 등을 남겸과의 관계를 통해서 얻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가 하면 남겸은 정상인이 아니었기에 부용에게는 학습된 우렁각시로서의 남편, 그리고 고영라에게는 학습된 성인남자로서의 역할로 정상인에 동화되고 싶은 것은 아닌가. 오로지 학습으로만 얻어지는 남겸의 인생이었으니까.

과연 이러한 감정을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들은 진정 사랑을 한 것인가. 본래의 의미로 물었을때 난 이들 셋이 진정한 사랑은 처음부터 저 편 어딘가에 묻은 채, 그들의 삶속에서 다른 가치를 추구한 걸로 이해했다.

‘ 처음에 부용은 하백당이 지닌 무게가 사람을 돈으로 살 수도

있는 부에 있다고 여겼다. 하백당을 유지하는 힘이 돈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금전이 있어 가능한 지속이지만 그보다 더 큰 힘이 이 집 사람들이

지닌 자부심에 있다는 건 최근에 느꼈다. 오래된 집은 스스로

그윽하고 현무할 수도 있었다. 그리하여 집안사람들에게 천생인 듯

자부심을 갖게 하고, 그 모든 어우러짐을 지키게 하고,

바깥에 있는 사람들은 은연중에 동조한다는 걸 차츰

깨달아 가는 중이었다. 고영라가 갖고 싶었던 게 무엇인지도

그래서 이해하게 되었다. 고영라는 하백당을 깨놓고 싶은 듯

몸부림쳤지만 사실은 이 집에 동화되고 싶었던 것이다.’ (p243)

그런가 하면, 정치가로서의 원대한 꿈을 꾸고 있던 남면, 늘 형을 지키느라 어릴 적부터 일찍 철이 들어버린 남면은 인생을 늘 계획대로 살아왔다. 그리고 현재의 삶에 만족한다. 그러나 이사람에게도 묻어둔 사랑의 불씨가 있었으니, 그것은 연수원 동기인 강혜근이다. 둘은 서로가 우정이 아닌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겼다는 것을 인지하지만, 남면의 정치적 야심 때문에 불쑥 치솟는 사랑을 언제나 묻어버린다.

마지막 사랑의 모습은 하백당의 제일 웃어른인 할머니 홍인덕과 남면의 처조부이자 하백당 행랑에서 태어나 일생을 걸쳐 하백당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버린 조수평씨와의 관계이다.

홍인덕과 조수평은 어쩌면 사랑과 실리를 모두 쟁취한 사람들이다. 예전의 가치관으로 볼 때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아씨와 하인과의 관계임에도 이들은 그들의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고도 평생을 함께 했다. 그 결과 조수평은 완벽히 홍인덕을 자신의 여자로 할 수 있었고, 하백당까지도 가질 수 있었던 것이다.

이 모든 것의 중심은 결국 하백당이다. 평생에 걸쳐서 공을 들여야만 얻어낼 수 있는 자부심인 것이다.

' 날 때부터 천생인 듯 몸에 익히고, 온갖것을 감내하고 공들이며

지켜야만 가능한 것, 그렇게 만들어지는 자부심이었다.

그건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고, 욕심낸다고 금세 제 것이 될 수는

없는 것이었다.‘ (p270)

이 소설은 언뜻 사랑을 말하고 있는 것 같지만, 읽어가다 보면 사랑은 그저 표면적인 얼굴의 한 구성일 뿐이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에 대한 존엄성과 그리고 다문화정이 많아지고 있는 우리 사회현실에서 종래까지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말해주는 소설인 것이다.

이 작가의 소설은 처음 대했지만, 그리고 구성면에서 약간의 아쉬움도 있었지만, 색다른 소재로 인해서 읽는 즐거움이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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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석의 아이디어
최범석 지음 / 푸른숲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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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멋에 관심이 많았다. 당연히 멋부림에 대해서도 신경을 많이 쓰고 산다.

잠들기 전에는 항상 다음날 직장의 상황이나 예상될 나의 기분을 고려하여 머리에서 발끝까지 옷차림을 코디해놓고 잠이 든다.
(물론, 갖고 있는 옷과 액세서리가 별로 없어서 한계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한 주가 시작하는 월요일에는 깔끔한 정장류를 입는다.
화요일은  살짝 긴장을 풀어주는 의미에서 페미닌스타일 위주로 입어준다.
수요일은 느슨해지는 마음을 다잡으려 통통 튀는 산뜻한 옷차림으로 코디한다.
목요일, 이날은 바로 최범석의 디자인이 즐겨하는 빈티지스타일로 출근하는 날이다. 목요일 즈음에 나는 가장 자유롭다. 최범석이 말하길 시간이 쌓여 만들어지는 클래식..그게 바로 빈티지란다.
금요일, 한주의 끝을 정돈하는 마음으로 깔끔하고 단순한 캐쥬얼을 입는다.
누가 봐주지 않아도 이것은 나를 디자인하고 나의 하루를 디자인하는 나의 삶의 방식이다.이렇게 나는 나의 한주를 디자인한다. 그리고 디자인은 즐겁다. 나는 나의 패션을 즐기고 삶을 즐긴다.
이렇게 정리해놓고 보니 내가 아주 굉장한 패셔니스트같은데, 그저 그렇고 그런 평범한 소시민일 뿐이다.
그러나 일상에 무늬를 만들어주고, 내가 누구인지를 표현해주는 패션은 나의 삶에 참으로 중요한 코드다.

32살의 최범석, 낯설다. 그러나, 그의 이력이 심상치 않다.
옷이 좋아 스물 한 살 나이에 동대문에서 원단을 교과서 삼아 디자인을 배우고 자신의 브랜드 'General Idea by Bumsuk"을 설립, 3년 만에 한국인 최초로 파리 프렝땅 백화점, 르 봉 마르셰 백화점등에 '제너럴 아이디어' 매장을 오픈한다. 고졸의 학력으로 오로지 실력으로 서울종합예술학교 교수를 맡다. 대한민국 젊은 남성층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패션 디자이너 최범석은 다시 한 번 세계 패션과 만나기 위해, 2009년 뉴욕 컬렉션을 준비중이다.

최범석의 아이디어를 읽은 것은 진짜 즐거웠다. 흥미로왔다.
마치 네이버의 블로그나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를 들여다보고 온 느낌이다.
딱 그렇다. 패션의 아이디어를 제공해주는, 또는 저자의 내밀한 세계, 그의 꿈, 휴식, 일상 등을 각 폴더에 정리해 놓은 것을 이곳 저곳 클릭해서 하나하나 읽어보며 동감하고, 흥미로워하며, 마음에 드는 사진 하나쯤은 내 홈피로 퍼오기도 하는 그런 블로그 놀이 같았다.
겐조, 안나 수이, 루비이통, 샤넬, 구찌, 폴로, 프라다, 랑방 등등의 익숙한 이름을 만나는 즐거움도 좋았지만(이들의 이름으로 된 패션소품이 내게도 몇 개 있다), 에디 슬리먼, 질 샌더, 폴 푸아레, 바스키아 등등 처음 들어보는 패션 디자이너를 만나는 즐거움도 컸다.

얼마 전에 우연히 재방송으로 방송된 강호동의 무릎팍도사를 시청하게 되었다. 그날의 주인공은 이제 막 할리우드로 진출한 '비'였다.
최범석의 아이디어를 읽는 내내 나는 최범석과 그 날의 비가 자꾸만 오버랩되는 것을 느꼈다. 그 둘은 많은 부분에서 비슷했다.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했다는 것, 기존 제도권 출신자들을 오로지 실력으로 승부하여 그들의 세계에서 인정받은 것, 세계를 활동 무대로 삼은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미래에 대한 확고한 꿈, 그 꿈을 실현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과 그에 따르는 엄청난 노력을 한다는 것. 이미 뉴욕에는 '상아'라는 브랜드로 성공한 가방디자이너 임상아가 진출해 있다.
난 최범석과 비가 미국에서 그들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지나온 치열한 그들의 삶이 그러한 믿음을 가능하게 한다. 
최범석, 내게 말을 걸어오는 그의 패션이 좋다.







최범석의 아이디어는 다음과 같다.

Inspiration 영감은 저절로 오지 않는다

Desiger    프로 디자이너는 자신의 삶을 디자인한다.

Entertain   즐겨야 보인다.

Action      너의 꿈을 향해 끊임없이 움직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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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보는 한국사 교실 1 - 우리 역사의 새벽이 열리다 (45억 년 전~300년) 마주 보는 한국사 교실 시리즈 1
오강원 지음, 김종민.서영아 그림 / 웅진주니어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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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초등학생들에게 가장 어려운 과목이 뭐냐고 질문하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영어도 국어도 수학도 아닌 사회,라고들 대답한다. 우리가 배울 때와는 확연히 달라서 그 방대한 양의 지식이 실린 교과서를 보면 이런 대답이 무리도 아니다 싶다. 더군다나 괴외나 학원에서 따로 중요시하지도 않으니 아이들이 체감하는 어려움은 어쩌면 더 클 수 밖에 없구나, 하는 마음이 든다.

우리아이도 크게 다르지 않아서 지금 중간고사 기간인데, 이놈의 사회, 하면서 징징거리고 있는 중이다. 이런 아이의 공부를 돕기 위해서 선택하게 된 책이 바로 [마주보는 한국사 교실]이다.

이미 두 종류의 역사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 들여다 보지 않던 아이가 이 책에서 다루는  46억 년 전부터 기원후 300년까지의 한반도의 역사를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서 과거회귀라도 한 것처럼 사실적으로 묘사된 그림, 각종 도표, 그리고 적절한 사진들을 통해서 경험하기라도 하는 양 흥미롭게 읽어보곤 한다.

우리 역사의 새벽이 열리다,로 시작하는 이 책은 마치 학교에서 선생님이 마주보는 학생들에게 조곤조곤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듯한 형식으로 서술되어 있어 굳이 억지로 머릿속에 집어 넣을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이해되어 아이들의 학습도우미로 손색이 없다.

특히, 이 책에서만 볼 수 있는 곧선사람-호모 에렉투스, 손쓴사람-호모 하빌리스, 슬기사람-호모 사피엔스, 슬기슬기사람-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 라는 표현은 매우 신선할 뿐 만 아니라 기존의 표현보다 훨씬 더 이해하기 쉽고 정다운 표현 형식으로 단군을 넘어서 우리 민족의 직계조상으로 생생하게 다가온다.

책의 중간 중간 요소에 (클릭! 역사속으로)라는 메뉴를 배치하여 중요한 역사적 유물이나 사건을 마치 신문기사처럼 서술한 부분도 이 책을 지루하게 여기지 않고 역사를 흥미롭게 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아주 매력적인 부분이다.

(아, 그렇구나)라는 메뉴는 Q&A형식으로 서술되어 있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학습의욕까지 유발시키기에 충분할 뿐만 아니라, 여타 인근 다른 나라와의 객관적인 유물 비교와 다양한 신화 비교를 통해서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역할까지 담당해주고 있다.

지금 일하고 있는 곳이 박물관과 관련된 곳이기에 우리나라를 다른나라에서 이르기를 고인돌의 왕국이라고 하는 것, 충북대학교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구석기시대의 다섯 살박이 아이유골인 흥수아이,를 언급한 대목에서는 이 책이 쉽게 쓰여진 책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오래 전에 공부하여 이제는 헷갈리기만 하는 우리의 역사가 이 책을 읽음으로써 마치 씨줄과 날줄이 직조되듯이 머릿속에 일목요연하게 정리되니 이 얼마나 놀라운 책인가

이 책의 맨 뒷 페이지에 묶음으로 첨부된 <책을 읽고 난 뒤 스스로 내용을 정리하고 생각해 보는 나만의 한국사 정리 노트>는 이 책을 읽는 우리에게 출판사가 주는 보너스다.

정말 제2권이 기대되는 강추!!!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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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
배리 Z. 포스너.제임스 M.쿠제스 지음, 김예리나 옮김, 차동옥 감수 / 크레듀(credu)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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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에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 20여명 정도가 선발되어 리더십 센타에서 열리는 리더십 워크샵에 참가한 적이 있다.

아마도 리더십이라는 용어가 온 나라에 변화와 혁신이라는 말과 함게 유행처럼 번질 때였다.

본디 이 교육은 그룹의 장이라던가, 최소한 팀의 장급 정도 되는 사람만이 가는 교육이었는데, 어찌어찌하여 말단인 직원 서넛이 나를 포함하여 참가하게 되었다.

그 당시 교육비가 1인당 80만원 정도 책정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2박3일의 일정으로는 상당한 고가의 교육이었던 셈이다.

당시 함께 교육을 받았던 분들은 거개가 다 흔히 하는 말로 우리 직장에서는 리더의 위치에 계시는 분들이었고, 아마도 앉은 자리는 비록 리더였지만, 사고는 그렇지 못했기에 이런 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된 거 같다..

각설하고,,중요한 것은 이 교육일정이 끝나고 강사에게 사고가 우수하다고(?) 칭찬받은 사람은 리더의 위치에 계셨던 윗분들이 아닌 말단직원에 불과한 바로 나였던 것이다.흠흠.

하루에 8시간씩 각 분야별로 권위있는 강사들이 와서 해주는 강의를 듣는 것이 다인 교육이었지만, 서로 의사소통하는 과정이라든가, 조별로 토론하는 과정, 그리고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주목을 가장 많이 받았었다.

이 얘기를 이렇듯 길게 하는 것은 내 자랑을 하자는 것은 아니고, 오늘 서평하고자 하는 이 책 [리더]에서 말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즉, 첫째. 우리는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다.

    둘째, 리더십은 관계이다.

이 책은 25년 전 시작한 연구프로젝트에서 비롯되어 지금까지 12개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인들에게 읽혀지고 있는 이 분야의 고전이라 할 만한 책이다. 자기 계발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나는 바로 이 말에 끌리어 선택하게 되었고, 그 선택에 만족한다.

리더가 되기 위한 여정에 지참해야 할 현장 가이드인 이 책은 1부, 2부, 3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1부에서는 리더십에 대한 우리의 관점이라는 제목하에 서공하는 리더의 다섯가지 원칙에 대해서 개괄적으로 설명한다. 다섯가지 원칙은 1) 모델을 제시하라, 2)공유된 비전을 수립하라, 3)틀에 박힌 과정에 도전하라, 4)다른 이들이 행동하게 하라, 5)사기를 높여라,이다.

2부에서는 5장에 걸쳐서 이 다섯가지 원칙들에 대한 자세한 탐험이 이어진다. 각각의 원칙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리더로서 발전을 거듭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알려준다.

3부에서는 당신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의 행동을 촉구한다. 리더십을 발견하기 위해 가장 먼저 들여다봐야 할 곳은 자신의 마음이다. 리더십은 후천적으로 만들어진다. 당신은 어떤 차이를 만들어 내고 싶은지, 이 세상에 어떤 유산을 남기고 싶은지에 대해 질문을 한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리더십의 성공, 사업의 성공, 인생의 성공은 얼마나 성공적으로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함께 어울리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바야흐로 만물이 결실을 맺는 이 가을에  자기가 속한 공동체와 가족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자 한다면 바로 리더십을 개발하라고 알려줘야겠다.

그리하여 쓸쓸하고 고독한 당신, 이 책 [리더]를 그대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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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키 서울 브라보 대한민국 - 20세기 한국을 읽는 25가지 풍속 키워드
손성진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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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이가 50대 전후인 사람들은 아마 이 노래를 알고 있을 것이다.

요즘도 술 한잔 들어간 남자분들이 즐겨 부르는 노래.

*아빠의 청춘*

원더풀, 원더풀 , 아빠의 청춘,...브라보! 브라보! 아빠의 인생.......

 

이렇게 가사가 이어지는 노래.. 이노래를 듣다 보면 한사람의 지난 날이 아슴아슴하게

가슴을 젖어오는 느낌이 달콤하면서도 애잔하고 그러면서도 따뜻한 그런 아릿한 기분.

 

딱 그랬다. 바로 [럭키서울브라보대한민국]이.

책을 받아보고 '책머리에'를 읽으면서부터 내 입에서는 절로 '아빠의 청춘'이 흥얼거려졌다.

언어의 조합도 딱 맞춤이지 않은가. 내가 언급한 노래와 책 제목이.(저자가 아니라면 별수없지만 ㅎㅎ)

20세기 한국을 읽는 25가지 풍속 키워드,라는 소제목이 붙은 이 책은 구한말 매천 황현의 [매천야록]의 그것처럼 시대상, 생활상을 담아낸 책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

 

1960년대 중반에 태어난 나는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도 많이 있지만, 사실적인 자료와 저자의 직업에 근거한 기사들을 중심으로 한 글들은 참으로 상세하여 마치 내가 직접 겪은 양 하다.

이 책을 통해서 나는 지나온 브라보 대한민국의 모습과 원더풀 나의 반생을 제대로 추억해 볼 수 있었다.

 

아빠 손 잡고서 동네 이발소에 가서 높은 의자에 빨래판을 얹은 채로 상고단발머리하던 계집아이, 그 계집아이는 자라나 동네 골목에서 해가 지도록 말뚝박기, 사방치기, 자치기, 땅따먹기, 비석치기, 오징어놀이하던 어린날, 그런가 하면 여름날밤 동네 강에서 미역감던 추억, 쌀 한 되 퍼 담아 이웃마을 원두막에서 복숭아 10개랑 바꿔왔던 일들, 기억 저편에서 까마득히 멀어졌던 그림들이 눈앞에 다가와 차례로 펼쳐지는 느낌...그 느낌은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없이 달콤쌉싸름하다.

 

국민학교 3학년쯤이었나...동네에서 두번째로 텔레비젼을 사게 되었다.

그날 밤, 저녁을 먹고 난 후 우리집 너른 마당에는 동네 마실꾼들을 위한 멍석을 펼쳐지고 귀한 텔레비젼은 마루에 내어놓고..그 밤이 어떻게 지나간지는 기억이 희미하다..다만, 다음날 아침, 장날에 사놓고선 아까워서 한번도 신지 못했던 색동의 코빼기고무신이 없어져 버렸다. 그 상실감만 선연히 떠오른다.

책에서는 안 나왔지만, 전라도의 국민학교에서는 잔디씨 훑어가기 숙제가 있었다. 편지봉투를 가득 채울려면 수업 끝나고 벌판 여기저기를 한참을 헤맸어야 했다. 그래도 낄낄낄, 재밌기만 했었던 순박한 70년대 어린이의 모습이다. 

 

중학교 시절에 전두환정권이 들어서면서 통행금지 제도가 없어졌다. 그 당시에 읽었던 책 중에 공상과학소설이 있었는데, 우주선이 날고, 로봇이 말하는 미래의 세상이 배경인데도 불구하고 주인공 남자아이가 통행금지시간에 걸릴까봐 바쁘게 귀가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어 미래과학소설을 쓴다는 작가가 통행금지해제라는 제도도 예측을 못하나, 하면서 어린마음에도 비웃었던 기억이 난다. 그와 동시에 작가라는 직업은 단지 글만 잘쓰면 되는 것이 아니라 세상살이를 통찰할 수 있는 지혜와 더불어 더 나은 세상을 구현할 수도 있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었다.

 

지금이사 난방도 기름이나 가스보일러로 하고 있지만, 국민학교시절에는 산에서 나무해다가 온돌을 덮이는 난방이었고 그나마 중학교 들어서서 연탄으로 난방을 하게 되었다.

시골에서 대도시로 유학을 온 나는 중학교 시절부터 직접 밥을 해먹게 되었는데, 지금도 밥하는 것은 자신있지만 당시에 꿈많은 소녀였던 나는 겨울에는 연탄밥, 여름에는 곤로밥도 잘도 지었었다. 11월에 들어서면 그 해 겨울을 날 연탄 500장을 들여놔야만 맘이 놓이던 시절이엇다.

고등학교시절 내가 살던 도시에도 '필하모니'라는 클래식 음악감상실이 있었다. 속칭 장안의 난다긴다하는 애들은 이곳을 거치지 않은 아이들이 없었다.(이 글을 쓰기 위해 당시 같은 교회를 다니던 남자친구에게 오랜만에 연락을 하게 되었다. 이름이 생각이 나질 않아서 )

필하모니는 당시 입시에 대한 중압감으로 힘들어하던 우리들에게는 해방구같은 장소였다.

 

책에 나오는 대학가의 각종 미팅명칭들...읽으면서도 웃음이 절로 나오는 풍경들이다.

요즘 대학생들에게서는 결코 볼 수 없는 낭만이 있는 모습이다. 사실 낭만이란 적당히 배고파야 그 말의 실체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요즘은 개개인의 삶은 비록 상대적 빈곤속에 허덕일 지라도 예전에 비하면 너무도 여러가지 면에서 풍요로와 낭만이 많이 사라진 거 같다.

 

오빠방에서 보았던 선데이서울(개인적으로 안타깝다, 보관하지 못한것이), 동네에 오면 꼭 들르던 방물장수 아주머니, 가락도 멋지던 엿장수 아저씨, 하드케키 장수, 통기타, 공중전화 부스, 삐삐...아, 그러고 보니 난 삐삐 세대다. 요즘은 남녀가 사귀게 되면 핸드폰을 많이 사주곤 하던데, 난 남편을 만났을 때 삼성에서 나온 10만원짜리 삐삐를 받았다. 나보다 삼년뒤에 결혼한 내 동생은 핸드폰을 제부에게서 받았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이렇듯 짧은 시간에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불과 몇 년전의 풍속들이 아주 까마득한 시절로 느껴지는 듯한 오류가 발생하는 것이다.

세대간의 대화의 단절은 아마도 공감의 단절에서 오지 않을까..

이 책은 지난 시절을 청춘, 처럼 회고하는 사람들이 읽어봐도 좋지만,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젊은 세대들이 함께 읽어줬으면, 그래서 구세대와 신세대가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고리를 만들어서 *아빠의 청춘*을 같이 부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은 구세대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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