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초대
윤미솔 지음 / 떠도는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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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현대의 과학으로도 결코 풀지 못하는 영혼의 세상, 그 존재여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은 인간의 역사와 함께 언제나 존재해왔다. 사람들은 명쾌한 해답이 없는 문제에 봉착했을 때는 부인, 이라는 방법으로 그 해결책을 대신하곤 한다.영혼의 세상을 경험했다는 소수의 사람들의 의견은  현대과학으로는 검증되지 못하고 있기에 흔히 이런 관점에서 부인되기 일쑤다.

그렇다고 그 의견을 단지 환상이나 환각, 정신병으로 매도하기에는 많은 아쉬움이 따른다.

윤미솔님의 <두번째 초대>는 유체이탈을 통하여 영혼의 세계를 체험한 평범한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녀는 너무도 사랑한 아버지를 죽음으로 인해 결별한 후 다시는 만나지 못한다는 깊은 절망감에 간절한 소망을 품게 되고, 그 소망은 그녀가 죽음 이후의 세상을 경험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윤미솔님이 말하는 영혼이 가는 세상은 기존의 읽었던 <티벳 사자의 서>, 김영우의<전생여행>, 베티 이디의<그 빛에 감싸여>, 지나 서미나라의<윤회의 진실>, 닐도날드 월쉬의<신과 나눈 이야기>에서 줄곧  말해 주던 세상과 동일했다. 비록 그 세상을 표현해내는 방법의 미세한 차이는 있었지만, 기존의 독서로 인해 그녀는 말하는 세상을 충분히 난 이해할 수 있었고, 다시 한번 크게 전율했다.

 

먼저 이 책을 읽고자 한다면 기존의 편견이나 선입견은 저 멀리 떨쳐버리고 마음을 활짝 열어 둔 상태에서 읽어보시라고 말해두고 싶다. 그것이 잘 안된다면 의식적으로라도 그런 마음 자세를 갖춘 후에 끝까지 읽어봐야 한다는 점을 꼭 전제해 둔다.

 

거창한 연설조의 글이 아닌 마치 옆집언니처럼 편안하게 우리 귀에 속닥속닥 들려주는 듯한 이야기는 쉽고도 일상적인 문체로 쓰여져서 읽는 대상에 따라서는 내용의 황당함에도 불구하고 거부감 없이 잘 읽혀져 이는 여타의 책에 비해 장점인 부분이다.

오랜시간 영혼세상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었던 나에게 이 책은 신이 예비한 만남이었음을 깨닫는다. 예전에 자주 갔었던 한 인터넷싸이트에서 우연히 '미솔'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사람이 올린 글을 보고 이내 흥분하여 몰입했었는데, 아쉽게도 한 발 늦어 기독교인들과의 마찰로 인해 그의 글을 더이상 만날수가 없었다. 어찌어찌하여 그의 블로그까지 찾아가서 궁금한 분야에 대한 것에 대한 내용을 얻고자 하였으나, 한계가 있어 아쉬운 마음, 또한 매우 컸었다.

그러나 첫번째 초대는 비록 내 시선을 벗어났으나, 오랜 시간 뇌속에 입력해 두었던 '미솔'이라는 닉네임으로 인해 이내 <두번째 초대>가 나를 부르는 것임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녀는 일정한 수준에 도달한 철학자들의 삶과 그들이 설파한 말들을 되짚어보며 그들이 영혼의 세상을 경험했을 거라고 확신한다. 대표적인 예로 장자에 대해서 언급하며 그 또한 인생사 나비의 꿈처럼 한바탕 놀다가는 것이라고 표현한 부분이 바로 영혼의 세계를 인지한 표현이라고 증명해준다.

 

이 책을 통해서 미솔님은  죽음이 모든 것의 끝이 아니며, 우리는 누구나 본향을 향해서 거듭되는 윤회의 삶을 살아내야 하며, 우리의 영혼은 끊임없이 변화해가고  또한 더 완전한 사랑을 향해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지금 이 순간 뭔가 미심쩍어 하면서도 영혼의 존재는 믿지 못하는 사람, 삶이 견디기 힘들 정도로 고통스러운 사람, 그리고 산다는 것의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은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마음으로 이 책을 받아들인다면 그 이후의 세상은 그 이전과는 분명히 다를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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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클래식을 만나다
정인섭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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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음악이 없는 영화를 상상할 수 나 있겠는가

그냥 거칠 게 말해서 앙꼬없는 찐빵,이라고 해도 그다지 거슬리지가 않다

영화가 있어 음악이 지닌 감동의 영역을 표현할 수 가 있고, 음악이 있어 이 또한 시대를 아우르는 명화가 탄생할 수 있는 것이다. 예술의 영역이 지니는 아름다움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물며 영화뿐 만 아니라 이제는 TV에서 상영되는 간단한 단막극에서도 음악의 지니는 중요성이 대두된지는 오래다. 따라서 OST 음반이라고 하여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팬들을 겨냥한 음반시장까지도 그 영향력이 미치게 된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드러내는 장면에서 시의적절하게 배치되어 우리의 귀를 감싸주는 음악의 선율은 눈에 보이지 않은 채 청각만을 자극하면서 상상의 날개를 유감없이 펼치게 한다. 그리고 그 펼쳐진 세상은 지금 눈앞에 펼쳐지는 화면의 의미를 극대화하기도 하고 더 통섭적으로 확장시키기도 한다. 시각과 청각의 조화는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여기에 소개되는 영화와 그 영화와 어우러지는 음악은 가히 고전이라고, 명화, 명반이라고 거론되기 부족함이 없을 만큼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핵심만을 거론하고 있는데도 충분히 만족할 만큼 영화와 음악이 가진 우수성과 매력을 유감없이 드러내주고 있는데, 저자의 문화영역 전반에 걸친 대단한 식견과 안목을 엿볼 수 있다.

 

흔히 비발디의 '사계'라고 알고 있는 부분을 일본식 표기라고 하여 '사계절'이라고 정정한 부분이나  베토벤의 유명한 피아노 곡인 '엘리제를 위하여'가 그의 악필로 인해 테레제, 가 엘리제,로 잘못 알려진 부분에 대한 언급은 음악 뿐 만 아니라 음악과 관련된 여러분야에 걸친 저자의 박학함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미처 만나지 못한 영화들도 여럿  보이지만, 같이 증정된 CD 속 음악과 함께 읽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게 하는 힘이 클래식 음악에는 있다.  그 음악이 우리에게 주는 공감과 위로의 의미를 저자의 시선을 가만히 따라 가 보면 우리는 이내 가슴 가득 영화의 명장면이 차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2001:스페이스 오디세이>, <금지된 장난>, <디바>, <디어 헌터>, <리틀 로맨스>,<바이올린 플레이어>, <배리 린든>, <불멸의 연인>,<사랑과 슬픔의 볼레로>,<샤인>,<성난 황소>,<쇼생크 탈출>,<아마데우스>,<아웃 오브 아프리카>,<엑스칼리버>,<엘비라 마디간>,<작은 신의 아이들>,<전망 좋은 방>,<죽은 시인의 사회>,<지옥의 묵시록>,<책 읽어주는 여자>,<크레이머 대 크레이머>,<탱고 레슨>,<파리넬리>,<플래툰>,<피아니스트>



 

굳이 이렇게 열거해 본 것은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가슴 뭉클해지는 감동을 다시 정리해보고싶어서이다.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예술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감으로 감동이 밀려오는 듯하다

 

이렇듯 다양한 주제를 가진 26편의 명화들을 만난 주말은 참 행복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 지금 당장 극장에 갈 여유가 없다면 이 책을 집어들라고 적극 권하고 싶다. 그리고 영화 두편 값으로 26편의 영화를 만나는 즐거움을 기꺼이 만끽하시라. 돈도 벌고, 행복도 줍고,,,,이거야말로 일거양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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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적인, 긴 만남 - 시인 마종기, 가수 루시드폴이 2년간 주고받은 교감의 기록
마종기.루시드폴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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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래전 도시로 유학을 와서 청소년의 대부분을 외롭게 보냈던 시절이 떠오른다.

아는 사람 하나도 없는 낯선 곳에서 부모님의 살뜰한 보살핌도 없이 시작한 삭막한 도시생활은 이내 떠나온 고향하늘과 그 정겨운 뒷산과 동네 골목에서 뛰어놀던 친구들을 향한 사무치는 그리움으로 넘쳐나는 나날이었다.

한달주어진 생활비로는 전화요금도 만만치 않았던 시절

방한칸의 절대고독과 무료하기만 했던 시간들을 달래준 것은 지금은 남도 어디쯤에서 국어선생님으로 있는 친구와의 손편지였다. 밤을 새워 그리운 마음을 담아서 쓴 편지를 빨간 우체통에 넣고 돌아서면, 이내 가슴 가득 차오르는 고향의 냄새. 편지는 떠나온 고향과 나를 이어주는 유일한 것이었다. 친구의 답장을 기다리는 시간으로 허공같은 시간을 견뎌낸 날들. 친구가 있어. 그리고 편지라는 매개체가 있어 나는 사춘기시절을 삐뚤어지지 않고 잘 지나올 수 있었다. 중학교시절부터 시작한 그녀와의 편지는 이후 대학을 졸업하고도 한참이나 계속되었는데, 당시 우리가 나누었던 감성 풍부한 대화들은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고도 과언은 아니다.

 

여기 <아주 사적인, 긴 만남>은 스위스 로잔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루시드폴이 미국플로리다에 살고 있는 의사이자 시인인 마종기님에게 2007년 8월 무렵 처음 편지를 보내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시인 마종기님과 가수 루시드폴이 2년간 주고받은 교감의 기록인 이 책을 기획하신 이는 '사이의 이야기'라고 칭한다. 마르틴 부버가 말한 '사이 존재'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새롭게 생성되는 '마음의 우주'라고 할 때, 우리는 이 책으로 아주 사적이지만,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우주 하나를 만나게 된다.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일상의 소소한 것, 예를 들면 날씨, 산책길, 가족모임, 여행, 그 길에서의 단상, 친구, 그리움, 이국 하늘밑의 고독, 과학, 요즘 관심갖는 분야,.. 까지도 담아낸 마치 일기같은 편지는 독일유학생활의 단상을 담은 전혜린의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가 연상되기도 했다.

만만치 않은 학구열과 그에 따른 고통과 환희, 거기다가 폭넓은 예술적 소양, 자연에 대한 시선등, 어떤 한 분야의 프로는 모든 분야에 대한 애정과 시선도 프로패셔널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 두 사람은 좋은 시와 좋은 음악의 기준으로 '이해하기 쉽고도 그것이 가지는 생명력'이라는 부분에 의견을 일치한다. 또한, 먼저 전문적인 분야의 외로운 학문의 길을 밟아온 선배가 다시 그 길에서 진로를 고민하는 후배를 향한 삶에서 우러나는 진정어린 충고의 말들. 그리고 기꺼이 그 말들을 소중히 간직하는 후배의 모습.  삶을 인정하고 격려하는 세대와 공간을 초월하는 따스한 나눔이 가슴에 잔잔한 울림을 준다.

그들을 묶어주는 공통점은 주전공이 과학이라는 분야이면서도 공히 예술에 대한 깊은 애정과 제2의 인생인 예술의 삶에도 열정을 다하고 있다는 점일게다. 덧붙인다면, 외국생활에서 연유한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이 그들을 친구, 라는 공감대로 이끌어낸 것이 아닐까.

따라서 '코리언 디아스포라의 삶'을 언급하면서 늦기 전에 고국으로 돌아가라고 조언하는 마종기님과 그 충고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루시드폴의 우정이 가슴 뭉클하도록 아름답기만 하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뜨거운 인식욕은 새삼 부러운 대목이기도 하고,

책과의 씨름으로 밤을 하얗게 새운 뒤, 

비록 육신의 피곤이 있을지라도 지적 포만감으로 충만한 채 

창을 통해 밝아오는 여명의 새벽을 맞이하는 것을 좋아했던

내 지난날을 회상해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행복했다.

 

"언젠가 마음속으로 누군가 네가 사는 목표가 뭐냐는 질문을 한다면, 저는 'Knowing"이라고 대답하리라 생각했던 적도 있었어요. 알아가는 것, 깨달아가는 것, 무언가를 수동적으로 배운다기보다는 자극에 반응하는 내 내부의 앎, 이것이 저를 밀어가는 힘이자 목표라고 여겼어요."

 

갑자기 마음이 푸르러진다. 루시드폴과 이제 막 고희를 넘긴 마종기님과의 편지에서 자극을 받은 탓이다. 그 두 사람과 나 사이에 아름다운 '사이의 이야기'가 하나 피어나는 거 같다.

 

모처럼 캐나다에 사는 오래된 친구의 안부를 물어야겠다. 요즘, 너 소식이 뜸하더라. 레스토랑은 여전히 잘 되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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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십구재 시사회
최승환 지음 / 낮에뜨는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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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은 2006년 호킹출판사에서 '강이헌'이라는 필명으로 처음 출간되었었다. 그러나, 곧 출판사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문을 닫게 됨에 따라 출간과 동시에 절판이 되는 운명을 맞닥뜨린다. 절판된 이 책을 구입하고자 인터넷과 서점에 독자들의 끊임없는 문의가 있었고 2년 반이 지나고서야 낮에뜨는달 출판사에서 저자의 본명으로 다시 그 모습을 내놓게 되었다.
연애소설로는 매우 드문, 그러니까 지금까지 내가 읽어본 혹은 들어본 소설을 통털어서 처음 접해본 흔치않은 소재로 이루어진 소설로서 번번히 독자의 예측을 벗어나는 스토리 전개의 묘미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얼개의 짜임새가 멋진 소설이다.

이 소설을 더 깊이 이해할려면 내용에도 나오지만, 사십구재가 무엇인가에 대한 사전지식을 갖고 읽기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사십구재라는 용어가 주는 음울함, 어두움, 슬픔이라는 전반적인 감정의 느낌은 소설 전반에 흐르는 주인공들의 감정에 몰입하기가 더 자연스럽게 해 준다.

사십구재와 시사회가 조합된 단어인 소설의 제목이 바로 이 소설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사십구재에 대해서 설명해 보면,  불교용어로서 사람이 죽은 지 49일째 되는 날에 지내는 재(齋). 사십구재·칠칠재(七七齋)라고도 한다. 죽은 뒤 49일 동안은 금생(今生)의 죽음과 미래생(未來生)과의 중간으로서 중유(中有) 또는 중음(中陰)이라고 하는데, 이 기간에는 다음 생(生)에 받을 연(緣)이 정해진다고 하여 여러 가지 의례가 베풀어진다. 죽은 자를 극락정토에 왕생시키기 위한 이 천도(薦) 의식은 《관정총묘인연사방신주경(灌頂塚墓因緣四方神呪經)》에서 교리직으로 뒷받침된다. 매 7일마다 독경공양(經供養)으로 명복을 비는데, 7회째인 49일에 죽은 자가 삼계(三界)·육도(六道)에 가서 태어난다고 믿어, 이날은 보다 성대한 재를 올린다고 한다.

 

주인공인 디자이너 차다인과 영화배우 표서준의 감정을 나타내는 표현이 때로는 과잉으로 보여지기도 하고, 때로는 현실감이 떨어져 보여 감정이입이 쉽지 않은 부분도 있었지만, 이 소설의 주제곡인 '비연'을 들으면서(드물게 이 소설은 주제곡을 가지고 있다) 읽으면 신기하게도 나의 감정은 곧 살아나곤 했다. 

소설의 뒷부분은 패트릭 스웨이지와 데미 무어 주연의 그 유명한 영화 '사랑과 영혼'이 떠오르게 한다. 그토록이나 서로에게 전부이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별이고 싶어하는 연인들의 마음. 바로 곁에 두고도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는 애절한 심정, 손을 뻗어 만질 수 없는 안타까움..소설과 영화가 구분이 되질 않을 정도로 감정에 몰입하면서 읽게 했다. 영화에서도 그랬듯이, 이 소설이 주는 메시지는 아마도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을 마음을 다해서 아끼고 사랑하라는 것 같다. 아니면 절절한 사랑의 마음은 시공을 넘어서는 그 무엇이라고 말해주는 것인지. 영혼의 세계에서까지 함께 하고 싶어하는 두 사람의 사랑이 일면 부럽기도 했다.

 

소설속에서 등장하는 죽음만큼이나 이 책과 관련된 죽음 또한 여러번 존재해서 그 배경을 알고 읽으면 온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전율하게 된다. 종교를 떠나서 사후세계의 존재를 믿지 않을 수 없게 하는 이 소설의 매력에 한번 빠져보시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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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 In the Blue 1
백승선.변혜정 지음 / 쉼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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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듯한,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

곁에 없는 그리운 사람이 유독 떠오르는 경험을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을 터.

 

아름다운 풍경이 그리운 사람을 떠올리게 하는 그 순간,

우리 눈앞에 펼쳐져 있는 풍광은 오롯히 가슴으로 그 자리를 옮긴다.

정물처럼 움직이지 않는 풍경은 가슴으로 자리로 옮기면서

이내 요동을 친다. 어떤 세상의 언어로도 그려낼 수 없는 절대적인 아름다움.

그 아름다움이 주는 감동은 숨이 막히게 한다.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는 이병률의 <끌림>처럼 페이지가 없이 구성되어 있는 여행산문집이다.

그저 단순히 산문집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사진과 글의 조합이 8:2라고나 할까? 하여 '여행사진에세이'라고 명명해볼까나.

그러나 글보다 사진이 더 많은 말을 걸어오는 색다른 경험을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드리아해의 문화유산국, 크로아티아.

인터넷 검색을 통해 만난 창의 맨 윗부분에 적혀 있던 문구다.

 

아이러니하게도 난 이 문구를 보면서 내가 서 있는 땅의 현실을 생각한다.

지상에 남아 있는 단 하나의 분단국가, 코리아.

 

크로아티아, 라는 나라는 축구라는 단어 외에는 선뜻 떠오르는 것이 없어 부득이 검색해서 얻은 내용을 옮겨본다.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 공화국의 6개의 공화국 중 하나였으며 1991년 6월 독립하였다.

독립과 내전 등을 통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주변국들의 난민들의 유입으로 인하여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
크로아티아에는 고대그리스와 로마시대의 궁전과 그보다 더 거슬러 올라가는 이집트와 수메르 문화의 흔적들로 보여지는 유적들도 남아있어 그 고고학적 의미가 크다.


 

가볼 만한 여행지를 알려주는 매체는 세상에 널렸다.

하지만 꼭 '그 곳'에 가야만 하는 이유를 듣기란 쉽지 않다.

두브로브니크 여행의 시작점인 필레 게이트를 통과하는 순간,

당신은, 당신이 꼭 '그 곳'에 갔어야만 했던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아드리아의 보석 두브로브니크의 고성들은  바로크양식,르네상스 양식, 고딕양식으로 지어져 그 고아하고도 웅장한 자태가

마치 타임머신이라도 타고 과거 중세시대로 돌아간 듯 황홀하게 한다. 그 성벽을 걸으며 내려다보는 올드 타운은 시원을 알 수 없는 붉은 빛으로 불타올라

현실성을 잊게 한다. 시선에 잡히는 아름다운 풍경들 사이로 서너페이지씩 걸러 꼭 한번씩 붉은 지붕이 주는 다양한 감동을 보여준다.

 

발칸반도의 수려한 풍광을 잘 간직하고 있는 플리트비체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으로서 울창한 천연림으로 둘러싸인 16개 호수와 92개의 폭포가 계단처럼 흘러내려 장관을 이루는 곳으로 유럽인들이 죽기 전에 꼭 한번은 봐야 할 비경으로 손꼽힌다고 한다. 저자가 오로지 눈과 마음과 카메라에 담아 온 나무와 폭포와 호수와 하늘이 눈이 부시다.

아드리아해에 면한 가장 크고 아름다운 항구도시인 스플리트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는 고딕 건축양식의 화려한 모습을 간직한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이 있는 곳이다. 이 궁전은 스플리트가 고대 로마시대 문화의 중요한 보루가 되었던 곳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동유럽 교통의 중심지인 자그레브는 크로아티아의 수도로서 전 세계 외로운 여행자들의 다정한 기착지로 알려져 있으며, 중세의 매력과 현대적인 도시의 활기찬 모습을 함께 지닌 볼거리가 풍부한 도시다. 그러나,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그 무엇보다 더 자그레브에서 꼭 봐야 할 것은 '공존'을 느껴야 한다고.저자는 광장에서 따를 지어 남쪽으로 향하는 새들과 조우하며 어울리지 않은 것들의 공존에 대해서 생각한다. 크로아티아의 소화전은 색깔은 붉은 색이 아닌 눈이 부시게 파란색이다.

 

얼마 전까지도 내전에 의해 사방이 지뢰밭이었다는 크로아티아.  곳곳에 그때의 상처들이 엿보이지만, 그곳에 산다는 것에 자부심을 지닌 사람들.

그곳의 대자연이 주는 감동스러운 아름다움은 눈으로 보아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비현실적이서 오히려 슬프기까지 하다.

 

머리위로 맑고 푸른 하늘을 인 채, 바다는 깊은 청색으로 많은 언어를 속살거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원색의 환희로 빛나는 크로아티아의 사람들.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를 보며 생각한다. 내 안에 퍼져오는 느낌의 정체가 무엇인지.

떨림의 의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 한권의 책으로 섣불리 말할 수는 없겠지만 '진정한 지상의 낙원'이라는 표현이 왜 있었는지 충분히 공감하게 한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쯤이면 누구나 남은 인생의 마지막 꿈을 꾸게 될 것이다. 그 꿈이 무얼까? 궁금한가? 그럼. 이 책을 주저하지 말고 집어드시라.

가슴 뛰는 내일이 시작되는 곳, 크로아티아. 그곳이 지금 내 가슴에 번져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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