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범석의 아이디어
최범석 지음 / 푸른숲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평소에 멋에 관심이 많았다. 당연히 멋부림에 대해서도 신경을 많이 쓰고 산다.

잠들기 전에는 항상 다음날 직장의 상황이나 예상될 나의 기분을 고려하여 머리에서 발끝까지 옷차림을 코디해놓고 잠이 든다.
(물론, 갖고 있는 옷과 액세서리가 별로 없어서 한계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한 주가 시작하는 월요일에는 깔끔한 정장류를 입는다.
화요일은  살짝 긴장을 풀어주는 의미에서 페미닌스타일 위주로 입어준다.
수요일은 느슨해지는 마음을 다잡으려 통통 튀는 산뜻한 옷차림으로 코디한다.
목요일, 이날은 바로 최범석의 디자인이 즐겨하는 빈티지스타일로 출근하는 날이다. 목요일 즈음에 나는 가장 자유롭다. 최범석이 말하길 시간이 쌓여 만들어지는 클래식..그게 바로 빈티지란다.
금요일, 한주의 끝을 정돈하는 마음으로 깔끔하고 단순한 캐쥬얼을 입는다.
누가 봐주지 않아도 이것은 나를 디자인하고 나의 하루를 디자인하는 나의 삶의 방식이다.이렇게 나는 나의 한주를 디자인한다. 그리고 디자인은 즐겁다. 나는 나의 패션을 즐기고 삶을 즐긴다.
이렇게 정리해놓고 보니 내가 아주 굉장한 패셔니스트같은데, 그저 그렇고 그런 평범한 소시민일 뿐이다.
그러나 일상에 무늬를 만들어주고, 내가 누구인지를 표현해주는 패션은 나의 삶에 참으로 중요한 코드다.

32살의 최범석, 낯설다. 그러나, 그의 이력이 심상치 않다.
옷이 좋아 스물 한 살 나이에 동대문에서 원단을 교과서 삼아 디자인을 배우고 자신의 브랜드 'General Idea by Bumsuk"을 설립, 3년 만에 한국인 최초로 파리 프렝땅 백화점, 르 봉 마르셰 백화점등에 '제너럴 아이디어' 매장을 오픈한다. 고졸의 학력으로 오로지 실력으로 서울종합예술학교 교수를 맡다. 대한민국 젊은 남성층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패션 디자이너 최범석은 다시 한 번 세계 패션과 만나기 위해, 2009년 뉴욕 컬렉션을 준비중이다.

최범석의 아이디어를 읽은 것은 진짜 즐거웠다. 흥미로왔다.
마치 네이버의 블로그나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를 들여다보고 온 느낌이다.
딱 그렇다. 패션의 아이디어를 제공해주는, 또는 저자의 내밀한 세계, 그의 꿈, 휴식, 일상 등을 각 폴더에 정리해 놓은 것을 이곳 저곳 클릭해서 하나하나 읽어보며 동감하고, 흥미로워하며, 마음에 드는 사진 하나쯤은 내 홈피로 퍼오기도 하는 그런 블로그 놀이 같았다.
겐조, 안나 수이, 루비이통, 샤넬, 구찌, 폴로, 프라다, 랑방 등등의 익숙한 이름을 만나는 즐거움도 좋았지만(이들의 이름으로 된 패션소품이 내게도 몇 개 있다), 에디 슬리먼, 질 샌더, 폴 푸아레, 바스키아 등등 처음 들어보는 패션 디자이너를 만나는 즐거움도 컸다.

얼마 전에 우연히 재방송으로 방송된 강호동의 무릎팍도사를 시청하게 되었다. 그날의 주인공은 이제 막 할리우드로 진출한 '비'였다.
최범석의 아이디어를 읽는 내내 나는 최범석과 그 날의 비가 자꾸만 오버랩되는 것을 느꼈다. 그 둘은 많은 부분에서 비슷했다.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했다는 것, 기존 제도권 출신자들을 오로지 실력으로 승부하여 그들의 세계에서 인정받은 것, 세계를 활동 무대로 삼은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미래에 대한 확고한 꿈, 그 꿈을 실현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과 그에 따르는 엄청난 노력을 한다는 것. 이미 뉴욕에는 '상아'라는 브랜드로 성공한 가방디자이너 임상아가 진출해 있다.
난 최범석과 비가 미국에서 그들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지나온 치열한 그들의 삶이 그러한 믿음을 가능하게 한다. 
최범석, 내게 말을 걸어오는 그의 패션이 좋다.







최범석의 아이디어는 다음과 같다.

Inspiration 영감은 저절로 오지 않는다

Desiger    프로 디자이너는 자신의 삶을 디자인한다.

Entertain   즐겨야 보인다.

Action      너의 꿈을 향해 끊임없이 움직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