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지만 사랑하지 않는다
조진국 지음 / 해냄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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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랑하지만, 사랑하지 않는다...어쩌면 참, 말이 되지 않는다 싶으면서도 속절없이 이해가 되는 제목이다..사랑이 그렇지 않은가..사랑이란 것의 속성이 지니는 그 것..그 이율배반..넘치는 환희와 이내 뒤따르는 암흑같은 절망, 영원과 찰라, 너와나, 그리고 우리, 님과 남, 어제의 전부 그리고 오늘의 아무것도 아님. 제목에서 느껴지는 아릿함으로 심장까지 조여오는 느낌은 참으로 오랜만이다.




언젠가 드라마로 방영된 [소울 메이트]를 놓쳐서 너무 아쉬웠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느리게 스토리를 끌어가며 섬세한 마음의 변화를 마치 알맞은 색실을 골라 수를 놓듯이 가장 적절한 단어로 정성스럽게 표현해주는 드라마의 감성을 만나지 못해서 오랜 동안 아쉬워했었다. 이제 [소울 메이트]의 작가 조진국은 감각적인 언어로 여전히 이 시대의 젊은 청춘들의 가슴을 조율하는 사랑이야기로 우리를 찾아왔다.




표지를 가득 채우고 있는 꿈꾸듯이 사랑의 향기를 음미하는 듯한 감수성어린 표정의 여성은 이내 내 사랑을 떠올리게 한다. 영혼을 온통 뒤흔드는 폭풍같았던 사랑도 지나고 보면 안개처럼 아련하기만 하다. 사랑의 추억은 바람결에 스치는 꽃향기처럼 사는 동안 아무리 힘겨운 일상이더라도 삶에 잔잔한 향기를 뿌려준다. 사랑의 힘이 위대한 이유를 이 점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내가 아닌 온전히 한사람의 어떤 개인을  깊이 사랑했던 기억은 소중한 것이다.

 내 젊은 날, 누군가의 말처럼 “내가 스스로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실제 단점임을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말해주는 이성의 속삭임에 귀멀고 눈먹는 게 연애의 속성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사랑의 속삭임에 눈멀어 온 몸이 뜨거웠었던 기억이 있다. 갱에게 서서히 빠지는 조희정처럼.

 

책 속에서 만난 구절 하나.

"진짜 위안은 진심 어린 조언이나 권위있는 충고같은 정신적인 것이 아니다. 단 한 번의 다정한 포옹이나 나를 원하는 상대의 뜨거운 체온에서 얻어지는, 육체적인 것에 가깝다. 인간의 원초성은 때론 정신적인 것을 넘어선다."(119p)




사랑을 할 때, 언어가 주는 불편함을 혹시 아는가....가슴속에서 소용돌이치다 터져나오는 감정들을 어떤 단어로 표현해야 할 지 막막해지는 느낌. 사랑을 표현하기에는 이 세상에 존재한 어떤 언어로도 그려낼 수 없는 그 벅차고도 뜨겁고도 간절한 열망..그렇기에 연인에게는 포옹이 있고, 키스가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리라.




이 구절을 읽자 마자 이내 박인희의 '세월이 가면'이라는 노래가 떠오른다.




지금 그 사람은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에 호숫가 가을에 공원

그 벤취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혀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해도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책을 읽으면서 참 공감가는 구절들이 많았다. 그 구절들은 잊고 있었던 몇 번의 내 지난 사랑의 추억을 떠올려 주었다. 그 시간들은 모처럼 갖게 된 아주 달콤한 시간들이었다. 걔중의 만남에서는 내가 더 좋아해서 가슴앓이한 경우도 있지만, 혹여 모를 일이다. 내가 고통스러웠다고 생각했던 순간에도 어쩌면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오히려 내가 토끼였을지도 .. 그러나..사랑의 경험은 참으로 내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토끼였던 상황이었을 때도, 그리고 거북이였던 상황조차도...

사랑은 달콤하기만 한 것은 분명 아니지만, 때로는 씁쓸하고 쓸쓸하고 고통스럽고, 그리고 외롭기도 하지만, 분명한 것은 언제나 향기롭다는 것이다. 책과 함께 온 책갈피가 지닌 향기처럼.




책을 읽으면서도 이내 내 추억속, 그 아픈 청춘속으로 자꾸만 회귀하는 내 감수성..이 책은 그런 점에서 참으로 놀랍다. 리뷰까지도 사담에 머무르니 더 말할 것이 없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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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100배 유식해 보이는 영어 단어
잉글리쉬 클럽 지음, 최선임 옮김 / 지식여행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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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알아 두면 100배씩이나, 유식해 보이는 영어 단어, 라니 혹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한국 사회에서 살면서 영어 때문에 생기는 크고 작은 에피소드 하나 없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언젠가 근무했던 부서에 유독 영어를 쓰는 외국인의 출입이 잦았었다. 영어뿐이겠는가, 독일어, 프랑스어까지 쓰는 사람이 들락거리다 보니 사무실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는 금발머리만 봐도 금세 심장이 뛰는 증상이 생기곤 했다.

그런 상황이 자주 연출되다 보니, 그들이 가고 난 뒤에는 언제나 생활영도 정도는 본토발음으로 연습해 두어야지, 맘먹어 보고는 하지만, 막상 생긋거리며 말을 건네는 외국인의 조막만한 얼굴을 보면, 입이 떨어지질 않아, 겨우 진생티냐, 그린티냐 두 가지 단어만 던져놓고는 내 자리로 돌아와 없던 일까지 찾아내어 집중하는 척 한다.




[알아두면 100배 유식해 보이는 영어 단어]의 저자가 서양의 문화, 어학, 풍속, 역사, 국제문제 등에 깊은 관심을 갖고 꾸준히 연구하고 있는 그룹이라는 책날개의 설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단순히 언어의 한 종류인 "영어"에 대한 것이 아니라, "영어와 관련된 내용" 에 대한 것을 풀어놓고 있다. 처음에 이 책에서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살짝 어긋났지만, 그래도 뭐, 유식해 보인다니,,,아주 쓸모없지는 않으리라, 는 생각에 책장을 넘긴다.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말 그대로 영어와 관련된 어원, 풍습, 속담, 관용구에 대한 설명과 비영어권인 일본이나 우리나라에서 쓰여지는 잘못된 영어표현, 그리고 컴퓨터 용어와 관련된 영어약자, 에 대한 설명을 다루고 있다. 옮긴이가 일어전공자라는 부분에서 의아했는데, 책의 뒷부분으로 가면서 일본에서 사용되는 영어단어에 대한 언급을 보면서 그제서야 이 책이 일본에서 발간된 책이고, 따라서 옮긴이가 그 내용은 영어를 다룬 것임에도 일어전공자인 이유를 눈치챌 수 있었다...에휴~~

 

이 책은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참, 편리하다. 내용 또한 잡학지식 정도에 해당하는 것이기에 출퇴근길에 핸드백에 가볍게 넣어가지고 다니면서 시간죽이기용으로 읽어도 무방하다. 다만, 유식해 보인다는 표지의 제목이 영어에 대한 본인의 콤플렉스를 드러내지 않을까, 염려하는 마음만 없다면 말이다. ㅎㅎ




아하, 그렇구나, 라고 무릎을 치게 하는 내용 몇 가지를 옮겨 보면 아래와 같다.

-예절을 가르치는 단어에 'etiquette'과 'manner"이 있는데, 전자는 이미 의미가 확정된 행동 규준을 말하고, 후자는 규정이 아닌 방법을 의미한다. 따라서 흔히, 그 남자 매너에 반했다는 표현은 옳지 않고, 그 남자 에티켓에 반했다고 해야 맞는다.

-영어권 사람들은 질투나 시기의 감정을 '초록(green)'으로 표현한다. 그녀는 질투로 녹색이 되었다..등의 표현이 가능하다.

-아내 앞에서 고개도 못 드는 남편을 'a henpecked husband'라고 한다. 이 뜻은 암탉에게 쪼이는 남편, 이라는 뜻으로 즉, 공처가를 의미한다.

-Thank you very much 보다 Thank you so much가 여성적인 표현이다.

-온천을 영어로 'spa'라고 하는 이유가 벨기에의 '스파'라는 온천지가 있기 때문이다.

-은하수가 Milky way가 된 유래는 그리스신화의 헤라의젖 때문이다.

-자는 척하다는 꾀잠이라고 하는데, 영어 표현으로는 'fox sleep'라고 한다.

-남자의 성기를 '페니스'라고 직접적인 표현을 하기 민망할 때 쓰는 '거기'라는 의미의 용어는 'John Thoms'다

-'Break a leg(다리를 부러뜨려라)'의 의미는 성공을 빈다,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XYZ의 의미는 'Examine your zipper'의 약자다..즉, 우리식으로 말하면, '남대문이~~~"라는 뜻이다.




이 외에도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이나 들은 것도 같은 표현들이 흥미롭게 구성되어 있다.

이렇듯,  언어를 통해서 그 나라의 역사, 풍습, 문화까지도 유추해 볼 수 있음을 이 책을 읽음으로써 알 수 있다.




 

덧붙임 ) French kiss, 라고 하면 입술이 닿는 정도의 가벼운 키스로 알고 있다(66P)

        위의 내용은 일본의 경우를 말하는 거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프렌치키스가 'Deep kiss의 의미로 사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번역할 때 이런 부분은 유의해야 할 점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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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총각 고짱의 간단요리 레시피 -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본요리
아이다 고지 지음, 이현경.김정은 옮김 / 지상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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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느 계절을 막론하고, 주부들이면 나누는 대화중에 빠지지 않는 화제가 있다.

바로, "요즘 너네집은 뭐 해 먹니? 왜 그렇게 해 먹을게 없는지..끼니마다 정말 머리아파 죽겠어" 주부들이여~~동감하시는가..

얼마 전에 이웃에 사는 친구가 놀러왔다가, 바로 위의 질문을 내게 던졌다.

옆에서 놀고 있던 아들아이(참고로 요리에 관심이 많아서 늘 부엌을 들락거린다), 불쑥 끼어들더니 왈, "요즘 우리는 엄마가 일본요리 해주세요. 저번에는 감자베이컨조림하고요, 스팸오믈렛을 해주셨는데, 진짜 맛있었어요"

친구 눈이 동그래지더니, "무슨 일본요리야? "

참으로 민망한 순간이다..그게 아니고..어쩌고, 저쩌고...쏼라 쏼라..

상황설명을 들은 친구는 그래도 아들의 반응에 귀가 솔깃한 지 [일본총각 고짱의 간단요리 레시피]를 한 권 사야겠다며 자리를 털고 일어선다. 앗싸~~

내 요리의 역사를 따라서 기억을 거슬러 가보면 초등학교 4학년 시절에 가 닿는다.

실과시간에 배운 오이소박이가 쉬워 보이면서도 그럴싸하게 느껴졌던지 어린 마음에 저녁거리 준비하시는 엄마곁에서 처음으로 요리라는 것을 해봤다. 물론, 그 오이소박이는 상에 차려졌지만, 아무도 손을 대지 않아 엄마와 내가 다 먹어치웠다..지금은 맛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ㅠㅠ

중1때부터 대도시로 유학을 온 나는 언니와 함께 한 자취생활이었지만, 요리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대학시절에는 동생을 데리고 있으면서 고3도시락을 싸주는데, 그때부터 찬거리 걱정은 나를 쫓아다녔다. 얼마나 반찬걱정이 마음을 무겁게 했으면 알약 1알로 한끼니가 해결되는 발명품을 과학자들이 만들어냈으면 하는 아주 간절한 소망을 품기도 했었다.

이렇게 오랜 주방경력에도 불구하고, 나의 요리 실력은 답보상태다. 어린 시절에는 그야말로 먹고 살자고 한 요리여서 그 요리의 즐거움을 몰랐고, 이제는 직장생활과 육아에 지치다 보니 끼니 때우기에 급급한 게 현실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내가 정성스럽게 만든 요리를 맛나게 먹어주는 가족과의 단란한 식탁은 언제나 실현가능한 나의 로망이었기에 요리에 대한 나의 관심과 도전은 계속되었었다.

개인적으로는 젓갈이나, 장아찌, 청국장, 된장찌개 같은 발효식품 위주의 쿰쿰한 우리 전통음식을 선호하나, 출신지가 다른 남편을 만나고 그리고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내 입맛만을 고집할 수가 없었다. 우리 아이들은 그래도 엄마의 영향으로 김치나, 나물, 젓갈, 된장찌개 등을 아주 좋아하지만, 보기에 예쁘고 맛도 쌈빡한 요리를 어쩌다 만나면 그 환호성이라니.




[일본총각 고짱의 간단요리 레시피]가 다른 요리책과 확연히 구별되는 지점은 쉽게 구할 수 있는 소박한 재료로 쉽고 간단하게 할 수 있는 폼나는 요리라는 것이다.

이 책을 읽자 마자 집에 있던 재료를 가지고 <GBS포테이토>와 <스팸오믈렛>을 만들어봤다. 아이들의 반응은 둘 다 맛있는데, 그 중에서도 <GBS포테이토>가 최고란다. 감자요리를 잘 먹지 않던 입 무거운 남편까지도 , 음, 이것은 먹을 만하네, 하며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는 것을 보니, 고짱의 블로그를 찾아가서 감사의 덧글 하나 남겨야 할려나 부다.

<스팸오믈렛>은 사실 이 책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많이 해먹던 요리중의 하나다. 이 요리는 응용하기도 좋아서, 아이들 말에 의하면 '스팸'보다 엄마처럼 '김치를 쫑쫑 썰어서' 넣으면 그게 더 맛있다고 한다. 이처럼 고짱의 요리는 어디선가 본 듯한 요리인데, 훨씬 그 요리방법이 간단하며, 막상 요리한 후 그릇에 셋팅을 하고 나면 새로운 요리같은 그런 신기한 요리들이다.




작년에 일본을 여행하면서 먹었던 그들의 요리는 딱 필요한 양만큼, 딱 필요한 재료로만 사용해서 만든 모양새가 언뜻 엉성해 보였으나  의외로 그 뒷맛이 깔끔하고 여운이 남아서 관심이 갔었다. 일본의 요리는 먼저 눈으로 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시각적인 면을 중요시한다. 이 책에 나오는 고짱의 요리도 바로 그 부분에 초점을 두어 같은 요리라도 모양의 악센트를 주어 특징이 있기에 마치 다른 요리를 먹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한 편, 책 표지에 혼자 사는 총각도 일에 바쁜 처녀도 요리에 자신 없는 주부님도 쉽고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211가지 오리지널 일본요리, 라는 설명에는 대체적으로 동의하겠으나, 오리지널 일본요리라는 부분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한다. 특별히 오리지널 일본요리라는 점에서 이 책에 끌렸던 나로서는 한국의 부침개나 두부김치, 잡채, 그리고 기타 몇 가지 요리 등은 오리지널 일본요리라고 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어 보인다. 다만, 일본식으로 요리를 재해석했다고 하면 어느 정도 이해될 거 같기는 하다.

211가지의 요리 중 이제 겨우 두 가지 요리만을 했으니 올 겨울방학 아이들 입맛을 달래줄 요리걱정은 저만치 치워 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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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노희경 지음 / 김영사on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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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책을 받아보곤 한참을 시선이 제목에 머문다.

사랑하지 않는 자는 모두 유죄, 라고 단정적으로 말하는 작가 노희경, 드라마를 통해서 어느 정도 그녀를 안다고 할 수도 있지만, 작품으로서의 그녀가 아닌 인간 노희경의 또 다른 이야기가 궁금했다.

진솔하고 예민해보이는 모습만큼이나 그녀의 책도 진솔하고 예민하다. 받자마자 앉은 자리에서 순식간에 읽어버릴 수 있었던 것은 책이 그다지 두껍지 않다는 사실만은 아닐 것이다.

손님이 많이 들지 않는 한적한 교외의 찻집에서 세상에서 가정 편안한 자세를 취하고 두어시간 정도 그녀와 수다를 맛나게 떤 느낌...이 책을 읽고 난 느낌이 딱 그렇다.

그녀의 상처많은 유년과 학창시절, 번뇌와 거절당한 사랑의 고통으로 가득했던 청춘, 그리고 너무도 사랑한 부모님과의 이별, 드라마 작가로서의 성공, 글쓰기에 대한 고뇌, 그러함에도 함께 해준 친구들에 대한 감사 등 그녀가 풀어놓은 얘기들은 마치 늘 보아왔던 가까운 지인이 어느 날 작정하고 내게 털어놓는 것처럼, 뜬금없으면서도 일상적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그녀의 세상을 향한 신뢰와 사랑이 고마워지는 순간이다.

그녀의 많은 작품 중에서<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과 <거짓말><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꽃보다 아름다워>가 기억이 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보면서 가슴 깊이 와 박히는 그녀의 대사에 경이감을 느끼면서 인간의 삶에 대한 그녀의 따뜻한 시선에 감동을 했었다. <거짓말>을 보면서는 또 얼마나 울고, 울고, 울었던지. 그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들에 완벽히 감정이입하는 나를 보면서 그때 정말 노희경이라는 작가의 머릿속과 가슴의 생김새가 참으로 궁금했었다.




세상을 안고 담대히 보듬는 작가는 따뜻한 감성과 예민한 관찰, 섬세한 표현을 통해서 삶의 진정성과 세상 모든 관계에 대해 “사람은 누구나 이해받고, 사랑받고, 아름다울 자격이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작가가 드라마에서 다루는 주제, 그것을 표현해내는 섬세한  내용, 결코 넘치지 않고 온전히 담아내는 사실적이면서도 따뜻한 메시지. 그녀가 쓰는 드라마가 우리에게 그토록이나 큰 감동을 주고 또한 마음을 흔드는 것은 작가가 살아낸 삶을 진솔하게 반영한 것이기 때문이라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알았다.




그녀의 작품은 마니아층을 두텁게 형성하고는 있지만 대중성에 부합하는, 폭발적인 인기를 몰고 오는 작품은 아니다. 그러나 그녀가 쓰는 드라마가 비록 소수가 보고 있다고는 하지만(그녀의 말대로 낮은 시청률 10%만 계산해도 400만인데, 이게 과연 소수일까?) 드라마가 재미가 아닌 때로는 고민의 시간이 될 수도, 그리고 일회성이 아닌 영원성을 추구할 수도 있다는 그녀의 올곧은 고집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녀의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들 또한 남다르다. 작가가 드라마를 한 편, 한 편 써나가면서 드라마와 함께 성숙하듯이 그 배우들 또한 자신들도 성장한다고 고백하고 있다.

이 책의 뒷부분에는 그녀의 드라마와 함께 있던 배우들의 짧은 글이 실려 있는데..그 글을 통해서 작가의 진면목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기도 하지만, 한 줄 한 줄 그 글을 쓴 배우들도 작은 감동으로 새롭게 다가온다.

그들의 진솔하고 담백한 고백이 아니더라도 우리나라 방송국의 사정상 소수를 위한 드라마를 기껍고 의연하게 쓰는 노희경과 그녀의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




책장을 덮으며 첫 페이지에 있었던 작가의 사인을 조용히 되뇌어 본다. 그것은 노희경, 그녀의 다짐이면서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이다.




내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어. 사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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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을 살리는 건강상식 100
오카다 마사히코 지음, 황미숙 옮김 / 북웨이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불과 5년 전만 해도 쳐다보지도 않던 종류의 책이었다. 세월에는 장사 없다는 옛말이 하나도 그른 게 없다. 몇 년 전부터 슬슬 건강식에 관련해서 궁금증이 많아지더니 급기야는 건강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풀어 놓은 책에 관심이 가게 되었다.

이 책 [내 몸을 살리는 건강상식 100]은 마침 나의 관심을 만족시킬만한 필요충분조건으로써 때마침 시의적절하게 만난 책이었다.

저자는 서두에서 이 책이 최첨단의 학술논문을 참고하여 집필하였기에 비록 기존의 상식을 뒤엎는 부분이 있을지라도 믿을 만한 근거로 쓰여졌음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1장은 평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증상을 모아 그 의미와 대처법을 정리해 놓았으며,

제2장은 언론에서 무차별적으로 쏟아내는 건강 관련 이야기들의 진실과 거짓에 대한 것을 알려주고 있으며,

제3장은 흔히 들어본 병명을 중심으로 그 병이 왜, 어떻게 발생하는가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으며,

제4장 및 제5장에서는 지금 현재 시행되고 있는 최첨단 검사와 치료방법을 소개해놓고 있다.

제6장은 갑작스럽게 열이 나거나 뜻하지 않는 상처를 입게 되었을 때 대처하는 응급치료법을 설명해 놓았다.

마지막으로 제7장에서는 건강을 지키기 위한 사회 시스템에 대해 정리해 놓았다.

대체적으로 일상에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이 많아서 굳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인해 찾아보게 되는 경우가 아니면 알지 못했을 건강상식을 한눈에 보니 참으로 이로운 책이라고 하겠다.




낮잠을 자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장병에 걸릴 비율이 37%나 낮은 것이나, 원인이 분명하지 않은 알레르기성 습진이 늘고 있다는 사실, 오십견 대처법,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조건이 50대에, 한주일중에서는 월요일에, 1년 중에는 4월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는 것, 등은 평소에 의혹과 관심이 갔던 내용이어서 더 눈길을 끌었다.

큰아이를 가졌을 때, 너도나도 1,000CC에 해당하는 우유를 먹어야 한다고 해서 우유가 맞지 않아 고민했었던 초보엄마시절 이 책을 알았더라면 그렇게 고민하지 않았을 텐데, 잘못된 정보로 태교에 힘써야 했던 시절 잠시라도 번뇌했던 기억이 억울해지기도 했다. 하긴 언젠가 우유가 완전식품이라는 논문은 미국 낙농업자들의 계략이라는 글을 본 적도 있으니(믿을수있는정보라는근거는없다) 이 책에서 언급되는 우유에 대한 부분은 이제 확실히 입장정리를 해야겠다. 술을 마셔도 살이 찌지 않는다는 내용은 참 반가운 글이다. 그러나, '하루에 걸은 거리'와 '수명'은 관계가 없으며, 아무 생각없이 걷는 것만으로는 어떤 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는 말은 참 맥이 빠지는 내용이기도 하다.

'건강을 위해 아무리 노력해도 담배를 피우는 한 헛수고'라는 내용은 주변 애연가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이다.

건강보충제에 대한 부분에서는 칼슘과 칼슘이 장에서 흡수될 때 활성형 비타민 D3가 필요하다고 하여 한동안 큰 인기를 끌었던 칼슘제와 D3비타민제가 전혀 골절의 예방에는 효과가 없다는 사실은 놀라왔다. 문득 읽는 순간 모다단계업체의 제품 '칼D'가 연상되었다. 한동안 나도 이 제품을 열심히 섭취했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아보고 앞으로 섭취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 같다. 골다공증이 염려된다면 꾸준한 운동과 생선을 섭취해야 할 것을 기억해야겠다.

혈압약을 평생 먹어야 하는 것으로 알고 계시는 아버님에게도 1년 단위로 주치의와의 상담을 통해 음용 여부를 결정하시라고 연락을 드려야겠다.

치매로 알려진 알츠하이머병은 연구결과 생활습관병으로 조사되었다고 한다. 육류보다는 생선을 먹고, 야채, 과일, 곡물류 위주의 식사와 정기적인 운동으로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고 하니 이 얼마나 다행인가.

진통, 해열제로 유용한 아스피린의 예(위장장애) 뿐 만 아니라 모든 약에서 확인되는 부작용은 알레르기라고 한다. 또한 주변에서 결석으로 수술하신 분들을 많이 보는데, 의술이 좋아졌다고만 감탄했던 체외충격파결석파쇄장치가 당뇨병이나 고혈압증을 유발하기도 한다고 하니, 의술의 발전을 마냥 좋아하고 의술에만 나의 건강을 맡길 일이 아니라, 자신의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만고의 진리를 가슴 깊이 깨닫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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