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면서 대학가자 입학사정관제
손영길 지음 / 미디어숲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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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자고로 백년지대계라는데, 옛 성현의 말씀은 어디다 엿바꿔 먹어버렸는지, 해마다 바뀌는 대학입시정책은 수험생과 가족, 그리고 입시관계자 뿐 아니라 직,간접적으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에게나 큰 문제로 다가오는 정책 중의 하나이다.

몇 년 시행해보다 불합리하다 싶으면 새로운 정책이 도입되고, 그 정책마저도 실패했다 판단되면 새로운 평가기준을 도입하여 정작 죽어나는 것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짊어지고 가야할, 따라서 누구보다도 푸른 꿈을 꾸어야 할 우리 학생들이다.

이제 새로운 제도가 선진국으로부터 또 다시 도입되었으니, 각 대학의 바로 2010년부터 '입학사정관제 전형'의 대폭 확대 발표이다. 수십명부터 입학정원의 20%이상까지 선발할 수 있는 이 제도는 언뜻 그 취지를 생각해 보면 학생들이 적극 환영할 만한 내용이나, 곰곰히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마냥 환호할 만한 일은 아닌 부분이 적지 않다.

기실 모든 제도는 처음 만들때에는 그 본래의 기능은 좋지 않은 것이 없다. 다만, 물을 소가 마시면 우유가 되고, 뱀이 마시면 독이 되듯이, 좋은 제도 또한 어떻게 운용되는냐에 따라서 그 평가가 갈리는 것이다.

사실 수학능력시험의 단 한번으로 학생들을 평가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것은 누구가 공감하고 있기에 입학사정관제의 역기능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발빠르게 대응하는 수험생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입학사정관제에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지 못한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대다수이기에 <즐기면서 대학가자, 입학사정관제>는 굉장히 반가운 안내서가 되어 줄 것이다.

나 또한, 아직은 아이가 어리지만, 조카가 수험생이기도 하고, 직장에서 언젠가는 필요한 지식이 될 것 같아서 읽어 본 이 책은 그러나 기대만큼 썩 만족할 만한 내용은 아니었다.

궁극적으로 내가 알고 싶었던 것은 이 제도가 얼마만큼 공정할 수 있는가, 또는 이 제도로 인하여 사교육비 절감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가, 그리고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를 할 것인가, 등인데, 이 책 한권으로는 아직 그 예측이 좀 어렵다는 개인적인 결론이다.

오히려 학생들이 학과공부외에도 해야 할 것이 너무 많이 늘어나 버리는 것이 아닌가, 더 걱정이 되었다. 다만, 중요한 것은 학과공부로만 승부를 걸든, 입학사정관제의 요구에 적합한 학생이든지 간에 학생 스스로 주체적이어야 한다는 변하지 않는 진리만을 깨달았을 뿐이다.

입학사정관들이 관심을 갖는 부분은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교육 활동을 통해 학생이 잠재력을 어떻게 개발했는가에 대한 것,이라고 하는데, 이 제도에 대한 정확한 인식은 학생과 부모도 당연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일선 고교에서 정확히 인식하고 학생들에게 지원해주는 시스템이 정착되어야겠다는 생각이다.

어쨌든, 중, 고등학교에 재학하는 학생들은 누구나 한번쯤은 읽어보면 도움이 될 만한 책임에는 분명하다.

 

얼마 전에 내가 근무하는 대학에서도 입학사정관제에 대비하여 입학사정관과 사정원을 공채했었다. 취업난을 대변이라도 하듯, 치열한 경쟁율을 뚫고 선발된 사람은 방송국 피디경력의 50대 사정관과 석사학위 소유자인 30대초반의 사정원이 선발되었다. 그러나, 이 분들의 개인적인 능력은 고하간에 원래의 입학사정관제 취지에 얼마나 부합한 학생선발이 이루어질 지는 유감스럽게도 학내 구성원들도 회의적이다. 입학사정관제의 본래의 취지는 학업 성적 뿐 아니라 대학에서 요구하는 학생들의 잠재력, 봉사활동, 가정환경 등 종합적인 면을 적절히 고려하여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이 중에서 잠재력이라든가, 가정환경에 대한 시각 등 학생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는 사정관의 주관적인 시각을 피할 수 없기에 공정성 시비를 야기할 소지는 여전하다.  각 대학의 공정한 기준과 투명한 선발, 그리고 입학절차에 관여된 심사자들의 투철한 윤리의식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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