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벌써 친구가 됐어요 - 한지민의 필리핀 도네이션 북
한지민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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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고등학교 시절 다니던 교회에서 주말이면 '자림원'이라는 곳으로 봉사활동을 나갔었다.

그곳은 정신박약아나 지체아동들을 수용한 시설이었는데, 간식과 간단한 놀잇거리를 준비하여 토요일 한나절을 함께 지내다 돌아오곤 했었다.

처음 그곳을 방문했을 때, 우르르 우리 일행을 향해 뛰어오던 그 아이들을 어쩔 수 없이 껴안으며 속으로는 몹시 당황스러워했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덩치는 나만한 아이들이 무조건 엄마,라고 부르며 달려들던 모습이 처음에는 소통하지 못하는 공포를 느껴졌었다.

일대일로 짝을 지어 놀던 중, 내 짝인 아이에게 내가 준 과자를 다 먹었냐고 물으니, 맑은 눈을 반짝거리며 바지춤을 두드리더니 이내 바지를 내리고 속옷의 가장자리에 넣어서 돌돌 말아 보관했음을 자랑스럽게 보여주었을 때, 또르르 흘린 내 눈물이 아이의 천진함에 감동받은 눈물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 아이를 가엾어한 마음이기도 했음을 안다. 우리가 떠나올 때마다, 아쉬움과 포기의 빛이 깃들어 있던 눈빛들, 그 눈빛들이 지금도 생각난다.

그 때의 기억은 가정과 직장일에 치이는 일상을 살아가면서도 늘 마음의 짐으로 남아 있어 언젠가는, 언젠가는 그곳을 다시 찾으리라는 다짐으로만 나를 위한 변명을 하곤 했는데, 그 다짐들도 허공에 흩어져 버린 지 오래라서 이제는 부끄럽기만 하다.

연예인들의 사회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은 어제, 오늘이 아니지만, 그 중에서도 유난히 돋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김장훈, 차인표, 신애라, 션, 정혜영, 최강희, 장나라,등 우선 떠오른 사람을 열거해 본다. 그 중에서도 가슴에 남아 있는 사람은 언젠가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라는 책까지 발간했던 김혜자님인데, 그녀의 연기야 말할 것이 없지만, 책 속에서 드러나는 그녀의 따듯하고도 고운 마음에 정말 흠뻑 반해버렸었다. 서민적인 우리나라 대표어머니상이라는 이미지와는 별개로 그녀의 삶이 상당히 그 시대에는 선택받은 삶이었다고 알고 있었는데, 그야말로 손에 물 하나 묻히지 않고 살아왔던 그녀가 어찌 그리 절절하게도 소외계층에 대해 깊은 공감을 하는지. 참, 놀랍고도 감동스러웠던 기억이 새록하다.

<우리 벌써 친구가 됐어요>의 배우 한지민이 주는 감동 또한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 그 동안 드라마속에서 보여졌던 그녀의 모습이 딱! 실제 그녀인 것마냥 순수하고 착하고 따듯하고 바르고 그리고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김혜자님의 책이 주는 감동과는 또 다른 감동을 이 책을 통해서 맛보았고, 어찌 보면 필리핀에서의 4박 5일 동안의 단순한 기록에 불과한 얇은 책이지만, 행간에서 느껴지는 순수하고 솔직하고 해맑은 나눔들은 읽는 동안 나의 영혼까지 충분히 맑게 해주는 묘한 힘이 있었다.

한지민과 또 내가 좋아하는 작가 노희경, 그리고 그 외의 일행들이 필리핀에서 가장 오지 마을인 해발 2,900미터가 넘는 끼땅락산의 협곡 중 2,005미터쯤에 위치해 있는 알라윈을 찾아가 그 곳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함께 노래하고 율동하고 춤추고 게임을 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나눈 4박 5일간의 생생한 기록이 한 권의 책속에  칼라풀한 사진기록과 함께 가득 담겨져 있다. 전혀 꾸미지 않은 담백하고 솔직한 기록은 그들의 행복해하는 마음까지 그대로 전이되어 읽는 독자로 하여금 저절로 미소를 짓게 한다. 마치 한지민과 같이 그녀의 마음자리를 따라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연예인들이 외국에 나가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어린이들과 찍은 사진들을 신문잡지를 통해 볼 때마다  과연 그들이 어떤 일들을 하고 왔을까? 궁금한 적이 있었는데, 아침부터 저녁 잠들기까지 아주 세세하게 그 곳 아이들과 함께 한 시간들이 그려져 있어서 궁금증을 풀 수 있었다.

바쁜 일정에 시간을 내어, 그리고 거기에다 깊은 마음까지 나누어 함께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텐데, 오히려 그녀는 '고맙습니다, 참, 고맙습니다', 라고 말한다.

"봉사라는 것이 꼭 숨어서, 남들 모르게 해야만 의미 있는 것은 아닐 겁니다. 그리고 나보다 못 가진 사람을 도와주고 나눠주는 것만이 봉사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일방적으로 '주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가진 것을 '나누고 교감하는 것'아닐까요? 120p

한지민의 말에 깊이 공감갔던 구절이다. 우리보다 문명의 발달이 떨어지고, 배우지 못한 사람들, 끼니를 고구마로 연명하는 사람들, 이지만, 소박하고 따듯한 자연과 함께 사는 해맑은 알라윈 사람들에게서 우리가 받아온 것이 더 많다.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서로에게 기쁨이 된다면 이것이 진정한 나눔의 봉사가 아니겠는가.  한지민의 말은 봉사의 깊은 의미를 다시 한번 깨우쳐주는 현장체험속에서 우러난  말인 것이다.

 

참으로 세상에는 배우 한지민처럼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더 나아가 생활속에서 그 마음을 실천하는 사람, 또한 많다.

이 책을 통해 세계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고 또한 실천하는 사람들을 본다. 그리고, 다시 생각해 본다.

돈만이, 이익만이 우선시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언제난 마음 한 켠에 뭔가 채워지지 못한 갈급하는 욕망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는 동안 그 마음을 차분히 눌러주고 채워주는 평화가 있었다.

기억에 오래 남는 배우가 되어 사회사업을 하고 싶다는 한지민님의 꿈이 꼭 이루어져 오드리 햅번, 안젤리나 졸리 같은 '스타폴리티션'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한지민님. 당신을 배우로서, 예비사회사업가로서 오래 기억할게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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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타임스 - 21세기 코믹 잔혹 일러스트판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하나자와 겐고 그림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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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게 배달된 <모던타임스>를 받아보곤 그야말로 허걱!~~~~ 했다.

이건 뭐 두꺼워도 너무 두꺼웠다. 640여페이지에 달하다니.

더군다나 나는 무지몽매하게도 지은이 이사카 코타로에 대해서는 "이자"도 모른 채 그저 인기도에 편승하여 신청한 책이었던 것이다.

아, 마지막으로 또 하나 있다. 날 당황스럽게 한 이유가..그것은 바로 표지와 책의 설명을 잘못 이해한 나의 오해. 즉 만화책으로 알고 신청한 것이었던 것이다...흑!

책을 한번 잡으면 늦어도 삼일안에도 다 읽는데, 이 책은 이상하게도 일주일에 걸쳐서 읽게 되었다. 그러나, 오해는 마시라. 그것은 이 책이 재미없어서가 아니라, 순수하게 이 책이 두꺼웠다는 단지 그 이유 하나 때문이다. 밤마다 쪼개서 읽어도 별 무리없이 이해가 되기도 했거니와 이야기의 진행 또한 자연스러웠던 것이다..나눠서 읽어도 되게 말이다.

나중에 다 읽고 나서 뒷부분의 작가의 말을 보니 만화 잡지에 연재했던 장편소설을 가필, 수정하여 단행본으로 묶어낸 것이라고 한다. 우연치 않게도 나의 독서방식이 참 절묘했음을 깨달았다. 비록 1년여동안의 연재분을 단 일주일만에 읽기는 했지만.

<모던타임스>는 '지금껏 단 한번도 만난 적 없는 새로운 오락 만화소설의 탄생!'이라는 설명에 부합할 만큼 나의 독서인생에는 매우 색다른 소설이었다.

읽는 동안에도 어, 이게 뭐지? 이런 류의 소설이 있었네. 내가 왜 이걸 읽지? 이 작가는 대체 뭐야? 다른 사람들은 이 작가를 잘 안단 말이지? 즐겨 읽는단 말이지? 흠...이런 생각을 주기적으로 하며 읽었을 만큼, 평소에 선호했던 소설류와는 거리가 한참은 먼 그런 류의 소설이었다. 그래도 처음의 걱정과는 달리 무난하게 힘들이지 않고 덧붙여 상당히 흥미롭게 다 읽어냈다. 그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낸 것과는 달리 이 책이 주는 물음에 생각보다 깊은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세상에 맞설 용기가 있는가?

 

사람들은 언젠가부터 모르는 문제에 부딪혔을 때 컴퓨터 앞에 앉아서 검색을 한다.

"인터넷에는 방대한 정보가 돌아다니지. 자유롭고 손쉬우면서 대단하다고 생각해. 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인터넷의 함정에 빠질 가능성도 있지."

"사람들은 그것이 진실인지 아닌지보다는 재미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반응해. 진실처럼 보이기만 하면 되는 거지. 자네가 아무리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해도 소동은 가라앉지 않아. 오히려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지. 왜냐하면, 재미있으니까"312p

인간은 정보로만 이루어진 것이 결코 아닌데, 우리는 정보로 기호화된 것들을 진실이라고 생각하고 판단한다. 바로 이러한 판단으로 인해, 인터넷 악플러들로 인한 연예인들의 자살, 최근의 박재범군 같은 사태가 일어나는 것이다.

한사람의 일생을 거론할 때, 이력서에 나열되는 내용처럼 몇줄의 중요한 사건으로만 그 사람으로 설명한다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일까. 사실 그 사람의 일생의 진정한 의미는 몇줄로 드러나지 않았던 어제와 오늘이 별달리 다를 것 없었던 소박한 일상, 즉 작은행동과 대화 하나하나가 소중한 바로 거기에 진정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이 책에서 저자와 동명의 소설가로 나오는 주인공의 친구인 이사카 코타로의 말에 깊이 공감하게 된다.

 

평범한 샐러리맨인 와타나베에게 어느날 아내 가요코가 오카모토 다케루를 고용해 끔찍한 수법으로 와타나베의  불륜을 조사한 것부터 시작해서 와타나베 주위에는 이해하기 힘들고 섬뜩한 일들이 일어난다. 그야말로 유쾌함이라고는 손톱만큼도, 평화라고는 눈곱만치도 없다. 전혀 상식적이지 않은 일들이 뻔뻔한 얼굴로 당연하다는 듯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고탄다 선배의 갑작스런 실종, 동료 오이시의 성폭행범 누명, 이어지는 상사의 자살, 와타나베 불륜상대자의 실종, 오카모토 다케루의 집 방화 사건까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이 연달아 발생한다. 이들은 자신들의 문제를 풀기 위하여 현대의 이기인 인터넷의 '검색'이라는 기능을 십분 활용하여 점점 그 무엇인가 거대하고 특별한 것에 접근하게 되는데, 정작 그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 실체를 두고 이 사건들의 의문점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현대사회에서 일어나는 각종 현상들을 고민해보고 규명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독자 또한 그들과 함께 지금 발 디딛고 살고 있는 지점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고민해 보게 된다.  국가의 의미, 인터넷, 검색, 진실, 정보 조작, 가진자, 권력, 정치조직,  인간의 기계화, 등이 그 고민의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것들이다.

편리성와 이윤만을 추구하는 현대사회의 시스템은 인간들로 하여금 도의나 윤리가 아닌 욕망과 이익이라는 두 바퀴로만 전력 질주하는 눈먼 짐승이게 한다.

"시스템이 복잡해지고 그 효과가 거대해지면 인간에게서는 전체를 상상하는 힘이 깡그리 사라져. 가령 그 '거대한 효과'가 끔찍한 일이라고 치자. 수백만 명을 가스실에서 죽이는 거라 치자고. 그 경우, 세분화된 작업을 맡은 사람에게서 사라지는 것은 '양심'이야"(232p)

 

이 책을 읽는 동안 현 정부의 상식적이는 않는 행태들이 절로 떠오르며 국가의 목적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어쩌면 국가의 목적이 국민의 생활을 지키는 것도, 복지나 연금을 관리하는 것도 아닌 오로지 자신의 존재를 유지하기 위해 움직인다는 말이 유독 가슴 섬뜩하게 박힌다. 처음에 코믹 잔혹 소설로 흥미롭게만 접근했던 소설이 의외의 결과로 이어지게 된 것이 조금은 당혹스럽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소설이 가지는 의미가 마음에 남는다.

 

저자는 소설 속 이사카 코타로의 입을 빌어 우리에게 말해준다. 소설이란 건, 수많은 사람의 등을 떼밀어 행동하게 만드는 도구가 못 된다는 것을, 다만, 한 사람 한 사람의 몸에 스며들 뿐이라는 것을. <모던타임스>를 통해서 저자가 우리에게 요구했던 용기는 아마도 '못본 채 눈감지 않고 맞설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말해주는 거 같다.

더불어 [독재자]의 채플린이 한 말을 떠올려보며 우리 인류의 미래에 변함없는 희망을 가져본다.

"사람들이여, 절망하지 마시오. 탐욕이 초래한 황폐도, 인류의 발전을 두려워하는 마음도, 독재자의 죽음과 함께 소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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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면서 대학가자 입학사정관제
손영길 지음 / 미디어숲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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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자고로 백년지대계라는데, 옛 성현의 말씀은 어디다 엿바꿔 먹어버렸는지, 해마다 바뀌는 대학입시정책은 수험생과 가족, 그리고 입시관계자 뿐 아니라 직,간접적으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에게나 큰 문제로 다가오는 정책 중의 하나이다.

몇 년 시행해보다 불합리하다 싶으면 새로운 정책이 도입되고, 그 정책마저도 실패했다 판단되면 새로운 평가기준을 도입하여 정작 죽어나는 것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짊어지고 가야할, 따라서 누구보다도 푸른 꿈을 꾸어야 할 우리 학생들이다.

이제 새로운 제도가 선진국으로부터 또 다시 도입되었으니, 각 대학의 바로 2010년부터 '입학사정관제 전형'의 대폭 확대 발표이다. 수십명부터 입학정원의 20%이상까지 선발할 수 있는 이 제도는 언뜻 그 취지를 생각해 보면 학생들이 적극 환영할 만한 내용이나, 곰곰히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마냥 환호할 만한 일은 아닌 부분이 적지 않다.

기실 모든 제도는 처음 만들때에는 그 본래의 기능은 좋지 않은 것이 없다. 다만, 물을 소가 마시면 우유가 되고, 뱀이 마시면 독이 되듯이, 좋은 제도 또한 어떻게 운용되는냐에 따라서 그 평가가 갈리는 것이다.

사실 수학능력시험의 단 한번으로 학생들을 평가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것은 누구가 공감하고 있기에 입학사정관제의 역기능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발빠르게 대응하는 수험생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입학사정관제에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지 못한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대다수이기에 <즐기면서 대학가자, 입학사정관제>는 굉장히 반가운 안내서가 되어 줄 것이다.

나 또한, 아직은 아이가 어리지만, 조카가 수험생이기도 하고, 직장에서 언젠가는 필요한 지식이 될 것 같아서 읽어 본 이 책은 그러나 기대만큼 썩 만족할 만한 내용은 아니었다.

궁극적으로 내가 알고 싶었던 것은 이 제도가 얼마만큼 공정할 수 있는가, 또는 이 제도로 인하여 사교육비 절감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가, 그리고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를 할 것인가, 등인데, 이 책 한권으로는 아직 그 예측이 좀 어렵다는 개인적인 결론이다.

오히려 학생들이 학과공부외에도 해야 할 것이 너무 많이 늘어나 버리는 것이 아닌가, 더 걱정이 되었다. 다만, 중요한 것은 학과공부로만 승부를 걸든, 입학사정관제의 요구에 적합한 학생이든지 간에 학생 스스로 주체적이어야 한다는 변하지 않는 진리만을 깨달았을 뿐이다.

입학사정관들이 관심을 갖는 부분은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교육 활동을 통해 학생이 잠재력을 어떻게 개발했는가에 대한 것,이라고 하는데, 이 제도에 대한 정확한 인식은 학생과 부모도 당연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일선 고교에서 정확히 인식하고 학생들에게 지원해주는 시스템이 정착되어야겠다는 생각이다.

어쨌든, 중, 고등학교에 재학하는 학생들은 누구나 한번쯤은 읽어보면 도움이 될 만한 책임에는 분명하다.

 

얼마 전에 내가 근무하는 대학에서도 입학사정관제에 대비하여 입학사정관과 사정원을 공채했었다. 취업난을 대변이라도 하듯, 치열한 경쟁율을 뚫고 선발된 사람은 방송국 피디경력의 50대 사정관과 석사학위 소유자인 30대초반의 사정원이 선발되었다. 그러나, 이 분들의 개인적인 능력은 고하간에 원래의 입학사정관제 취지에 얼마나 부합한 학생선발이 이루어질 지는 유감스럽게도 학내 구성원들도 회의적이다. 입학사정관제의 본래의 취지는 학업 성적 뿐 아니라 대학에서 요구하는 학생들의 잠재력, 봉사활동, 가정환경 등 종합적인 면을 적절히 고려하여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이 중에서 잠재력이라든가, 가정환경에 대한 시각 등 학생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는 사정관의 주관적인 시각을 피할 수 없기에 공정성 시비를 야기할 소지는 여전하다.  각 대학의 공정한 기준과 투명한 선발, 그리고 입학절차에 관여된 심사자들의 투철한 윤리의식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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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의 몬스터
정승원 지음, 이창윤 그림 / 삼양미디어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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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라고 하니 무시무시하고 흉측한 괴물이 연상되어서 선뜻 읽고자 하는 마음이 들지 않았으나, 세부 설명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긍정적이고 호감가는 몬스터의 종류도 많다고 하니 호기심이 생겨 읽어보게 되었다. 

삼양미디어에서 출간되는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시리즈는 자기의 관심분야가 아니드래도 대체적으로 읽어보면 매우 유용한 것들이 많다. 이번의 책이 나에게는 세계사, 악남, 신화에 이어 네번째로 만나게 된 책인데, 이 책은 특히나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애가 크게 반겨한 책이기도 하다. 역시 몬스터는 아이들에게 어필하는 부분이 많은 거 같다. 내가 읽어보기도 전에 공부도 뒷전에 둔 채 책을 뒤져본 아이는 익히 알던 몬스터들을 만난 즐거움이 큰 지, 책을 읽는 내 앞에서 연신 아는 체를 하곤 했다.  

'인간의 희노애락이 만들어낸 신이 된 동식물들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말해주듯이, 이 책에는 인간이 만들어낸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으나, 신화와 전설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 환상의 동물,  기상천외한 상상의 생명체인 몬스터들을 소개해놓고 있다.

10개의 테마관으로 나누어 각각, <영생불사 11종>,<반인반수 18종>,<용 15종>,<다다익선 9종>,<이종결합 15종>,<거대 괴물 14종>,<여신 여괴 14종>,<자연 정령 9종>,<요괴, 요물10종>,<환상식물 5종>으로 명명하여 전 세계의 환상동물 몬스터를 멋진 그림과 다채로운 사진을 곁들여 실감나게 표현해놓고 있다.

그러나, 위에 열거했다시피 각 파트별로 다양한 몬스터들을 소개하다 보니, 한권에 담기에는 지면이 부족해서인지 여러면을 할애하여 소개된 몬스터가 있는가 하면, 단 한면에 간략하게 소개된 몬스터들도 많아 아쉬움이 남는다. 간략하게 소개된 몬스터들에게 오히려 더 많은 궁금증이 생긴 나같은 독자들은 그와 관련된 다른 서적을 찾아봐야 하는 수고를 해야 할 것 같다. 상식시리즈물이 갖고 있는 장점(꼭 알아야 할 것을 수록)에 치중하다 보니 미흡한 부분이 생기는 단점을 피해갈 수 없게 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기존에 만난 세권의 책에서는 미처 느끼지 못한 단점으로 어쩌면 몬스터 관련 자료들이 부족해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세계 여러 나라의 몬스터들을 만나면서 몬스터 또한,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와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는 각 나라의 신화와 전설이 인간의 삶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에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신이 인간을 만들었듯이, 인간이 만든 몬스터들의 면면을 들여다 보면서 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 상상의 세계는 끝이 없이 무한하다는 것에 새삼스레 경이로움을 느낀다.

오늘 아침, 모 방송의 서프라이즈 프로그램에 스코틀랜드 네스호수의 괴물 네시의 미스터리가 소개되었었다. 중생대 파충류인 공룡의 후손이라는 설, 조작이라는 설 등이 분분하지만, 현재까지도 몬스터 네시를 봤다는 제보가 줄지어 신고되고 있다고 하니 인간은 환상세계에 대한 동경을 어느 정도는 가지고 살아야 되는 신이 만든 동물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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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뒤흔든 16인의 기생들 - 조선사 가장 매혹적인 여인들이 온다!
이수광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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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흔히 매춘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했다는 가장 오래된 직업중의 하나라고 한다.

기생, 이라는 단어에서 우리는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이미지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성을 매개로 하는 직업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조선의 기생은 단순히 사내에게 술치고  노래하고 몸을 바치는 것을 업으로 하는 것만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알고 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예인으로서의 기생의 위상은 축소되거나 폄하되고, 남성을 위한 서비스업 종사자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만 부각되었다는 것이다.

전해지는 우리나라 고유의 춤 전승자나 인간문화재는 유명 권번출신인 기생들이 많다. 여자들이 학문과 예술을 하는 것을 금기시했던 조선시대에 오로지 기생만은 어릴 때부터 학문과 금기서화, 그리고 가무를 익힐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예능인으로서 널리 알려진 기생은 송도삼절인 황진이, 그리고 허균과 유희경, 이귀과 교류한 이매창 등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 책에서는 황진이, 이매창 처럼 널리 역사에 그 이름을 남긴 기생 뿐 아니라 그 외에 다양한 모습으로 전해지는 조선의 기생 16명을 소개해 놓고 있다.

겉으로는 춤과 노래, 그리고 시와 술로 화려한 한 생을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몇몇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생들은 10대 초반에 남자들에 의해 순결한 몸을 유린 당하고, 이후에도 끝없는 상처의 연속선에 있다가 말년에는 쓸쓸한 생을 마감해야 했던 가장 천한 신분에 속했던 자들이었다.

기생이 낳은 아들은 천민으로 살아야 했으며, 딸은 종묘법에 의하여 기생이 되어야 했고, 기생이 천민을 벗어나는 방법은 속전을 바치고 기적에서 빠져나오거나 권력을 가진 사대부의 첩이 되는 길뿐이었다.

 

총 4장으로 구성하여, 春은 열정이다, 夏는 사랑이다, 秋는 영혼이다, 冬은 이별이다, 라는 주제로 각 지역별 대표기생을 열거해 놓고 있는데, 1장에서는 남자들의 세상에 가장 자유로웠던 여인들로 조선을 떠들썩하게 뒤흔들었던 궁중악의 유일한 전승자 초요갱, 이사종과의 계약동거를 했던 시대를 앞서 가는 황진이, 기생의 신분으로 임금께 상소를 올린 초월, 기생의 몸으로 태종의 후궁이 되었던 가희아, 등을 소개하고 있다.

2장에서는 운명을 걸고 뜨겁게 사랑할 줄 알았던 여인들로 퇴계 이황과의 매화사랑을 했던 두향, 고관대작의 구애에도 오로지 평범한 선비 이수봉만을 마음에 담았던 소춘풍, 유희경과 이귀와 뜨거운 사랑을 나누었던 매창, 전도양양한 선비 민제인과의 사랑을 가슴에 묻은 성산월 등을 소개하고 있다.

3장에서는 세상을 향해 뛰는 가슴을 가졌던 여인들로 홍경래의 난때 결사대를 조직했던 연홍, 흉년에 자신의 재산으로 백성을 구휼한 제주 기녀 만덕, 왜장을 껴안고 진주남강에 몸을 던진 논개, 일본인들에게 팔려다니면서도 은장도로 끝내 절개를 지키고 사후 송상현의 무덤 발치에 묻힌 김섬, 등을 소개하고 있다.

4장에서는 실연의 아픔을 감당해야 했던 여인들로 율곡 이이와 애틋한 연시만 주고받은 유지, 떠난 사랑 심수경을 기다리다 죽은 동정춘, 해바라기하던 사람의 변심을 눈치채고 절개를 잃은 슬픈 사랑 취련, 서시랑에 대한 사랑으로 수절하나 한스러운 평생을 보낸 영산옥, 등을 소개하고 있다.

 

꽃으로 피고 눈물로 지는 기생의 삶들을 중간 중간에 실린 기생들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보며 유추해볼 수 있었는데,  대부분 어린 동기의 모습으로 가냘픈 그네들의 무표정한 모습에 안쓰러운 마음이 절로 들었다.

우리나라 문헌 상 기생이 처음 등장하는 것은 고려시대 이인로의 [파한집]이다. 이능화는 [조선해어화사]에서 기생의 근원을 신라의 원화에서 찾고 있다고 한다.

기생은 크게 관기와 사기로 나뉘는데, 이능화는 기생의 종류를 기예만 공연하는 일패, 기예를 공연하되 은근히 몸도 파는 은근짜를 일컫는 이패, 노골적으로 매춘을 하는 작부와 같은 탑앙모리를 일컫는 삼패로 더 세분화하여 나누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조선시대 매춘은 돗자리를 가지고 떠돌면서 매춘을 하는 들병이(현대에 있어 공원의 박카스아줌마가 연상됨), 곡예를 하면서 몸을 파는 여사당도 존재했다고 한다.

이 책에 나오는 오입쟁이의 기생 신고식은 현대의 룸쌀롱 문화와 다를 바 없어서 씁쓸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어찌 나쁜 악습들은 없어지지도 않고 이리도 잘 계승되는지 진정 개탄스럽다. 인간 사회에서 매매춘은 정말 필요악인 것인지 엉뚱하게도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를 잡고 놓아주지 않던 화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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