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 취향일진 모르나 과학소설 공모전의 대상 수상작이라기엔 많이 아쉬웠던 작품.문장력도 너무 평이하고, 중반 이후엔 최고의 반전이라 할만한 비밀이 너무나 쉽게 짐작되는데다그 반전이라는 설정 역시 낯설거나 신선하다기엔 어딘지 익숙하고 오래된 문법처럼 느껴진다.무엇보다, 얇은 책 두께만큼이나 주인공인 충담과 기파, 아니타 각 인물들 각각의 개성과 그들이 처한 현실에 대해 깊은 공감을 느낄만한 개연성이나 충분한 묘사가 부족한 것이 아쉬웠다.개인적으로 소설을 읽을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중 하나가 ‘나에게 등장인물들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나는 그들에게 공감하고 기꺼이 편이 되고싶은가‘ 라는 점인데,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의 인물들은 내게 별다른 감흥도 공감도 주질 못했다.심지어 모든 지구인들에게 성자란 칭송을 받는, 엄청난 반전의 비밀을 숨기고 있는 의사 기파까지도.바로 앞에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읽고그동안 별 관심 없던 SF 소설에도 큰 흥미가 생겼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역시 나에게 이 장르는 별로인가 하는 생각까지 들만큼 여러 면에서 아쉬움가득한 책.오히려 책 뒤의 심사경위에 이견 없이 일찌감치 대상으로 선정된 작품이었다는 설명이 조금은 의아하게 느껴졌다.그래도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를 하게 만드는 이 작가의 미덕은 이 소설을 통해 하려는 이야기가 ‘기술을 통해 우리 인간은 얼마나 자유롭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가, 인간들은 과연 로봇보다 좋은 존재인가‘라는 점.결국 과학기술이든 로봇이든 미래든 우주든 어떤 이야기를 해도 사람다움에 관한 본질적 물음이 그가 천착하는 바라면 다음 작품에 또 실망한다 해도 기꺼이 책을 사서 읽을 생각이다.의도와 본질은 퇴색되지 말고 소설적 재미와 깊이는 점점 더 발전하기를 응원하며 다음 작품을 기다려본다.