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문학 - 어울림의 무늬, 혹은 어긋남의 흔적
김영민 지음 / 글항아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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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히 '김영민'이라는 이름에 끌려서 선택한 책, <영화인문학>.

영화와 관련하여 시중에 출판된 책들은 참 다양하다. 음악을 매개로 한 영화이야기, 치유로서의 영화이야기, 이제는 영화로 인문학을 말하는 단계까지 왔다.

그것도 일찍이 "장미와 주판'이라는 공동체를 통하여 이름은 낯익지만, 아직도 그의 세계는 온전히 소화하지 못하는 철학자 김영민의 이름으로 말이다.

이거, 좀 무게가 있게 다가오지 않는가...철학자가 말해주는 영화이야기라니..

어울림의 무늬, 혹은 어긋남의 흔적이라는 부제, 역시 예사롭지 않다. 이 책이 김영민표라는 냄새를 아주 강력하게 풍기고 있다.  저자는 지금까지 내가 만나온 그 어떤 사람들도 쓰지 않던 단어, 혹은 용어들을 아주 능수능란하게 혹은 아주 적시적소에 잘 사용하는 사람이다.

그동안 김영민이라는 철학자는 <탈식민성과 우리 인문학의 글쓰기>, <동무와 연인>, <자색이 붉은색을 빼앗다>, <사랑 그 환상의 물매>라는 그의 저서를 통해서, 그리고 인터넷 공간에서  간접적인 만남을 가져왔었다. 사실 여기에 이렇게 당당하게 쓸 정도로 만나봤다고 해야할 지 저서의 그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기에 자신이 없지만, 그래도 내 책장에 버젓히 꽂혀 있으니 소개도 할 겸 적어본다. 관심있는 자들에겐 상당히 알려진 책들이다.

 

본인이 만든 인문학 공동체  '장미와 주판' http://www.sophy.pe.kr


을 통해서 급격히 왜소해지고 키치화, 처세화하는 인문학의 중요성과  사람관계에서의 소통을 지속적으로 말해오던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도 영화속에서 말하고자 하는 소통의 지점을 바로 '어울림의 무늬, 혹은 어긋남의 흔적'이라는 소주제로 풀어내고 있다.

저자는 머리글에서 '영화인문학'을 내세운 이 글은 세속적인 너무나 세속적인 매체로 떨어진 영화(보기)속으로부터 전래의 인문학적 가치와 생산성, 그리고 새로운 진지함을 톺아보고 구제하려는 시도, 라고 밝혀두고 있다.

궁극적으로 영화에서 표현하고 싶어하는 것은 다양한 인간군상들의 소통의 모습들이다.

그리고 저자는 사람관계속에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다양한 형태의 소통의 기제에 대한 자신만의 특유의 인문학적 사유의 결과를 영화라는 형식을 빌어 풀어놓고 있다.

"인문 人文 은  인문 人紋 인데, 말 그대로 '사람의 무늬'를 뜻한다. 그래서 인문학은 인간의 무늬를 살피고 헤아리는 공부인 셈이고, 마찬가지로 인문학의 진리란 인간의 무늬와 동떨어진 것이 아니다. 설렁설렁 말하자면, 인간의 무늬 속에 진리의 조건을 두게 되면서 철학적 근대가 열린다."(42p)



총 27편의 영화를 소개해놓고 있는데, 각 영화의 앞부분마다 감독에 대한 자세한 설명으로 장식한 후, 그 뒤를 이어 저자의 사유의 세상이 펼쳐진다.

저자가 철학자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사유속에 인용되는 문구들은 한번쯤은 들어봤음직한, 때로는 아주 낯선 내용이기도 하지만, 상황에 맞는 적절한 끌어옴은 저자의 학문적 지식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되어주기도 한다.

조탁을 거듭한 적확한 언어로 표현한 저자의 문장은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표현함에 있어서 너무도 절묘하여 절로 감탄을 자아내기에 부족함이 없었으나, 다만 나의 지식의 짧음으로 인해 가슴으로 젖어오는 감흥이 적었음은 너무도 아쉬운 점이었다. 과연 언제쯤에서야 그의 문장을 잠시 멈춤, 없이도 온전히 가슴에 안을 수 있을까.

 

여전히 나는 저자의 책을 온전히 다 소화하지 못한 채 마지막 장을 덮는다. 미처 영화를 보지 못한 상황에서 만난 그의 인문학적 깊이로 재탄생한 영화읽기는 저자의 뜻을 온전히 이해하기에는 많은 무리가 따랐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함에도 기존의 내가 접했던 영화를 읽어내던 시선과는 너무도 다른 저자만의 개성이 가득한 영화읽기는 매우 매력적이었다. 여전히 그의 행보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는 이유 중의 하나다.

이 책에서 나의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본문보다는 오히려  뒷부분에 편집된 개념어집과 한글용어집이다. 김영민식의 사유와 성찰의 세계를 여지없이 보여주는 개념어집은 곱씹고 또 곱씹어 봐야 할 내용으로 내게는 다가왔다. 한글용어집 또한, 매우 유용했다. 대학의 전공이 무색할 정도로 낯선 단어들로 채워진 한글용어집은 우리말의 아름다움에 대한 새삼스런 자각과 함께 국어사랑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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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를 뒤흔든 12가지 연애스캔들
박은몽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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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제목에 대해서 먼저 언급하고 넘어가야겠다.

처음 책의 제목을 접했을 때 오는 느낌이 상당히 선정적이다. 아, 물론, 그 선정성에 뒤흔들려 선뜻 집어든 나같은 독자도 있으니 일단 성공은 했지만 말이다. 독자를 겨냥한 제목이기는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난 내 느낌으로는 제목에서 '스캔들'이라는 단어가 왠지 좀 거슬린다.

그것은 '스캔들'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의미가 부정적인데 반해, 책에서 소개되는 신라의 성 또는 연애 풍속도는 그야말로 신국의 도로써 당연한 것이기에 '스캔들'이라는 단어로 타이틀을 정하기에는 부적합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요즘 인기리에 상영되는 모방송의 <선덕여왕>을 시청하는 자라면 그나마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김별아의 <미실>이라는 소설을 일찍이 접해본 적이 있기에 생각보다 그 충격은 덜했지만, 신라의 김대문이 쓴 걸로 추정되는 <화랑세기>와 <삼국사기>,<삼국유사>를 참고하여 작가적 상상력을 동원하여 서술한 <신라를 뒤흔든 12가지 연애스캔들>은 처음 접해본 독자라면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충격적인 내용임에는 틀림없다. 한번도 감히 생각해보지 못한 우리 조상들의 성풍습이 적나라하게 이 책에 소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의 힘으로 낯설지 않게 다가오는 신라의 옛 명칭인 신국, 그리고 그 신국에 존재하는 신국의 도,는 <화랑세기>에서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 책의 다양하게 소개되는 예화들을 통해 짐작해볼 때, 그것은 색을 도로 숭상하는 독특한 문화가 존재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색공지신이라고 하여 색을 전문으로 다루는 가문이 따로 존재했다는 것을 알려준다.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미실이 바로 색공지신의 가문 출신이다. 그러니까, 신국에서는 색이 '금기시되거나 천한 것'이 아닌 그야말로 '도'였기에 바로 그것은 신라를 타국과 차별화시켜주는 신라의 힘이었고, 서로를 묶어주는 공감대의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삶에 대한 열망으로 가슴 뛰게 하는 생명력의 원천이었다. 

고구려, 백제와는 너무도 다른 신라만의 색깔이 바로 삼국통일을 이루어낸 저력으로 발휘되지 않았나, 책을 읽으면서 저절로 든 생각이다.

왕실의 스캔들은 소설 <미실>에서 익히 읽었던 부분이라서 역시 첫번째만큼은 충격이 크질 않았다. 모녀가 한 남자를 섬기는 얘기, 아버지의 여자를 탐한 아들같은 예화는 중국의 역사속에서도 흔히 만날 수 있는 것들이다. 다만, 생각지도 못했던 화랑들 사이에서 이뤄지는 남색까지도 당시의 신라사람에게는 그다지 놀랄만한 것이 아니었다.  서양의 동성애지지페스티벌보다 훨씬 더 앞선 선조들의 성의식을 엿볼 수 있었다.

남매간의 혼인, 지체높은 연상의 과부와의 결혼으로 신분상승을 꾀하는 남자, 성상납으로 남편을 출세시킨 여자. 남편의 부탁으로 손님을 성접대한 아내, 슬픔을 색으로 위로한 사람, 등 지금 세상에서 성에 대해서 금기시하는 대부분이 것들이 다 우스울 정도로 어찌 보면 문란해 보일 정도의 예화들이 가득하다.

남자도 여자를 여럿 거느릴 수 있지만, 이는 여자도 마찬가지다. <선덕여왕>에서 미실이 세종을 남편으로 하고, 설원랑을 애인으로 하는 것들이 다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관계들이다. 물론, 이런 신국의 도에도 비공식적인 사통의 관계로 비난받는 것들도 있다. 다만, 거기에는 그들만의 규칙이 따로 있다고 나와 있다.

제일 놀라운 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마복자 제도이다. 이는 임신한 여자를 윗계급의 남자가 취하면 태어난 아이가 바로 그 남자의 마복자가 되는 것으로서 평생을 그 남자가 마복자의 뒤를 돌봐주는 제도인 것이다. 그래서 어떤 이는 마복자만 100명이 넘는 거대한 세력을 형성하기도 하는 것이다. 

김대문의 <화랑세기>는 그 진위여부가 아직도 논란의 중심에 있다. 이 책에서는 <화랑세기>가 진짜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대고 있는데, 고대 역사서가 부족한 우리나라 상황에서 비록 논란의 여지는 있더라도 <화랑세기>의 내용은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마냥 다 조작이라고 치부하기에는 그 뒤를 잇는 나라인 고려를 들여다보면 신국의 도가 아주 허무맹랑한 것만은 아니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고려시절 딸의 재산권이라든가, 과부의 재혼등은 그리 낯설지 않은 제도였을 뿐 만 아니라, 고려 초 왕가의 결혼풍습을 보면 신라처럼 혈족끼리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요즘의 상식적인 시각에서 판단해 보면,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많았지만, 개인적으로 여왕까지 배출해내는 신라의 균형적인 힘은 바로 남녀 모두에게 공평한 잣대가 주어졌던 신국의 도가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조선조 유교적 관습으로 인하여 몹시 불행했던 삶을 살아갔던 여성들의 위치를 생각해 보면, 그리고 현재까지도 다른 잣대로 남녀의 성풍속도를 재단하는 견고한 사회관습을 보면서 신국을 살았던 여성들의 삶이 참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사회적 약속이나 관습, 제도보다 앞서는 것은 분명 사람 그 자체인 것이다.  신국의 도는 신분의 계급적 차이로 인한 문제점은 일부 보이지만 남녀모두에게 주어졌던 색도의 기회가 인간본능을 배반하지 않은 참 공평한 관습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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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담 빠담, 파리
양나연 지음 / 시아출판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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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를 주제로 해서 쓰여진 여행기는 너무도 많다.

단순한 여행기에서부터 영화속 장소, 음식, 박물관 등 특정 주제와 여행을 믹스하여 풀어낸 다양한 파리에 관한 이야기들.

너무도 많은 문화영역에서 거론되는 파리라는 도시는 우리나라 구석진 곳의 어느 마을보다도 더 친숙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유독 여름이면 휴가와 맞물려서 다양하게 독자를 유혹하는 여행기들이 많이 출판되곤 한다.

이번 여름에는 구성작가에서 과감히 가이드로서의 새로운 삶을 선택한 양나연님의 <빠담 빠담, 파리>를 만나보도록 하자.

저자는 29살에 처음 한 해외여행에서 가이드, 라는 직업에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이 충격은 잘 나가던 방송작가를 그만두고 프랑스로 훌쩍 떠나 "여행가이드"라는 새 직업의 선택으로 이어지게 된다.

여행가이드, 하니 나에게도 신선함과 충격으로 다가왔던 사람이 있었다.

나 또한 30살에 처음으로 호주와 뉴질랜드를 여행하게 되었는데, 그때 뉴질랜드 현지가이드인 나보다 한 서넛 위로 보이던 언니를 잊을 수가 없다. 짧은 커트머리에 보이쉬한 매력을 풍겼던 그 언니는 국내 명문대를 졸업하고 우연히 여행차 뉴질랜드를 방문했다가 그 자리에서 눌러앉아 가이드라는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었다고 한다. 하나라도 놓칠새라 우리 일행에게 열정적으로 안내해주던 언니의 모습과 잠자리에 들기 전 묵주를 손에 쥔 채 기도를 하던 언니의 모습이 너무 멋져 보였었다.

<빠담 빠담, 파리>를 읽으면서 잊고 있었던 그 언니가 연상되었고, 그 때 그 언니에게서 느껴졌던 삶에 대한 열정과 사명감과  철학이 뚜렷히 되살아났다. 내내  저자의 늦었지만 떠날 수 있었던 그  용기에 동감하며 부러운 마음 또한 감출 수가 없었다.

적지도 않은 나이에(우리나라 사회기준으로 볼 때), 안정적인 수입과 위치가 보장되는 직장을 그야말로 때려치우고, 낯선 곳에서의 새로운 일에 초짜로 뛰어든다는 것은 대단한 열정이 아니고서는 감히 도전할 수 없는 것이다. 그만한 삶에 대한 열정과 자기자신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결코 선택할 수 없는 것.

마음 안에 늘 불만과 무엇인가 채워지지 않는 욕망으로 꿈틀거리면서도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서 자위를 하며 우리는 오늘도 살아간다.

그러나, 자신의 내면과 정면으로 마주보면 과연 현재의 삶에 만족하고 있는지 우리는 그 진실을 알 수 있을 것이지만, 자신의 용기없음을 탓하지 못한 채 그저 외면이라는 방법으로 자신의 삶을 달래버린다.

불어는 그만두드래도, 영어마저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도 프랑스에서의 가이드삶을 용감히 선택한 그녀.

그녀는 먼저 남미의 페루여행을 통해서 자신의 꿈을 재확인한다. 그 작업은 훗날 멋진 인연의 고리가 되어준다.

맨땅에 헤딩하듯, 그렇게 뛰어든 가이드로서의 삶은 이미 뛰어난 선배들앞에서 초라한 모습이지만, 자신만의 장점을 살려서 열심히 새로운 직업에 적응해가는 그녀의 모습은 참 감탄스럽다. 그녀가 개그작가로서 뛰어난 기량을 발휘한 이유로 알 수 있을 거 같다.

책의 중심스토리는 저자가 가이드로서의 삶을 살아낸 1년간의 프랑스생활이 대부분이다.

이 책을 통해서 가이드의 일상의 생활을 좀 더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언뜻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자유롭고 화려한 직업으로만 느껴졌던 그들의 생활이 생각보다도 훨씬 더 많은 노력과 공부가 함께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계기였다. 차후 여행에서 가이드를 만난다면 더 깊은 이해의 시선으로 그들을 대할 수 있을 거 같다.

이 책에서는 루브르박물관, 오르세 박물관 및 파리의 유명 관광지를 안내하기 위하여 시내교통망, 입장권사용방법, 화장실 위치 파악 등 가이드로서 기본적인 갖춰야 할 사항을 초보가이드가 어떻게 배워나가는가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더불어 가이드라는 직업의 철학에 고민하는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전반적으로 이 책을 여행기로 읽기보다는 앞으로 여행가이드라는 직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읽어본다면 참 좋을 거 같다.

여행지에 대한 팁도 일부분 적어놓았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가이드 입장에서 풀어놓은 파리와 자신의 삶을 너무도 사랑하는 그 마음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열정은 읽는 사람에게도 전염되기에 충분한 묘한 열기를 품고 있기는 하다.

그녀는 너무 늦은 나이라고 했지만, 이미 그 나이를 지나온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도 부러운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다.

그러나, 부러워만 하기에는 지금도 나의 시간은 흐르고 있음이니...내 상황에서 최선으로 끌어낼 수 있는 열정을 다할 수 있는 그 어떤 것을 찾아보리라, 다짐해본다. 아쉬움과 후회로 반복되는 일상에 매몰되지 않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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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 날아온 맛있는 편지
정세영 글.그림.사진 / 이숲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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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스페인,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플라멩코라는 태양빛 뜨거운 정열이 느껴지는 춤이다.

유럽패키지 여행지중에서도 내게는 프랑스와 그 수위를 다투며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나라가 바로 스페인이다. 스페인관련 여행서로는 손미나의 <스페인, 너는 자유다>를 상당히 인상깊게 읽었었다. 그리고 이 책은 나뿐 만 아니라 이미 여러 독자들 사이에서도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여행서중의 하나로 알고 있다.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막연한 동경을 품고 있었던 나라, 스페인을 이번에는 사진작가 출신인 정세영님의 키친 에세이로 만나보게 되었다.

<스페인에서 날아온 맛있는 편지>라는 제목에서 내가 방점을 찍은 것은 당연히 '스페인'이었고 그 단어에서 크게 기대한 것은 여행담류의 이야기였기에  막상 받아본 책자의 깜찍함과 작고도 얇은 두께는 당혹스러움을 안겨줬다. 제목 그대로 북커버 디자인 자체가 저자가 나에게 보내온 엽서묶음같은 아주 특이하고도 예쁜 책자였고, 또한 다 읽은 후에는 겉표지에 인쇄된 수신인란과 송신인란을 채운 후, 우표를 붙이고 우체통에 넣으면 내가 선물하고 싶은 이에게 전달되게끔 구성되어 있는 아이디어가 매우 돋보이는 신선하고 상큼한 책이었다.

출판계에서도 아이디어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음을 이 한 권의 책을 만남으로써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내용으로 들어가 보면, 저자는 스페인의 안달루시아 지방의 그라나다,라는 도시에서 생활을 하면서 태양과 정열, 그리고 예술이 가득한 그곳의 얘기와 심플하게 정의되는 그곳에서 배운 스페인 요리 13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먼저 요리하는 방법에서 재료소개까지 아주 심플하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 놓은 요리레시피를 앞에 배치하고 중간 중간 멋진 사진으로 단락을 나눈 후, 그곳에서의 생활속에서 얻은 단상을 풀어놓은 스페인레시피를 뒤에 배치하여 한 편, 한 편이 그야말로 스페인에서 누군가가 내게 보내온 편지같은 느낌을 잘 살려주고 있다. 

사진도 사진이지만, 특히 일러스트로 그려진 요리과정에서부터 완성된 요리까지의 총천연색의 화려한 그림은 요리가 비현실적으로 다가오게 하는 단점도 있지만, 오히려 바로 그 점이 막연한 동경을 갖고 있던 나라에 대한 환상을 깨뜨리지 않아서 더 좋았다.

어린 시절 깡촌시골인 우리집에는 바로 이 책만한 사이즈의 요리책이 하나 있었다. 한국요리도 아닌 바로 서양요리대전집이었는데, 국그릇, 밥그릇이 아닌 다양한 무늬가 새겨진 대접시에 담긴 이국적인 요리사진이 당시 우리 자매에게는 아주 쓸모있는 놀잇감이었다.

방과후에는 늘 그 요리책을 뒤져가며, 서로가 먹고싶은 요리를 찜!하기도 하고, 낯선 요리재료이름을 능숙하게 입에 올려가며 커서 이런 요리를 하는 행복한 주부가 되어야겠다는 동화같은 이야기를 나누곤 했었다. <스페인에서 날아온 맛있는 편지>에 나오는 요리일러스트들은 바로 그 추억속으로 나를 이끌었다. (참, 신기하지. 이런 기회로 잊고 있었던 내 추억과 만나다니!)

소개된 13가지의 요리는 정통스페인요리라고 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다. 이태리요리의 변형도 있고, 저자가 응용개발한 요리도 있으니. 다만, 공통점이 있다면 과연 이것을 요리라고 할 수 있을까, 복잡한 한식요리법에 익숙한 내 눈에는 고개를 갸우뚱거릴 정도로 간단하다는 점이다. 그래도 맛있게 느껴지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일러스트의 힘일까? 스페인이야기를 곁들여서일까?

이 책은 이십대의 싱글원룸족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간단한 요리소개와 더불어 낯선곳에서의 여행이라는 젊음의 기호를 담아내고 있으니 아주 맞춤인 책으로 여겨진다.

저자는 그에게 있어 요리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가장 좋은 끈이다"라는 한마디로 정의하고 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스페인의 바람과 태양빛을 그대로 옮겨와 스페인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기회가 된다면 그 레스토랑 '알바이신'을 방문하여 그가 내게 보내온 편지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싶어진다. 물론, 시원한 상그리아를 마시면서 말이다.

 

 

 

 

 

 

 

 

 

덧붙임 : 개인적으로 매우 큰 오자로 보여지는 것. - 40p의 해금이 아니라 해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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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기만 해도 10kg 가벼워지는 고구마 다이어트
이홍기 지음, 강점숙 옮김 / 한언출판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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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진짜 오래 살고 볼 일이다.

내 생전에 다이어트 관련 책을 이렇게 세세하게 들여다 볼 일이 있을 줄 정녕 예전에는 몰랐다.

작게 타고난 키야 어쩔 수 없다지만, 살만큼은 양보할 수 없었던 문제.

결혼 전에는 바람이 불면 날라가게 생겼다는 말, 밥 좀 많이 먹으라는 말, 도대체 허리가 몇인치냐는 말,,을 주구장창 듣고 살았다. 물론, 옷가게를 가도 맞는 싸이즈가 없어 가장 작은 싸이즈의 옷을 구입한 후 수선집을 거쳐야 입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아~옛날이여!!!

결국은 나도 살과의 전쟁에서 비켜갈 수는 없었던 것이다.

첫아이를 낳고서 딱 2킬로가 불었다. 그래도 뭐. 그때는 양호했다. 쫄티도 입고 그랬으니까.

4년 후 둘째아이를 낳고 나니, 다시 2킬로가 불었다. 결혼 전보다 총 4킬로가 불은 것이다. 그것도 여기서 결코 밝힐 수 없는 내 키에 말이다. 흑흑!!!

그래도 다이어트에 관한 말이라도 꺼낼라치면 주변에서는 그랬다. 딱 보기에 좋다고.

그런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마흔을 넘기고 서서히 불어나는 군살들의 공격은 가히 전방위적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살의 탄력까지 사라지는 상황이 발생했으니..

올 여름 참 우울했다. 아침마다 입을 옷이 마땅치가 않아서 더 그랬다. 그러나, 옷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잇었다. 그래서 옷도 별로 사지 않았다. 그래서 돈이 굳었냐고? 그렇지도 않다. 오히려 의식하지 못한 스트레스로 인해  먹을 거에 돈을 다 써버렸으니...

 

책을 덮고 나서 제일 먼저 한 일은 바로 고구마 구입이다.

컴퓨터 앞으로 달려가 모시장에서 고구마 한 박스를 구매하고 나니 3개월이 지난 후, 나의 모습이 절로 연상되며 입가에는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이 책은 얇고 가벼우며 선명한 글씨체에 종이재질까지 좋아서 읽는 동안 아주 기분을 좋게 해준다. 내용 또한, 군더더기 하나 없는 다양한 고구마 다이어트 체험기와 고구마의 우수한 효능(사실 너무 놀랬다. 고구마가 이렇게 좋은 식품이었다는 사실이), 그리고 혹시 삶기나 굽기만으로 쉽게 고구마에 물릴 독자를 위하여 다양한 고구마 요리레시피가 함께 수록되어 있어 어느 하나 버릴 게 없는 아주 유용한 정보가 가득한 책이었다.

다이어트에 대한 부분도 가슴에 와 닿아 아주 훌륭했지만, 무엇보다도 고구마가 갖고 있는 효능에 대해서도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놀라운 내용이었다. 특히, '자가면역기능증진'이라는 단어는 내 눈에 쏙 박히어 떨어질 줄 모른다. 이 책이 내 손에 들어온 건 매우 큰 행운이었다는 생각을 다시 한다. 올 초에 류머티스에 걸려 고생하고 있는 남편과 점점 뱃살과 군살이 늘어나는 나에게 이 책만큼 맞춤인 책이 따로 없는 거 같다. 이제는 실천하는 행동만이 남아 있을 뿐.

 

지금 이 순간도 다이어트로 고민하는가. 기존의 여러 다이어트 방법으로도 실패하여 자신감을 상실했는가. 그렇다면 주저하지 말고 이 책을 집어드시라. 책값도 요즘 나오는 책들의 가격에 비하면 단가도 저렴해서 딱 한장으로 해결된다. 다이어트 뿐 만 아니라, 가족의 건강이 바로 이 한 권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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