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2019 제4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김초엽 지음 / 허블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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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도 출신 작가답게 우주와 천체, 사이보그 등 미래과학에 대해 대다수 독자들은 이해조차 어려울만한 난해한 지식을 토대로 근미래의 세계를 흥미롭게 그려낸다.
하지만, 외계행성에서 그들과 40년을 교류하고 돌아와 뒤늦게 그들의 언어를 이해한 과학자,
유아기의 아이들 뇌 속에 이타심을 가르치는 고향같은 외계존재가 있음을 알아낸 연구자들,
100년 넘는 시간동안 자신이 개발한 냉동수면을 이용해 생명을 연장 해가며 폐기된 우주 정거장에서 날마다 남편과 아이가 먼저 떠난 행성으로 출발하는 우주선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과학자,
엄마와 불통한 채 이해보다 오해를 선택했다가 이젠 고인이 된 엄마의 유언으로 자발적 관내분실이 된 마인드를 찾으며 뒤늦게 엄마를 이해하게 된 딸,
인류의 기대 속에 우주 터널 저편 미지의 우주를 탐험하는 일을 하게된 과학자가 그 과정 속에서 어린시절 자신의 영웅이었고 우주과학자의 꿈을 키워준 이모가 우주 저편 대신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 없는 자신만의 세계인 심해로 자발적인 이주를 선택했음을 알게되는 마지막 이야기까지.
이 책의 모든 이야기들은 편견과 오해로 가득한 이 세상에서 서로 다른 존재인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진정한 소통의 이야기를 하고있다.
분명 사이보그니 외계행성이니 어려운 과학용어들로 가득한 SF 소설임에도 읽는동안 마음이 따뜻해지고 때론 뭉클해지면서 저절로 이해와 소통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나를 깨닫게 되는 것은 그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오히려 현실에 바탕을 둔 채 대놓고 소통과 관계를 이야기하는 소설보다 이 책의 글들은 더 큰 울림을 준다.
아직 20대 후반의 나이.
시인인 어머니와 음악가 아버지가 물려주신 예술적 재능에 자신의 과학지식을 더해 우주를 배경으로 한 흥미로운 스토리 속에 따스한 마음을 이야기 하는 영민하고 젊은 작가의 등장.
반갑고 기대되고, 그리고 무엇보다 한없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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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3부작
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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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적인 그림도 좋아하고,
소설이라 해서 반드시 명확한 기승전결이나 선명한 스토리라인이 필수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의 이야기들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 지
좀 난감했고 솔직히 무엇보다 그리 재미있지 않았다.
폴 오스터는 그의 소설 속 작가들을 통해서 자신을 포함한 작가들의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싶었던 거 같긴 한데..
세편 모두 끝이 나면 허탈한 기분과 함께 ‘그래서, 하고싶은 얘기가 뭔가요?‘라고 묻고싶어진다.
진실 속에서 허구를 만들어내고, 허구의 소설에도 결국 작가 자신이 포함 될 수밖에 없는 작가의 숙명,
그 정체성과 본질에 대한 고민과 물음표.
그런 얘기가 하고싶었던 거라해도 나처럼 무지하고 세속에 찌든 독자를 위해 조금은 쉽고 재미있게 써주었다면 좋았을텐데..
책을 사고 시간을 들여 읽는 사람으로서 이런 비판을 할 수 있는 갑질 정도는 해야겠다 싶어지는 그런 책이었다.
몇년 후에 다시 읽으면 그땐 좀 다른 느낌으로 마음에 와닿을 수 있으려나..
같은 책이 주는 그런 특별한 경험을 해본 나로선 이 책에 대한 아쉬움도 그 기대로 조금 더 유보 해둘까 싶다.
그래도 오랜만에 익숙지 않은 스타일의 책을 힘겹게 읽으며 작가의 의도를 고민 해본 시간은 그 자체로 의미 있었음은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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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사계절 그림책
안녕달 지음 / 사계절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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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받아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다가 예상도 못했던 뭉클함과 위로를 받은 책.
일단 그림체가 너무 정겹고 정이 확 간다.
어찌 보면 투박하고 대충 그린듯도 한데, 주인공인 수많은 견공 메리들부터, 그 메리들을 좋아하는 아이들, 모든 개를 메리라 부르는 할머니와 지인들까지 다들 너무나 귀엽고 정스럽다.
얇은 책 속의 거의 대부분은 그림으로 채워져 있고,
글자도 얼마 안되지만 우리들의 시골 외할머니같은 정겨운 사투리와 사실적인 대화체에 금방 빠져들고
잠깐 나왔다 사라지는 모든 인물들이 전부 다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묘한 책이다.
내용도 별것 없고, 딱히 슬프지도 않은데 어느 순간
가슴이 뭉클해지며 몽글몽글한 그리움이 가슴 한켠에
피어나는 것을 느끼게 된다.
메리와 할머니가 오래 오래 행복하길..
진심으로 그런 소망을 갖게 만드는 책.
어른 아이 모두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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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쓸모 (윈터 에디션) - 자유롭고 떳떳한 삶을 위한 22가지 통찰
최태성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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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지나온 역사가 우리에게 얼마나 쓸모 있는지를, 과거의 시간과 인물들을 통해 우리가 배우고 느껴야할 것들은 무엇인지를 아주 쉽고 이해하기 좋게 설명 해준다.
유명한 인강 강사님답게 마치 강의를 듣고있는 것처럼 편안한 문장과 적절한 예시, 적확한 설명으로 순식간에 완독하게 해준다.
새해 첫날 이 책을 읽게 된 것이 너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좋은 책.
무엇보다 소위 태극기부대라 불리는 노년층 극우세력들에 대해 어떤 관점이 부족했는지를 다시 생각하고 반성하게 되었고, 그분들의 공포를 이해하는 데서 시작해 소통 노력을 해야한다는 깨달음을 갖게 된 점과, 나 역시 복잡한 역사로만 꺼려왔던 여러 독립군 단체들의 봉기와 활동등 위기의 시대에 나라를 위해 기꺼이 목숨 바친 분들에 의해 지켜진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지키는데 끝까지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해준 게 너무 감사하다.
그동안 잘 몰랐던 역사 속의 진짜 영웅들의 삶을 통해
남은 내 삶의 방향에 대한 고민도 시작해보려 한다.
이념이 두동강 났다고 한탄하며 분열의 시대라고 부르는 요즘,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우리가 지켜가야 할 대한민국의 가치와 자유 민주주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자의 다른 역사서도 찾아서 읽어볼 생각이다.
우리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역사의 쓸모는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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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무선본)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 김영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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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이 이렇게 재미있고 쉽게 읽힌다면 하루에 한권씩 매일 읽을수 있을듯.
다른 대륙에서 시작된 인류가 어떤 영향을 받으며 어떤 과정을 거쳐 발전 혹은 피해를 입어왔는지,
석기시대를 지나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의 시대를
지나며 인류는 어떻게 지구의 가장 강력한 생물체가 될 수 있었는지, 그 과정 속에 인류가 변화시킨 것들과 인류 사이의 지배 피지배 요인들을 아주 쉽게 풀어서
설명 해준다.
정통 학자들의 비난을 받고있는 부분도 있다지만
엄청난 지식에 근거를 둔 그의 주장에 설득 당하지 않을 이유도 없어보인다.
무엇보다 백인우월주의가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편견인지를 역설하는 그의 논리는 통쾌하기까지 하다.
다음 책들도 아주 기대되고, 그의 책들을 계속 읽어보고 싶은 욕구가 아주 강해진다.
뜬금 없지만 책을 다 읽고 든 생각은 지구를 위해 우리 인간은 과연 어떻게 살아야할까, 라는 질문.
인류는 잘나거나 자격을 갖추어서 지구의 지배자가 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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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상자 2020-01-09 00: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해 들어 매일 매일 리뷰쓰시다니 대단하시네요.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