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미오와 줄리엣 - 셰익스피어의 매혹적인 사랑 이야기 ㅣ 만화로 읽는 셰익스피어 시리즈 1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소니아 르옹 그림 / 좋은생각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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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그야말로 청춘들의 아름다운 러브스토리의 대표적인 고전이라고 할 수가 있다. 비극적인 결말이 더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하여 사춘기 시절 이성에 눈뜰 때, 가장 가슴 절절하게 다가오는 문학작품이 아닌가 한다.

또한, 주인공의 나이를 고려해볼 때, 우리나라 <춘향전>에 비교되는 작품이라고도 할 수가 있겠다.

주인공 캐릭터의 인기도와 지명도는 우리나라 만화 캐릭터로도 나타나게 된다.

만화가 이상무는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셰익스피어의 작품명에서 따서 ‘노미호와 주리혜’라는 남녀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세우고, 이웃집에 이사오게 된 새침뜨기 여학생과 엉큼하고 고지식한 남학생이 벌여 나가는 학원만화를 구상하여 1966년 6월에 [여학생]이라는 잡지에 처음 연재를 시작하여 15년간 최장 연재 잡지만화의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이번에 만화로 읽은 <로미오와 줄리엣>은 그 시대적 배경을 영국에서 이웃나라 일본의 두 야쿠자 가문으로 설정한 부문이 독특하여 읽어보게 되었다.

기본 얼개와 스토리의 전개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원작과 다를 것이 없다.

다만, 시대적 배경을 현대의 일본 도쿄로 옮겨서인지 훨씬 더 활기차고 가깝게 느껴진다.

특히, 야쿠자의 딸답게 줄리엣의 터프한 옷차림은 만화라는 장르가 한 이유이기도 했지만, 새로운 모습이라 매우 신선했고 또한,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서 과감한 결단을 내리는 줄리엣의 성격을 돋보이게 해주는 작용을 했다.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 있었으니, 줄리엣의 부친이 줄리엣의 사랑을 반대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폭력적인 모습이다. 옆에서 만류하는 모친에게 폭력을 쓰는 모습은 사실 좀 놀라웠다.

아무리 야쿠자라고 하여도 굳이 그런 모습을 그렸어야만 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던 것은 이 책은 나보다는 내 아이들에게 더 읽히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시 만화는 줄글과는 달라서 눈으로 읽는 재미가 남다른 것은 확실했다.

줄리엣이 발코니창에서 로미오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는 명장면은 영화 속 올리비아 핫세를 자연스레 생각나게 했고, 마지막 죽음의 장면 또한, 주인공의 대사와 함께 인상적인 느낌이었다.

내 기억으로는 원작에서는 없던 장면이 있었으니 지하묘지에 등장하는 줄리엣의 약혼자인 패리스 백작이다. 둘만의 사랑을 완성하는 자리에 뜬금없는 패리스 백작의 등장은 야쿠자스러운 죽음의 성찬을 벌인 듯 매우 거슬렸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러브스토리를 생각하다 보면 누가 먼저 죽음의 길을 들어섰는지 늘 헷갈렸는데, 시각적인 학습으로 이제는 확실히 기억하게 되었다.

즐겁게 읽었지만은 그래도 원작만한 작품은 없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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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요리 상식 사전
윤혜신 지음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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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저자 윤혜신님의 책은 보리출판사에 나온 [살림살이]를 가지고 있다.

저자는 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했는데, 특이하게도 궁중요리전문가이면서 [살림살이]책에서 엿보이듯이 우리 것, 옛 것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이러한 저자의 관심분야는 요리에까지 맞닿아 있어 외할머니가 차려주시던 시골 외가의 소박한 밥상이나 엄마가 차려주시던 밥상의 추억을 보물처럼 간직했다가 솜씨좋은 시어머니에게서 궁중요리와 살림살이를 전수받아 요리강습을 하기 시작했으며, 한국전통음식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이고 있다.

이번의 <착한 요리 상식 사전>은 거친밥과 슴슴한 나물을 주 레시피로 하여 작년에 출판한 <착한 밥상 이야기>의 연장선에서 씌여진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착한 밥상 이야기>를 주의 깊게 봤어도 책에도 인연이 있는지 미처 만나지 못했다가 <착한 요리 상식 사전>으로 그 아쉬움을 달랠 수가 있었다.

행복을 밥상을 꿈꾸는 딸에게 주는 소박한 요리책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이, 이 책은 그야말로 이 땅의 딸들, 훗날 한 가정의 밥상을 좌지우지할 살림리스트인 여성들에게 저자는 들려 주는 요리에 관한 모든 것을 담아낸 것이라고 보면 딱 맞춤이겠다.

여기에서 말하는 '착한 요리'라는 것은 넓은 의미로는 농사에서부터 축산, 고기잡이 등을 포함한 모든 먹을거리의 생산, 유통 과정 그리고 그것을 구입하여 요리로 만들어 먹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사람과 자연에게 해가 되지 않는 것을 의미하고, 좁은 의미로는 신선한 재료로 우리 몸에 이로운 조리방법으로 만들어진 소박한 음식이란 것을 말한다. 저자는 이를 할머니께서 해 주셨던 자연의 맛 그대로의 음식들이라고 정리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착한 요리를 하기 위한 재료 고르기부터 조리하기, 다듬기, 썰기, 익히기, 삭히기, 갈무리하기, 상차리기, 양념과 조미료 만들기 등 요리가 상에 오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재료별로 이해하기 쉽게 대화하듯이 설명해 놓고 있다.

사이사이 들려주는 재료에 얽힌 에피소드는 지난 시절에 대한 진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이런 느낌은 이제는 서양요리에 잊혀져가는 착한 우리 전래의 요리에 대한 강한 애정을 느끼게도 한다.

뿐인가. 챕터 사이사이로 실린 보기만 해도 절로 눈이 개운해지는 우리 산야 속 다양한 재료의 사진들은 정말 이 책이 착한 책인 것을 실감나게 해준다.
요리책을 보면서 마음이 차분해지기는 이 책이 그야말로 처음인 것 같다.

소박한 재료로 재료가 지닌 고유의 맛을 살린 조리법인데도 정성이라는 양념이 듬뿍 들어가서인지 컬러풀한 사진속 요리는 참으로 맛깔스럽고 진수성찬처럼 느껴진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밥은 입으로만 먹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도, 마음으로도 먹는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하지 않을 수가 없다.(기실 알고 있는 사실임에도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알게 된 계기로 작용했다)

'밥의학교'를 꿈꾼다는 저자는 요리도 기술이 아닌 나누는 마음이 먼저라는 것을 우리에게 말해준다.

지금의 세계 경제 위기가 그동안 물질만능으로 치닫던 모든 사람들에게 잠시 달리던 걸음을 멈추고 자기 자신과 세계를 깊이 반성하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고 생각한다는 저자의 말에 마음이 반짝!해진다. 결국 저자의 착한 요리가 지향하는 것은 좀더 가진 자가 더 가질려고 없는 자를 착취하는 세상이 아닌 서로 나눠 먹을 수 있는 맘과 밥과 몸이 하나되는 소박하고 따뜻하고 건강한 세상이 아니겠는가 .

 

덧붙여, 우리의 생협 인구가 10퍼센트만 되어도 농약과 제초제로 범벅되어 힘을 잃은 우리의 들과 논이 점차 되살아난다는 저자의 말은 우리가 꼭 기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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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LR 카메라 촬영 무작정 따라하기 - 사진 잘 찍는 법, 1분이면 끝난다! ㅣ 무작정 따라하기 건강/취미 6
유재천, 네모기획 지음 / 길벗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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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일전 인터넷 뉴스에서 2009년도 DSLR카메라 사용자가 전년에 비해 2배로 증가했다는 조사결과를 담은 기사를 보았다.

모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10~50대 남녀를 대상으로 디지털카메라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DSLR카메라를 보유한 경우가 전체의 27%로 전년 같은 기간의 13.5%에 비해 10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 특유의 너도나도 대열의 한 단면으로 보여지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주5일 근무로 인한 여가생활의 적극적인 활용에 따른 기록남기기 또는 사진찍기의 생활화가 현대인들의 삶 깊숙이에 스며들어 있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우리집만 해도 손안에 쏙 들어오는 작은 크기의 디카 외에도 따로 DSLR 카메라를 구입해 놓고 있으니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사진을 찍다 보면, 처음에는 단순히 기록으로 남기기 위한 것에서 출발하나, 점점 다양한 기능을 활용하여 더 멋진, 더 생생한 사진을 얻고 싶은 욕심이 자라기 시작한다.

요즘은 대학의 평생교육원 강좌에서도 사진관련 강의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으며, 인터넷 동호회를 통해서도 쉽게 사진에 대한 조언을 얻을 수 있기도 한다.

주변의 젊은 동료들을 보면, 인터넷 사진카페를 통해서 렌즈를 구입하기도 하고, 서로 다양한 정보를 주고받는 것을 보며 내심 부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카메라가 집에 있다 보니, 자연스레 사진관련 책들을 지나치지 못하고유심히 들여다보게 된다.

이번에 <DSLR 카메라 촬영 무작정 따라하기> 이전에도 DSLR카메라 관련 책들을 몇 권 접해보았었다.

그러나, 기존에 만나본 책들은 카메라 기법이나, 기능에 대한 세세한 설명보다는 전체적인 사진예술에 대한 견해를 밝힌 내용이 그 주를 이루다 보니 아직 DSLR카메라에 왕초보인 나는 실질적인 많은 도움을 받지는 못했다.

혹시나 하는 기대를 품고서 받아본 책을 먼저 듬성듬성 넘겨본 나는 이 책은 기존에 만나본 책들과는 좀 다르다는 것을 느꼈고, 이내 자세를 바로한 채 꼼꼼하게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촬영에서 가장 핵심적인 메타 정보와 구도 가이드, 촬영 팁들을 사진마다 자세히 실어 놓고 있어서 실제적인 면에 많은 도움을 준다.

그야말로 제목처럼 책내용에 따라 '무작정따라하다' 보면 절로, 원하는 사진을 얻을 수 있을 만큼 초보자에게도 접근이 쉬우면서도 매우 유익한 실용서이다.

실어놓은 사진의 주제도 매우 다양하다.

사랑스러운 애완동물 흔들리지 않고 예쁘게 촬영하기, 메뉴판에서처럼 윤기있고 밝은 음식 사진 촬영하기, 소소한 일상 재미있게 촬영하기, 빗속을 거닐다 느낀 또 다른 세상 촬영하기, 스포츠 사진에서 절정의 순간 촬영하기, 사랑하는 아이 예쁘고 화사하게 촬영하기, 애인에게 사랑받는 사진 촬영하기, 결혼식.돌잔치와 같은 행사 사진 촬영하기, 쇼핑몰 모델처럼 전문적인 인물 사진 촬영하기, 주제가 돋보이는 공연사진 촬영하기, 그림같은 풍경 촬영하기, 박물관이나 명소 촬영하기, 여행에서 만나는 풍경의 흔적 촬영하기, 촬영 소재가 풍부한 바닷가 촬영하기 등, 소제목을 하나하나 열거하다 보니 이 책에서 우리는 저자가 일반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제대로 속시원하게 긁어준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DSLR카메라를 구입해 놓고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면, 다른 책은 필요없다.

이 책을 통해서 DSLR카메라 초보딱지를 충분히 떼어버릴 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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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회가 끝난 뒤 - 러시아 ㅣ 창비세계문학 단편선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외 지음, 박종소.박현섭 엮어 옮김 / 창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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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창비에서 아주 욕심나는 전집이 나왔다. 일명 [창비세계문학]전집이라고.

근현대 외국소설 100년의 걸작을 모은 이번 창비세계문학은 9개 나라(영국,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중국, 스페인.라틴아메리카, 폴란드,  그리고 마지막으로 러시아)의 9권으로 출간되었는데, 총 102명 작가의 114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9권의 책등만 보아도 마음이 절로 설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러시아 문학이다.

하얀 설원, 세찬 바람이 부는 깊고 검은 북구의 나라의 작가들이 전해줄 생생한 이야기가 책을 받아든 그 순간부터 내게 전해지는 듯하다.

이번의 전집에서 특이하게 느껴지는 부분은 바로 현행 외래어표기법이 표방하고 있는 영어 중심의 일방적인 표기법의 폐해를 최소화하고 각 언어의 독자적인 맛을 살리고자 수년전부터 외래어의 가장 원어 발음에 가까운 한글표기방식을 취했다는 점이다.

최근에 똘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를 다시 읽기 시작하면서 러시아 문학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이 더해졌기에 이번 단편집을 대하면서 러시아문학을 선택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러시아 작가라고 하면, 똘스토이 외에도 뿌슈낀, 도스또옙스끼, 고리끼 등이 우리에게 매우 친근한 작가들이다. 이 외에도 (도스또옙스끼는 이 책에서 빠졌다) 소개글에 의하면 국내 최고의 연구자들이 엄선한 문화사, 사회사의 맥락 속에 살아 움직이는 작가들의 작품을 수록해놓고 있다.

즉, 러시아문학은 똘스토이와 도스또옙스끼가 만들어낸 장편소설의 거대한 산맥 사이로 단편소설의 또다른 매혹적인 세계가 자리잡고 있으며, 19세기 전반에 뿌슈낀과 고골에 의해서 구축된 러시아 단편소설의 독특한 전통은 19세기말, 체호프에 이르러 범세계적 보편성으로 활짝 꽃피웠고, 이는 다시 바벨, 부닌, 쁠라또노프 등의 작품들 속에서 현대적인 양식으로 진화하면서 세계사에 선명한 족적을 남겼다고 한다.

[무도회가 끝난 뒤]에는 이런 18~19세기 러시아 문학의 지형도를 그리는 데 빠질 수 없는 대표작가 11명의 작품 13편을 실어놓고 있다.

체호프의 <슬픔>은 마부 이오나의 아들죽음을 소재로 한 것으로 훗날 현진건의 단편 <운수 좋은 날>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여지는 작품이며, <입맞춤>은 예기치 못한 '입맞춤'사건을 계기로 발생하는 주인공 랴보비치 장교의 기쁨과 번뇌에 시달리는 마음속풍경을 그린 작품으로 절로 웃게 되는 작품이다. 러시아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이반 부닌의 <가벼운 숨결>과 <일사병>은 다른 단편의 풍경과는 다른 작품으로 작가의 풍성한 상상력과 독창적인 해석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유일하게 여성작가인 나제쥬다 떼피의 <시간>은 한 레스토랑에서 마주친 두 모임의 에피소드를 통해서 세월의 무상함을 풍자한 작품으로 여성적인 섬세한 시각이 돋보였다. 

막심 고리끼의 <스물여섯과 하나>는 밑바닥 사회의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을 그 내부에서 적나라하게 파헤친 작품으로 씁쓸한 마음이 들게 하는 단편이다.

특히, 주목되는 작품은(그래서 여러번 읽게 되었다) 니꼴라이 고골의 <외투>이다.

고골의 중편 <외투>는 뻬쩨르부르그 시절에 연작시리즈 중 최고의 걸작으로 꼽힐 만큼 뛰어난 상황묘사가 인상적이다.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는 이 중편은 외투의 주인인 아까끼의 매우 안쓰러우면서도 희극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는 캐릭터가 매우 매력적이다.

이 단편집의 제목인 <무도회가 끝난 뒤>는 똘스또이가 말년에 집필한 작품으로, 인생의 행로가 주변 환경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우연한 사건에 의해 바뀔 수 있다고 하는 주인공은 무도회참석 전후의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단편에는 사랑과 육체, 폭력과 무저항주의, 사치스런 귀족의 삶과 검소한 민중의 삶 등, 똘스또이의 삶에 대한 문제의식이 풍부하게 담겨 형상화되어 있다고 평가된다.

각각의 단편은 첫머리에 작가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작품에 대한 소개가 있은 후에, 끝 부분에는 작가의 또 다른 작품들을 '더 읽을 거리'라는 팁으로 소개해놓고 있다. 아주 상세하고도 친절하게(연도와 출판사까지)

 

한번도 접해 보지 못한 이국의 작가들의 단편들속에서 다양하면서도 낯선 독서의 즐거움을 즐길 수 있는 [창비세계문학]. 문학을 좋아하는 자라면 누구도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전집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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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마을 아름다운 절
금강 지음 / 불광출판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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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여름,  오랜 시간 별렀던 미황사행을 드디어 단행했다.

2박 3일의 휴가를 동생네 가족과 함께 했는데,,일정을 짜던 중 우리가 묵던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미황사가 위치한 것을 발견하고는 이내 일정을 조정하여 미황사를 방문했던 것이다.

작은 잡지에 소개된 땅끝마을에 위치한 달마산을 병풍처럼 두른 채 대웅보전이 자리한 미황사의 모습은 오랜 동안 내 마음속에 꼭 가보고 싶은 곳으로 자리매김되어 있었다.

 

뜨거운 여름날, 주차장에 도착해 발을 딛는 순간부터 느낌이 좋았다. 정갈한 주차장의 블럭 사이로 선명한 초록빛을 띠던 잔디까지도 정성스런 사람의 손길을 느낄 수가 있었다.

뭐랄까. 기존에 산 속 절에서 느꼈었던 고적함, 사람과의 괴리감 등은 왠지 미황사에서는 느껴지지가 않고, 경내에 들어선 순간, 아늑하면서도 따뜻함이 느껴졌었다.

초파일을 제외하고는 손님처럼 방문한 절에서 음식권유를 받아 본 기억이 없다.

그런데, 처음 방문했던 미황사에서, 그것도 날도 뜨거운 여름날에 공양전 부근을 어슬렁거리던 나에게 선뜻 국수 한 그릇 자시고 가시라는 보살님의 권유가 지금도 가슴속에 선연히 박혀있다.

일행이 많다는 조심스런 내 말에도 환한 미소로 괜찮다며 손짓으로 안내를 해주시던 미황사 보살님.

비록, 낯을 가리는 가족들 땜에 국수 맛을 보지는 못했지만, 그때 가졌던 즐겁고도 감사한 마음은 지금도 또렷하다.

<땅끝마을 아름다운 절>에 등장하는 절이 미황사가 아니었다면, 그리고 지난 날의 추억이 없었다면 아마도 이 책을 나는 스쳐지나갔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의 첫 장을 넘기면서 왜 미황사가 주는 느낌이 여타의 절들과는 다르게 다가왔는지, 그때 그 보살님의 국수 권유가 남다르게 느껴졌는지 알게 되었다.

언젠가부터 절은 인간세상과 구분된 채, 성역의 세상으로 간주되어(혹은 소외되어) 스님들의 개인적 수도공간으로만 자리매김되었다.(이 책에서는 조선시대부터 숭유억불정책으로 인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절은 현대에 이르러서는 신도가 아닌 관광객들에 의해 물적 토대를 이루게 되어버린 것이다.

 이 책에서는 미황사가(곧 종교가) 주지 스님인 금강 스님의 주도아래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동기에 의해, 절과 사람사는 마을이 서로 어우러지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게 되었는지, 그 안에서 종교의 역할은 무엇이었는지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미황사가 사람세상과 함께 하는 일은 참 많다.

한문학당, 템플스테이, 참선수행 프로그램'참사람의 향기', 괘불재와 산사 음악회, 해맞이.해넘이, 어르신 노래자랑 등.

이런 행사들을 유치하기까지 주지스님으로서의 고민과 과정을 여과없이 기록해놓고 있고, 비록 활자로만 접해도 충분히 자리를 같이 한 듯 마음이 절로 즐거워지고 따뜻해져온다.

특히, 서정초등학교 바로세우기는 마음을 모아서 이루고자 한다면 못할 일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 참으로 감동적이면서도 모범적인 실례라고 할 수가 있겠다.

남쪽 끝 작은 절에 불과했던 미황사는 조선시대 서산대사로부터의 인연이 깊은데, 이제 삼대 주지스님을 거치면서 위치나 지명도, 사세, 인력, 자원 등 명실공히 산중 사찰의 현대적인 모델로 자리 잡게 되었다.

원래 미황사는 본절에서 30여분 정도 거리에 떨어져 있는 부도전이 유명하고, 대웅전 주춧돌에 새겨진 조각이나 부도탑의 장식 조각이 더 알려진 절이라고 알고 있다.

전 문화재청장이었던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로 널리 알려지게 된 미황사의 문화재들은 실제로 가서 보면 신기하면서도 놀랍고 그 자리에서 지난 역사의 숨결을 능히 느낄 수 있게 한다. 

금강 스님도 문화재들이 세월의 비바람에 점점 스러져가는 것이 아쉬워 탁본을 통해 재생하고 보관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다.

이제 미황사의 아름다움이 눈으로 확인되는 역사적 문화재들 뿐이 아니라, 이 책을 통해서 미황사가 구현하는 진정한 화엄의 세계, 즉, 하나속에 여럿이 있고, 여럿 속에 하나가 있으며, 온전한 하나를 꿈꾸는 그물코 사랑의 세상이 바로 미황사의 또 다른 아름다움임을 알았다.

올 여름에는 늘 계획으로만 그쳤던 템플스테이를 남쪽 끝, 아름다운 절에서 꼭 해야겠다.
정갈한 마음으로 새벽예불을 드리고 부도전까지의 산책길에 나서면,  내 앞에도 화엄의 세상이 열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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