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LR 카메라 촬영 무작정 따라하기 - 사진 잘 찍는 법, 1분이면 끝난다! 무작정 따라하기 건강/취미 6
유재천, 네모기획 지음 / 길벗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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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몇 일전 인터넷 뉴스에서 2009년도 DSLR카메라 사용자가 전년에 비해 2배로 증가했다는 조사결과를 담은 기사를 보았다.

모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10~50대 남녀를 대상으로 디지털카메라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DSLR카메라를 보유한 경우가 전체의 27%로 전년 같은 기간의 13.5%에 비해 10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 특유의 너도나도 대열의 한 단면으로 보여지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주5일 근무로 인한 여가생활의 적극적인 활용에 따른 기록남기기 또는 사진찍기의 생활화가 현대인들의 삶 깊숙이에 스며들어 있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우리집만 해도 손안에 쏙 들어오는 작은 크기의 디카 외에도 따로 DSLR 카메라를 구입해 놓고 있으니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사진을 찍다 보면, 처음에는 단순히 기록으로 남기기 위한 것에서 출발하나, 점점 다양한 기능을 활용하여 더 멋진, 더 생생한 사진을 얻고 싶은 욕심이 자라기 시작한다.

요즘은 대학의 평생교육원 강좌에서도 사진관련 강의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으며, 인터넷 동호회를 통해서도 쉽게 사진에 대한 조언을 얻을 수 있기도 한다.

주변의 젊은 동료들을 보면, 인터넷 사진카페를 통해서 렌즈를 구입하기도 하고, 서로 다양한 정보를 주고받는 것을 보며 내심 부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카메라가 집에 있다 보니, 자연스레 사진관련 책들을 지나치지 못하고유심히 들여다보게 된다.

이번에 <DSLR 카메라 촬영 무작정 따라하기> 이전에도 DSLR카메라 관련 책들을 몇 권 접해보았었다.

그러나, 기존에 만나본 책들은 카메라 기법이나, 기능에 대한 세세한 설명보다는 전체적인 사진예술에 대한 견해를 밝힌 내용이 그 주를 이루다 보니 아직 DSLR카메라에 왕초보인 나는 실질적인 많은 도움을 받지는 못했다.

혹시나 하는 기대를 품고서 받아본 책을 먼저 듬성듬성 넘겨본 나는 이 책은 기존에 만나본 책들과는 좀 다르다는 것을 느꼈고, 이내 자세를 바로한 채 꼼꼼하게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촬영에서 가장 핵심적인 메타 정보와 구도 가이드, 촬영 팁들을 사진마다 자세히 실어 놓고 있어서 실제적인 면에 많은 도움을 준다.

그야말로 제목처럼 책내용에 따라 '무작정따라하다' 보면 절로, 원하는 사진을 얻을 수 있을 만큼 초보자에게도 접근이 쉬우면서도 매우 유익한 실용서이다.

실어놓은 사진의 주제도 매우 다양하다.

사랑스러운 애완동물 흔들리지 않고 예쁘게 촬영하기, 메뉴판에서처럼 윤기있고 밝은 음식 사진 촬영하기, 소소한 일상 재미있게 촬영하기, 빗속을 거닐다 느낀 또 다른 세상 촬영하기, 스포츠 사진에서 절정의 순간 촬영하기, 사랑하는 아이 예쁘고 화사하게 촬영하기, 애인에게 사랑받는 사진 촬영하기, 결혼식.돌잔치와 같은 행사 사진 촬영하기, 쇼핑몰 모델처럼 전문적인 인물 사진 촬영하기, 주제가 돋보이는 공연사진 촬영하기, 그림같은 풍경 촬영하기, 박물관이나 명소 촬영하기, 여행에서 만나는 풍경의 흔적 촬영하기, 촬영 소재가 풍부한 바닷가 촬영하기 등, 소제목을 하나하나 열거하다 보니 이 책에서 우리는 저자가 일반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제대로 속시원하게 긁어준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DSLR카메라를 구입해 놓고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면, 다른 책은 필요없다.

이 책을 통해서 DSLR카메라 초보딱지를 충분히 떼어버릴 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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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회가 끝난 뒤 - 러시아 창비세계문학 단편선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외 지음, 박종소.박현섭 엮어 옮김 / 창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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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창비에서 아주 욕심나는 전집이 나왔다. 일명 [창비세계문학]전집이라고.

근현대 외국소설 100년의 걸작을 모은 이번 창비세계문학은 9개 나라(영국,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중국, 스페인.라틴아메리카, 폴란드,  그리고 마지막으로 러시아)의 9권으로 출간되었는데, 총 102명 작가의 114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9권의 책등만 보아도 마음이 절로 설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러시아 문학이다.

하얀 설원, 세찬 바람이 부는 깊고 검은 북구의 나라의 작가들이 전해줄 생생한 이야기가 책을 받아든 그 순간부터 내게 전해지는 듯하다.

이번의 전집에서 특이하게 느껴지는 부분은 바로 현행 외래어표기법이 표방하고 있는 영어 중심의 일방적인 표기법의 폐해를 최소화하고 각 언어의 독자적인 맛을 살리고자 수년전부터 외래어의 가장 원어 발음에 가까운 한글표기방식을 취했다는 점이다.

최근에 똘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를 다시 읽기 시작하면서 러시아 문학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이 더해졌기에 이번 단편집을 대하면서 러시아문학을 선택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러시아 작가라고 하면, 똘스토이 외에도 뿌슈낀, 도스또옙스끼, 고리끼 등이 우리에게 매우 친근한 작가들이다. 이 외에도 (도스또옙스끼는 이 책에서 빠졌다) 소개글에 의하면 국내 최고의 연구자들이 엄선한 문화사, 사회사의 맥락 속에 살아 움직이는 작가들의 작품을 수록해놓고 있다.

즉, 러시아문학은 똘스토이와 도스또옙스끼가 만들어낸 장편소설의 거대한 산맥 사이로 단편소설의 또다른 매혹적인 세계가 자리잡고 있으며, 19세기 전반에 뿌슈낀과 고골에 의해서 구축된 러시아 단편소설의 독특한 전통은 19세기말, 체호프에 이르러 범세계적 보편성으로 활짝 꽃피웠고, 이는 다시 바벨, 부닌, 쁠라또노프 등의 작품들 속에서 현대적인 양식으로 진화하면서 세계사에 선명한 족적을 남겼다고 한다.

[무도회가 끝난 뒤]에는 이런 18~19세기 러시아 문학의 지형도를 그리는 데 빠질 수 없는 대표작가 11명의 작품 13편을 실어놓고 있다.

체호프의 <슬픔>은 마부 이오나의 아들죽음을 소재로 한 것으로 훗날 현진건의 단편 <운수 좋은 날>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여지는 작품이며, <입맞춤>은 예기치 못한 '입맞춤'사건을 계기로 발생하는 주인공 랴보비치 장교의 기쁨과 번뇌에 시달리는 마음속풍경을 그린 작품으로 절로 웃게 되는 작품이다. 러시아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이반 부닌의 <가벼운 숨결>과 <일사병>은 다른 단편의 풍경과는 다른 작품으로 작가의 풍성한 상상력과 독창적인 해석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유일하게 여성작가인 나제쥬다 떼피의 <시간>은 한 레스토랑에서 마주친 두 모임의 에피소드를 통해서 세월의 무상함을 풍자한 작품으로 여성적인 섬세한 시각이 돋보였다. 

막심 고리끼의 <스물여섯과 하나>는 밑바닥 사회의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을 그 내부에서 적나라하게 파헤친 작품으로 씁쓸한 마음이 들게 하는 단편이다.

특히, 주목되는 작품은(그래서 여러번 읽게 되었다) 니꼴라이 고골의 <외투>이다.

고골의 중편 <외투>는 뻬쩨르부르그 시절에 연작시리즈 중 최고의 걸작으로 꼽힐 만큼 뛰어난 상황묘사가 인상적이다.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는 이 중편은 외투의 주인인 아까끼의 매우 안쓰러우면서도 희극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는 캐릭터가 매우 매력적이다.

이 단편집의 제목인 <무도회가 끝난 뒤>는 똘스또이가 말년에 집필한 작품으로, 인생의 행로가 주변 환경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우연한 사건에 의해 바뀔 수 있다고 하는 주인공은 무도회참석 전후의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단편에는 사랑과 육체, 폭력과 무저항주의, 사치스런 귀족의 삶과 검소한 민중의 삶 등, 똘스또이의 삶에 대한 문제의식이 풍부하게 담겨 형상화되어 있다고 평가된다.

각각의 단편은 첫머리에 작가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작품에 대한 소개가 있은 후에, 끝 부분에는 작가의 또 다른 작품들을 '더 읽을 거리'라는 팁으로 소개해놓고 있다. 아주 상세하고도 친절하게(연도와 출판사까지)

 

한번도 접해 보지 못한 이국의 작가들의 단편들속에서 다양하면서도 낯선 독서의 즐거움을 즐길 수 있는 [창비세계문학]. 문학을 좋아하는 자라면 누구도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전집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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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마을 아름다운 절
금강 지음 / 불광출판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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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여름,  오랜 시간 별렀던 미황사행을 드디어 단행했다.

2박 3일의 휴가를 동생네 가족과 함께 했는데,,일정을 짜던 중 우리가 묵던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미황사가 위치한 것을 발견하고는 이내 일정을 조정하여 미황사를 방문했던 것이다.

작은 잡지에 소개된 땅끝마을에 위치한 달마산을 병풍처럼 두른 채 대웅보전이 자리한 미황사의 모습은 오랜 동안 내 마음속에 꼭 가보고 싶은 곳으로 자리매김되어 있었다.

 

뜨거운 여름날, 주차장에 도착해 발을 딛는 순간부터 느낌이 좋았다. 정갈한 주차장의 블럭 사이로 선명한 초록빛을 띠던 잔디까지도 정성스런 사람의 손길을 느낄 수가 있었다.

뭐랄까. 기존에 산 속 절에서 느꼈었던 고적함, 사람과의 괴리감 등은 왠지 미황사에서는 느껴지지가 않고, 경내에 들어선 순간, 아늑하면서도 따뜻함이 느껴졌었다.

초파일을 제외하고는 손님처럼 방문한 절에서 음식권유를 받아 본 기억이 없다.

그런데, 처음 방문했던 미황사에서, 그것도 날도 뜨거운 여름날에 공양전 부근을 어슬렁거리던 나에게 선뜻 국수 한 그릇 자시고 가시라는 보살님의 권유가 지금도 가슴속에 선연히 박혀있다.

일행이 많다는 조심스런 내 말에도 환한 미소로 괜찮다며 손짓으로 안내를 해주시던 미황사 보살님.

비록, 낯을 가리는 가족들 땜에 국수 맛을 보지는 못했지만, 그때 가졌던 즐겁고도 감사한 마음은 지금도 또렷하다.

<땅끝마을 아름다운 절>에 등장하는 절이 미황사가 아니었다면, 그리고 지난 날의 추억이 없었다면 아마도 이 책을 나는 스쳐지나갔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의 첫 장을 넘기면서 왜 미황사가 주는 느낌이 여타의 절들과는 다르게 다가왔는지, 그때 그 보살님의 국수 권유가 남다르게 느껴졌는지 알게 되었다.

언젠가부터 절은 인간세상과 구분된 채, 성역의 세상으로 간주되어(혹은 소외되어) 스님들의 개인적 수도공간으로만 자리매김되었다.(이 책에서는 조선시대부터 숭유억불정책으로 인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절은 현대에 이르러서는 신도가 아닌 관광객들에 의해 물적 토대를 이루게 되어버린 것이다.

 이 책에서는 미황사가(곧 종교가) 주지 스님인 금강 스님의 주도아래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동기에 의해, 절과 사람사는 마을이 서로 어우러지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게 되었는지, 그 안에서 종교의 역할은 무엇이었는지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미황사가 사람세상과 함께 하는 일은 참 많다.

한문학당, 템플스테이, 참선수행 프로그램'참사람의 향기', 괘불재와 산사 음악회, 해맞이.해넘이, 어르신 노래자랑 등.

이런 행사들을 유치하기까지 주지스님으로서의 고민과 과정을 여과없이 기록해놓고 있고, 비록 활자로만 접해도 충분히 자리를 같이 한 듯 마음이 절로 즐거워지고 따뜻해져온다.

특히, 서정초등학교 바로세우기는 마음을 모아서 이루고자 한다면 못할 일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 참으로 감동적이면서도 모범적인 실례라고 할 수가 있겠다.

남쪽 끝 작은 절에 불과했던 미황사는 조선시대 서산대사로부터의 인연이 깊은데, 이제 삼대 주지스님을 거치면서 위치나 지명도, 사세, 인력, 자원 등 명실공히 산중 사찰의 현대적인 모델로 자리 잡게 되었다.

원래 미황사는 본절에서 30여분 정도 거리에 떨어져 있는 부도전이 유명하고, 대웅전 주춧돌에 새겨진 조각이나 부도탑의 장식 조각이 더 알려진 절이라고 알고 있다.

전 문화재청장이었던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로 널리 알려지게 된 미황사의 문화재들은 실제로 가서 보면 신기하면서도 놀랍고 그 자리에서 지난 역사의 숨결을 능히 느낄 수 있게 한다. 

금강 스님도 문화재들이 세월의 비바람에 점점 스러져가는 것이 아쉬워 탁본을 통해 재생하고 보관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다.

이제 미황사의 아름다움이 눈으로 확인되는 역사적 문화재들 뿐이 아니라, 이 책을 통해서 미황사가 구현하는 진정한 화엄의 세계, 즉, 하나속에 여럿이 있고, 여럿 속에 하나가 있으며, 온전한 하나를 꿈꾸는 그물코 사랑의 세상이 바로 미황사의 또 다른 아름다움임을 알았다.

올 여름에는 늘 계획으로만 그쳤던 템플스테이를 남쪽 끝, 아름다운 절에서 꼭 해야겠다.
정갈한 마음으로 새벽예불을 드리고 부도전까지의 산책길에 나서면,  내 앞에도 화엄의 세상이 열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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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기 구겐하임 자서전 - 어느 미술 중독자의 고백
페기 구겐하임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인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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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겐하임 미술관이라는 이름으로 귀에 익은 고유명사.
미술이라는 분야에는 문외한인 내 귀에도 어딘지 모르게 익숙한 이름이었으니,,실로 그의 업적이 대단하지 않겠는가...하는 마음에 손에 들게 된 책이다.
가로열고 굳이 '어느 미술 중독자의 고백' 이라는 설명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도 한 이유다.
흔히, 평전이나 자서전은 그 나름 고유의 깊은 읽는 맛이 있다. 뿐인가..책으로 낼 정도로 그들의 삶의 여정이 주는 감동의 울림, 또한 커서 과연 인생의 본으로 삼을 만한 것이 거의 대다수였기에
낯선 분야의 낯선 이국의 여자의 삶이 내게 줄 감동을 기대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내 욕심이 컸던 것인가..
그다지 두껍지도 않은 책을 마지막 장까지 읽어내기에 내게는 적지 않은 인내심이 필요했다.
이미 미술분야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상태하고 밝혔지만, 이 책에 거론되는 20세기 미술사에 획을 긋는 거장들의 이름들은 몇몇을 제외하고는 도저히 감도 잡히지 않는 인물들이 대다수여서 그저 글자들의 나열로만 읽히는 고통이 뒤따랐다.
물론, 각주식으로 설명이 되어있기는 하지만, 페기의 문체탓인지, 번역으로 인한 문제인지, 아니면 나의 문화적 소양탓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분명 흥미롭게 읽혀지는 책은 아니었다.
 
책표지의 띠지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혀 있었다.
-미술에 문외한이었던 페기 구겐하임이 난해한 현대미술에 어떻게 '중독'되었으며 작가가 아님에도 어찌하여 20세기 미술사에 기록될 전설적인 인물이 되었는지 가감없이 전해 준다.-
띠지에 책에 대한 설명이 이와 같이 요약되었기에 그러려니 하지만, 막상 책을 접해본 나는 가감없이 전해준다, 는 표현에도 동의를 하지 못하겠다. 
 
2009년이 페기 구겐하임 서거 30주년이 되는 해였다고 한다.
페기는 미국에서 유태인계 대부호의 집에서 태어나 매우 호화롭게 성장하나, 가족사 등으로 인해 정서적으로는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내고, 아버지 벤저민이 타이타닉호 침몰로 인해 사망한 후, 거액을 상속받은 후, 파리로 건너가 예술가들과 본격적으로 교류하게 되며 특히 마르셀 뒤상에게 현대미술에 대해서 배우게 된다.
이후 런던에서 구겐하임 죈, 이라는 화랑을 열어 본격적으로 예술품을 수집하기 시작하였으며, 제2차 세계 대전 중 유럽의 미술품들을 집중적으로 수집하였다. 또한, 여러 예술가들의 미국행을 도우기도 하고, 경제적인 후원을 통해 예술가들을 집중 육성하기도 하였다. 물론, 그들과는 깊은 우정이나 사랑을 나누는 사이이기기 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구겐하임 미술관은 뉴욕에 있는 그녀의 삼촌이 건립한 솔로몬 구겐하임 미술관과
그녀가 생의 후반부에 머물렀던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대운하 근방에 있는 대저택이 바로 현재의 구겐하임 미술관인 것이다. 
그녀가 발굴한 사람으로는 너무도 유명한 잭슨 폴록이 그나마 귀에 익숙한 예술가였으니 그의 위상이 미술계에서는 얼마만한 것인지 짐작할 만 하다.
후대의 사람들은 예술품에 대한 그녀의 열정을 높이 칭송하고, 안목 또한 대단하다고 하나, 좁은 내 소견으로는 그녀에게 주어진 그 많은 예술품들을 향유할 수 있는 재력이 부럽기만 하다.
예술가의 조각품으로 침대헤드를 삼고, 또 다른 예술가의 솜씨로 귀걸이를 하고, 예술가들과의 교류가 그녀 삶의 모든 것이었던 그녀의 인생은 정녕 축복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세세한 설명 없이, 자신의 평생을 조망하며 한줄, 한줄 시대순으로 요악하여 나열하다 보니, 페기가 느꼈을 그 때, 그 순간의 감성이나 느낌을 온전히 공감할 수 없는 것이 독자로서의 아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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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함이 번지는 곳 벨기에 In the Blue 2
백승선 / 쉼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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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 3일간의 제주도 여행을 마치고 일상으로 복귀한 첫 날,

사무실 내 책상위에는 <달콤함이 번지는 곳, 벨기에>가 얌전히 놓여 있었다.

마침 싱그런 겨울 제주여행을 마치고 와서인지, 다른 때와는 달리 여행서적이 썩 구미를 당기지는 않았다.

해서, 주저리주저리 저자의 에피소드식 얘기를 풀어놓은 여행서적이 가슴에 유난히도 와 닿는 때가 있지만,  이미 여행감성 충만한 내게는 여행서의 매력이 반감된 것이 솔직한 고백이다.

 

우리는 흔히 여행을 나 자신을 마주하기 위해서 떠나는 것, 참된 자아를 찾기 위한 것, 이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의 여행에서 내가 느낀 것은 여행의 즐거움과 해방감을 통해 오히려 일상이 가진 힘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아시다시피 가치창조에서 출간되는 여행서는 여타의 여행서와는 좀 다른 면이 있다.

저자의 감상이 담겨 있는 활자는 그저 드문드문 여백처럼 박혀 있을 뿐이고, 오히려 시야 가득 펼쳐진  여행지의 다양한 풍광들은 그저 아! 라는 감탄사만을 불러내올 뿐이다.

이미 동 저자의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에서 충분히 행복을 맛본 경험이 있는지라, 벨기에에서는 어떤 달콤함이 나를 유혹할까 설레는 기대를 품게 한다.

제주도도 감귤, 한라봉, 백년초, 파인애플 등으로 만든 초콜릿이 기념품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이지만, 벨기에라는 나라의 대표적인 특산품인 초콜릿이라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뿐인가, 와플 또한 벨기에의 대표적인 품목이란다.

벨기에, 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은 초등학교 시절 분수대가 있는 호수 한켠에 벌거벗은 아이의 동상이었다. 일명 오줌싸개 소년, 이라는 이 동상이 벨기에의 대표적인 상품이라는 사실을 강신주의 <나는 튀기가 좋다>라는 책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그녀는 그 책에서 미국 유학시절에 만난 벨기에 출신 남편과의 좌충우돌 국제결혼기를 아주 맛깔나게 그려놓고 있다. 우리에게 익숙치 않은 벨기에 사람, 그리고 벨기에의 풍습, 사회모습, 제도 등..다양하게 거론하고 있는 그 책을 통해 내가 받은 벨기에의 인상은 참 점잖고 교양있는 나라라는 점이었다.

이제 다시 <달콤함이 번지는 곳, 벨기에>를 통해 만나본 벨기에는 그 동안 갖고 있었던 나의 느낌이 과히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뿐인가, 초콜릿과 스머프와 파트라슈의 나라이기도 한 벨기에.

지난 연말파티에 별다른 정보없이 맛있게 마셨던 맥주 또한  벨기에의 대표적인 상품이라고 하니, 알고 접한 세상은 그 전의 세상과는 분명코 다른 그 무엇임을 체험한다.  맥주의 종류가 1,000여종에 달한다고 하니 그저 입이 쩌억 벌어지면서 언제 다 마셔보나,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한라봉 초콜릿을 입안에서 녹이며 어린시절 순수한 동심의 세계로 인도해준 '프란다스의 개'의 만나게 해 준 시간, 가슴 가득 달콤함으로 차오르는 시간이었다.

 

마지막 여담으로 한마디 덧붙이자면, 아래의 링크된 주소를 클릭하면 여행기가 나온다. 닉넴이어서 누구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문체를 보면 아무래도 이 책의 저자인 거 같다.

http://blog.daum.net/sorokdo/6045826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된 글귀가 시선에 잡혀서 클릭해 알게 된 내용이었다.

그런데, 이 여행기는 슬로베니아라는 나라를 여행하고 쓴 기록이고  그 중에서도 류블랴나역이라는 기차역 풍경을 그린 단상인데, 지역만 다르지 이 책에 소개되는 벨기에의 겐트역에서 저자가 가지는 소회와 똑같은 표현들이 나와 있다.  벨기에의 조그만 소도시 겐트역에서 저자가 성장했던 소도시를 추억하게 된 계기는 겐트와 성장도시와의 지형이 흡사했기 때문이라고 그 이류를 밝히고 있는데, 링크된 블로그에서도 류블랴역의 풍경이 성장한 도시의 기차역과 흡사해서 추억을 떠올렸다고 말하고 있다. 어차피 여행지를 돌아보면서 느껴지는 감성은 비슷할 지 모른다. 그러나, 우연히 발견하게 된 이 내용을 보고 작은 실소를 머금을 수 밖에는 없었다.

어쨌든,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백승선, 변혜정님의 여행기는<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인데, 문장의 맛도 맛이지만, 마치 화첩이나 사진첩같은 여행기가 주는 매력은 다른 여행기와는 분명 차별화된 매력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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